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
최현 지음 / 책세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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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人權), 그리고 당위적 가치에 머문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이 권리를 실현하는 제도, 즉 인권을 구체적으로 현재화(顯在化)시키는 권리로서 시민권의 발전과 오늘의 세계에서 보완되어야 할 기본권들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자연법(自然法)사상에서 출발하여 장 제르송, 수아레스, 그로티우스의 근대 인권사상, 그리고 계몽주의 사상가인 홉스, 로크, 루소의 자연권, 토마스 마셜, 아이리스 영, 소이잘에 이르는 현대 시민권에 대한 이론까지 인권과 시민권에 대한 발전과 방향에 대한 다각적인 인용과 설명으로 심도 있는 기초 학습의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인권이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위해 요구할 수 있는 자유와 서비스”라는 사전적 정의에 더해, 인간의 권리가 “자연법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의로운 상황에서, 정당하게 가지는 어떤 것’이라는 생각에서 발전”하였음을 고대 그리스, 로마 자연법사상의 출현을 시작으로 고대의 시민적 지위로서의 시민권을, 보편주의 시민권, 자연법에서 자연권으로의 사상적 성숙, 시민(Citizen)과 국민국가의 성립, 1789년 프랑스의《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으로 비로소 근대적 의미의 시민권 확립, 자유권적 기본권에서 사회권적 기본권으로의 시민권리 확장, 그리고 다문화 시민권, 지구시민권에 이르는 오늘과 21세기 인권의 지향점을 제시한다.

비록 유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시민 권리의 성문화라는 흠결을 가지고 있으나,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신체, 재산, 언론사상, 출판의 자유 등이 확립된 프랑스 인권선언은 오늘의 인권개념의 성립에 절대적이고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자본가를 중심으로 한 시민 권리는 “개인주의와 보편주의를 강화해 평등한 시민권을 정당화 했지만”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을 낳아 평등한 시민권을 다시금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러한 시민계급의 분화와 사회발전은 자유권적 기본권에 머물렀던 시민권을 점차 선거권을 포함하는 정치권적 기본권, 나아가 공교육, 공중의료 등 사회권적 기본권까지 보다 온전한 인권으로 발전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자유방임적 자본주의자들은 사회권적 기본권에 대해 시장경제를 거스르는 자본주의 공격을 위한 도입으로 왜곡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는 “시장의 변덕과 불완전한 고용상황을 늘 고려해야 하는”현실에서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불가결한 인권으로 인식하여야 함을 지적한다.

나아가 국민국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인권의 내외민(內外民)에 대한 차별은 다른 국가시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문제 등 지구화(Globalization)에 따른 지구공동체의 실현, 즉 전지구의 보편적 인권이란 가치를 실현하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문제화하고 있다.

또한, 여성, 노동자, 유색인종,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특정국가내 다종족, 다문화로 인해 소외되는 시민의 권리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다문화시민권까지 인권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기도 한다.

이처럼 인권과 그 실현제도로서의 시민권에 대한 개념을 오늘의 문제적 인식까지 포함하여 기술하고 있으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치 않을 수 없다.

첫째, 국민과 국가를 뛰어넘는 기구와 조직으로서 유럽공동체를 제시하고 다종족, 다문화의 통합예로서 온전한 인권, 지구화된 인권의 예로서 설명하고 있으나, 유럽공동체의 실상은 독일과 프랑스의 2개 핵심국과 영국, 벨기에, 이태리 등 크리스트교(카톨릭 포함)라는 종교권으로 통합되고, 오히려 동일 유럽권에 있으나 동방정교, 이슬람교권인 국가들은 적극적으로 배제하는 배타성으로 더욱 선명하게 블록화하는 현재의 실상을 왜곡하는 설명이 되어 인권의 지구화가 아니라 인권의 극단적 차별과 훼손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치 못하게 되고 있다.

둘째는 지구화, 집단인지적시민권,  다문화시민권 같은 거대 담론에 치우쳐 오늘의 세계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의 현장인 중동지역에서의 서구와 유태민족주의의 반인권, 비인간적 인권부정의 실상을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 시민권, 인권의 문제는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미국과 서구에 의해 또다른 형태의 자본식민화, 재앙자본주의에 의해 18세기의 인권에도 미치지 못하는 억압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실세계에서 발생하고, 가까운 미래에 예견되는 서구 중심적 편협의 극치라 할 수 있는 ‘문명의 충돌’과 같은 왜곡의 발상이 오히려 문명권의 패권주의로 치닫게 하여 세계를 종교적, 자본적 정체성에 의해 새로운 블록으로 재편하고 시민권 즉, 인권의 배타적이고 차별적 실행을 심화시키는 것을 설명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소책자는 모두(冒頭)에서 언급하였듯이 인권, 시민권에 대한 기본적 개념 정립을 위한 기본안내서로서 쉽고 충실하게 정리되어 있어 대중적 이해를 확충하는데 유용한 기여를 하는 도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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