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보이지 않는 것들의 보이는 매력 아우름 40
김응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땅과 바다 깊숙한 곳과 공기에서부터 동물의 창자에 이르기까지 미생물은 지구에 존재하는 생물 가운데 가장 널리 퍼져 있습니다. 미생물의 다양성은 지구상 다른 모든 생물의 다양성을 합친 것보다도 크죠. 하지만 이 많은 미생물 가운데 현재의 기술로 배양할 수 있는 것은 약 1퍼센트 남짓입니다. 자연계에는 아직 우리가 접하지 못한 무수한 미지의 미생물들이 있다는 이야기죠. 우리는 그 수많은 미생물을 눈으로 볼 수도, 몸으로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무얼 하든, 어딜 가든 늘 함께합니다. 싫든 좋든 우리는 미생물의 세계 안에서 살아갑니다. 미생물 없이는 인간의 삶도 없죠. 잊지 마세요. 미생물은 박멸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해야만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p.33)

 

현대 생물학은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인간 미생물체는 수적으로뿐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인간의 세포와 유전자를 압도합니다. 우리는 ‘초개체’입니다. 초개체란, 100여 년 전에 미국의 곤충학자 윌리엄 휠러가 개개 흰개미 능력의 총합보다 훨씬 탁월한 흰개미 집단의 능력을 지칭하기 위해 만든 용어입니다. 미생물 없이 우리는 일주일도 채 버티기 힘듭니다. 우리는 진정한 인생의 반려자이자 조력자인 미생물과 함께 조화 속에 살아가야만 합니다. 여기에는 선택의 자유가 없습니다. (p.64)

 

그러고 보니 우리의 몸 바탕은 인간 유전자와 인간 미생물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합작품입니다. 비유하여 말하자면, 이건 일종의 오케스트라 연주입니다. 아름다운 화음은 건강의 초석이지만, 불협화음은 질병을 부르는 손짓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우리입니다. 우리가 타고난 유전자의 연주는 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미생물 단원은 지휘자 하기 나름인 것이죠! (p.70)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마흔 번째 주제는 ‘미생물에게 배우는 공생의 지혜’이다. 미생물? 우선 미생물에 대해 바르게 정의하자면 번듯하게 동식물의 축에 끼지 못하는 생물을 몽땅 미생물이라고 한다. 대부분 너무 작아서 개별적으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미생물을 생각하면 먼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떠올린다. 천연두, 말라리아, 탄저병, 에볼라 등 사람의 목숨을 쉽게 앗아가는 병을 퍼뜨리는 것이 바로 이 미생물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조류독감 그리고 오늘 중국에서 발생했다는 전염성 강한 흑사병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생물이 병을 일으켜 건강을 위협하고 음식을 썩게 하여 생활에 불편을 주는 해롭고 더러운 생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건 하나만 알고 훨씬 더 큰 둘을 몰라서 생기는 안타까운 오해다. 사실을 말하자면,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미생물은 우리 인간은 물론이고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이 삶을 이어가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을 공급해주기도 하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한다. 이에 우리는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닌 동반자로서 미생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전체 주제는 미생물과 우리 삶의 관계. 여기에는 질병을 일으키거나 음식물을 썩게 하여 우리를 괴롭히는 피해뿐 아니라 우리가 당연시하거나 미처 몰랐던 많은 혜택이 포함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자연계에서 한없이 작은 것들의 역할이 한없이 크다.”라는 미생물학자 파스퇴르의 말처럼 미생물은 우리의 삶에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활동 범위는 굉장히 광범위하다. 장내 세균의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효소가 없다면, 우리는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할 수 없을 것이고, 미생물이 우리가 매일 버리는 생활 폐기물을 분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고 머지않아 우리가 버린 쓰레기 더미에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또한 조류는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지구에 필요한 산소의 절반 정도를 공급해주는 등 미생물은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의 균형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미생물!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신기한 것들 투성이. 작가의 거침없는 입담과 상세한 설명 그리고 매 장마다 새롭고 놀랄 만한 이야기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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