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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는 법은 잘 모르지만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오하이오 그림 / 애플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의 실망스러운 나에게 술 한잔 따라주어야겠다. 시원하게 들이킨 뒤 말해주어야지. 첫 어른으로 사느라 수고가 많다고. 기대했던 내일의 나에게 다시 실망하는 날이 올지라도 개의치 말라고. 근사한 미래를 동경하고, 어른임에도 진짜 ‘어른’이 되기를 갈망하는 건 혼자만의 꿈이 아니라고. ‘어른’도 ‘어린이’도 아닌 것 같은 경계에서 살아가는 세상 모든 첫 ‘어른이’들에게 건배를 외친다. “모두, 첫 어른이로 사느라 수고가 많습니다.” (p.24)
힘들다고 도망칠 수 있는 치기 어린 젊음이 갔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던 젊음은 노력하여 얻지 않았기에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나갔다. 자연스레 쌓인 나이와 경험은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곁에 남는다. 연륜 덕분에 우리는 견딘다. 지금 도망치면 어디로도 갈 곳이 없음을 알기에. 어른의 삶이 이토록 쓸쓸하고 이토록 애처롭다. 이 시절의 고민이 지나가면 또 어떤 고민이 우리에게 닥칠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해소되기는 할까? 해소되는 그날에, 아마 다른 짐을 짊어지겠지······. (p.29)
자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남을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저마다 속도와 거리도 다르고, 결승선도 없다. 결승선에 들어간 듯 보이지만, 새로운 결승선이 또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어떤 무리에 휩쓸려 무작정 달리거나 나처럼 누군가를 동경해 맞지 않는 방법으로 달려본 적 있다면 이제 멈추어 서야 한다. 뛰다 힘들면 쉬면 되고, 뛰는 게 맞지 않다면 걸으면 된다. 앞으로 걷는 게 싫다면 뒤로 걷거나 옆으로 걸어도 된다. 갈증이 나면 참지 말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예쁜 카페를 만나면 목적지는 잠시 잊고 안으로 들어가 노닥거려도 좋다. 가던 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되돌아와도 된다.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다. 정해진 길도, 방법도 없다. (p.61)
어쩌면 내 인생은 20퍼센트의 행복이 아니라 100퍼센트의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른다. 슬픔과 아픔, 기쁨 모두 흘러가는 과정일 뿐 어떤 것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살아도 좋다. 행복은 갈망할수록 손에 잡히지 않는 이상이 될 뿐이다. 그리고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러면 또 어떠한가. 행복하지 않다고 해서 불행한 건 아니니까. 모든 일에 정답이 없듯 행복도 늘 정답이 없다. (p.83)
“우리 모두 어른은 처음이잖아. 너무 바쁘게 달려갈 필요 없어. 때론 쉬어가도 괜찮아.” 저자는 어른으로 살아가는 오늘의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처음이라 서툰 게 당연한 일이라며, 헤맬지라도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른이 되는 과정은 모두 힘든 거라며 조금 부족한 대로, 서툰 대로 나를 긍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괜찮다. 우리는 모두 어른이 처음이니까. 서툰 게 당연하다. 당연한 일이다.
저자는 말한다. 매일 아침 맞이하는 오늘은 처음 살아보는 날이기에 서툴러도 괜찮다. 기대했던 날에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면 어떤가. 비가 오는 날 길을 걸어보아야 비를 피하는 방법도, 우산을 쓰는 방법도 알 수 있으니까. 실수하고 실망스럽고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 없는 것 같은 나라도, 괜찮다고 두 팔 벌려 껴안아주자. 처음부터 잘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 알아버려 어떤 것에도 시큰둥한 태도로 젊은 날을 살아가는 지루함을 견디는 것보다 서툴기 때문에 흥미로운 게 인생이기도 하니까. 어릴 때는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어른이 되어보니 정말 별거 없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나를 구속하는 것들이 오히려 더 많아져 버렸다. 나처럼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아들. 언젠가 너도 어른이 되면 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겠지. 그때 너무 아쉬워하지 않기를. 내가 꿈꾸었던 어른이 아니면 어때. 너는 너대로 나는 나 대로 각자의 삶이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는걸. 조금 더 괜찮은 어른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들의 선택. 우리 모두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