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하나의 아파트, 두 명의 소설가 지망생이 1996년 그해 가을 뉴욕에서 시작된 기묘한 동거, 그들의 아슬아슬한 우정은 계속될 수 있을까. 문학을 사랑한 청춘들의 우정과 야망, 그 다정한 시작과 수상한 균열과 날카로운 끝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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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 『아파트먼트』는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하여 쓴 것이다. 이 책은 20대 청춘 때 질투와 동경과 어리석음에 갇혀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쓴 소설이다. 하나의 아파트에 두 명의 소설가 지망생이 산다. 재능이 있지만 가난하고 보수적이며 정치적으로 올바른 것과는 거리가 먼 가치관을 지닌 빌리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만 자신감의 부재로 인해 사람들을 멀리하고 자신의 ‘껍질’을 만들며 지내온 진보적 가치관의 소유자 ‘나’ 사이의 우정은, 나와 닮은, 정확히는 나처럼 문학을 좋아하고, 나처럼 소설가가 되기를 꿈꾸며, 나처럼 외로운 사람을 찾았다는 놀랍고 설레는 기쁨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이 소설의 화자인 동시에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소설가의 꿈을 향해 공부하는 이른바 작가 지망생이다. 배경은 1996년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문예창작 워크숍을 듣고 있는 ‘나’는 합평 수업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소설을 지지해준 동료 수강생 ‘빌리’의 문학적 재능에 동경과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놀라운 재능에도 불구하고 중서부 출신인 빌리는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바텐더 일을 하며 바의 지하실에 임시로 묵고 있는 처지이다. ‘나’는 그에게 자신이 지내고 있는 아파트에 들어와 함께 지내자는 제안을 한다. 처음에는 친밀하고도 사려 깊은 문학적 우정으로 발전하는 듯 보였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러나 극단적으로 차이 나는 두 사람의 성장 배경, 계급, 정치적 가치관 등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서로의 영혼이 닮았다는 환상에 이끌려 친밀해진 두 사람이 그 환상이 깨지면서 멀어지는 이야기에는 보편적인 슬픔이 배어 있다.(p.304) 이 소설이 명작이 되는 긴장 관계의 끈이 형성되는 것이다. 룸메이트 이야기의 전통 속에서 펼쳐지는 문학적인 우정의 시작과 균열과 그리고 상처를 그린 이 작품은 맨해튼의 제법 넓은 아파트에 살며 부모님으로부터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아 경제적 어려움 없이 생활하면서도, 자신의 그 모든 혜택과 특권들을 몹시 불편해하는 인물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할 줄 알며, 동시대 사회와 문화를 예민하게 감각하는 인물이지만 그는 자신을 충분히 좋아하지 못한다. 예비 작가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자신에게 ‘진정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 그 앞에 마치 진정성의 화신처럼 보이는 빌리가 나타난다. 미국 중서부의 쇠락한 도시 출신으로 자신의 고향을 생생하게 자신의 작품에 묘사하며, 바텐더로 일하면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빌리의 놀라운 재능이 드러났을 때, 그런 그가 마치 ‘나’의 모든 죄책감을 덜어주고 존재를 승인해주듯 합평 수업에서 “태어난 환경은 사실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자신의 소설을 변호해주었을 때, 그리고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은 “나를 정말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는 거겠지”라고 너무나 이해할 수 있는 외로움을 토로했을 때 ‘나’는 전적으로, 필연적으로 빌리에게 매혹된다.



평생 주변부에서 맴돌며, 자신이 ‘근본적으로 결함 있는 존재’라고 느끼면서 살아온 ‘나’는 빌리와 친밀한 관계가 되고 이내 그 감정은 그가 누구에게서도 느껴본 적 없는 우정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빌리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들어와 함께 지내자는 제안을 한다. 그러나 ‘나’의 순수한 선의와 호의에서 시작되었을 그들의 동거 생활에는 이내 수상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인간이란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상대와 자신의 우열을 따지고, 권력 투쟁을 하고 싶어하는 존재인 것일까. 흥미롭게도 빌리의 진정성은 전통적 의미에서의 ‘남성성’과 강하게 결부되어 있는데, 그 남성성 역시 ‘나’에게는 결여되어 있는 자질이다.

‘나’는 때로 마음이 통하는 여성과 문학적인 삶을 함께하는 꿈을 꾸기도 하지만, 현실의 그에게 여성들은 대체로 관계를 맺기도 전에 그의 충분치 못한 남성성을 알아채고 웃음을 터뜨리는 존재이자 두려워 피하고 싶은 대상일 뿐이다. 그는 여성들 대신 이상적인 남성인 빌리에게 이끌리고, 잘생긴 외모 덕분에 아무런 노력 없이도 여자들을 매료시키는 빌리의 탄탄한 육체를 동경하고 부러워한다. 이 소설 역자 서제인은 「옮긴이의 말」을 통해 그러나 그 육체는 동시에 ‘나’에게 ‘너는 이만큼 남자답지 못하다’고 끊임없이 속삭이며 좌절감을 불어넣는 육체이기도 하다. 이제 아슬아슬하게 플라토닉한 범주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이는 ‘나’의 집요한 열망 속에서 빌리의 이 모든 특징들은 하나로 쉽게 연결된다.



빌리의 실체를 알고 보니 공화당 지지자이며 동성애를 혐오하고 지극히 보수적인 가치관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런 빌리가 관계의 다른 모든 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열등감을 불러넣을 때, 아파트로 상징되는 '나'의 경제적 이점은 이 권력관계를 뒤집어놓을 유일한 자원이자, 자신을 도덕적으로 '좋은 사람'의 위치에 계속 머무르게 해주면서 열망의 대상인 빌리를 붙잡아둘 수단이 된다.

이쯤에서 『아파트먼트』가 2010년대 후반, 중년이 된 '나'의 시선으로 '세계 초강대국의 평화와 미국적 번영으로 이루어진 무딘 세계'였던 1990년대 중반을 돌아보는 소설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수 있다. 노스탤지어가 과거를 낭만적으로 미화함으로써 현재의 문제와 갈등의 뿌리를 은폐한다는 면에서 보수적이라면, 『아파트먼트』의 서사는 정확히 그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저자가 한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90년대는 아마도 미국의 보수적인 지역 출신인 누군가가 컬럼비아대학 MFA 프로그램에 그럴 듯하게 속할 수 있고, 서로 다른 두 개의 미국에서 온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었던 마지막 시기였을 것이다."(만약 계층 상승 가능성이 거의 소멸하다시피 한 데다 구성원 정체성 또한 양극화된 현재의 미국이 배경이었다면 빌리는 '나'와 같은 수업을 들을 수도 없을 뿐더러, 듣는다 하더라도 수강생 사이에 원만하게 섞여들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 두 사람은 서로 반대되는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속된 채 만난 적 없는 서로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거나, 이미 서로를 차단한 상태라 소통조차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꼭 이만큼의 노스탤지어만 품은 채 소설은 그때의 빌리와 '나'를, 두 사람의 욕망과 진심과 상황들을 적나라하게 들춰 보인다.




빌리를 마냥 아름답게, '나'를 마냥 비열하게, 혹은 그 반대로 그리는 대신, 빌리라는 인물에 덧씌워진 진정성이라는 미국적인 환상이 실은 그 같은 사람들을 오히려 타자화한다. 이 타자화가 쉽게 혐오로 돌변할 수 있는 집단 페티시에 가깝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그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다음, 그 환상을 만들어낸 '나'의 거울 속 부끄러운 모습 역시 최대한 정직하게 이 소설은 담아낸다. 도널드 트럼프가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된 사건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며, 거기서부터 수십 년 전의 과거를 소환해 대체 이 엄청난 분열과 서로에 대한 적대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돌아보는 한 민주당 지지자의 자기반성에 가까운 서사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아파트먼트』를 읽는 것은 자칫 텍스트를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제한해버리는 납작한 독해일 수 있겠다고 역자는 전망한다. 하지만 거듭 생각해보아도 트럼프의 집권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렵다는 게 역자는 또다른 분석이다.

이처럼 미국이라는 배경 속에서 풍부한 정치적ㆍ사회적 함의를 획득하면서도, 관계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두 개인 사이의 친밀감에 관한 역동적인 탐구로서 여전히 강렬하고 흡입력 있게 읽힌다는 점이 『아파트먼트』의 매력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아파트먼트』는 흥미로운 설정과 전개에 이어 절정에는 긴장감이 넘치고 결말에 이르면 진하고 안타까운 여운이 남는다. 이 작품을 두고 소설가 김연수는 이렇게 말한다.

“뭔가 일이 벌어질 듯한 플롯, 생생한 캐릭터, 눈에 보이는 묘사, 팽팽하게 이어지는 대화 등 소설 문장의 모범 답안이랄 수 있는 문장들로 이해하게 되는 평범한 소설가 지망생의 고통이라니…” 요약하자면 『아파트먼트』는 소설 문장의 모범 답안이랄 수 있는 문장들로 두 청춘의 문학적인 꿈과 동경, 야망과 질투에 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면서, 자신이 길 잃은 영혼이라고 느끼는 수많은 뉴요커들의 초상을, 그들의 모습을 구체화하는 데 남다른 소질을 지닌 한 작가를 통해 보여주는 논쟁적인 작품이라고 말이다.

"천재와 평범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불멸의 작가를 꿈꾸며 예술대학에 진학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라면. 하지만 막상 그들에게는 그 종이 한 장이 얼마나 두껍고 또 무거운 것인지.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딘 젊은 예술가가 고군분투하며, 사실은 터무니없는 자만과 구제불능의 자학, 맹목적인 숭배와 무분별한 시기 사이를 오가며 성장하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두 편이 아니었다. 이 리스트의 대부분은 젊은 예술가의 상실과 좌절의 회상록에 가까울 텐데, 20세기 후반 미국 뉴욕의 대학가를 배경으로 작가가 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두 문학 지망생을 다룬 테디 웨인의 『아파트먼트』는 조금 다르다. 책을 펼치면 멈추지 않고 끝까지 읽게 된다는 게 이 책의 미덕이다. 테디 웨인은 종이 한 장이 왜 그토록 두껍고 또 무거운 것인지를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이 왜 그런 시각을 가지게 됐는지를 일련의 스토리로 보여준다. 뭔가 일이 벌어질 듯한 플롯, 생생한 캐릭터, 눈에 보이는 묘사, 팽팽하게 이어지는 대화 등 소설 문장의 모범 답안이랄 수 있는 문장들로 이해하게 된다. 어떻게 하든 청춘은 상실의 과정이고, 그 상실을 통해 우리는 한때 우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나는 언제나 내 과거가 아닌 과거에, 다른 사람들의 성장기에 배경음악으로 깔렸을 음반들에, 마치 그 경험들이 나 자신의 경험보다 더 진실하다는 듯 가장 강렬하고 고통스러운 그리움을 느꼈다. (중략) 성숙하지 못한 성인이 도시에서 도시로 움직일 때 느끼도록 특화된, 어디에도 속할 수 없다는 그 멜로드라마 같고 낭만적인 정서가, 바깥세상으로부터 차단된 채 지리상의 지점들 사이를 떠도는 유예된 육체의 감각이 내게 돌아왔다. 다만 이번에는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p.186~187)

타인의 경계가 그려내는 특별한 윤곽선은 우리 자신의 그것과 충돌하고, 남은 평생 동안 사라지지 않을 커다란 구멍을 남긴다. (중략) 사람의 마음이라는 저수지가 끝없이 다시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빌리는 내가 그 안으로 들어오게 허락하는 일에 가까이 갔던 마지막 사람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p.286~287)

저자 : 테디 웨인(Teddy Wayne)

소설가. 화이팅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전미예술기금 문예창작 펠로십에 선정된 바 있다. 영 라이언스 소설상, 펜/빙엄상, 데이턴 문학평화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컬럼비아대학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뉴요커〉 〈뉴욕 타임스〉 〈맥스위니스〉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조니 밸런타인의 사랑 노래』 『외톨이』 등의 작품을 썼다.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다.

역자 : 서제인

기자, 편집자, 작가 등 글을 다루는 다양한 일을 하다가 번역을 시작했다. 거대하고 유기체적인 악기를 조율하는 일을 닮은 번역 작업에 매력을 느낀다. 옮긴 책으로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노마드랜드』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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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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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대한민국은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열풍에 휩싸였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였다. 작품 내 모티브가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손치더라도 풍자의 대상이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되는 점이 강했던 것 같다. 지금은 없어진 신분인 귀족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과 이를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코믹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의 단면을 과감하게 해부해 비판한 것이다.

이 소설 『가짜 모범생』도 청소년 성장소설이지만 스카이 캐슬의 일부를 확대해 들여다보는 느낌이어서 관심이 컸다. 스카이 캐슬 드라마에는 여러 가족의 이야기가 중첩되며 그들만의 세상이 그려지지만 이 소설에선 한 가정의 그릇된 교육열과 영재 쌍둥이형의 자살로부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면서 좀더 세밀한 확대경이나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스포트 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설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영재 코스만 밟아온 일란성 쌍둥이형 건휘가 성적과 스펙에 집착하는 엄마와 매일 다툼을 일으킨다. 어느 날 터질 듯한 스트레스를 안고 지내던 건휘가 큰 사고를 친다. 농구를 하다가 시비가 붙은 아이의 목을 조른 것이다. 아이가 의식을 잃어 병원에 실려 간 사이, 건휘는 도망치듯 현장을 빠져나간다. 그날 밤, 엄마는 선휘의 방으로 찾아와 말했다.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겠니?” 엄마는 ‘완벽한’ 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설령 동생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일이라 해도.

그러던 어느 날, 건휘가 죽었다. 건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그에게 쏟아 부어졌던 엄마의 집착은 선휘에게 옮겨간다. 형을 대신하는 것이 산 자로서의 도리라는 엄마의 집착에 선휘는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 답답한 속을 그나마 뚫어주는 것은 시원한 콜라. 정신과 치료는 진전이 없고, 혼자만의 싸움을 이어가던 중 같은 반 은빈과 가까워진다. 성적은 나쁘지만 자신의 꿈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은빈과 사귀며 선휘도 자유로운 삶을 점점 더 강하게 갈망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엄마의 집착과 선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선휘는 그 끝에 자신의 세계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저자 손현주는 책의 끝 「창작 노트」에서 집필 이유와 바람을 밝혔다. "사람들은 ‘교육 학대’에 대해 무감각합니다. 가정이나 학교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학대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이기도 합니다. 『가짜 모범생』은 교육이라는 그럴싸한 단어 뒤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폭력과 학생의 인권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수면 위로 꺼내보았습니다. 강요에 의한 교육은 아이들을 정신적 억압의 상태로 몰고 가 ‘분노 조절 장애’라는 내적 괴물을 만들어냅니다. 성적 지상주의, 경쟁이라는 단어가 가짜의 ‘나’를 만들어 분노를 차곡차곡 쌓이게 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폭발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켜 좌절을 줍니다. 아이들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남에도 발견도 하지 못하고 성적이라는 환상에 매몰되어버립니다. 그 재능을 끄집어내주는 게 진짜 참교육 아닐까 싶습니다. 학교 성적으로 서열을 매기는 사회가 아닌 자신의 재능으로 박수갈채를 받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랍니다."

교육은 어느 나라나 백년지대계이다. 미래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들을 교육을 통해 양산해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그 믿음은 올바른 방향이고, 나라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래서 각국은 정부의 여러 부처 중에서 가장 많은 예산을 차지하는 것이 교육 예산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그렇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자신만의 수레를 짊어지게 된다는 옛말이 있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수레를 이끌고 살아가지만, 어느 부모는 자식의 수레에 올라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고자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약화됐지만 우리 아버지 이상의 세대까지만 해도 이런 성향이 굉장히 강했다. 자신들은 굶어가며 자식 교육에는 무슨 짓을 해서라도 뒷돈까지 대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 부모 세대까지 그랬다. 실제로 자식이 공부를 잘해 사법시험에 패스하면 집안이 다시 살아난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마을 입구에 동네잔치가 벌어지고 현수막까지 내걸 정도로 큰일을 한 것이다. 이 탓에 청소년들은 오롯이 자신만의 꿈을 꾸지 못하고, 때론 부모의 꿈을 자신의 꿈이라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출세라는 대의명분에 가려져 반박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현실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면서 올바른 교육에도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청소년의 꿈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저자는 이를 ‘너를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말과 사랑, 교육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휘두르는 ‘교육 학대’라고 지적한다. 모든 아이들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모범생’이 되라는 보이지 않는 강요가 평생 아이의 재능을 매몰시킨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독자도 우리나라 산업화ㆍ민주화 시대에 학교를 다녔다. 학교는 입시의 훈련장이고 인격 도야나 민주주의에 대해 열심히 가르치지 않는다. 민주주의 배울 시간이나 인격 수양 시간에 영어단어 하나라도, 수학 한 문제라도 더 풀라고 다그쳤다. "그런 것들은 대학 들어가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가 명분이었다. 연애를 한다는 것은 곧 '불량학생'으로 낙인 찍히던 시대였다. 남녀 학교도 엄격히 구분됐다. 여자학교 근처에는 남자학교도 없었다. 한눈을 팔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전근대적 교육 시스템이었고, 일제 강점기 식 교육 행태였다. 우리도 민주화되기 전까지 조금씩은 변했지만 90년대 이전까지는 그런 교육 기조를 쭉 이어왔다. 대학 입시 때문에 '입시 지옥'으로 표현되던 시기다. 그러나 대학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교육이 이뤄지는 한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지금 교육 받는 세대는 그나마 민주주의 시대의 교육으로 다양한 사회 변화에 맞춰 세분화된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서울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사회 지도층의 의식과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서울대 입학을 위한 치열한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고등학교에서의 교육은 입시(그것도 서울대 목표) 중심으로 이뤄지고, 가능성이 없는 학생들은 1부 리그 편입조차 멀어지는 세습화되는, 또다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1부 리그에 들어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들만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 거기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들만의 리그'가 된 것이다. 그들의 리그는 법보다는 돈이나 권력이 앞서는 약육강식의 세상이다. 맹수들의 싸움이 벌어지면 힘 약한 동물들은 근처에 가지 않는다. 날벼락 맞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TV를 보고, 책을 읽으며 그들을 손가락질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 현장을 다루는 성장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의 침착한 태도에 몸이 바짝 얼어붙을 것 같았다. 평소의 엄마와는 사뭇 달랐다.

“형이 사람을 죽이려고 했어. 이게 말이 돼?”

내 말이 끝나자 엄마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처음으로 엄마 앞에서 형을 비난했다.

“그 입 다물어! 형은 그저 화가 났을 뿐이야.”

엄마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엄마는 평정심을 잃은 듯 목소리에 떨림이 심했다. 아빠는 출장 중이었고 형은 엄마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날 밤, 내 방에 건너온 건 형이 아닌 엄마였다. 엄마는 침대에 누워 있는 내게 어둠 속에서 이렇게 속삭였다.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니?”

무섭고 끔찍한 소리는 엄마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믿을 수 없지만……. 처음에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어두운 밤이라 너랑 형을 구별할 수 없을 거야. 더구나 넌 모자까지 썼으니 아무도 모를 거야.”

엄마는 무릎이라도 꿇을 듯이 내 손을 붙잡으며 애원조로 말했다.(p.81)

저자 : 손현주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200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엄마의 알바』로 등단했고 2009년 문학사상에 단편소설 『당신의 남자』로 신인상을 받았다. 2010년 평사리문학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1회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불량 가족 레시피』 『소년, 황금버스를 타다』 『헤라클레스를 훔치다』 『도로나 이별 사무실』 『빡빡머리 앤』(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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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캐로 돈 버는 시대 - 당신은 부캐를 가지고 있나요?
최용규(택스코디) 지음 / 피플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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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산업화는 80년대까지 20~30년의 단기간이었지만 세계가 놀라는 업적을 이뤄냈다. 세게 역사상 대한민국처럼 빨리 산업화를 이룬 나라는 없다는 것이다. 이름만이 아닌 명실상부한 산업화였음이 국민 1인당 소득에서 나타나고, 국민들이 느낄 만큼 경제가 좋아졌다. 이 시대를 거쳐 우리는 세계 모든 국가가 부러워하는 모범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이때 일자리가 없어 일을 못한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사어(死語)가 돼버린 '구인난' 시대였다. 산업화에 좋은 일자리, 나쁜 일자리도 따로 없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우리 국민의 근면성이 더해져 산업화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일제 강점기의 피지배 상태에서의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면서 모든 국민이 열심히 일했다. 외국 공사판에 파견된 해외 근로자는 24시간 일하는 바람에 인기도 좋았다. 특히 자국의 정책 사업인 도로나 수로 공사 등은 계획보다 더 빠르게 싼값으로 일을 마쳤기 때문에 인기도 좋았다. 조국의 근대화 산업화에 외화를 부지런히 벌었던 것이다. '중동 특수'였다. 그러던 대한민국에 노동시장이나 일자리에 변화가 일었다.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는 일자리가 부족했고, 건설 노동자들은 더 싼 임금의 외국인 노동자에 밀려 적절한 일자리가 부족했다. 산업화 시절 '평생 직장'이란 개념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한때는 '사오정'이란 신조어도 유행했다. 45세가 정년이란 뜻이다. 그만큼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청년 일자리 부족은 심각했다. 지금도 계속되는 현상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졸자들이다. 정부의 교육 정책에 따라 원하는 사람은 모두 대학 공부를 할 정도로 대학의 수뿐만 아니라 정원까지 늘리는 바람에 희망자는 모두 대학에 입학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곤 거의 대학에 가게 된 것이다. 그들이 지금 사회에 발을 들여놓으려 할 때 일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국가에서도 개인적으로도 쉽게 풀 수 없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됐다. 정부가 많은 돈을 투입하고 일자리를 마련해도 정규직은 한계가 있을 것이고, 임시 미봉책에 불과한 일자리만 양산하는 것 같다. 언제 다시 곪아터질지 모를 상태다. 심각한 일자리 문제 때문에 2020년에 등장한 신조어가 있다. 바로 ‘부캐’라는 용어이다. ‘부캐’는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던 용어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副)캐릭터'를 줄여서 부르는 용어이다. 쉽게 말해 본래의 캐릭터를 ‘본캐’, 부차적인 캐릭터를 ‘부캐’라고 한다.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한 ‘부캐’는 가면을 바꿔 쓰듯이 매 순간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며 서로 다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다중적 자아를 표출하여 그 사람의 숨겨진 또 다른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 부캐 활용이 활발한데, 2020년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 등장한 유산슬(유재석의 부캐인 신인 트로트 가수)이 그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김신영(둘째이모 김다비), 혼성댄스그룹 싹쓰리(SSAK3)의 이효리(린다 G)와 비(비룡) 등이 부캐로 등장하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이러한 부캐는 연예인으로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청자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임으로써 신선한 재미를 제공할 수 있어서 큰 인기를 얻었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일반인에게도 반영되고 있으며, 부캐로 활동하는 직장인이 점점 늘어 가며 퇴근 후 유튜브 촬영 · 편집을 하거나 주말에 요가 강사, 작가, 블로그 활동 등 다양한 부캐로 부수입을 창출하는 현상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단 하나의 역할에 얽매이지 않는 부캐 열풍은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더욱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020년 말 명함관리 앱 ‘리멤버’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4명 중 1명이 본업 외에 부캐(부업활동)를 하고 있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 책 『부캐로 돈 버는 시대』의 저자 최용규는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부캐를 만들고 운영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저가가 직접 운영하는 부캐를 바탕으로 그동안 부러워만 했던 삶을, 부캐로 실현배본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다양한 사례들까지 정리했다. 부캐를 어떻게 시작하며,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를 저자의 택스코디라는 부캐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안의 부캐를 소환하는 법부터 자기만의 브랜드를 갖기까지, 책 속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차근차근 수행하여 당신만의 부캐를 만들어 부수입을 창출할 수 있음을 사례를 들어가며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사실 '부캐'는 이전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든 것은 코로나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 시대로 자택 근무가 많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비대면 시대로 출퇴근이나 집안 일이 훨씬 줄어들며 여유 시간이 많아진 게 주요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많은 책들이 출간이 되고 주위에서도 부업 한 번 해볼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에 더욱 활성화된 것이다. 산업화 시대에도 부업이 있었고 성공한 사람도 많지만 쉽게 따라하기란 힘들었다. 직장에서의 일만 해도 좀처럼 개인의 시간을 내지 못하는 직장 현실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직장 상황도 달라진 데다 비대면 시대인 만큼 '부캐'가 자리잡아갈 수 있다는 지적은 설득력을 갖는다. 이에 따라 이 책도 '부캐'의 가이드 북 성격으로 출판됐다.

저자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런 부업에 관해 소개하는 채널들이 많이 있다고 언급한다. 생각보다 많은 부업이 있고 각자 전문 분야도 있다. 부업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자본이 드는 부업, 시간이 드는 부업, 시간과 자본이 함께 들어가는 부업이 있다. 그 부업은 또다시 당장 수익이 나는 부업과 시간이 걸리고 당장은 성과가 없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매번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꾸준한 부수입을 구축할 수 있는 파이프 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고 필요한 것은 '끈기'와 '기발함'이다.



저자는 '택스코디'란 부캐를 갖고 있다. 또 비즈니스 북쓰기 코치를 하는 '북스빌더', 유니크 워커를 양성하는 '잡빌더' 등 3개 부캐를 가지고 있다. 누구나 남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관심이 많은 분야가 있다. 그것을 재능 플랫폼에 등록을 하고 알리면서 이미 비슷한 것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가격을 책정하고 포트 폴리오를 구축하며 그것을 서비스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미숙하니 가격 책정을 낮게 했다가 나중에 이용자가 늘어나고 익숙해지면 가격을 올리는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글쓰기나 전자책 만들기, 리뷰 체험단, 에드 포스트 광고, 서포터즈 활동비, 제휴 마케팅, 블로그 광고나 마케팅 대행, 공동구매나 강의, 유튜브, 굿즈 사업이나 퍼스널 브랜딩 등 수많은 방법을 저자는 책에서 언급한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여서인지 어느 하나 쉽게 생각되지 않는데도 저자의 말은 꾸준함만 있다면 컴퓨터 능력과는 상관없음을 강조한다. 당장 수익을 내야 하는 경우는 다르지만 부업 수준의 일이라면 취미로 생각하고 꾸준히 하는 사람만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정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꾸준히 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 접근성은 좋지만 성공은 어렵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나 꾸준히 해야만 반드시 성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책에 따르면 부캐는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 자신의 가능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직장인들 중 투잡 의향이 있다는 이들은 80% 이상이다. 또한 취미나 직무 관련 재능거래를 부업으로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작 단계에서는 부캐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본캐의 5분의 1에서 2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적은 금액이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수익을 얻고 또한 본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부캐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MZ 세대에게는 자기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이 성장은 자기 자신의 진전을 뜻한다. 부캐를 통해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자아도 성장하고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도 발굴하는 본캐만큼 중요한 부캐가 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서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차근차근 꾸준히 접근할 것을 저자는 일관되게 주문한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하루 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취미나 직업등에 연계가 되어 가꾸어온 특기가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책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서를 통한 '셀프 러닝'을 게을리한다면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어렵다고 말한다.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격과 수준이 달라진다고 저자는 이해하고 있다. 당연히 보내는 시간의 양과 주제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수준이 바뀌고 인생의 지도가 바뀌기도 한다. '혼자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고 그 격을 높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저자가 부캐 활동을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블로그 운영이다. 저자의 경험상 블로그는 가장 유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흔히 사람들은 "블로그는 이제 구식이야"라며 "요즘은 인스타의 시대야"란 주장을 하는데 트렌드를 따라가야 하는 것은 맞지만 트렌드를 담을 수 있는 플랫폼 중 가장 유용한 것이 블로그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블로그는 가장 좋은 포트폴리오이면서 동시에 소셜 커리어 이력서이기 때문이다. 시작 단계에서는 재능 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면 좋으나 점차적으로 고객들을 랜딩페이지로 모을 필요는 있다. 또 사람들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제일 먼저 네이버 검색엔진을 활용하고 있고, 검색 결과는 블로그 자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 이유이다.

더불어 카테고리별 주재별 프로젝트별 관리가 유리하기 때문에 보는 사람도, 관리하는 사람도 사용하기 편리하다. 그리고 이웃을 개별 또는 그룹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 고객들을 관리하는 상업 블로그라면 단골 이웃들과 친밀하게 관계를 맺어가면서 우리 매장으로 더 빨리 오게 만들 수도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스마트 통계를 잘 활용할 수 있다.(그것만 보더라도 왜 이 방문자가 나를 찾지? 어떤 연령대가 나를 찾지? 무엇에 관심이 있지? 등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블로그는 다양한 활동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저자는 1. 리뷰단, 체험단 상품/서비스 2. 에드포스트 광고 3. 기업, 기관 서포터즈 활동비 및 혜택 4. 제휴 마케팅 5. 블로그 마케팅 대행 6. 공동구매-블로그 샵 7. 소그룹 강의, 코칭 등 15개의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경력도 인맥도 포트폴리오도 없이 처음 부캐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는 방법과, 기획부터 시작까지의 과정과 부캐를 완성하여 실행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양한 부캐를 운영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와 그들만의 노하우를 소개하여 실수나 실패하지 않는 운영 방법들을 실었다. 저자는 모든 사람들의 상황에서 동일한 결과를 내긴 힘들지만 많은 사람이 내면에 잠재된 또 다른 열정을 찾아 새로운 나를 표현하고 소통한다면 개인의 삶은 풍성해지고 사회에는 좀 더 활기가 돌지 않을까 생각하며 지금 바로 부캐를 시작해보라고 메시지를 준다.

저자 : 최용규

‘택스코디’, ‘북스빌더’, ‘잡빌더’로 불립니다. 3개의 부캐를 가지고 잇다. 개인사업자의 세금 및 부동산 세금을 강의하고 글을 쓰는 ‘독립사업가(INDEPENDENT WORKER)’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세금 관련 책들의 저자는 전부 세무사이다. 그러기에 책의 결말은 ‘세금은 어려우니 전문가에게 맡겨라.’로 마무리가 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세무사, 노무사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금 신고를 할 정도의 기본 상식만 배우면 됩니다. 생각만큼 어렵지 않으니 저와 같이 알아가 볼까요.” 그들은 ‘본업에만 집중하세요.’라고 주장한다. '어려운 건 우리 전문가한테 맡기세요.'라는 말과 함께한다. 그들을 고용하더라도 ‘모르고 맡기는 것과 알고 부리는 것’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북스빌더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라고 소리친다. ‘작가가 되는 시간은 두 달이면 넉넉하다’고도 외친다. ‘비즈니스 책 쓰기’라는 주제로 강의도 한다. ‘잡빌더’로도 활동 중이다. 독립사업가를 뛰어넘는 ‘유니크 워커’를 기획하고 양성한다. 독서를 즐겨 하고 독서를 통하여 완전한 재기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고 한다. 매일 읽고 쓰고 말하는 독립사업가이다. 저서로는 『2시간에 끝나는 부가가치세 셀프신고』,『사장님! 절세? 어렵지 않아요』, 『하마터면 세금 상식도 모르고 세금 낼 뻔 했다』, 『딱 2번만 읽으면 스스로 가능한 종합소득세 신고』, 『초보창업 컨설팅북』(공저)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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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풍경 - 식물의 사색과 명상으로 만난 마음 공부
김정묘 지음 / 상상+모색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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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한 생각을 믿고 좋은 것은 갖지 못해 애태우고, 싫은 것은 버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우리들에게 겨울나무는 말한다. 침묵하라. 씨앗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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