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물어도, 예스
메리 베스 킨 지음, 조은아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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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날 미국은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 세계 최강의 지배 국가의 자리에 우뚝 서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차별 의식, 부익부빈익빈의 심화, 개인주의의 발달, 총기 허용 등으로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한 번씩 분출하듯 폭발하고 있다. 사회 조직의 근간인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붕괴 등도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지 뭇한 실정이다. 많은 사회학자들은 이런 상태로 지속된다면 미국은 세계 으뜸국가의 위치를 잃을 뿐 아니라 사회 붕괴마저 우려된다고 경고하는 등 안정된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미국 사회에 경종과 희망을 주는 아주 잘 만들어진 소설 한 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원작은 지난해 나왔지만 우리나라 출간은 올해 이루어졌다. 소설 『다시 물어도, 예스』가 그것이다. 이 소설은 1970년대 미국 뉴욕의 교외에 사는 평범한 두 가족에게 일어나는 비극과 용서, 희망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소설은 40년에 걸친 두 이웃의 비극과 처절한 사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묻는 감동의 드라마다.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이 '아름다운 소설'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우아한 문체가 돋보인다.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삶에 관한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소설은 미국 사회를 사로잡았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피플〉 〈보그〉 〈엘르〉가 2020 ‘올해의 책’으로 각각 선정했다.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부유하고 지배력 있는 미국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 구성체인 가족, 이웃 간의 해체를 인식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 소설의 가치는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이 소설은 미국 사회뿐만 아니라 풍요로운 물질 문명을 누리는 모든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가족과 이웃의 해체라는 물질만능 자본주의 사회의 속성이 드러나는 시대라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공통의 문제의식을 던져주고 있다. 독자 역시 같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이 소설을 읽었다.



"살다 보면 힘들게 얻은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할 수 있고, 견고해 보이던 부부나 부모 자식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누군가가 나쁘거나 일방적인 가해자라서가 아니라, 가족 중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일상의 물결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말 때가 있다. 그래서 공동운명체인 가정에는 언제나 위기가 도사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족이라는 사실이 희망의 실마리가 되곤 한다." 이 소설의 주제를 담은 이 소설의 짤막한 소개 문장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위기'에는 늘 그 위기 안에 '희망'과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용기를 되찾고 삶을 더욱 아름답게 가꿔갈 힘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경찰학교 동기이자 동료 경찰인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는 뉴욕 교외에 사는 이웃이다. 두 가정은 각자 말 못할 속사정을 가지고 있다. 프랜시스의 아내 레나는 외로움을 안고 있으며,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 이로 인한 비극적인 사건은 두 가족을 뒤흔들지만 프랜시스의 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아들 피터 사이에 사랑이 피어나, 두 가족의 끈질긴 인연이 이어진다. 케이트와 피터의 사랑, 가족 간의 연대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지만 다정함과 관대함 그리고 품위가 마침내 모든 것을 품는다.



때로 인생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혹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주고받게 된다. 가족과 용서라는 중요한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 가슴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다른 누군가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용서할 수 있을까? 용서란 약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함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모두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이 책을 덮을 때쯤이면 가슴 깊이 느낄 것이다. 용서는 남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어는 철학자의 말이 가슴 깊이 새겨지는 대목이다.

『다시 물어도, 예스』는 뉴욕 경찰국의 신입 경찰인 프랜시스 글리슨과 브라이언 스탠호프는 비슷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뉴욕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의 이웃이 된다. 프랜시스의 아내 레나가 세 딸을 낳는 동안 브라이언의 아내 앤은 첫아이를 유산한 후 아들을 낳는다. 프랜시스의 막내딸 케이트와 브라이언의 외동아들 피터는 둘도 없는 친구로 자란다. 케이트와 피터가 10대가 되어 서로에게 사랑을 느낄 즈음, 평화롭게만 보이는 두 가정에 불안하게 가려져 있던 불행의 씨앗이 싹을 트기 시작한다. 앤의 정신이 온전치 못하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가족은 물론 이웃들도 쉬쉬하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피터가 밤늦게 케이트를 불러 결혼을 약속한 날, 앤의 불안정과 폭력성이 극한으로 치닫고, 프랜시스의 가족까지 휘말리는 비극적인 사건이 터지고 만다. 이 일로 두 가족의 일상과 미래는 예측할 수 없었던 방향으로 뒤틀린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케이트와 피터가 재회하며, 두 가족의 끈질긴 인연이 이어지고, 케이트와 피터가 다시 아이를 낳으면서 두 가족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운명의 끈으로 묶이게 된다. 이들은 서로를 어디까지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래의 고전’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다시 물어도, 예스』는 다양한 시각과 이슈의 스펙트럼으로 인간과 삶에 관해 말하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가정 내의 문제를 다룬 가족 드라마인 동시에 사랑의 힘으로 난관을 극복하는 로맨스 소설이며, 인간의 내밀한 동기와 감정을 그려내는 심리 소설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자체가 바로 우리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삶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문제를 겪는다.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부부 사이의 신뢰와 배신, 불륜, 신체의 병과 부모의 죽음, 해고와 퇴직 등. 실제 삶에서 그렇듯 누구 하나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피터와 케이트의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두 가족의 인물들 모두가 주인공이다. 장(章)이 바뀔 때마다 한 인물에서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매끄럽게 옮겨 가며 40여 년간의 서사가 이어진다. 저마다의 역사와 아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들은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하며 인생이라는 직물을 짜낸다. 또한 인물들은 선과 악의 틀에 갇히지 않는 입체성을 보인다. 완전한 악도 순전 무결한 선도 없다. 가해자가 다른 누군가에게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모든 인물이 잔인한 구석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영웅적이고 인내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비틀거릴지언정 방향을 잃지 않는 이들의 삶의 여정은 깊고 겸허하다. 이것이야말로 모순적이지만 현실적이고 다층적인 관계와 인생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이 지향해야 할 공동체 사회의 기본이다.




저자 메리 베스 킨은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이 일상의 여러 문제를 겪는 것을 보고 해답을 찾고 싶어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힌다. 그래서인지 평범한 가정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정밀하게 뜯어 묘사해낸다. 공감과 통찰 그리고 인간 본성을 포착하는 능력은 날카롭고 문체는 우아하다. 저자는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그려내, 독자는 인물들에게 쉽게 몰입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받아 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사건이 너무 우울하거나 자극적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미국 사회가 그렇듯이. 두 가족, 두 세대의 일상에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삶에 끼어들어 일상을 흔들어놓는다. 하지만 지지와 사랑의 토양에 깊이 뿌리박은 가족은 흔들려도 뿌리 뽑히지 않는다. 그래서 그 많은 고통스러운 일을 겪은 후에도 우리는 삶을 긍정하며 “예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긍정적으로 끝내고 싶었어요. 이야기 속 인물들이 가슴 아픈 세상을 잘 헤쳐 나갈 거라는 걸 알아요. 삶이든 사랑이든, 무엇이든 간에 어떤 시점에 이르면 모두 견딘 가치가 있죠.”

메리 베스 킨은 두 가정 내의 문제를 밀착해서 그리지만, 이것은 특정 가정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아주 깊으면서도 보편적인 우리 삶의 문제다. 그리고 이 소설이 말하는 가족의 연대와 지지, 타인에 대한 용서와 수용은 빤한 말처럼 들릴지 몰라도 요즘 우리 삶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가치다.



피터가 프랜시스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전화기에 대고 말했다. “네, 안녕하세요. 제퍼슨가 1711번지로 사람 좀 보내주실래요? 네, 서둘러주세요. 엄마가 아빠 총을 가지고 있어요.”

레나는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입을 막았고 사라와 내털리는 창문으로 내달렸으며 케이트는 피터만 바라보았다. 프랜시스는 고개를 저었다. 불가능한 일이다. 저 아이가 오해한 것이다. 목격자들이 엉터리 증언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전에 엄마가 아빠의 총을 가져간 적이 있기 때문에 또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랜시스와 브라이언은 길럼의 어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에게도 한 가지 사실쯤은 숨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알았다.(p.112)

이제 모든 게 괜찮아질 것이다. 두 가족 모두 힘든 시간을 겪었지만 지금부터 그들의 인생은 얼마든지 즐겁게 흘러갈 수 있다. 케이트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명절 때마다 제퍼슨가에 와서 언니들과 소파에 앉거나 커피를 만들어주거나 나무 밑에서 선물을 꺼내 이름을 부르는 피터의 모습을 떠올렸다. 조지와 로잘린이 함께해도 좋을 것이다. 아무리 끔찍한 일도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할 수 있다. 그들의 불운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겠지만 비극적 결말이나 목숨을 잃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p.304)



“지금은 전보다 상황이 나아졌지.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닌가? 하지만 어려움이 더 많이 찾아올 수 있잖아. 어쩌면 이제 시작인지도 몰라.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 우리는 어른이 되고 파트너가 되고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거야. 정말 아무것도. 어쩌면 여전히 모를 수도 있어. 이런 걸 그때 알았더라도 당신이 승낙했을까?”

“지금은 다 알잖아. 그러니까 물어봐.”

하지만 그는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힌트를 줄게.” 그녀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그가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도 지금도, 내 대답은 예스야.”(p.441)

저자 : 메리 베스 킨

버나드칼리지를 졸업하고 버지니아대학교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립도서재단의 ‘35세 이하 5인’에 선정되었고 소설 부문에서 존 시몬 구겐하임 펠로우십을 수상했다. 현재는 뉴욕의 펄 리버에서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걷는 사람들THE WALKING PEOPLE》, 《열기FEVER》가 있으며, 최신작 《다시 물어도, 예스》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8주간 머무르며 주목을 받았다.

역자 : 조은아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학과를 졸업했다. 현재는 글밥 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살인 카드 게임》, 《암, 더 이상 감출 수 없는 진실》, 《구아파》, 《체육관으로 간 뇌과학자》, 《돌팔이 의사》, 《루머》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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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 편견을 깨고 문턱은 낮추는 원무과 직원의 단단한 목소리
원광훈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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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운 ‘병원’으로서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현대 사회에서 정신병이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닌, 주변의 배려를 받아 치유해가는 사회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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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 - 편견을 깨고 문턱은 낮추는 원무과 직원의 단단한 목소리
원광훈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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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는 정신병원에 놀러간다』는 자칫 잘못 쓰면 비난의 대상이 될 범주의 책을 무난히 펴낸 것으로 보인다. 정신병원은 교도소만큼,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외된 곳이다. 우리가 TV로 보는 정신병원은 일부 병원의 정상 시스템 아래에서의 모습이기에 자칫 빈껍데기만 보여주는 우(愚)를 범하기 쉽다. 물론 원무과에 근무한다는 것은 책의 진정성이나 사실을 나타내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원칙적으로 치료와 진료를 담당하지 않은 지원 부서이기 때문에 자칫 미화될 우려가 있어 독자들의 신뢰감이 제대로 반영되게 쓰기 어렵다는 뜻이다.

원무과는 병원 운영에 관한 각종 행정사무를 보는 의료 지원 부서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신상 정보를 알기 어렵고, 또 밖으로 유출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개인 정보여서 자신이 직접 진료한 의사나 환자의 보호자가 아니고서는 알기 어려운 것들을 함부로 쓸 수도 없다. 또 병원 안에서의 일체의 진료ㆍ치료에 대한 사항은 의사나 간호사가 기록하지, 원무과는 전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개개인의 병동 생활이나 치료의 세부적인 내용을 알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서다.






물론 책을 쓰려고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한 취재는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유리한 점이 많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를 기초로 저자 원광훈은 사회 관심 사각지역의 정신병원에 관한 책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이 책은 이에 따라 정신병원 원무과 직원이 말하는 정신병원 '이용 안내서'이다. 보호자 동의가 필요한 입원과 자의 입원이 가능한 기준, 대표적인 정신병 증상과 종류, 입원 시 서류가 꼭 필요한 이유, 폐쇄 병동의 풍경 등 정신병원을 움직이는 형편과 까닭을 말한다. 감기에 걸렸거나 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사고로 우리는 일반적으로 외상을 입었다면 병원에 가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는 소아과나 치과는 물론 내과나 이비인후과 등 아플 때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이런 병원은 길을 걷기만 해도 쉽게 눈에 띈다. 정신병원은 다르다. 평균적으로 다른 병원에 비해 방문해본 사람이 적고, 어디에 있는지 찾기도 쉽지 않다. 정신병원이 주는 특유의 이미지 때문에 가기 주저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마음이 아파 진단과 치료를 받고 싶다면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책은 정신과를 필요로 하지만 편견이나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병동 내 환자의 진료 과정이나 치료 방법보다는 보호자가 알아야 할 기본 사안들이 훨씬 많다. 보호자들을 직접 만나 상황을 설명 들을 수 있는(치료진을 제외하고) 유일한 부서가 원무과다. 저자는 정신병원 원무과 직원으로 근무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정신과 의원과 정신병원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신병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입원하는지, 입원비는 얼마나 나오고 면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본다. 강제 입원과 약물 치료에 대한 이야기도 외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벽은 엄격한 서류 제출이다. 법적 보호자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없으면 설령 환자 본인이 입원을 희망해도 병동으로 올라갈(입원할) 수 없다. 이는 정신건강복지법에 의한 절차로, 정신병원을 움직이는 가장 큰 규범이다. 진단과 치료 입원과 퇴원까지 정신병원의 모든 절차는 법령에 의거하지만 이를 모르는 병원 방문객에게는 깐깐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서류가 필요한 이유, 입원비가 산정되는 기준과 할인받을 수 있는 팁, 그리고 폐쇄병동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 병원의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의 관점에서 그동안 일일이 설명해주지 못했던 정신병원의 속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정신병원 운영은 대부분 폐쇄병동(일부는 개방병동을 운영하고 있음)으로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지만 아직도 일부 정신병원에서는 환자에 대한 관리를 감시ㆍ감독으로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반인의 편견과 잘못된 인식은 과거 정신병원들이 입원 환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부각돼 정신병원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에 일조한 것이다. 일반인들의 편견을 자초한 것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일부 정신병원들은 인권을 무시했다는 게 과거 정신병원들의 현실이었다.



책에 따르면 미디어는 그동안 정신병원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수 소비해왔다. 멀쩡한 사람을 강제로 가두거나, 날뛰는 환자를 폭력으로 제압하는 모습을 각종 드라마나 소설 속 장면으로 사용하고, 심지어는 공포물의 핵심이 되는 배경으로까지 낙인찍었다. 현실에서도 정신병원은 이전을 요구하는 지역 주민의 요구에 시달리기도 하고, 지역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정신병원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었던 지명을 고치기도 했다. 나아가 뉴스는 중증정신질환자의 강력 범죄를 보도하고 사람들은 그 사건에 반짝 관심을 갖는다.

환자 당사자나 그 가족에게는 순간의 이슈가 아닌 여생의 일상이 된다는 점은 은연 중에 무시된다. 이렇듯 정신병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조기 치료로 나을 수 있는 병이, 병원 방문을 기피하다 중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우리가 가진 ‘정신병원은 위험하다’는 편견이 사회를 위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의 한 소제목인 ‘만나고 몰입하세요’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원래의 활동범위와 사회생활로 돌아가려는 환자에게 제안하는 재활의 두 가지 방향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 또한 ‘정신병원’에 대해 만나고 몰입할 때가 왔다. 편견으로 뒤틀린 이미지가 아닌, 병원으로써의 정신병원을 만나고, 그곳의 환자들이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게 흠뻑 빠져서 긍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에는 원무과 직원으로서 늘 접하고 자신이 일하는 원무과가 병원에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에 대해 정보를 주는 안내서 역할 내용이 많이 담겼다. 현대인들은 쏟아지는 각종 정보와 매스 미디어의 무분별한 정보 제공, 필요 이상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돼 정신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로 부각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가벼운 우울증도 방치하다간 자칫 심각한 결과로 이어지는 병이 정신병이다.

현대의학이 놀랄 만큼 발달했어도 아직까지는 뇌 부분의 병에 대해서는 '신의 영역'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특효약도 없는 병이 대부분이며 그나마 의사나 전문가들이 발명해놓은 약이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예상치 못한 특이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거기에 세상 누구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와 올해 일상을 빼앗기고, 경제마저 악화되는 상황이 2년 가까이 지속되자 크고 작은 정신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른바 '코로나 블루'다. 일종의 우울증이며 이 정도의 우울증은 의사의 진료와 처방에 따라 그나마 증세를 악화시키지 않고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라 하니 다행이다. 다만 이를 치료하지 않고 더 심해질 경우 정신병으로 발전하면 훨씬 어려운 상황에 부딪칠 것을 의학계 및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경제 순환도 제대로 이뤄지길 함께 바라는 수밖에 특효약은 없는 터다.


코로나 블루처럼 가벼운 정신병 증세는 통원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책에서 다루는 정도의 병은 아니다. 그러나 정신병원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교도소'에 비견될 정도이니 가벼운 병도 병원 찾는 것 자체를 기피하다가 병울 키울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에 통원 치료는 그냥 내과 가듯이 갔다오면 될 것이고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병력 등 모든 진료 기록은 철저히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안전하게 관리되고, 의사들도 모든 의무기록이나 개인정보에 대해 '히포크라테스 선언'에도 잘 갖춰져 있다고 한다. 즉 병원을 통해 개인 정보가 빠져나가 사회에서 개인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감기로 내과 치료를 받는다는 정도의 상담과 치료도 가능하다는 것이니 초기에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하고 진료에 임하는 환자의 인식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은 정신병원 선택하는 방법, 원무과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왜 불친절한지, 입원하기 싫어하는 환자 병원에 데려오는 팁, 입원 시 필요한 서류, 입원비가 어느 정도 되는지, 병동 생활은 어떤지, 치료가 가능한지, 면회 방법, 퇴원 이후 생활, 정신병의 전조 증상, 외부 편견에 대한 답변 등 다채로운 내용이 많이 담겼다. 에세이지만 자신의 이야기의 비중보다는 궁금해할 만한 실용적인 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 저자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정신병원이 ‘병원’으로서 치료 받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할 때다." 스스로의 마음에 이상을 느꼈다면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하고 치료받는 환경이, 정신병이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닌 주변의 배려를 받아 치유해가는 사회 인식이 정착되어야 한다. 저자가 이 책을 낸 이유다.



저자 : 원광훈

평범한 직장인이다. 다만 병원, 그 중에서도 정신병원이 직장일 뿐이다. 정신병원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이상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차가 쌓여갈수록 환자들은 그저 뇌에 질환을 가진 혹은 마음에 큰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더 이상 위험하지도 무섭지도 않게 되었다. 환자가 보이기 시작하자 보호자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보호자들이 정신병원을 부정적으로 바라볼수록 환자를 치료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연달이 터진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는 정신병원에 대한 편견과 불신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제는 문의 전화에서조차도 정신과가 어떤 곳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야 할 정도이다. 그들의 의심은 끝이 없다.

하루는 전화만 받다가 업무가 끝난 적이 있다. 참담한 마음에 ‘이건 아니다. 어떻게 정신과에 대해 이렇게 모를 수가 있을까? 어디 안내 책자는 없나?’라고 되뇌다 문득 직접 안내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현장에서 얻은 경험에 도움이 되는 책들을 엄선해서 고르고 읽으며 이 책을 준비했다. 막연한 두려움 대신 서로에 대한 도움으로 정신병원을 방문하게 안내하는 책이 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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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탈탄소, 새로운 미래 에너지 개발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그리고 기후 위기에 따른 지구 보호,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정부만 신경 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 인류가 정해진 기한 내에 모두 동참해야 해결 가능한 전 지구적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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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같은 선언을 한 세계 수십개 국가와 기후위기 문제 대응 인식을 같이 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라고 밝혔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이 상쇄돼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로 일명 넷제로, 배출제로라 불린다. 세계적으로 ‘탄소제로’를 추구하는 국제동맹에 120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019년 9월 기후정상회의에서 세계 65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지금까지 70여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중국과 일본도 지난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다만 유엔에 감축 계획서를 제출한 17개 국가 중 유럽연합, 핀란드,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8개 국가만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 탄소중립(Carbon Neutral) : 기업이나 개인이 발생시킨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늘려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즉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는 대책을 세움으로써 이산화탄소 총량을 중립 상태로 만든다는 뜻이다.



왜 우리나라와 전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구온난화에 대비하려고 하는 걸까? 지구가 없으면 인류도 없다. 따라서 지구를 지키는 일은 우리의 숙명이다. 이제는 저탄소, 탈탄소, 새로운 미래 에너지 개발에 동참해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후 위기에 따른 지구 보호,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정부만 신경 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 인류가 정해진 기한 내에 모두 동참해야 해결할 수 있는 세계의 크나큰 과제다. 이 과제의 핵심인 에너지 전환의 기본적인 목적은 우리 생활에 필수인 전력, 난방, 운송 등 모든 곳에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것이다. 기후위기, 생태계 파괴, 물 부족, 식량 위기, 전기차, 순환 경제, 친환경, 인공지능, 빅데이터, 5G 이 모든 것은 에너지 전환과 연결되어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마땅히 해야 할 법규와 제도 관련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 또한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이 우리의 미래에 가져올 위험성과 새로운 기회에 눈떠야 한다. 세계적인 흐름에 발을 담구고 나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도적으로 잡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의 삶을 지켜나가야 하는 것, 그 속에서 주도적으로 나의 기회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가 에너지 전환기를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이 책 『2050 에너지 레볼루션』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어야 하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ㆍ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하였다. 이 책에서는 먼저 패러다임 전환의 역사, 지구온난화의 과거와 현재의 이슈에 대해서 논하고, 탄소 경제의 위기와 우리나라 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에 따른 신재생에너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 설명한다. 마지막으로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될 에너지 관련 신규사업과 일자리의 기회, 우리가 참여해야 할 지구보호 활동에 대한 논의로 마무리된다.

책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의 문을 지나고 있다. 첫 번째 문은 '에너지 전환'으로, 더 이상의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저탄소/탈탄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더 이상 지구의 온도 상승 속도를 늦추지 못하면 지구는 회복력을 잃게 되어, 우리 후손들은 더욱 혹독한 자연환경의 위험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두 번째 문은 '디지털 전환'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지능화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변화이다.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환경과 기술 변화의 문을 지나면서 우리 역시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이 책을 쓴 이유이다.



1장에서는 세상의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에너지와 디지털 변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앞으로 국제사회의 목표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청정에너지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화된 에너지 사회로 전환한다. 그에 따라 우리에게 필요한 인식의 변화에 대해 알려준다. 2장에서는 눈앞에 다가온 기후위기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 탄소 시장 변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관해 담고 있다.

3장은 탄소제로 경제로 나아가야 하는 현 상황에 관해 설명한다. 산업혁명과 에너지의 연관성, 화석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 등 앞으로 다가올 에너지 전환기에 큰 그림을 이야기한다. 4장에서는 탄소중립 전략과 신재생에너지의 미래에 관해 설명한다. 태양광과 풍력 등 변해가는 산업구조와 에너지 전환의 계획 즉, 에너지가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천연가스와 석탄의 현재와 미래, 저탄소 경제의 가능성 등 각국 정부의 전략과 대응에 대해 설명한다. 5장은 에너지 레볼루션이라는 흐름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시선과 새로운 기회를 도모하고 준비해나가는 방법이 담겨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될 에너지 관련 신규사업과 일자리의 기회, 우리가 참여해야 할 지구 보호 활동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현재 지구 곳곳에서는 극단적인 기후변화의 빈도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의 변화 등으로 점점 더 피해가 커져가고 있다. 유엔은 인류에게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환경을 되살리기 위해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 별칭 ‘리우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 2천여 명의 환경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매년 ‘환경위기시계(Environmental Doomsday Clock)’를 발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환경위기 시계는 몇 시 몇 분일까? 환경파괴에 대한 위기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환경위기시계는 0~3시까지는 ‘좋음’, 3~6시는 ‘보통’, 6~9시는 ‘나쁨’, 9~12시는 ‘위험’을 나타내고, 12시는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 종말을 의미한다.(p.51)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인한 유가하락 등 환경의 변화 속에서 각 정부의 탄소중립 전략에 부응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계 오일 메이저보다 유럽계 메이저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석유기업이 생산·공급하는 에너지원의 탄소강도 감축을 위해 목표를 설정한 기업은 없었다. 그러나 2020년 5월을 기준으로 영국의 BP는 물론 네덜란드의 쉘, 프랑스의 토탈 등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p.156)



그러나 우리나라 대부분 에너지 전문가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고려하면 '원자력 발전 비중'을 유지하거나 지금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한국에너지학회, 한국원자력학회 등 에너지 관련 학회 회원 116명을 대상으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지난 10월 20일(2021년) 밝혔다. 설문조사에 응한 에너지 전문가의 69.0%는 탄소중립기본법에 명시된 2030 NDC가 과도하다고 답했고,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8월 공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산업부문 감축안에 대해서는 79.3%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구온난화를 지금 곧바로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해수면은 상승하고 있으며 태풍, 훙수, 산불, 폭염 등 이상기온 현상은 더 자주 높은 강도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 국가와 기업, 개인 등 모든 구성원들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공동 저자는 ① 저탄소/탈탄소 신재생에너지의 확대, ② 청정연료 기반 교통수단의 확대, ③ 저탄소/탈탄소 공정으로의 개선, ④ 고효율 에너지 시설로의 개선, ⑤ 나무와 숲의 확대, ⑥ 플라스틱 등 해양오염 개선, ⑦ 고기를 줄이는 식생활 개선, ⑧ 친환경 소비와 재활용 등 모두 8개 항의 실천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 : 김기현

21세기의 현대 인류문명은 석탄, 석유 등의 고밀도 화석에너지를 사용한 기계, 전기와 인터넷 등의 기술혁신을 통하여 이루어졌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250년이 지난 현재,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인류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저자는 인류의 지속 발전을 위한 ‘청정 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에 관심이 있어 기후 위기를 알리고 또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을 출간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자원공학(석유개발)과 기술경영경제정책(박사), 아주대에서 E-BIZ MBA를 전공하였다. 석유, 석탄, 광물 등의 에너지자원개발 기업과 IT 서비스 업계에서 30년간 일하고 있다. 에너지환경분야의 기술과 정책 분야의 전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기후변화, 에너지전환과 디지털전환,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자원 빈국으로 거의 전량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한 차세대 에너지자원 확보와 에너지기술 강국으로 변하기 위한 저자의 관심과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저자 : 천영호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이라는 화두는 에너지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이에 화석연료 전공은 기피하고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공은 선호하는 등 대학교육에서도 시류에 따른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추세다. 에너지 업계 종사자들과 직·간접 종사자들, 이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젊은 인재들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영향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이를 통해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예상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저자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유전/가스전/LNG 사업 투자 및 관리, 운영 등 에너지 프로젝트 및 해외자원개발 관련 업무를 국내외에서 25년 이상 수행하였으며, 해외 자산 투자 및 경제성 평가 관련 강의를 통해 에너지 및 자산운용전문가 양성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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