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인 내가 좋다 - 불친절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혼자살이 가이드
게일 바즈-옥스레이드 외 지음, 박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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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곧 인생의 CEO가 되는 것이다.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업을 세워 가꾸는 셈이다. 누군가 더 나은 길로 이끌어주기만을 바란다면, 다음과 같이 자문해보자. 내 삶을 남에게 맡겨둘 것인가? 만약 아무도 나타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몇 년이 걸리든 기다리고 또 기다릴 것인가? 희망은 단기 전술일 뿐, 확실한 전략이 아니다. 당장의 고통은 덜 수 있어도 장기억으로 불확실성만 높아진다. 스스로에게 행복과 만족과 평온을 선사할 사람은 오로지 니뿐이라는 걸 명심하자. (p.26)

 

거북이는 겁을 먹거나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머리와 팔다리, 꼬리를 등딱지 속에 쏙 집어넣는다. 그러고는 단단한 껍데기 속에 숨어 꼼짝하지 않는다. 싱글로 돌아온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두렵고 괴로운 나머지, 바깥세상으로 발을 내디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피하기만 하면, 힘든 상황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 (p.48)

 

“세상에서 변치 않는 것은 모든 게 변한다는 사실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당신은 혼돈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무사히 빠져나오려면 주변 환경뿐 아니라 스스로의 변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당황한 나머지 몸과 마음이 얼어붙을 땐 잠시 하고 있던 걸 멈추고 심호흡을 해보자. 긴장이 풀리면서 내게 필요한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올 것이다. 흩어진 레고 조각을 조립하듯, 와해된 일상을 새롭게 조립하면 된다. 조급해하지 말자. (p.71)

 

혼자 살게 될 거라는 상상만으로도 겁먹는 사람이 있다. 남들이 어떻든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런데 친구들은 내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불안해한다. 자기의 삶을 나와 같은 맥락에 놓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도대체 네가 혼자서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거야.”

물론 그들도 감당할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직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p.113)

 

 

두 저자의 합작품인 이 책은 싱글을 위한, 그러니까 두려움을 무릅쓰고 홀로서기에 도전한 사람들을 위한 인생 설계 가이드다. 실제 이혼과 사별로 혼자가 된 이후 두 저자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들이 얻은 결론은 하나, 싱글들에게도 라이프 코칭이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책은 먹고사는 문제부터 시작해 돈 관리, 소비 습관, 물건 정리, 인간관계, 노후 대비까지, 혼자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문제와 이를 해결할 실전 노하우 등 혼자가 되었을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을 아낌없이 제시한다. 지금처럼 가족들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는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좋든 싫든 언젠가는 우리 모두 혼자 남겨진다. 어차피 혼자 살아갈 수 없다면 혼자서 잘 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가만히 기다린다고 해서 상황이 저절로 나아지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이제 과거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내 삶을 스스로 꾸려나가야 할 때다. 혼자 사는 삶은 다양하다. 이혼 또는 결혼 후 사별으로 혼자일 수도 있고 그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결혼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비혼족도 있다. 전부터 혼자였다면 모르겠지만 덜컥 어느 순간 갑자기 혼자가 된다면 모든 것이 무섭고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 상황을 누가 자연스럽게 견뎌낼 수 있을까.

 

 

나는 늘 소망한다. 아니 늘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혼자 남겨지기 싫다고. 겁이 많아서, 처음 접하는 모든 것이 낯설어서, 친해졌다 싶으면 아낌없이 퍼주는 나지만 낯을 많이 가리는 까닭에 또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라서 홀로 남아 쓸쓸하게 살아갈 자신이 없다. 그래서 혼자 남겨지기보다는 되도록이면 먼저 떠나는 쪽이 되었으면 한다. 그런데 암만 내가 이렇게 말해도 윗분들이(?)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기나 할까. 당연히 아니오?! 죽음은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언제나 순식간에 일어나 버리니까. 이런 내가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에 변화가 생겼을까? 답은 Yes. 혼자가 되면 당연히 힘들다. 여러 감정들이 순식간에 쓰나미처럼 나를 덮쳐온다. 얼떨떨하고 무섭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런 상황 자체가 너무나 낯설고 당황스럽다. 무력감에 빠지거나 반대로 해방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불안한 감정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하지만 혼자의 삶이라고 해서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불안하거나 공허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혼자여서 할 수 있는 것도 많았고, 그동안 가족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있던 나를 들여다보고 내 존재감을 더 명확하게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조언은 내게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여러 상황을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준 덕분에 두려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아니 상당히 많이 덜어낼 수 있었다. 늘 그렇듯 이 모든 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홀로 남겨지더라도 두려움이나 막막함에 떨고 있지만은 않을 것 같다.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나를 든든하게 받쳐줄 책을 만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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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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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무는 매일 몇 시간 정도 잠을 잘까요?


5. 달걀을 세워본 적이 있습니까?


11.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장소는 어디일까요?


13. 쓸쓸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20. 어제 처음 만났던 사람은 남자인가요. 여자인가요?


22. 가까운 곳에 있는 책을 들어 156쪽의 첫 번째 줄에 쓰인 문장을 확인해보세요.


23. 죽을 때까지 책만 읽는다면, 몇 권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32. 대체 어떻게 해야 생각을 멈출 수 있을까요?


37. 여기서 가장 먼 장소는 어디일까요?


38. 장난삼아 죽을 척한 적이 있나요?


43. 한 공간에 몇 시간까지 있을 수 있습니까?


49. 제대로 거짓말하는 법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54. 세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앞에서 본다면 근심거리도 잊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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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당신과 같은 성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과 만난 적이 있습니까?


118. 당신은 자신의 사망증명서를 보고 싶습니까?


133. 100퍼센트의 자유를 손에 넣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까?


136 개도 꿈을 꿀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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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이제 당신이 질문할 차례입니다. 처음으로 던진 질문은 무엇입니까?

 

 

 



다양한 질문으로 가득 채워진 책은 우리 사회가 정한 답이 아닌, 개개인의 마음에 집중한다. 지금 당장 어딘가에 써먹을 수 있는 답을 이끌어 내는 것도,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땅히 던져야 할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담겨진 질문은 총 365개 하지만 그에 대한 답은 그 갯수를 훨씬 넘어선다. 질문은 하나지만, 답은 하나가 아니다. 애초에 정해진 답이란 없다. 모든 답은 바로 내 안에. 각자가 생각하고 내뱉는 말이 바로 정답이다. 질문들은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도 있고 오랫동안 깊이 생각해야 할만큼 어려운 질문도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날의 내 기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지금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다. 시간을 들여 나 자신과 마주하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지금 이 시간을 즐기면 된다. 일종의 나와 함께 하는 여행이랄까?! 하나하나 진지하게 질문에 답하며 나조차 몰랐던 의외의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을 만나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나 자신과 마주하고 스스로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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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말
켄 로런스 지음, 이승열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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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란 이름은 우리에게 환상처럼 다가왔다. 어느 날 하늘에서 불붙은 파이를 타고 내려온 한 남자가 말했다. “오늘부터 너희는 비틀스야! B.E.A.T.L.E.S! 명심해! 세 번째 알파벳은 A야!” 그렇게 우리는 비틀스라 불리게 되었다. (p. 21)

 

사람들이 생각하는 존 레논은 내 안에 없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허상을 만들고 그것을 진짜라고 착각한다. 우리에게 와서 비틀스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비틀스의 허상에 대한 답이지, 진짜 우리에 대한 답은 아니다. 우리 네 사람이 일상적으로 서로를 대할 때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비틀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p. 40)

 

그때는 나도 몰랐어요. 그냥 영화 음악 의뢰를 받고 쓴 곡이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깨달은 거예요. 내가 진짜로 구조 요청을 보내고 있었다는 걸······. <Help!>는 시적이긴 하지만 당시 내 모습을 담은 노래예요. 음악으로 내 상태를 고스란히 드러낸 거죠. (p.91)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만 있다면 우리는 기꺼이 온 세상의 광대가 되겠습니다. ······ 이것은 폭력이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우리식의 반전 퍼포먼스입니다. 우리처럼 여러분도 자기만의 방법을 찾으세요. (p. 191)

 

 

비틀스! 과연 이 밴드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 어쩌면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불렀던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꺼라 생각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들의 노래. 이 밴드를 소개하는 수식어는 상당히 많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 판매고를 올린 밴드, 빌보드에서 가장 많이 차트 1위를 차지한 밴드, BBC가 선정한 가장 위대한 영국인,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비틀 마니아를 만들어내며 20세기 문화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비틀스. 다른 그룹은 사라졌어도 비틀스는 살아남았다. 그들의 음악이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계속해서 변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비틀스는 늘 흥미롭고 시사하는 바가 크며 한 가지만으로 해석할 수 없는 노래들을 발표했다. 존 레논은 바로 이런 흐름을 주도했으며, 비틀스가 해체될 무렵에는 이런 새로운 방향성이 훨씬 더 대담해진 형태로 확장되었다. 책은 비틀스의 영혼이자 기둥과 같았던 멤버 존 레논, 그가 살아 생전에 했었던 말들이나 행동, 인터뷰 내용 등을 소개하며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과 그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미술 학교 시절의 동급생 친구인 신시아 파월과 사귀다, 아이가 생기자 결혼을 하고 이후 요코 오노를 만나 새롭게 가정을 꾸리고, 그의 사생활은 평탄하지 못했지만 그가 속한 밴드 비틀스는 첫 공연을 시작으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발표하는 곡들마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를 다니며 콘서트를 할 때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어나갔다. 그는 자신이 가난한 노동자 출신임을 구태어 숨기지 않았다. 식을 줄을 모르는 인기와 유명세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음악을 이어나갔다.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변함없이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존 레논. 내가 처음 이 밴드를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때, 특활활동 동아리 수업으로 참여한 팝송부에서 들은 yesterday와 Let it be 덕분이었다. 그땐 워낙 감수성이 충만했던 시기라 잔잔한 기타 반주와 서정적인 멜로디는 나와 친구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너나 할 것 없이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그때도 이미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는 우리 곁을 떠나버렸지만 그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다.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그의 이름, 그리고 그의 음악. 그는 없지만 그의 인기는 아직까지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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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다리가 하나여도 웃을 수 있다면 - 왜 이리 되는 일이 없나 싶은 당신에게 오스카 와일드의 말 40
박사 지음 / 허밍버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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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상하다. 그토록 몰아붙이면서도 나아갈 길을 마련해놓는다. 극소수를 제외한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을 이해한다. 아무리 끔찍한 일이 벌어져도 다음 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해가 뜨고, 어김없이 배가 고프고, 어김없이 납작한 하루가 펼쳐진다. 단 한 걸음도 떼어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 온 만큼 가야 한다. 무슨 힘으로? 비극을 조롱하면서, 그 힘으로. 고통을 비웃으면서, 그 힘으로. 그 미약하지만 꾸준히 밀고 나가는 힘으로, 우리는 비극에서 점차 멀어져 간다. 다음 비극을 만날 때까지. (p.20)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은 안전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화는 오지 않는다. 대놓고 괴짜건 열정이 조금 넘쳤을 뿐이건 어쨌든 성공한 이들이 자신의 넘치는 에너지가 민폐가 될지도 모른다며 누르고 건사했다면, 그들은 수많은 벽돌 중의 하나처럼 자신이 만든 담에 단단히 박혀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민폐를 무릅쓰고라도 절제의 담을 넘어 달려 나가야 하느냐고? 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성공이나 실패와 거리가 먼 인생도 제법 살 만하니까. (p.50)

 

행복하면 착해지고 착하면 행복해지는 선순환이 계속된다면 세상은 얼마나 살기 좋아질까. 행복과 착함은 서로서로를 밀고 당겨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딘가에 반드시 마가 끼기 마련이니, 착하다는 것이 불러오는 불행은 이 선순환을 가차 없이 끊는다. 행복하지 않은 착한 사람은 나날이 더 불행해지고 불행은 스스로의 착함을 갉아먹으니, 이 세계는 그 아슬아슬한 경지를 조금씩 타고 오르고 내리다 결국은 파국을 향해 머리를 돌린다. 그러니 착한 것보다는 행복한 것에 마음을 기울여야 한다. 착해지기보다 행복해지기에 더 많이 관심을 보여야 한다. 행복하면 착해지지만, 착하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 (p.80)

 

내 발에 티눈이 났다는 것이 남의 발을 밟아도 된다는 자격을 주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그저 우리는 자기 몫의 고통을 견딜 권리와 의무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연민과 동정은 일종의 선물이다. 공감은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간다는 증거다. 각자의 고통은 비교 불가다. 내 고통이 내게 가장 크고 명확한 것처럼, 남에게는 그 자신만의 뚜렷하고 존재감 있는 고통이 있다는 것. 그것만 서로 인정한다면, 세상살이가 지금보다는 수월하지 않을까. (p.178)

 

 

영어권에서는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작가, 오스카 와일드. 그는 화려한 언변과 천재적 재능으로 어딜 가나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주류 사회가 가진 위선을 재치 있게 비틀고 조롱하며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삶의 고통과 불행마저 웃음으로 승화시켰던 오스카 와일드. 그가 삶을 대했던 태도와 그가 남긴 수많은 문장은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시원하게 가려운 곳을 박박 긁어주며 위로와 즐거움을 안겨다 주는 동시에 곱씹을수록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그런 비범한 힘이 있다. 그냥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닌 짧고 간단한 글이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뜻대로 되는 일이 없어 답답하거나 우울하다고 느낄 때 읽으면 위로가 될 뿐만 아니라 힘을 북돋아 준다. 그까짓 인생, 언제 내 마음대로 된 적이 있었나. 아무리 괴롭혀봐라 내가 당하나, 하하하 웃고 말지. 지금 힘들다고 한들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그냥 웃어버리지 뭐. 계속 흔들어대며 괴롭혀도 눈 하나 끔뻑 안 한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웃음의 힘! 웃음은 힘이 세다. 나를 짓누르는 비극을 들어 올리고, 구겨진 마음과 일상을 조금씩 펴낸다. 저자의 말처럼 그리고 그의 말처럼 계속 웃을 수만 있다면, 벗어날 길은 있다. 유일한 방편을 쥐고 있다면 견딜 수 있다고, 그는 수많은 문장들로 증언한다. 그의 신랄함과 냉소는 차갑고 가볍지만 웃게 함과 동시에 생각하게 하고, 생각하면서 잊게 한다. 날 개의하게 하는 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우리 삶은 좀 더 가볍고 경쾌해도 된다는 것을, 그는 우아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아름답지 못한 것들을 손끝으로 튕겨낸다. 인생 그까짓 거 뭐?! 실제로 나아지진 않겠지 하지만 그 속에서 함께 어울려 무거웠던 마음을 탈탈 털어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다. 인생이 조금 더 흥미로워지기를 바라는가? 그렇다면 오스카 와일드의 조언에 귀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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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커피 - 음악, 커피를 블렌딩하다
조희창 지음 / 살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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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문한 커피를 맛보고는 “어? 이 맛이 아닌데?”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손님이 가끔 있다.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맛과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커피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 맛을 지니고 있다. 쓴맛이기도 하고 단맛이기도 하고 신맛이기도 하다. 초콜릿 맛이기도 하고, 아몬드 맛이기도 하고, 감귤 맛이기도 하다. 커피나무가 자란 지역과 종자에 따라 생두가 품은 원초적 맛이 다르다. 더하여 생두를 얼마나 볶았는지? 볶은 원두는 다시 몇 도의 물 온도로 내렸는지? 내리는 도구는 무엇을 사용했는지? 어느 정도의 시간으로 추출했는지에 따라서 강조되는 맛도 달라진다. (p.95)

 

클래식은 ‘기다림의 미학’이 있다. 기다릴 줄 알아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듯이 클래식도 기다릴 줄 알아야 들린다. 그런데 한 번 기다렸다고 내 것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곡은 몇 번이고 들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p147)

 

음악은 어쩌면 고정관념과의 투쟁사라 할 수 있다.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베토벤의 「교향곡 5번 ‘운명’」이나 「바이올린 협주곡」,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 ‘미완성’」,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등 지금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도 당대엔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던 작품이었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너무 길거나 혹은 어렵거나, 직설적이라는 이유로 외면당했다. 위대한 작곡가들은 대부분 그러한 시대적 고정관념과 몰이해와 냉대를 넘어가며 자신의 세계를 그려냈다. (p.201)

 

한 발 더 나가서, 그러한 커피의 느낌을 음악적 기분으로 연결시켜본다면 어떨까? 커피로스터이자 음악평론가가 손님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이 커피에는 이 음악이 좋아요!” 뭐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것이 기획 전문가인 아내의 생각이었고 별로 반박할 여지를 찾지 못한 나는 그 생각을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커피 맛과 음악의 기쁨도 배가되었다. ‘오늘의 커피’를 놓고 ‘오늘의 음악’을 고르면서 우리는 수많은 얘기를 나눴다. “신이시여, 이것이 정녕 제가 볶은 커피입니까?”라고 자화자찬하며 웃기도 했고, 음악이 어쩌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냐며 울먹거리기도 했다. 나에겐 한 잔의 커피와 한 곡의 음악이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하루치의 정서적 양식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행복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에 있고, 행복은 ‘빅피처’가 아니라 디테일에 있다고. 아마 남은 삶도 이런 식으로 살아갈 것 같다.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음악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그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p.259)

 

 

 

 

 

책은 음악평론가이자 커피로스터인 조희창이 카페 베토벤의 커피를 경영하면서 쓴 커피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크로스오버 인문학 에세이로 일상의 행복을 위한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커피와 클래식의 세계에 대해 쉽고 편안하게 안내해 나간다. 제 1장 꿈꾸다 / 제 2장 채우다 / 제 3장 나누다 / 를 통해 이어지는 농익은 그의 해설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그윽한 커피 향기가 풍겨오고 클래식 선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커피 한 잔이 주는 위로과 음악 한 곡이 주는 행복을 어디에다 비교할 수 있을까. 커피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도 그 정도는 알아챌 정도로 커피와 음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크다. 항상 붙어다니는 커피와 음악. 둘은 이제 뗄려야 뗄 수 없는 사이?! 가까운 카페만 하더라도 아니 대부분의 카페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가요? 클래식? 때에 따라, 손님들의 취향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생기발랄하게 분위기를 돋우기에는 단연 가요가 제격일 것이고, 생각을 정리하고 잠시 조용한 휴식 시간을 가지기에는 클래식만한게 없다. 저자는 책에서 이제 우리의 일상 생활속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깊숙히 자리 잡은 커피와 이름만 대면 누구나 바로 알만한 위대한 음악가들이 남긴 명곡들을 차례로 늘어놓는다. 브라질 원두에서 비발디의 사계를, 예멘 모카에서 쇼팽의 발라드를,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떠올리며 바흐를,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뜻하는 코피 루왁을 통해 베토벤 교향곡을, 핸드 드립을 내리며 슈베르트 현악 5중주를, 카페라테를 마시며 말러 교향곡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각 주제가 끝날 때마다 <놓칠 수 없는 음반>과 <유튜브에서 보고 듣기> 코너를 통해 자세한 음악 소개는 물론 QR코드를 통해 오케스트라의 명연주를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아 클래식의 클자도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저자의 뒤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커피와 클래식에 같이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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