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풍경 - 식물의 사색과 명상으로 만난 마음 공부
김정묘 지음 / 상상+모색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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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마음 풍경』은 에세이다. 에세이라고 해서 산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詩)와 불교 경전의 문구, 불교적 시도 함께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하는 글들이 촘촘히 적혀 있다. 생각거리가 많은 글들이다. 특히 선원에서 사시사철을 구분케 해주는 나무와 풀, 그리고 자연의 신비를 담아 사계(四季)의 온도와 함께하고 있다. 이 책은 이래서 사계의 온도를 품고 있으며 자연과 함께함으로써 따사로움과 서늘함이 공존한다. 독자들에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읽으면서 명상을 하는 느낌을 전달한다.

겨울 쓸쓸하고 움츠린 마음엔 빛고운 양달의 햇살 한 줌 같은 따사로움을 두 손에 받쳐주는 듯하고, 복잡하고 열 오른 머리엔 한여름 서늘한 그늘의 냉수 한 잔 같은 청명함을 전해주는 듯하다. 깨끗하고 깊은 글이 품은 여유와 품격에서 신비로움이 흘러나온다.



이 책 『마음 풍경』은 선원에서 들은 공부 말씀과 나무와 풀꽃을 공부하며 명상한 사유를 곰삭혀 시적 감수성으로 걸러낸 시산문집이다. 오랜 인연을 이어 온 선원에서 나눈 차담 말씀을 받아적은 ‘선원 공책’은 막막하고 불안하고 힘겨울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됐다. 선원의 산길을 오가며 만나는 숲의 거주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세상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안목과 삶에 대한 감사함을 일깨워준다.

특히 저자의 사유는 우주 질서에 순응하는 나무의 존재 방식을 통해 갈등과 불안을 안고 사는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며, 지구별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의 나눔과 성실함을 통해 생의 용기와 지혜를 알려준다. 무한경쟁의 속도에 지친 우리 삶을 위로하며, '코로나 블랙'의 암울함을 극복하고 자연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빛난다고 해서 우리는 별을 찾는다. 하지만 별은 어둠을 바탕으로 빛나기에 어둠은 어둠으로만 남지 않는다. 무슨 뜻인가 헷갈리다 다음 글을 읽고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는 지혜를 얻는다는 말을 하기 위함을 안다. ‘코로나 블랙’은 블랙으로만 남지 않을 것이다. ‘느리게 출현하고 끈기 있게 성장’하는 나무처럼 인류에게 자정 능력을 일깨우고, 결핍에서 깨닫게 된 지혜로 더 풍성한 연대감을 갖게 할 것이다는 지혜를 일깨우는 말을 덧붙인다.

‘지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요행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일 속에 관심이 피어나면 지혜가 열린다.’라는 스님 말씀처럼 일상생활의 익숙한 것에도 관심을 두게 될 때, 새롭게 보이고, 새롭게 들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막힌 곳에 답이 있다고 한다. 삶의 어느 순간 막다른 곳에 이르게 된다면, 나무의 보이지 않는 뿌리처럼,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내면의 빛을 찾아 스스로의 마음의 풍경을 고요히 돌아보는 데 많은 영감을 준다.



저자는 책 서두에 「들어가며」를 통해 풀, 꽃, 나무 등 자연과 함께한 사계에 대해 말문을 연다. "식물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신비함과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나무 이야기, 풀꽃 이야기를 책으로 만나는 일은 숲에 들어가는 일 못지않은 설렘을 안겨주었습니다. 식물이 주는 내밀한 생명력을 알아가면서 저의 감각 시계는 자연 계절의 흐름을 따라갔습니다. 나무와 풀꽃을 통해 하늘이 보이고, 날씨가 보이고, 계절이 바뀌는 산등성이가 눈에 들어오고, 바람 소리에 귀가 열리고, 달과 별을 품은 어둠이 보였습니다. 풀 한 포기 안에도 우주의 시공간이 펼쳐졌습니다."

저자는 일상에서 익숙한 것 속에서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신비한 힘을 끌어올렸고, 고요와 정적 속에서 끊임없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나무의 나눔과 성실함을 통해 삶의 용기와 지혜를 깨달았음을 독자들에게 알린다.



촘촘한 나뭇잎 틈으로 내리꽂히는 햇빛처럼 희고 붉고 노란 꽃들을 보고 꽃은 밝음과 어둠을 가리지 않고 참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자신만의 색을 입고 피어나고 있음을 보고 그저 아기처럼 꽃으로부터 ‘예쁘다’라는 말을 배운다.

저자는 또 단풍든 나뭇잎 한 장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빛의 시간을 들여다본다. 짙은 초록으로 시작해서 연노랑, 감빛 노랑, 붉은 노랑, 검붉은 빨강으로 물든 빛의 걸음을 따라가기도 한다. 빛의 걸음이 지나간 그 길에는 ‘봄의 소쩍새 울음과 먹구름 속의 천둥과 간밤에 내린 무서리’와 밤잠을 설치며 뒤척이던 누군가의 고뇌가 스며있다고 나직이 일러주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가을비 그치면 단풍은 빛을 쫓던 걸음을 멈추고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저자의 깨달음은 글을 통해 자연의 진리와 지혜에 접근한다.



저자의 명상과 사색은 언제 어디서나 계속된다. 살면서 누구나 이런저런 상처를 받는다. 내 안에 옳다고 정해진 게 많을수록 상처도 많다. 그 상처를 보는 인식에 따라 맑은 기운도 되고 어두운 기운도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상처를 아우른 흔적이 곧 그 사람만의 향기가 되는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른다.

선원에서 귀에 못이 박이게 들은 '말씀', 고(苦) 앞에서 ‘그냥 바라보기’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릴지, 얼마나 아플지, 어떤 모양으로 변할지, 미래의 걱정으로 도망가지 않는다. 누가 상처를 냈는지, 왜 나에게 이런 상처가 왔는지, 과거의 후회로 도망가지 않는다. 내 탓, 남 탓으로 도망가지 않는다. 그게 전부다. 깨달음은 말씀 공부와 사유를 거쳐 지혜의 깨달음에 이른기도 한다.




머뭇거리는 사이, 불안이 덮친다. 하지만 머뭇거림. 멈칫, 멈춤이 나를 흔들어 깨운다. 생각에 싸여 고정되어 있던 의식을 흔들어 새로운 눈으로 앞을 보는 기회가 온 것이다. 산 비탈길에 멈춰 서서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돌아본다. 아주 오래전의 내 모습을 다른 누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눈길에 찍힌 발자국마다 내가 서 있었다. 너는 거기에 그냥 있어라. 나는 다시 걷는다. 손바닥만 한 마당에서 저마다의 이름을 달고, 저마다의 빛깔로, 저마다의 향기로 생의 절정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선원에서도 수백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고 주신 말씀이 바로, 수행자의 삶은 ‘쓰고’, ‘놓고’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행자 의식주의 모든 선택은 단순하고 극명하다. 수행에 이익이 되면 쓰고,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놓는다. 수련 노트에 반복해서 적어놓은 말씀을 다시 읽어본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 : 김정묘

1989년 『문학과 비평』에 「화개잎차를 마시며」 외 시를 발표하며 등단, 2000년 『한국소설』에 단편 「이구아나의 겨울」을 발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현재 〈한국소설가협회〉, 〈한국미니픽션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그리움은 약도 없다』, 『태극무극』, 『하늘연꽃』, 짧은소설집 『지금산에 사는 벽려씨]』, 동화집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산문집 『부처님 공부』, 교재형 한뼘자전소설 『내 이야기 어떻게 쓸까?』(공저)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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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홍지원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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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통해서도 이미 알 수 있듯이, 개인적인 선을 지켜가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MZ 세대의 당당함과 굳은 신념,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그들만의 사랑, 이별, 자아실현이 이 책의 곳곳에 가득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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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 -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홍지원 지음 / 센세이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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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Y세대, Z세대 등 세대를 가름하고, 지칭하는 단어들이다. 이들 세대는 젊은이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돼 왔다. 지금은 'MZ 세대'가 가장 젊은 세대로 표현되고 있다. MZ 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는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MZ세대는 SNS를 기반으로 유통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비 주체로 부상했다.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렌털이나 중고시장 이용)를 선호한다.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이며,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 세대는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보다는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진 이들이 많아 '플렉스' 문화와 명품 소비가 여느 세대보다 익숙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은 연애 방식도 기존 세대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이른바 ‘꼰대’들의 연애 조언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경험을 중시한다.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다지면서 표현에 있어서도 거침이 없다. 그 모습이 당당하다 못해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들이 절대 귀를 닫고, 눈을 가린 상태로 앞을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 책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는 MZ 세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 그들의 사랑법에 대해 접근한다. 장(章)의 구성도 ‘나랑’, ‘너랑’, ‘사랑’이다. 각운도 맞추고 두 사람 사이의 개별적 존재와 함께함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개인적인 선을 지켜가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아가는 MZ 세대의 당당함과 굳은 신념,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그들만의 사랑, 이별, 자아실현이 엿보인다. 특히, 페이지를 넘길수록 ‘나’라는 사람의 경험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소유보다는 공유’를 택하는 MZ 세대의 특징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더 이상의 인생 조언은 사절하겠습니다’라는 책의 문장처럼, 조언보다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 아날로그 세대가 읽어봐야 할 책이다. 담담하지만 깊이가 있는 것은 저자의 글솜씨 덕분이겠지만 MZ세대의 특징과 맥을 같이한다.

 


 

2018년 1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란 책이 출간돼 큰 인기를 받은 적 있다. 정문정 작가가 펴냈다. 이 책은 출간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 서점 에세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수많은 독자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었다. 일본을 비롯하여 대만,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에까지 수출되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책 출간에 힘입어 갑질이나 권력관계에서 좋게좋게 넘어가는 게 미덕이라 여겼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야 바꿀 수 있다’로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사회적 시선이나 남의 눈치를 보기보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공감을 안겨주는 책으로 평가받는다. 그 중심에 MZ 세대가 있다. 이들에 의해 상명하복(上命下服)이 아니라, 이제는 서로 대화와 합의를 하는 문화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고 문화비평가들은 목소리를 모은다. 특히 MZ 세대가 사회의 주역이 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해가고 있다. 같은 해에 출간된 『90년생이 온다』도 같은 이유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을 넘어오는’ 무례한 사람들이 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종종 당황하고 상처받는다. 그동안 한국 사람들은 “참을 인(忍) 세 개면 살인을 면한다”라는 말을 따르면서 참고 또 참았다. 누군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고, 무리한 것을 요구하고, 상처를 주더라도 참았다. 특히 아날로그 세대는 그렇게 배워 그렇게 실천했다. 자연스럽게 직장이나 사회 분위기도 그런 식으로 굳어져 갔다. 그러나 그때 사회의 주역들은 지금은 '꼰대' 세대가 됐다. 사회 주류의 자리를 MZ 세대에게 물려줬다. 아니, 물려줬다기보다 MZ 세대가 꿰찼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이 책은 전문가의 딱딱한 책이 아니고, 이웃집 누나, 언니의 편한 충고처럼 읽힌다. 누구나 편하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PART.1 ~ PART.3은 ‘나와 너’의 인간관계를 주로 다뤘다면, PART.4와 PART.5는 연인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인간관계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바로 첫 장에 있다. ‘다만, 침묵하지는 말고’가 바로 그것이다. 앞서 언급한 참는다는 것은 ‘침묵’이다. 침묵하다 보면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거리가 생긴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서운함과 오해는 눈덩이처럼 쌓이면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나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조바심보다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의 여유도 필요하다. 저자는 그것을 ‘안단테’와 같은 걸음걸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나의 감정이 어떤지 살펴보고, 상대방의 마음과 상태도 어떤지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 빠르게 달리면서, 천천히 걸어오는 상대방을 재촉하다 보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조용히 주문한다.

 


 

보통 잘 참는 사람을 ‘착하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착한 사람들은 상처를 많이 받는다. 참고 인내하고, 침묵을 지키고, 불평불만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착하다’라는 메달을 받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보통 이렇게 겉으로 멀쩡하고,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 더 상처를 많이 받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저자는 마냥 착하기보다는 자신의 주장을 뚜렷하게 말하고, 적극적이고, 씩씩하고 밝은 사람을 세상에서 요구한다고 말한다. 착함이라는 두루뭉술함보다는 조금 모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밝히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존감이 떨어졌다. 내가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기도 한다. 사람 간의 대화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온갖 잡념이 스스로를 괴롭힌다. 하지만 저자가 말한 바대로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고 되뇔 필요가 있다.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Value)가 있다. 소중한 보석을 가슴에 품고 산다. 그 보석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다. 매일 틈날 때마다 거울을 보면서 웃고, 나 자신을 믿는다고 속삭인다면 나의 생각과 의식이 바뀌게 된다. 주변의 수군거림, 나보다 더 잘난 사람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지금의 나를 소중히 여기고 천천히 나아가면 된다. 주눅들 필요 없다.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걸으면 된다.

 


 

저자의 진심 어린 말이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며 느꼈던 경험을 통해서다. 회사 면접을 볼 때, ‘왜 결혼을 안 했는지’라고 ‘선을 넘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처했던 경험, 주변에서 나를 위한다고 말하는 잔소리들, 극도로 무기력함을 느꼈을 때 나만의 해결 방법 등. 저자만의 ‘처방전’을 내놓는다. 힘들 때마다 이 책을 아무 책장이나 펼쳐보면 된다. 거기에는 나의 마음, 그리고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 약해도 괜찮아”라는 메시지 말이다. 마냥 강할 것 같은 작가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는다. 밝고 설레던 사랑의 이야기는 점차 산산조각이 나고 부서져갔다. 하지만 힘들던 그 순간이 지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자 : 홍지원

 

‘슬로스타터(SLOW STARTER),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 사람들은 그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를 지키는 ‘고집’을 준수하며 살아가는 그녀. 남들과는 조금 느린 시간의 흐름 속에 사는 그녀만의 시간과 시선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꾸준히 기록한 삶의 조각들을 담아 책이라는 퍼즐로 완성하였다.

“다른 사람들을 평가한다면 그들을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마더테레사의 말처럼 그 누구도 평가할 생각은 물론,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평가받기를 사양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사랑과 이별, 삶을 평가 당했던 사람들에게 커다란 위로와 호흡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가장 위대한 메신저』(2019년, 세종도서 선정) 집필에 참여했으며,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은 사양하겠습니다』를 통해 만난 많은 사람과 글로 고민을 나누며, 작가로서 새로운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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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준비하는 우아한 엔딩 - 오래 사는 것이 행복할까? 가치 있는 죽음을 위한 에세이
마츠바라 준코 지음, 신찬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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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일본은 더 이상 오래 살아 행복한 나라가 아니다. ‘장수 지옥’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존엄사‘ ‘안락사‘ 등의 방법으로 환자 자신이 죽음을 결정해야 하는 사회로 옮겨간 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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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 준비하는 우아한 엔딩 - 오래 사는 것이 행복할까? 가치 있는 죽음을 위한 에세이
마츠바라 준코 지음, 신찬 옮김 / 동아엠앤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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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불과 10년 전에 '100세 시대'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평균 수명이 85세에 이르렀다는 언론 보도가 있고부터서였다. 물론 여기서 85세는 여성들의 수명을 말한다. 남성은 대략 5~6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이때를 즈음해 〈100세 인생〉이란 노래가 대히트를 치면서 단박에 국민가요로 떠올라 국민의 최애창곡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원인으로는 현대의학의 놀랄 만한 발전에 기인한 것으로 당시 언론과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당시 가수 이애란이 불러 공전의 히트를 친 〈100세 인생〉은 흥겨운 가락에 우리에게 익숙한 민요풍의 노래여서 더 쉽고 신나게 불리웠을 것이다. 이 노래 가사도 제목답게 60세 이하의 나이는 등장하지도 못한다. 이 노래는 지금도 노래방 등에서 애창곡이라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으면 더 오래 인기 가요의 영예를 누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 1절 가사를 띄어쓰기 무시하고 여기에 적어본다.



육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할일이 아직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 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좋은날 좋은시에 간다고 전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



이 책 『50부터 준비하는 우아한 엔딩』은 일본의 얘기다. 저자 마쓰바라 준코는 일본인으로서 '크로와상 증후군'이라는 일본 유행어를 만들어 낼 만큼 영향력 있는 저술가다.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 창간된 크로와상(クロワッサン)이라는 잡지가 당당하게 미혼모를 선언한 여배우와 작가들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많이 실었다고 한다. 남자 없이 혼자서 아이 키우는 것을 당당한 자립 여성의 표상처럼 잡지가 지향한 것이다. 10여년이 지나자 당사자 여성들이 정말 살아가기 힘들다고 고백하기 시작했다. 매스컴의 선동에 의해 미혼모가 된 것을 후회하는 것이 크로와상 쇼오코오군(クロワッサン しょうこうぐん. クロワッサン 症候群)이다. 일본은 세계 최장수국으로 꼽힌다. 일부 연구자들은 일본의 장수 이유가 소식(小食, 적게 먹음)에서 비롯된 것이란 주장도 내놓았다. 그러나 고령화사회에 따른 혼자 사는 노인들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지금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지 오래됐다.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의 점유 비율을 고령화율이라고 하는데 세계보건기구나 유엔은 고령화율이 7%가 넘는 사회를 ‘고령화사회’라고 정의한다. 14%가 넘으면 ‘고령사회’, 21%가 넘으면 ‘초고령사회’다. 일본은 1970년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했으며, 1994년 고령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고령화율이 21.5%가 되면서 초고령사회로 돌입했다. 한국도 2017년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의 14.8%로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고령화 속도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르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한국 역시 초고령사회가 될 날이 머지않았다. 장수가 행복이었던 시대는 어느새 저물고 장수가 두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도 일본과 같은 길을 걸을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생을 마무리해야 하는가 등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고령자 인구도 그만큼 많아졌다. 저자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을 자주 만나면서, 60대뿐만 아니라 20대도 오래 살까 봐 두려워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자리도 부족하고 결혼 후 생활이나 연금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그래서 오래 사는 것이 결코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만연한 듯하다. 장수가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고 일본 사회에서는 말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당연히 '연명 치료'도 반대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환자 본인의 희망에 따라 '존엄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취재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장수 지옥'이라는 말이 많은 것을 대변해준다. 장수는 일본 사회에서 이미 대우받지 못한 노인으로 취급되는 형국이다. 노인을 공경하는 동양 사회에서 장수가 사회의 문젯거리로 등장한다는 것은 정부나 사회의 잘못일 터 일본 정부도 노인 문제를 제때 해결하지 못하고 누적시키는 바람에 지금은 손 대기도 힘들 정도로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는 것이 저자의 취재 결과다. 이들 연명하는 노인들에게는 정신이 정상일 때 '장기 기증'처럼 사전 허락을 받아 '안락사' 등으로 문제 해결을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웰 다잉을 위해 웰 리빙을 실천해야 함을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을 쓴 저자의 목적이다. ‘크로와상 증후군’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을 만큼, 여성 및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담은 책을 발표해온 마쓰바라 준코가, 일본의 초고령사회를 ‘장수 지옥’에 비유하면서, 연명치료의 양면성 및 재택 의료, 유료노인홈, 특별양호노인홈, 일본존엄사협회, 네덜란드 안락사협회 등 복지 현실 및 장수의 실상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장수의 현실과 죽음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진지하게 이 책에 담아냈다.



책에는 회복이 불가능하고 음식 섭취가 불가능할 때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기 위해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미리 결정하는 리빙 윌, 더 이상 희망이 없는 환자를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고통이 적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 과도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목숨을 끊는 존엄사까지 죽음을 선택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저자의 솔직한 생각이 담겨 있다.

저자는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일본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장수 인생은 그야말로 지옥이라고 한다. 초고령사회로 돌입한 지금이야말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고 겸허하게 죽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자신의 좋은 죽음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가족을 따뜻하게 배웅하기 위해서라도 삶의 끝을 병원이나 의사에게 맡기지 말고 자기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현실적인 조언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산다는 게 멋지고 기쁜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특히 복지 문제 등 새로운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후손들을 당황스럽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예산을 노령인구에 맞춰 집행하기는 어느 정부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좋은 죽음’을 맞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책 뒷부분에서 제시한다. 관심 있는 분은 꼭 익혀둬야 할 내용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책에 따르면 일본인의 수명이 계속 늘고 있다. 의학이 발전하고, 영양 상태, 위생, 생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질이 향상되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한국에서도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었다. 일명 존엄사법으로 불린다.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로 연명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연명의료를 중단하여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정식 명칭은 ‘호스피스ㆍ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등록기관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한다. 더 이상 희망이 없는 환자를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고통이 적은 인위적인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안락사나 과도한 연명치료를 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목숨을 끊는 존엄사 역시 우리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 역시 환자 본인이 결정한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사람이 입으로 음식을 먹지 못하면 죽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자연스럽게 죽게 해주는 것이 서구의 문화이다. 이 점이 자신만의 생사관이 명확한 서구와 생사관이 없어 의사에게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일본 등 동양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본인이 건강할 때 확실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회복이 불가능하고 음식 섭취가 불가능할 때 생명을 조금이라도 연장하기 위한 연명치료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 자신의 생각을 서면으로 작성해두는 것이다. 존엄사 관련 협회 등에 가입하고‘리빙 윌’을 작성해두면 된다고 강조한다.





저자 : 마쓰바라 준코

1947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에서 태어나 쇼와昭和여자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시립 퀸즈칼리지 대학원에서 카운셀러링으로 석학과정을 수료했다. 39세 때 《여자가 집을 살 때女が家を買うとき》라는 책으로 작가로 데뷔한 후, 세 번째 작품인 《크로와상 증후군クロワッサン症候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유행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일관되게 ‘독신여성의 삶’을 테마로 집필활동을 이어오면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NPO법인 SSS(쓰리에스)네트워크의 대표이사이며, 싱어송 라이터, 영화 제작 등 뭐든 관심을 보이는 타입이다. 저서로는 《혼자인 노후는 두렵지 않다ひとりの老後はこわくない》, 《혼자인 노후老後ひとりぼっち》 등 다수가 있다.

역자 : 신찬

인제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림대 국제대학원 지역연구학과에서 일본학을 전공하며 일본 가나자와대 법학연구과 대학원에서 교환학생으로 유학했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생명의 신비를 푸는 게놈》,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자동차 운전 교과서》,《읽지 않으면 후회하는 성공을 부르는 5가지 작은 습관》,《어라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일도 연애도 잘하는 사람들의 68가지 습관》,《성공을 부르는 1%의 기적》,《무인양품은 왜 싸지도 않은데 잘 팔리는가》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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