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 우파의 개소리들 - 정치적 개인주의 선언
이관호 지음 / 포르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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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대선 정국이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석 달 남짓 남겨둔 현재 정치ㆍ사회 비평서 한 권이 눈길을 끌고 있다.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굳이 따진다면 '중도' 입장에서 우리 정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있다. 저자는 여도 야도 지금의 정치 태도로선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집필 이유다. 이 책 『좌파와 우파의 개소리들』의 저자 이관호는 우리 정치의 극한 대립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론이다. 국민을 위해,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치인이 나서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우리는 왜 대한민국 정치에 감동을 느끼지 못할까?" 바로 우리나라 좌파, 우파 정치인들이 진보와 보수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실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판단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진보와 보수라는 개념이 생겨난 배경을 이야기하며 진짜 진보와 진짜 보수의 자세를 설명한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는 근대의 개념일 뿐,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는 새로운 정치 세력이 나와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 세력의 형성을 위한 기본자세로 정치적 개인주의를 선언한다. 이 책은 좌파도, 우파도 싫은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 신념의 방향을 제시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조항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만 19세 이상 국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선거권이다. 하지만 선거철이 되면 모두가 고민한다. 대한민국 건립 이래 지속되어온 좌파와 우파의 양당 체제. 국민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두 가지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도, 보수 진영도 싫은 사람들이 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무당층은 어떻게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가? 저자는 바로 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진보와 보수가 근대의 유산이라고 설명하면서 이제 시대가 바뀌었으니 근대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가 살아갈 시대를 이끌 새로운 정치 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치 세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답은 중도층에게 있다. 중도층이란 다른 말로 무당층, 프레임 이론 아래에서 좌에도 우에도 속하지 않는 이들이다. 최근 이들의 세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지난 5월에 진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이라는 답변이 좌나 우를 지지한다는 답변보다 많이 나왔다. 무당층이 주류 세력이 됐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들을 뭉뚱그려 중도층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이들은 좌파도, 우파도 싫어한다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과는 별도로 독자는 최근 TV나 신문을 통해 발표되는 여론 조사 결과에 주목한다. 좌우로 각각 나눈다면 4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이른바 '무당층' '중도파' '부동표'로 불리우는 중간층이 차지한다. 아직 뚜렷하게 표의 향방을, 찍을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부동층의 표가 선거를 좌우한다는 결론에 쉽게 이를 수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지적하는 대로 좌우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확고한 지지층을 넘어선 것은 대체로 부동층으로 분류해도 틀릴 일이 없다.

21세기 들어 대한민국 대선에서는 늘 그래왔다. 그래서 여든, 야든 '중도 확장' 여부가 선거의 향방을 가른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당제 체제로 전환하려는 일부 노력이 있었으나 대한민국 국민들은 혼란을 우려해서인지 양당의 세력이 너무 세서인지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양당간 대결로 압축될 것 같다는 게 여론조사 분석이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 양당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이 70%에 이르고 나머지 후보와 당에 돌아가는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할 뿐이다. 다당제를 바라기는 비관적인 결과다. 제 3지대에서 양당을 제외한 후보들이 연합한다 해도 실제 득표율이 10% 미만이라면 연합하기도 힘들고 명분도 생기지 않을 터다. 이 때문에 내년 대선도 양당제로 치러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저자가 다당제를 지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양당제도 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의 관심은 보수와 진보의 현 체제가 거대 양당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하기보다 권력 쟁탈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한 우리의 정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저자는 이들이 한데 모일 축, 즉 시대의 가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 보수와 진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가치를 찾을 때, 새로운 정치 세력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모든 이의 삶의 토대가 될 만한 키워드를 축으로 삼아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 분야를 관통하는 새로운 세계관과 노선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뒤이어 저자는 가치의 예시를 제시하면서, 이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정치적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정치적 개인주의란 무엇인가? 저자는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유의미한 정치적 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기본 자세, 홀로 스스로의 생각을 발견하기 위한 자세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정치적 개인주의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을 언급한다. 이 덕목은 인류가 남긴 여러 가치와 사유를 위한 자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에드먼드 버크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성찰』을 통해, 토마스 페인은 『상식』, 『인권』을 통해 각각 보수와 진보라는 가치의 초석을 닦았으며, 마르크스ㆍ엥겔스는 『공산당 선언』으로 사회주의의 체계를 확립했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에서,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각각이 생각하는 자유와 정의를 외쳤다. 모두 프랑스혁명부터 미국의 독립까지 근대 정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과 그들의 저서다.



보수와 진보는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정치는 두 가치의 조화를 이루어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하지만, 우리 정치사는 상대를 짓밟고 무너뜨려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강박을 드러낸다. 저자는 책에서 보수의 가치와 진보의 목소리를 모두 설명한다. 우선 보수의 6가지 정신을 말한다. ① 보수는 기존의 것을 활용하려 한다 ② 불평등은 보완될 뿐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③ 보수는 가치보다 현실에서의 실용에 관심을 둔다 ④ 인간은 늘 실수를 저지르는 불완전한 존재다 ⑤ 인간의 욕망을 억제하는 정책은 실패하기 쉽다 ⑥ 현실 문제는 단순한 이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등 6가지 덕목을 말하고 있다. 이를 열거한 이유는 현재의 보수당 원조를 자처하는 국민의 힘에게 보수의 가치를 구현해야 진정한 보수임을 각성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함께 진보의 다섯 가지 목소리도 정리한다. ① 적폐 청산을 주장한다 ② 단순한 해법을 제시한다 ③ 오래되었다고 정당성이 확보되지는 않는다 ④ 증세를 통해 복지를 확장하려 한다 ⑤ 토지는 개인의 것이 아니다 등 5가지 목소리를 대신한다. 진정한 진보가 추구하는 방향을 소개한 것이다. 이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는 무늬만 맞고 내용은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진보의 마지막 목소리 '토지' 문제에 집중해 따로 읽어본다. 독자가 요즘 부동산 문제로 실정 비난 여론에 대해 토지의 개념과 기본부터 알아야겠다는 생각에서다. 토지 재산의 관념은 어떠헥 생겨났을까? 책에 따르면 사냥꾼의 상태에서도, 양치기의 상태에서도 토지 재산은 존재할 수 없었다. 그것은 경작과 더불어 형성되었다. 경작으로 이루어진 발전을 모태인 토지 자체와 분리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경작 토지의 소유자는 누구나 공동체에 자신이 소유한 토지에 대한 지대를 내야 한다."(p.72)

보수에서 강조하던 정신에 비해 조금 더 구체적이고, 직관적인 감이 있다. 뭔가 정의로워 보이는 부분마저도 있다. 진보는 〈공산당 선언〉이라는 체계적인 이론 위에 그려졌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모호한 구호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점도 보인다. 어디까지를 청산의 대상인 적폐로 봐야 할지부터가 애매모호하다. 청산의 주체가 청산의 대상이 되는 아이러니는 진보의 역사에서 흔한 일이다.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부르주아들이 이후 공산당혁명에서 타도의 대상이 된 것처럼 말이다. 진보 세력은 시대 전환을 읽지 못할 경우 새로운 세력에 의해 타도의 대상이 된다. 현 정권 초기에 단행되던 적폐 청산의 칼끝이 지금 어디를 겨누고 있는가.



저자는 지금 대한민국의 진보와 보수 거대 양당의 체제 및 가치 체계, 대책 등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예를 들며 유명 인물들의 책과 이론 등을 설명했다. 진보와 보수 모두 민주주의 발전에 필요한 가치이고 세력이다. 어떻게 양 날개가 균형을 맞추어 사회 발전과 국민을 위한 정치의 경쟁 체제에 들어가는 일만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것이리라고 역사적 사실과 이론을 밑바탕으로 설명했다. 독자의 판단대로라면 저자의 생각은 중도층이 정확한 판단이 결국 우리 양당 정치 세력의 균형 발전을 가져오고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저자의 마직막 설명은 독자의 판단에 결정적 요인이 된다. 유발 하라리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인류가 생각해야 할 여러 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정치적 개인주의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아리스토텔레스와 사서(四書)의 중용(中庸)이라고 말한다. 중용이란 ‘모든 이가 추구해야 할 윤리학, 정치철학’이며, 상황판단력을 갖추어야 함을 뜻한다. “우리는 모두 정치적 개인주의자가 되어 진영 논리에 흔들리지 않는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 : 이관호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퇴계 이황의 ‘천(天)’ 사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사회적기업 ‘인문학카페’를 설립하고 다수의 기업체, 관공서,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에 문제 해결을 위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미래전략 싱크탱크(THINK TANK)인 여시재의 솔루션디자이너(SD)를 거쳐 현재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선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철학 에세이 《이제라도 삶을 고쳐 쓸 수 있다면》이 있다. 한줌도 안 되는 직업 정치꾼들과 언론, 시민단체가 연대해 좌우 진영을 나눈 후, 온 국민을 대상으로 한쪽에 들어가 싸울 것을 강요하는 현실을 오랫동안 참아오다 이 책을 썼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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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 빈속을 채우 듯 글로 서로를 달래는 곳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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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때로는 가깝기도, 때로는 멀게도 느껴지는 내 가족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전하지 못한 속내가 많아서 속이 타오를 때마다 이 책을 생각해내면 답이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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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인용 식탁 - 빈속을 채우 듯 글로 서로를 달래는 곳
유부현.고경현.고지은 지음 / 지금이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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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제목 같은 이 책 『삼인용 식탁』은 에세이다. 어머니와 아들과 딸 3명이 한가족인 사람들이 상처를 보듬고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평범한 가족이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지만 사실 아버지가 일찍 타계해 4인용이었던 식탁이 3인용으로 바뀌었고, 식탁이 밥 먹는 용도보다 글을 쓰고 가족끼리 글에 대해 토론도 하는 그런 식탁이다.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가족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어머니가 70대이고 아들 딸은 각각 40대이다. 어른도 한참 어른들이 왜 독립하지 않고 한가족으로 살고 있을까. 어른들이 왜 독립하지 않았을까는 개인사이니 중요하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왜 식탁이 글 쓰는 탁자로 변했을까가 궁금한 사항이다. 제목도 그렇거니와 뭔가 사연이 있으니 제목으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데 충분하다. 이런 궁금한 것은 책을 펼치면 금세 알 일이지만 속살을 보면 애틋한 정감이 살아나는 단란하고 삶에 치열한 노력이 돋보이는 가족이다. 그래서 이 제목도 더 한층 애정이 가고 가족에 대한 사랑스러운 눈길도 가능하다.



『삼인용 식탁』의 딸은 19년차 방송작가이다. 딸 입장에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에 힘들지만 어머니와 오빠를 생각하면 힘들다는 내색을 할 수도 없다. 각자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그러다 딸은 가족에게 자신의 오랜 친구인 ‘글’을 소개하고 함께 글을 써 토론하며 삶의 의욕을 되찾고 우울한 가족의 분위기도 웃음과 의욕이 넘치는 용기 가득한 가족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은 기록이다. 딸은 가장 먼저, 가족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먼저 떠나시고 급격히 몸과 마음이 약해지신 엄마에게 ‘보조 작가’란 타이틀을 쥐어주고 다시 일어나게 했다. 그 다음은 코로나19로 일식집 운영에 큰 타격을 입어 좌절한 오빠에게 글로 울분을 토해내는 법을 알려주었다.

사인용에서 삼인용으로 바뀌 식탁 위에서 세 가족은 속에만 쌓아두고 꺼내놓지 않았던 삶의 슬픔과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글로 풀어놓는다. 글 앞에서 혼자 울고 웃다가 서로의 글을 주고 받으며 ‘그래도 괜찮아. 앞으로 더 괜찮아질 거야’라고 토닥여주며 조용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빈속을 채우듯 글로 같이 살지만 때론 가장 멀게 느껴지는 가족을 달래는 일상을 이 책을 읽는 모든 이에게 권한다.



이 책의 주필 격인 딸은 노련하고 탁월한 방송작가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양희은·서경석의 여성시대’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고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서 하루에 프로그램 세 개의 원고를 쓰고 있다. 딸 고지은은 어느 날,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몸져누워 있는 엄마에게 ‘보조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해드렸다. 방송 대본의 소재를 찾는 일에서부터 문장을 완성하는 법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알려드리고, 그녀가 글쓰기 소재를 가져올 때마다 고료를 드렸다고 한다. ‘글’이라는 트레이너 덕분에 그녀는 단단해진 마음 근육으로 몸무게도 늘리고 다시 살아갈 힘을 냈다.

속 깊은 친구인 ‘글’의 다음 타깃은 서울에서 일식집을 운영 중인 오빠였다. ‘코로나19’라는 강력한 태풍을 맞아 빈 가게를 지키며 한숨만 늘어가던 오빠에게 서서히 글과 친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가 속에 있는 울분을 다 토해내고 가볍게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서서히 무너져가고 있던 자영업을 정리하고 현재 제주도로 이주해서,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리모델링 인테리어 일을 배우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한 방송 작가가 한집에 사는 가족에게 ‘온 가족 작가 되기 프로젝트’를 제안한 결과, 탄생한 책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된 책이기도 하다. 함께 먹은 밥그릇 수가 많고, 한 공간에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가족은 각자 쓴 글을 피드백하며 얼마나 서로에 대해 모르고 살았는지 깨닫는다. 사인용이었던 식탁이 삼인용이 되고 집안의 대소사를 겪으며 속마음 감추기의 달인이 된 서로에게 마음을 들키는 일이 얼마나 시원한지도 알게 된다. 책을 집필하는 동안, 빈속이 채워지듯 삶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한 가족들은 아직까지 서로의 글쓰기를 응원하며 혼자 혹은 따로 계속해서 글을 쓰고 있다.

서점도 한 번 가보지 못하고 글 한 번 써 본 적 없이 삶을 살아내느라 바빴던 넘버 2 오빠는 이렇게 고백한다. “누가 읽기를 바라는 글이 아닌, 멍든 사과처럼 곪아 터진 나를 위해 쓰는 글. 한 편을 쓰고 나면 그만큼 시퍼렇기만 했던 마음의 멍이 옅어지는 기분이 들어서 자꾸만 쓰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장 가까운 타인인 가족과 식탁에 도란도란 모여 글을 쓰고 싶어질지도 모른다.“고 작가 가족처럼 온 가족이 모여 글을 쓰면 가슴 깊숙이 묻은 상처가 낫고 식구끼리 절로 화목해질 듯 하다”라고 말한 가수 양희은의 추천사가 예사롭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온 가족 작가 되기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는 어쩌면 20년차 자영업자 넘버 2 오빠일지도 모른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그는 습관적으로 마시던 소주 대신 커피를 마시며 장사가 잘 될 줄 알고 사둔 3년치 예약노트 뒷면에 빼곡히 글을 채우며 중년의 고단함을 달래고, 먹고 사는 것에 대한 회의를 글 속에 풀어놓으며 팬데믹 시대에 걸맞는 방구석 글쓰기 여행을 즐긴다. 글이라는 숲길을 아주 천천히 오래오래 걸어갈 생각을 품고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조용한 희망’을 품는 그의 모습을 보며, 방송 작가 동생은 글의 힘을 더 믿게 된다. 명랑해진 엄마의 웃음소리, 초밥을 짓듯 정성스럽게 글을 쓰는 오빠의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들으며 넘버 3 딸은 바쁜 프리랜서 생활을 바다처럼 물 흐르듯 때론 나무처럼 꿋꿋하게 해나간다.

책은 여느 글쓰기 책들과 달리 세 명의 가족 구성원이 공동 집필하면서 한번쯤은 가만히 서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의 소중함을 진하게 전한다. 각 쳅터 끝에는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각자 가지고 있던 추억과 상처를 공유한다. 혼자가 된 엄마, 비혼 남매는 글이 주는 위로 덕분에 이제야 비로소 조용히 흘려 왔던 눈물을 닦을 수 있게 되었다. 함께 글을 쓰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각자의 꿈을 이야기한다. 자식들을 믿고 한 발짝 물러나 바라보는 지혜로운 노인, 인생의 맛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푸드 칼럼니스트, 물질하는 글쟁이를 꿈꾸며 삼인용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 점심, 저녁 때론 브런치와 함께 글을 먹는 세 식구의 ‘행복한 글쓰기 시간’ 속으로 들어가며 저절로 미소를 띈다.



“어머니, 잠시 잊고 있었는데 한때는 제 꿈이 돈가스집 사장이 되는 거였어요. 글을 쓰면서 추억을 들추는 작업을 하다 보니 잊고 있던 꿈도 생각나고 돈가스를 자게 썰어서 입에 넣어 주시던 할아버지 생각도 나고 다시 7살 아이로 잠시 돌아간 듯 싶습니다. 추억을 들추는 건 다소 낯간지럽다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참 맛있는 시간이네요. 오늘 저녁은 아무래도 어머니, 지은이랑 같이 맛있는 돈가스를 먹어야겠습니다.”

- 「돈가스집 사장이 되고 싶었지요」 중에서

“방송작가로 20년 가까이 매일 글을 써왔지만 나는 이제야 ‘글’이란 친구의 얼굴을 제대로 들여다봅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 사실을 전달하고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감성을 전하는 목적이 있는 글이 아닌, 내 안의 나를 만나게 해주고, 가만히 이야기를 나누게 해주고 때론 새하얀 종이 앞에서 훌쩍이는 우리를 보듬어주기도 하는 좋은 친구.”

- 「글에게 비는 마음」 중에서

“저희 가족의 글을 먼저 읽은 S언니로부터 “식탁에 내 의자도 하나 끼워넣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큰 힘이 됐습니다. 엄마로서, 자녀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풀어놓은 이야기가 공감을 얻는 것 같아서 우리만의 이야기가 되기보다는 되도록 많은 가정의 식탁에 당신들의 녹록지 않았을 삶이 가만히 풀어지길 바라봅니다. 우리가 글을 통해 받았던 치유와 위로와 새로운 소통이 주는 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런 바람으로, 여기, 당신의 의자를 남겨 놓습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유부현(넘버 1)

교육자 집안 출신으로 아이들이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IMF 이후 아이들을 졸업시키기 위해 자영업 세계에 뛰어 들었고, 최근까지 식당 운영을 하였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70대에 은퇴를 하게 됐다. ‘리어카와 비행기는 있어도 버스는 없었다’는 회고를 할 정도로 중간이 없는 삶, 인생의 희비 곡선이 컸다. 현재는 어느 덧 40대가 된 아들, 딸과 함께 쓴 첫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고 딸이 부여한 ‘보조작가’ 타이틀에 힘을 받아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저자 : 고경현(넘버 2)

서울 종로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였고,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20년간 운영해 오던 식당을 정리, 자영업자의 길을 내려놓고 2021년 6월 제주로 이주했다. 서울토박이로 낯선 곳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구옥과 폐가를 새롭게 리모델링하는 인테리어 일을 배우는 중이다. 책 작업을 하며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브런치 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저자 : 고지은(넘버 3)

19년차 라디오 방송작가다.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양희은ㆍ서경석의 여성시대’를 거쳐 현재는 CBS, 국악방송, KBS에서 구성작가로 활동 중이다. 「여성가족부」 주최 “제22회 양성평등 미디어상” 최우수상, 「여성조선」, 「신협」 공동주최 “내 인생의 어부바,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물질하는 글쟁이, 깃털 같은 삶을 꿈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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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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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된 한 설문 조사에서, 노르웨이인 중 거의 80퍼센트에 이르는 이들이 지난 1년 동안 한 번 이상 등산을 하거나 하이킹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도대체 왜 산에 가는 걸까?” 등산가들의 허풍과 거짓말을 파헤치는 본격 등산 풍자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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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 - 노르웨이 코미디언의 반강제 등산 도전기
아레 칼뵈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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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맛있는 음식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다. 독자는 이 표현을 빌어 '산'에도 적용시켜 봤다.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 약간은 어색하지만 등산이 매력 있는 우리들의 취미이자 운동이고 놀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약 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말이란 것이 독자가 이사 간 곳마다 산은 있었고 대부분 야산이 아닌 높은 산이 많았다.어렸을 때 살았던 광주의 무등산도 그렇고 대구의 팔공산도 그렇다. 모두 1,000m가 넘는 산이다. 세계적으로도 1,000m 이상의 산을 끼고 있는 대도시는 별로 없다고 한다.

대도시는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메트로폴리탄이라 불리우는 큰 도시다. 서울 역시 북한산을 끼고 있다. 이 산은 1,000m가 안 되지만 1,000만 명의 이상의 도시 인접의 산으로는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를 얘기하려다 보니 우리 나라 산에 대한 얘기가 너무 길어졌다. 그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어디에 있는 산이든 다 좋아하기 때문에 큰 실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실례라면 산처럼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기 바란다.



노르웨이의 코미디언 아레 칼뵈는 황홀한 자연 경관에 둘러싸인 시골 마을에서 자랐지만, 등산을 즐긴 적이 없었다고 한다. 직업은 몇 가지를 하는 N잡러인 것 같지만 주로 코미디언이라 불리워지길 바라는 유쾌한 분이라 한다. 오페라 제작이나 작가로서 활동하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시간 나면 친구들과 팝 주점 같은 곳에 모여 잡담도 즐기고, 술을 마시다 밤새 마시기도 하는 즐거운 삶을 사는 사람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칼뵈는 친구들을 산에 뺏기기 시작했다. 같이 매일 술을 마시던 친구들이 갑자기 다음 날 새벽에 하이킹을 가야 한다며 일찍 귀가하고, 산 정상에서 만세를 하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믿었던 친구들에게 발등 찍힌 칼뵈는 배신감과 함께 고민에 빠졌다.

“혹시 내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자연에는 내가 몰랐던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칼뵈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비싼 새 배낭에 물집용 밴드와 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한가득 채우고 길을 떠났다. 이것이 그의 삶을 바꿔놓은 계기가 돼서 지금은 산에 관한 책으로 노르웨이 베스트작가 반열에 올랐다. 단일 책 판매량으로는 1위를 찍었다고 한다. 무엇이 그를 산에 계속 오르도록 한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왜 친구들이 산으로 가는지, 산 정상에 혼자 서 있으면 뭔가를 느낄 수 있는지, 자연 속에서 생각에 잠기면 인생의 수수께끼들이 풀릴지 알아보기 위해서 오르기 시작했다. 만약 그의 노력이 실패한다면, 적어도 옛 친구들이라도 찾아서 집에 데려올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사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은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알피니스트에게 "왜 산에 오르느냐?"는 질문에 그 알피니스트는 선문답 같은 말을 했다는 일은 유명하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에드몬드 힐러리가 그 말을 했는지 독자의 기억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냥 산이 있어서 오른다"는 말은 이후 등산 가는 사람들에게 물으면 누구나 같은 대답을 할 정도로 유명한 일화이다. 등산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왜 다시 내려올 걸 죽을 힘을 다해 오르느냐고 질문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산에 가는 사람에게 왜 산에 가느냐는, 화가에게 왜 그림을 그리느냐는 질문처럼 들릴 것이다. 작가에게 왜 글을 쓰느냐는 질문처럼.

독자도 한때 산에 자주 올랐다. 지금은 건강이 (천식이 도졌다) 좋지 않아 의사의 권유에 따라 무리한 등산은 삼가고 가급적 가벼운 산책 정도로 산을 다니지만. 주말에 등산을 가자고 하는 직장 상사와 쉬고 싶어 하는 부하 직원의 눈치 게임, 등산에 빠져 가정을 소홀히 하는 배우자와의 갈등, 해외여행지에서 자연을 즐기자는 친구와 호텔에서 쉬자는 친구 간의 다툼 등 등산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과의 갈등에 대한 일화는 우리 주변에 무척 많다. 서로 이해가 안 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정상의 경치가 끝내줘.” 밑에서 올려다보는 경치가 더 아름답다. “자연 속에서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어.” 음… 집에서 요가를 하면서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무슨 말이 더 필요해? 자연을 좋아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야!” 이쯤 되면 더 이상의 대화가 불가능하다.



이 책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노르웨이어 원제 : Hyttebok Fra Helvete)는 사람들이 산에 가는 '진짜' 이유가 궁금했던 한 남자의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자연인 탐구 보고서다. 노르웨이의 코미디언 아레 칼뵈는 어느 날 자신의 술친구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이 매일 술을 마시던 친구들이 갑자기 다음 날 새벽에 하이킹을 가야 한다며 일찍 귀가하는 친구들에게 "도대체 왜 산에 가냐"고 물으면 “산에서는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라거나 “산 위에서도 도시에서 즐겼던 것들을 똑같이 즐길 수 있어!”라고 말하는 등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했다. 저자 아레 칼뵈는 이 같은 친구들의 답변을 확인하기 위해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칼뵈는 자연에서 이런저런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자연인들의 판에 박힌 대답이 성에 차지 않았다. 사실 산을 좋아하는 이들도 스스로가 왜 산에 가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저자는 친구인 ‘기록 담당자’와 함께 떠난다. 오랜 산행 후에는 술과 음식이 더 맛있어지는지, 자연 속에서는 내가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깨달을 수 있는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정말로 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친구들이 한 대답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책에 따르면 칼뵈 일행은 우선 노르웨이에서 가장 높은 산과 가장 유명한 하이킹 코스가 있는 요툰헤이멘산맥으로 떠난다. 황홀한 자연 경관을 기대했던 그들이 마주한 것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구름과 안개, 그리고 “곧 날씨가 좋아질 겁니다”, “정상까지 10분 거리예요”라며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는 등산객들이었다. 더군다나 산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날 정상까지 갔다오는 데 몇 시간이 걸렸는지, 하이킹 코스가 얼마나 쉬웠는지, 날씨가 좋지 않았음에도 얼마나 기분이 상쾌했는지 허풍을 떨기에 바빴다.

저자는 자연과 자연인들에 대한 끔찍한 진실을 마주했음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두 번째 여행을 떠난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부활절 연휴 기간에,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코스가 있는 하르당에르고원으로 떠난다. 하지만 “죄송하지만 빈방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을 예상했던 산장에는 빈방이 넘치고, 인적이 없는 광활한 눈밭 한가운데서 스키가 고장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과연 칼뵈 일행은 무사히 여행을 끝마칠 수 있을까? 비싼 배낭에 대한 아까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산의 매력에 빠져 들었을까. 책을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유쾌한 웃음을 주면서도 때로는 진지하고, 자연인들을 신랄하게 풍자하면서도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순수한 호기심을 놓지 않는다. 저자는 자연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내면의 평화'를 찾는 등산가들의 허풍과 허세를 비웃듯이 책에 그리고 있다. 칼뵈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독자들이 숙고할 만한 질문들을 던진다. 우리는 왜 자연을 찾을까? 우리는 왜 자연 속에서의 삶을 동경할까?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풍부한 자료 조사와 문헌 조사, 그리고 자연 속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해답을 찾아간다.

그는 자연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감정, 상투적인 미사여구, 터무니없는 환상을 풍자적이면서도 인문적인 시선으로 해부한다. 친구들을 찾아 산으로 떠난 칼뵈의 앞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는 과연 친구들을 도시의 술집으로 다시 데려올 수 있을까? 아니면 그도 자연 속에서 '인생의 의미'와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등산가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가고 말 것인가? 칼뵈의 좌충우돌 등산 도전기는 등산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통쾌한 사이다를 주고,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낯 뜨거우면서도 웃으며 공감할 수밖에 없는 자화상이 될 것이다. 그의 유쾌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 : 아레 칼뵈(ARE KALVØ)

아레 칼뵈는 노르웨이의 잘나가는 코미디언이자 풍자가다. 25년 넘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오고 있다. 뮤지컬, 풍자극, 오페라를 제작해왔고, 종교, 정치, 축구, 휴가, 시간 활용 등 광범위한 주제로 11권의 책을 펴냈다.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으며, 수많은 찬사와 함께 여러 번의 상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입을 다물 이유를 전혀 못 찾고 있다. 이번 등산책처럼, 그는 종종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서 글을 쓴다. 그의 책 『내 친구들은 왜 산으로 갔을까』는 노르웨이, 미국, 독일 등 13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노르웨이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역자 : 손화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대학에서 피아노를 공부했다. 1998년 노르웨이로 이주한 후 크빈헤라드 코뮤네 예술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다. 2002년부터 노르웨이 문학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노르웨이번역인협회 회원(MNO)이 되었고, 같은 해 노르웨이 국제문학협회(NORLA)에서 수여하는 번역가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는 ‘올해의 번역가’로 선정되었다. 칼 오베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 시리즈와 『벌들의 역사』, 『부러진 코를 위한 발라드』, 『노스트라다무스의 암호』, 『파리인간』, 『이케아 사장을 납치한 하롤드 영감』, 『유년의 섬』 등을 번역했다. 2012년, 2021년에는 각각 올해의 번역가 및 노르웨이 예술인 상을 받았고, 2019년 한·노 수교 60주년을 즈음하여 노르웨이 왕실에서 수여하는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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