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제국 - 소설로 읽는 아메리카의 초상
김욱동 지음 / 소나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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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와 20세기의 미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과 작가에 대한 비평서이자, 해설서라 할 수 있으며, 현대문학에 대한 다양한 비평기법의 소개와 활용을 통해 작품의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지원해주는 진정 상쾌한 저술이다.

또한, 수록된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8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은 일반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친근한 것으로서 각 작품들에 대한 다양한 비평과 시선이 독서의 흡입력을 제고하여 수월하게 문학적 이해에 접근하게 하여준다.

1850년 발표된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자』를 시작으로, 1970년 마여 앤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에 이르는, 21세기 오늘에도 세계에 넓게 독자를 형성하고 있는 고전적 작품들이 우리가 미처 읽어내지 못했던 속살을 저자의 친절하고 풍부한 이론적 식견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저자가 선정한 작품들은 이미 많은 독자들이 읽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설들이기에 더욱 흥미롭고, 명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 문학 비평서는 그 어느 문학수업, 창작수업, 문학비평 강의를 뛰어넘는 자연스러운 몰입을 형성케하여 현대문학의 사조(思潮)에서 비평기법, 작가의 창작세계, 그리고 이들 작품의 현대사적 의미에 이르는 풍부한 문학적 지식을 체화시켜준다.

페미니즘적 시선으로, 해체주의자의 분석을 통해, 시대적 조류(潮流)에서, 플롯인가, 인물인가, 인종과 종교와 계급에 대한 시대적 변화는 어떻게 반영되고 변화되어왔는가,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의 시선은 어떻게 변화되었는가와 같은 일관된 연속성에 의해 구성되어 있어 미국현대문학을 이해하는 귀중한 문학적 자양분을 충일하게 제공하고 있으며, 작가의 문학적 토양이 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인문적 설명까지 더해 하나의 작품을 이해함에 있어 실로 다채로운 도구의 실제를 목격하게 된다.

특히, 해체주의자들의 구조주의 이론에 의해‘주홍글자’라는 소설의 제목이 “간음이나 불륜의 사랑 보다는” 오히려 “언어와 정치, 담론과 권력에 초점”을 맞추려 하였음을 읽어내듯이, 헤스터의 가슴에 부착된“A"자의 다중적 의미로의 이전(移轉)은 문외한인 나로서는 새로운 발견이 되기도 했으며, 나로서 가장 큰 애정을 가졌던 작품인 『이선프롬』과 작가 이디스 워튼의 세계는 정말 매력적인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자연주의에 대한‘환경론적 결정론’에 대한 그 단순한 학습이 있었다면, 이디스 워튼의 작품을 대했을 때, 보다 풍요로운 이해와 재미에 빠져들었을 것임을 알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원문이 가진 독특한 언어의 뉘앙스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그 참맛을 미처 느끼지 못했던 몇몇 구절의 소개는 번역서에 의존했던 독서의 미진한 그 무엇을 발견케 하여준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마크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허클베리핀의 모험』,F.스콧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갯츠비』, 오 헨리의 단편소설들에 대한 위대한 작가들과 비평가들이 빚어 낸 다채롭고 통찰력 넘치는 비평들의 소개와 어우러진 해설들이 독자들의 작품을 보는 안목을 한층 격상시켜 주리라 예견된다. 문학작품에 심취해있는 독자들은 물론, 문학작품에 쉬이 접근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작품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재미와 삶과 사회와 인류의 본성을 꿰뚫는 혜안을 가지게 하여줄 역작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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