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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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p.8

인생 영화에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애니메이션 <코코>에서는 마지막 엔딩이, <미키 17>에서는 초반에 등장하는 장면이, <완벽한 타인>에서는 중간에 인물들이 탁자에 모여 있는 장면들이 그렇다. 영화 스토리 자체로도 감명을 받는 편이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장면을 보고 명대사를 맞히는 퀴즈가 있는 것처럼 결론적으로 명장면이 가장 오래 남을 때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시즈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띠지의 문구가 내내 머릿속에 남아 선택한 작품이다. 나도 모르게 내 인생의 명장면을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라면 흥미롭게 닿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흔한 힐링 소설의 범주에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처럼 예상이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이런 작품들도 끌리는 법이다. 부담감 없이 편하게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에 처음 등장하는 이는 오노라는 인물이다. 이십대 청년으로 갑자기 눈을 뜨니 처음 보는 곳에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이가 천국 영화관에서 스태프로 일할 것을 권유한다. 천국 영화관은 죽은 사람들의 인생을 영화로 상영해 주는 곳으로, 오노는 그곳에서 남편을 그리워하는 할머니와 세상에 큰 이벤트가 없다고 말하는 직장인, 과거를 후회하는 여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술술 읽혀지는 작품이었다. 예상하는 그대로의 이야기여서 읽기 편했다. 장편소설이기는 하지만 한 명의 인물이 곧 하나의 챕터를 구성하는 형태여서 연작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평소 장편보다는 단편을 선호하는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지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북리더기와 종이책을 번갈아 읽었고, 대략 3~4 일 정도 소요가 된 것 같다. 아마 흐름만 타면 두 시간 이내에도 충분히 완독이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한 인간의 삶 자체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에 오노의 영화가 참 인상적으로 남았는데 겉으로 보기와 달리 오노는 다른 삶을 살았다. 배경을 제외하고 오노가 천국 영화관에서 하는 모습들을 보면 누구보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고, 친절하면서도 사려 깊은 인물로 그려졌는데 영화의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마지막 결말은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어서 이 지점도 재미있게 다가왔다.

과연 나의 인생에는 어떤 명장면이 있을까. 오히려 공감적인 측면에서는 큰 이벤트가 없다는 직장인의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다. 그런데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명장면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하고 뻔한 스토리로 다가왔던 작품이지만 나름 생각할 지점들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각이 많이 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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