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인간 - 내 인생 좀먹는 인간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법
베르나르도 스타마테아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알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들로부터 온전히 자유롭다는 것은 위대하면서 어려운 일이다.”

 

사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들은 가족이란 사람의 무리 속에 소속된다. 그리곤 자기 의사와는 무관하게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라는 현실에 발을 들여 놓을 수밖에 없으며, 학교에 진학하고, 직장 또는 여타의 사회집단에서 삶을 영위하게 된다. 그러나 우린 어떤 사람의 시선이나 간섭에서 벗어나 오직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에서 가장 커다란 평온과 안녕, 자유를 느낀다. 나만의 고유한 존재감과 자존감으로 충만하고, 의도한 꿈의 성취를 이어갈 때 삶은 뿌듯한 생기와 의욕으로 채워진다.

 

나의 고유한 자유와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서 빚어지는 각종 규제와 억압, 관계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사회라는 인간 구성원들과 장치들이 개인의 삶과 조밀하게 얽혀있어 어떠한 형식으로든 삶의 운명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람과 사람이라는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형상들 - 경쟁과 질투, 험담과 불평불만, 언어폭력과 거짓말, 자기도취와 권위, 그리고 독점의 욕망 등 - 은 서로를 괴롭히고 고통에 내몰기 일쑤이며, 어느 일방은 피해자가 되어 자기 삶은 실종되고 망가져 삶의 종복(從僕)이 되는 시련으로 아파한다.

 

책은 바로 이 지점에 놓여있다. 타인의 삶의 자유를 방해하는 혹은 구속받는 사람들에 대한 실체를 규명하여 자기만의 고유한 삶의 특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인정과 만족을 찾을 수 있는, 즉 자기 운명의 온전한 주체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여 주고 있다. 특히 제목처럼 “유해인간”이라는 타인의 인생에 하등 도움은커녕 인생에 훼방과 고통만을 야기하는 다종의 인간 유형들을 분석함으로써 그들로부터 벗어나는 방법론들을 적시하여 굴종과 포기에서 당당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전망으로 안내한다.

 

오늘 우리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극심한 경쟁을 부추기는 물신사회의 토대에서 허접하기 그지없는 협의의 물적‘성공’에 온 몸을 내던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그래서 타인을 험담하여 끌어내리고, 질투를 마치 건강한 욕망처럼 정의하고, 나르시시스트라는 자아도취자나 이익관계만이 최우선되고 타인의 조종에 능숙한 냉정한 인간이 우월한 존재라고 떠들어 댄다. 이것은 점점 관계성을 허물고 소통을 단절시키며 자존감이 손상된 인간을 양산한다. 인문적 성찰이라고는 전혀없는, 지적으로 성긴 인간들이 둘러 앉아 뒷담화를 공론화시키는 매스미디어와 이 사회에 깊숙이 침윤된 속물근성은 물론이요, 아이들의 교실, 직장, 단체 어디든 거짓과 험담과 질시, 안일과 구태가 건강한 정신을 지닌 사람들의 내면을 망가뜨리고 있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 부하와 동료의 감정과 성취를 방해하고, 자신에게 종속시키기 위해 권위와 언어폭력, 거짓말과 험담을 아무런 수치심도 없이 무심하게 저지르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다. 또한 끊임없이 훈계하려들고 노이로제적으로 예민함을 발산하며, 타인을 관찰하며, 충동적이고 무책임하며, 자신의 자존감만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이코패스들이 넘쳐난다. 자신에게는 관대하나 타인에게는 잔인한 인간들, 이 찌질이들, 진상들이 이 사회를 가득 채워가고 있다. 나 역시 혹여 다른 사람에게 이러한 인간으로 인식되는 것은 아닐까? 책은 독자 스스로 현재의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반영(反影)을 파악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나 또한 여타의 유해인간처럼 타인의 인정이나 명성의 추구, 편의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그래서 인식하지 못한 채 타인의 삶을 훼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그리고 유형별 유해인간이 내 삶에 개입될 때 어떻게 그것에 대처 하는 것이 지혜로운지 그 처방을 알려주고 있다.

 

“나는 내 고유한 특성까지 잃어버리면서 타인에게 만족을 주고 싶지는 않다.”오직 내가 손수 뿌린 씨앗을 수확할 때까지 나만의 인정과 만족에 초점을 맞추고 성실하게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나의 꿈을 방해하는 그 어떤 감정적 훼손에 휘둘리지 않는 내면의 작업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곧 내 인생, 행복과 자유로 충일된 운명이 될 것이다. 유해인간들이 토해내는 그 질투와 험담과 폭력, 조종과 권위, 불평의 뒤에 숨어있는 불안과 피상성, 무지와 편협성, 변덕과 공격성이라는 추레함에 덜미를 잡히지 않기 위한 조촐한 이 인생 안내서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거울이라 하여도 될 것이다. 왜 타인의 표현과 성취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왜 타인을 그 자체로 인정하지 못하는가? 왜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는가? 타인을 공박하기보다는 그에게 미소를 보내주자. 타인을 조종하고 훈계하려 들기보다는 자신을 먼저 둘러보자. “너는 네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라. 나는 내 자신의 인생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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