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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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허물은 발꿈치의 한 점을 바늘로 따끔하게 찌르는 느낌에서 시작됐다. 따끔따끔 벌레가 모공에서 기어 나오고, 동시에 다른 모공에서 따끔따끔 올라오고, 또 그 옆에서 따끔따끔 다리 전체로 옮아갔다. 가려움에 미치게 되리라는 예감은 손에 잡히는 건 뭐든 부서뜨리고 싶은 충동으로 몰아갔다. 손톱이 지난 자리는 붉게 부어올랐다가 불그스름한 홍반으로 피어났다. 수십 개의 홍반들이 사각형 모양의 회갈색 딱지로 변하더니 점차 허물로 굳어버렸다. (p.8)

 

다른 구역 사람들에게 D구역 사람들의 피부는 깨끗하다 해도 깨끗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숙주와 다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레 초래하는 귀결은 D구역은 다른 구역과 격리 돼야 한다는 거였다. 그것은 다분히 정서적인 것이었지만 확실하게 작용하는 금기의 전제가 됐다. 간혹 원거리 여행을 떠나는 철새들처럼 훌쩍 떠나갔던 사람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에 흠뻑 젖은 깃털을 질질 끌며 구사일생 자신의 둥지로 되돌아왔다. (p.12)

 

방역 센터로 간 뒤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가족 앞으로 우편물이 배달됐다. 환자가 치료 도중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는 통보와 함께 시 외곽에 있는 화장시설에서 소각됐다는 증명서였다. 가족들은 시체를 보지도, 임종을 지키지도 못했다. 그들의 죽음은 다만 기록으로 증명됐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방역 버스에 올랐다. 죽은 사람들은 운이 나빴을 뿐이고, 자신은 그렇게까지 운이 나쁘지 않기만을 바랐다. (p.33)

 

프로틴은커녕 끼니도 잘 챙기지 못하니 허물은 금방 자라났다. 별 수 없이 다시 공원으로 와 전처럼 공원 관리인과 숨바꼭질하며 지냈다. 밤이면 벤치에 누워 생각했다.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p.71)

 

 

 

D구역에 격리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피부 각화증이 심해져 뱀의 허물 같은 각질이 온몸을 뒤덮는 풍토병을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질세포 형성에 관여하는 구조단백질이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티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지역 사람들이 유독 티셀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고 증세가 심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도시화되기 이전 혈족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촌락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이유를 들어 유전적 결함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었다. 그들은 전설 속 거대 뱀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모든 허물이 영원히 벗겨진다고 믿고 있다.

 

주인공인 그녀는 파충류 사육사다. 석 달 전 산사태로 동물원이 무너지자 야생동물들은 도시 곳곳으로 흩어지고 그로 인해 인구 50만 명의 도시가 발칵 뒤집어졌다. 결국 동물원은 폐쇄되고 그녀는 직장을 잃었다. 이후 그녀의 삶은 궁핍해졌다. 그녀에게 허물이 생긴 건 한 달 전, 발꿈치의 한 점을 바늘로 따끔하게 찌르는 느낌에서 시작된 허물은 미칠 듯한 가려움과 함께 손톱이 지난 자리가 붉게 부어올랐다가 홍반으로 피어나 사각형 모양의 회갈색 딱지로 변하더니 점차 허물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허물을 벗기 위해 방역센터에 입소한다. 방역센터는 시 당국이 허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운영하는 곳으로 약물을 주입해 시민들의 허물을 벗겨내는 도시 내 유일한 기관이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거쳐 허물을 벗고 방역 센터에서 나와 직업도, 이웃도 없는 삶과 마주하며 결국엔 벌거벗은 기분으로 공원에서 잠을 자다 다시 허물 속으로 숨어들기 마련이었다. 방역센터에서 허물을 벗고 퇴소하면 다시 허물을 입게 되는,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을 알지만 그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그녀는 그곳에서 김과 후리, 뾰족 수염과 척을 만나게 되고 그들에게 전설 속 거대한 뱀이 폐허가 된 궁의 아궁이에 산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녀와 김, 후리는 궁의 아궁이에서 거대 뱀을 꺼내 D구역 끝에 있는 김의 재생타이어 가게로 향한다. 그곳에는 겹겹이 쌓은 항공기 타이어가 긴 동굴처럼 이어져 있어 그들은 거대 뱀을 타이어 동굴 속에 숨기고 허물을 벗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전설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그때 알게 될 것이다.

 

 

“롱롱을 찾으면 정말 허물을 벗을 수 있을까. 영원히 허물을 벗으면 한 번도 허물 입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한 번도 버림받지 않은 사람처럼 살 수 있을까.” “허물을 벗고 싶다. 엄마가 버린 허물 같은 아이, 버림받아도 좋다는 표식 같은 이 허물을 벗어버리고 싶다.” 전설 속 거대한 뱀 롱롱을 찾아 나선 파충류 사육사와 방역센터의 입소자들. 허물에 덮인 그들이 D구역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도시정부와 도시를 움직이는 거대 제약 회사가 모의한 충격적인 음모가 드러난다. 예로부터,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세상의 허물이 죄다 벗겨진다고 하는데 과연 정말 그렇게 될까?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시간순삭! 흥미진진! 정말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소재는 감탄사를 내뱉을 만큼 특색이 있다. 특히 제약된 상황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극한 공포와 분노,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모습들이 강렬하게 뇌리에 들어와 박힌다. 결말이 어찌 되었던 간에 무조건 끝까지 정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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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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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바다 깊숙한 곳과 공기에서부터 동물의 창자에 이르기까지 미생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습니다. 미생물의 다양성은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의 다양성을 합친 것보다도 크죠. 하지만 이 많은 미생물 가운데 현재의 기술로 배양할 수 있는 것은 약 1퍼센트 남짓입니다. 자연계에는 아직 우리가 접하지 못한 무수한 미지의 미생물들이 있다는 이야기죠. 우리는 그 수많은 미생물을 눈으로 볼 수도, 몸으로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무얼 하든, 어딜 가든 늘 함께합니다. 싫든 좋든 우리는 미생물의 세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미생물 없이는 인간의 삶도 없죠. 잊지 마세요. 미생물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해야만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p.33)

 

현대 생물학은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인간 미생물체는 수적으로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인간의 세포와 유전자를 압도합니다. 우리는 ‘초개체’입니다. 초개체란, 100여 년 전에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휠러가 개개 흰개미 능력의 총합보다 훨씬 탁월한 흰개미 집단의 능력을 지칭하기 위해 만든 용어입니다. 미생물 없이 우리는 일주일도 채 버티기 힘듭니다. 우리는 진정한 인생의 반려자이자 조력자인 미생물과 함께 조화 속에 살아가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선택의 자유가 없습니다. (p.64)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몸 바탕은 인간 유전자와 인간 미생물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합작품입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건 일종의 오케스트라 연주입니다. 아름다운 화음은 건강의 초석이지만, 불협화음은 질병을 부르는 손짓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우리입니다.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의 연주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미생물 단원은 지휘자 하기 나름인 것이죠! (p.70)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마흔 번째 주제는 ‘미생물에게 배우는 공생의 지혜’이다. 미생물? 우선 미생물에 대해 바르게 정의하자면 번듯하게 동식물의 축에 끼지 못하는 생물을 몽땅 미생물이라고 한다. 대부분 너무 작아서 개별적으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미생물을 생각하면 먼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떠올린다. 천연두, 말라리아, 탄저병, 에볼라 등 사람의 목숨을 쉽게 앗아가는 병을 퍼뜨리는 것이 바로 이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조류독감 그리고 오늘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전염성 강한 흑사병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생물이 병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하고 음식을 썩게 하여 생활에 불편을 주는 해롭고 더러운 생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건 하나만 알고 훨씬 더 큰 둘을 몰라서 생기는 안타까운 오해다. 사실을 말하자면,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미생물은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삶을 이어가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을 공급해주기도 하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한다. 이에 우리는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닌 동반자로서 미생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전체 주제는 미생물과 우리 삶의 관계. 여기에는 질병을 일으키거나 음식물을 썩게 하여 우리를 괴롭히는 피해뿐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하거나 미처 몰랐던 많은 혜택이 포함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자연계에서 한없이 작은 것들의 역할이 한없이 크다.”라는 미생물학자 파스퇴르의 말처럼 미생물은 우리의 삶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활동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장내 세균의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효소가 없다면, 우리는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을 것이고, 미생물이 우리가 매일 버리는 생활 폐기물을 분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고 머지않아 우리가 버린 쓰레기 더미에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또한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 정도를 공급해주는 등 미생물은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균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미생물!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한 것들 투성이. 작가의 거침없는 입담과 상세한 설명 그리고 매 장마다 새롭고 놀랄 만한 이야기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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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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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동화를 믿는 어른이 있을까. 그 누구도 영원을 본 적이 없는데 말이다. 사랑을 할 때 하는 약속들은 헤어지기 전까지만 유효하다고 했다. 사랑을 해보고 잃어보고 잊어본 사람이라면, ‘영원히 사랑해’라는 말에 더 이상 속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아주고 싶은 사람을,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된다. 여기서 진짜 어른들의 동화가 시작된다. 비극일지 희극일지 모르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애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사랑이 허락되는 동안 사랑하는 것뿐이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p.23)

 

줄곧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을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그런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내가 말하고 내가 들었다. 경제적 자립은 중요하다. 그러니 계속할 수 있는 일들을 잘 해내려고 한다. 세상은 이런 걸 꿈으로 쳐주지는 않는 것 같다. 모르겠다. 내가 아는 건 꿈을 이루는 사람들이 드문 세상에서도, 꿈이 없다는 사실을 말하려면 꽤나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 정도다. 꿈의 바깥에도 삶은 있다. (p.45)

 

잠깐 누군가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이거나, 그저 지루함을 버텨내는 일이거나,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일이어도 괜찮다. 상대에 따라 전부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아닌 일들. 운이 좋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는 일들.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의 쓸모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각의 일들을 지나오는 동안 우리가 조금씩 성장해왔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무리 작은 일도, 무의미한 일도 그래서 모두 의미가 있다. (p.57)

 

세상은 더하고 빼면 남는 게 없는 법이라더니, 보라보라섬이 딱 그런 것 같다.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나쁜 일도 생긴다. 행복하다기엔 만만치 않고, 불행하다기엔 공짜로 누리는 것 투성이다. 깨끗한 공기, 따뜻한 바다, 선명한 은하수···. 어디든 더하기만 있거나, 빼기만 있는 곳은 없을 거다. 그건 나도 알고 당신도 알고 우리 모두가 안다. 늘 까먹으니 문제지. (p.118)

 

 

 

 

언제나 여름인 남태평양의 외딴섬 보라보라에서 9년을 살았다. 맨몸으로 바다를 헤엄치고 계절마다 달라지는 별자리를 바라보며 온갖 나무와 꽃 이름을 알게 되는 근사한 삶을 꿈꿨지만, 사실은 암막 커튼 쳐놓고 넷플릭스를 보는 날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먼 북소리가 아닌 인생 종 치는 소리가 들려서 글을 쓰기 시작했고, 라이프스타일 잡지 <AROUND>에 ‘보라보라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약 4년간 칼럼을 연재했다. 이 글은 그녀가 그곳에서 9년간 생활하며 배운, 단순하고 조화로운 삶의 태도에 대한 에세이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위로한다. 사소한 일이 우리를 괴롭히기 때문에(블레즈 파스칼). 우리는 정말 아주 작은, 사소한 일에 바르르 성질을 부린다. 생각해 보면 정말 별거 아닌 일인데 왜 그렇게 집착을 하며 후회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저자의 경우처럼 언뜻 보면 사소해 보이는 일들도 알고 보면 아주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일들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래도록 남아 있다. 보라보라섬에서의 삶이 그러했다. 타지에서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더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발음할 수 없는 단어가 계속 나타났다. 이리저리 발음을 바꿔가며 말해도 상대는 알아듣지 못했고, 하려고 했던 말과 전혀 다른 말을 해버리기도 했다.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웠다. 말을 하면 숨겨둔 뉘앙스까지 귀에 탁탁 꽂히는 모국어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귀에 들어올 듯 들어오지 않을 듯 물소리가 찰방찰방 멀어지다 순간 고요해지는 그 순간을 언제부턴가 기다리게 되었다. 그것은 사소한 일상에서 발견한 보물상자와도 같았다. 낯선 세계가 숨겨왔던 표정을 발견해나가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오늘을 나누는 일. 우리를 괴롭히는 사소한 일들에 다시 사소한 위로로 맞서는 일. 그저 그런 하루에 의미가 더해진 순간 그 하루는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냥 좋다. 이 모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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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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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은 자신이 만든 삶의 규칙이나 틀에 맞춰 생활하고 준법정신이 강하다. 상대방을 잘 배려하고 마음을 잘 헤아린다. 주위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 인간관계의 갈등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는 굉장히 신중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라서 미리미리 대비하는 완벽주의자가 많다. 인내심이 강하고 감정억제가 뛰어나다. 그리고 ··· 여타의 혈액형보다 상처를 깊이 받는다.

 

B형은 타인에게 간섭당하거나 일정한 틀에 얽매이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흥미로운 대상에 집착한다. 형식적인 가치에 얽매이지 않으며 의사표현이 자유롭다. 사고가 자유로워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개방적이다. 미래에 대해선 낙관적인 사람이 많다. 주위 환경의 영향을 잘 받지 않으며 주위 일에 무신경한 편이다. 변덕이 심한 편이고 로맨틱한 면은 좀 부족하지만 정은 참 많다.

 

O형은 삶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O형은 삶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하다. 일단 목적이 생기면 추진력이 대단하지만 목적이 모호해지면 바로 의욕을 상실해버린다. 집단을 형성하려는 습성이 있고 자기 집단 이외에는 강한 경계심을 보인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 중 O형이 많다. 솔직하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신념과 사상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많다. 감정적이지만 뒤끝은 없다. 그밖에 O형은 승부욕이 강하고 가장 정치적인 혈액형이기도 하다.

 

AB형에게는 침착하고 안정된 A형의 성격과 변덕스러운 B형의 성격이 공존한다. AB형은 합리적이고 냉정하며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 분석력이 뛰어나다. 타고난 비평가이며 남들이 듣기 싫어하는 입바른 소리도 잘한다. 하지만 절대로 다 맞는 소리라는 거. 인간관계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며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는 것을 싫어한다. 반면 이상적이고 감성적인 사람도 많다. 여러 혈액형 중 정치, 권력에 대한 관심이 가장 낮다.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밖에 AB형은 잠에 약하여 충분히 잠을 자야 하고, 정의롭지만 바로 행동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쳐돌았군맨의 만화, 혈액형별 성격과 기질을 일상의 재밌는 에피소드들로 풀어낸 카툰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시리즈가 단행본 출간 10주년 기념 한정판 양장본으로 다시 돌아왔다. A, B, O, AB 귀여운 혈액형 캐릭터들을 통해 성격, 장단점, 연애 타입, 삶의 목적 등 혈액형별 성격과 기질을 알아보고, 혈액형별 대인관계 타입과 특징 등 인간관계를 분석하여 ‘아부할 때, 운전할 때, 식당에서, 화를 참는 방법’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각 혈액형의 특성별로 그려내어 공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물한다. 특히 이번 단행본에서는 이전의 웹툰에서 연재되지 않은 미공개 에피소드들과 처돌았군맨의 일상생활을 기발하게 그려낸 그림일기 등이 수록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자!

 

 

당신의 혈액형은? A형? B형? O형? AB형? 한때 혈액형에 따른 성격 분류가 한참 인기를 끌었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자기 혈액형이 더 낫다며 난리법석을 떨곤 했었는데, 아마 지금도 그러고 있으려나? ㅎㅎㅎ 우리 식구는 모두 혈액형이 같다. All B형. 그중에서 유별나게도 아빠(김오빠)와 아들(김김)이 아주 자기주장이 강하시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그 사이에서 낑낑거리는 건 바로 나. 이쪽 달래고 저쪽 달래고 왔다리 갔다리 이렇게 매일매일 아들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소싯적이나 지금이나 붙같은 성격의 김오빠는 예나 지금이나 성격이 어머님의 말을 빌어 말하자면 참 지랄같다.(흠흠! 이런 남자랑 제가 삽니다. 그렇게 지랄같지는 않은데··· 오히려 귀여운데요?! 곰을 빼다 박았습니다! 특히 덩치가 와우~) 그리고 아들은 그런 아비의 성격을 아니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누가 그랬던가 피는 못 속인다고. 그대로 빼다 박으셨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책을 읽으면서 연신 격하게 고개를 끄덕끄덕! 물론 모두가 다 맞는 것은 아니나 그중에 다수는 일치한다는 거.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기한 혈액형 이야기! 제일 웃겼던 건 <B형의 사랑>. “B형의 사랑은 과감하고 개방적이다. 처음엔 상대방에게 호감이나 궁금증을 느끼고 개방적인 성격 덕에 급속도로 친해진다. 함께 어울리는 사이에 우정에서 사랑으로 발전하게 된다. 일단 (짝)사랑에 확 불붙으면 티가 팍팍 난다. 주위에 사람들도 다 휘말린다.” 이 책 점쟁이야? 뭐야! 할 말이 없다. 내 사랑은 아무리 아닌 척해도 심하게 티가 났으니까. 그리고 딱 저 말 그대로 지금의 우리가 만났으니까. (내 연애 장난 아닌데에~) 이 책 진짜 너무 재밌다. 혼자서 앉아서 키득키득! 알아도 재밌고 모르고 보면 더 재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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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오하이오 그림 / 애플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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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실망스러운 나에게 술 한잔 따라주어야겠다. 시원하게 들이킨 뒤 말해주어야지. 첫 어른으로 사느라 수고가 많다고. 기대했던 내일의 나에게 다시 실망하는 날이 올지라도 개의치 말라고. 근사한 미래를 동경하고, 어른임에도 진짜 ‘어른’이 되기를 갈망하는 건 혼자만의 꿈이 아니라고.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것 같은 경계에서 살아가는 세상 모든 첫 ‘어른이’들에게 건배를 외친다. “모두, 첫 어른이로 사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p.24)

 

힘들다고 도망칠 수 있는 치기 어린 젊음이 갔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던 젊음은 노력하여 얻지 않았기에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나갔다. 자연스레 쌓인 나이와 경험은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곁에 남는다. 연륜 덕분에 우리는 견딘다. 지금 도망치면 어디로도 갈 곳이 없음을 알기에. 어른의 삶이 이토록 쓸쓸하고 이토록 애처롭다. 이 시절의 고민이 지나가면 또 어떤 고민이 우리에게 닥칠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해소되기는 할까? 해소되는 그날에, 아마 다른 짐을 짊어지겠지······. (p.29)

 

자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남을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저마다 속도와 거리도 다르고, 결승선도 없다. 결승선에 들어간 듯 보이지만, 새로운 결승선이 또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어떤 무리에 휩쓸려 무작정 달리거나 나처럼 누군가를 동경해 맞지 않는 방법으로 달려본 적 있다면 이제 멈추어 서야 한다. 뛰다 힘들면 쉬면 되고, 뛰는 게 맞지 않다면 걸으면 된다. 앞으로 걷는 게 싫다면 뒤로 걷거나 옆으로 걸어도 된다. 갈증이 나면 참지 말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예쁜 카페를 만나면 목적지는 잠시 잊고 안으로 들어가 노닥거려도 좋다. 가던 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되돌아와도 된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정해진 길도, 방법도 없다. (p.61)

 

어쩌면 내 인생은 20퍼센트의 행복이 아니라 100퍼센트의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른다. 슬픔과 아픔, 기쁨 모두 흘러가는 과정일 뿐 어떤 것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도 좋다. 행복은 갈망할수록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이 될 뿐이다. 그리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면 또 어떠한가.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불행한 건 아니니까. 모든 일에 정답이 없듯 행복도 늘 정답이 없다. (p.83)

 

 

 

 

“우리 모두 어른은 처음이잖아. 너무 바쁘게 달려갈 필요 없어. 때론 쉬어가도 괜찮아.” 저자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처음이라 서툰 게 당연한 일이라며, 헤맬지라도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른이 되는 과정은 모두 힘든 거라며 조금 부족한 대로, 서툰 대로 나를 긍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괜찮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처음이니까. 서툰 게 당연하다.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말한다. 매일 아침 맞이하는 오늘은 처음 살아보는 날이기에 서툴러도 괜찮다. 기대했던 날에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면 어떤가. 비가 오는 날 길을 걸어보아야 비를 피하는 방법도, 우산을 쓰는 방법도 알 수 있으니까. 실수하고 실망스럽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 없는 것 같은 나라도, 괜찮다고 두 팔 벌려 껴안아주자. 처음부터 잘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알아버려 어떤 것에도 시큰둥한 태도로 젊은 날을 살아가는 지루함을 견디는 것보다 서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게 인생이기도 하니까. 어릴 때는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어른이 되어보니 정말 별거 없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나를 구속하는 것들이 오히려 더 많아져 버렸다. 나처럼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들. 언젠가 너도 어른이 되면 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겠지. 그때 너무 아쉬워하지 않기를. 내가 꿈꾸었던 어른이 아니면 어때. 너는 너대로 나는 나 대로 각자의 삶이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는걸. 조금 더 괜찮은 어른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들의 선택. 우리 모두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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