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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ㅣ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1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극한적 경쟁의 사회로 보여 지는 경영의 세계를 구축하는 근저에는 진실성과 진정성이라는 기본적 인식과 자연의 원칙이 숨겨져 있음을 필자는 말하고 있다.
즉, 인문학이라는 삶의 기본에 대한 이해는 필자의 서문에서 아주 뚜렷하게 천명되고 있다. 바로 통찰(필자는 通察과 洞察의 2가지 의미로 해석하고 있음)의 힘을 키워주는 힘으로서 인문학의 힘을 주목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저술이 꾸준한 독서를 기반으로 한 학습이 있는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접근으로 보여 지지는 않을 것이다. 얼 쇼리스의『희망의 인문학』, 로버트 그린의 『유혹의 기술』과 『전쟁의 기술』,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노베르트 앨리어스의 『매너의 역사:문명화 과정』, 알프레드 랜싱 등의 『어니스트 섀클턴의 위대한 항해』,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흥망사』와 같이 대중에게 널리 읽혀지고 회자되는 인문학 서적들의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오늘 우리들의 일상과 기업 등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사고하며, 체화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소개서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 인문학 명저들에서 자기경영, 기업경영을 위한 자양분을 얻어내고, 위력을 끌어내는 필자의 통찰력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근원적인 이해를 돋운다.
오늘의 중국을 리드하는 장쩌민과 후진타오가 재현하는 신 중국 건설의 기치에 도사리고 있는 청왕조의 ‘섬김의 러더쉽’과 포용력에 대한 사기(史記)에서의 구함이나, 로마제국 흥망사에서 우리가 읽어내야 할 그 진실성 - “번영은 쇠망의 원리를 성숙시켰고 정복의 확대에 따라 파괴의 원인이 증가했다”-등은 이 저술이 ‘인문에서 경영이 만나’는 작은 부분에 불과할 정도이다.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힘으로서 창의성이나 센솔로지(sensology)에서 쉐어로지(sharelogy)에 이르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감각’이 가져오는 그 명쾌한 차원의 이동인문적 사례와 저술들과 연계하여 유연하게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감성의 시장’을 형성하는 새로운 사회, 드림소사이어티(Dream Society)에서 신화와 꿈, 이야기(Story)가 가지는 21세기 시장 환경에 대한 해석은 인문학이 부여하는 통찰력의 진수를 느끼게 함에 충분하고도 넘칠 정도이다.
기업의 다양한 역할기능에 종사하는 많은 독자들에게는 기존의 기술적, 경영공학적 이론서들이 갖지 못한 진실성을 볼 수 있게 하여 준다. 마케팅, 조직관리, 기획, 연구개발에 이르기 까지 절로 충만되는 아이디어의 뿌리들이 산재하고 있음에 한문장 한문장을 놓치기가 어렵게 하여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필요는 충복 될 수 있지만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는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소비사회에 대한 한 마디의 진단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가를 깨닫게 되는 것과 같다. 이제 산업사회는 제1산업에서 제4산업인 IT등 정보 및 하이테크 산업시대를 지나 ‘제5산업’ 마음산업이 펼쳐지고 확장되고 있음을 이와 같은 인문학적 토대위에서 예측하고 생존의 방식을 터득케 된다.
이기려면 인간을 탐구해라, 문명화 과정에서 나타난 매너의 본래성격, 유혹의 관계학등 사람의 학문인 인문학이 “통찰결핍, 분석과잉”의 우리들에게 깊고 의미 있는 시사를 던져줄 것이라는 필자의 의지 - “경영이 인문을 만나야 하는 이유”- 가 다양한 사례문헌들과 실증례를 통해 화려하게 소개되는 勞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