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대한 반격의 시간 - 일본을 추월하고 중국과 대등한 싸움을 할 완벽한 시간이 온다
최윤식.최현식 지음 / 미래세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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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국 위대한 반격의 시간』은 대단히 인상적이다. 제목처럼 통쾌하다. 그리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 희망과 도전 정신의 집합체다. 대한민국 사람으로 '일본을 추월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중국과 대등한 싸움을 할 정도라면 그야말로 우리 역사상 최고 최대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물론 한국의 입장에서 한국인이 쓴 경제 서적이지만 일방적인 전망만은 아니다. 국제 정세의 흐름, 세계 경제의 분석, 미래학자들과의 의견 교환 등 믿을 만한 통계와 분석, 통찰력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 신뢰감도 크다. 이 책의 저자는 최윤식·최현식 공동으로 집필했다. 두 저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연구하는 미래학자들이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은 압축적이며 시사적인 멘트로 시작한다. "논리적이면 방향을 잃지 않고 객관적이면 풍부한 아이디어를 얻기에 좋다." 누가 한 말인지, 저자들이 만들어낸 말인지 굉장히 설득력이 큰 명언이다. 코로나19 대재앙은 천재지변이다. 우리가 선택한 고통이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미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발밑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도약의 힘’과 ‘붕괴의 힘’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 나아가 한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정세의 새로운 게임과 미래 변화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통찰력을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과거와는 다른 ‘좀 더 진일보한 시나리오 구축 방법’을 사용해 한국의 미래를 더 넓고 풍부하며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미래 패자의 길은 선택이 쉽고 자연스럽다. 반면, 미래 승자의 길은 선택이 어렵고 고통스럽다.” 이 말은 상식에 반대되는 말이다. 그래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빅체인지 시대는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길이 열린다. 과거의 힘과 미래의 힘이 충돌한다. 도약의 힘과 붕괴의 힘이 팽팽하다. 이런 와중에 새로 난 길은 처음에는 좁다. 심하게 진동한다.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태초에 땅이 만들어질 때처럼 지각의 상태가 계속 변한다. 그래서 그 길에 발을 들여놓기가 무섭다. 의심스럽다. 불안하다. 선택이 어렵고 고통스럽다. 반면,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길은 과거에도 안전했고 현재도 안전하다. 그래서 내일도 안전할 것이라는 확신이 크다.

하지만 빅체인지 시대, 거대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대에는 내가 밟고 있는 오래된 땅은 밑에서부터 서서히 균열과 침식과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밑바닥부터 일어나는 일이라 당장 눈에 안 보인다. 그래서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다. 주위가 요동치고 있을 때는 익숙한 길을 계속 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진다. 익숙한 길을 가는 것이 더 쉽고 안전해 보인다. 익숙한 길을 그대로 가는 선택이 자연스럽고 쉽다. 그러나 그 길은 서서히 무너지기 때문에 미래 패자의 길로 연결된다. 이 책의 시나리오들이 독자들의 미래 관점을 넓혀서 좋은 선택,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내일의 ‘더 나은 미래’는 오늘의 ‘더 나은 선택’이 만들기 때문이다.

 


 

두 저자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넓고 풍부하게, 생동감 있게 묘사하기 위해 과거 시나리오 구축 방법을 탈피해 '좀 더 진일보한 시나리오 구축 방법'을 사용했다.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글로벌 정세 변화와 4차 산업혁명 기술 시나리오들을 배경 시나리오로 삼고, 그 위에 한국의 미래 기회와 위기 시나리오들을 교차하여 쌓아 올리는 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책에 따르면 이번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코로나 19 대재앙을 거치면서 한국 내부에서는 도약과 붕괴의 두 힘이 동시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 힘 모두 강력해지고, 서로 경쟁하듯 움직이면서 어느 한 쪽의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두 힘을 따로 떼어서 미래를 예측했다. 예를 들어, 「시나리오 1. 도약, 일본 추월」은 금융시스템이 안정되고, 북한 변수가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에서 새로운 수출동력 확보에 성공하며, 미·중 패권전쟁 영향에 부정적으로 휩쓸리지 않고 틈새를 이용하는 기회를 포착한다는 시나리오다. 반면, 「시나리오 2. 붕괴, 내전」은 한국 내부에서 강력하게 움직이는 또 다른 미래 가능성을 다루었다. 한국 경제가 다가오는 글로벌 경제 대위기에 직격탄을 맞고, 경제 복원력이 늦어지면서 오랫동안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이미 시작된 미래인 '제4차 산업혁명기'가 선물하는 새로운 미래 기회를 붙잡는 데도 뒤처지면서 앞으로도 몇십 년 동안 추격자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1997년 IMF 이래 또 한 번의 혼란기를 맞는 미래다.

 


 

공동 저자는 이번 한국의 미래를 전망하는 예측서에서 이런 굵직한 미래의 힘들이 만들어내는 미래를 묘사하는 데도 중점을 두었다. 바로 「시니리오 3. 새로운 게임」과 「시나리오 4. 먼 미래, 뒤바뀐 세상」이다. 두 저자는 이번 시나리오 작업에서 한국의 한국의 '기본 미래'를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지금 한국 내부에 서로 충돌하는 도약의 힘과 붕괴의 힘이 너무 팽팽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일 경우에는 두 가지의 미래를 함께 생각해본 국민이 어떤 선택과 행동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두 저자의 속마음에서는 한국 국민과 지도자들이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 펼쳐질지라도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들이 생각하는 한국의 실제적 미래는 두 힘이 서로 경쟁하며 만든 균형점, '그 어디쯤'으로 귀결되리라 예측하고 싶다고 밝힌다. 즉, 실제 한국의 미래가 이 책에서 예측한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한국에 유익하거나 중립적ㅇ니 시나리오 2~3개가 겹쳐서 나타나는 미래다. 두 저자는 이 시점에서 '바로 그 실제적 미래'에 대해서 자세하게 예측해 주기를 독자들이 바랄 것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일리 있는 요구다. 하지만 두 저자가 이번 시나리오 제시에서 목적한 바가 있다. 어떤 시나리오 작업은 한국 내부와 외부에 존재하는 중요한 가능성을 따로 분석하고 예측하여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하고, 선택의 결과에 따라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를 설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다음 말이 두 저자의 의지를 대신할 수 있다. "미래 패자의 길은 선택이 자연스럽고 쉽다. 반면, 미래 승자의 길은 선택이 어렵고 고통스럽다."

 


 

두 저자는 책을 내기에 앞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 안내를 곁들인다. 이 책에 담긴 시나리오 중에는 이전에 발표했던 시나리오가 일부 포함되어 있다.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이다. 첫째, 공동 저자는 더 많은 독자층이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도록 돕기 위해서 다양한 관점과 주제를 가지고 집필을 한다. 한국의 미래, 글로벌 정세, 메가 트랜드, 미래산업, 투자, 인재의 조건 등 다양하다. 독자층도 다양한다. 오피니언 리더, 학부모, 청년·대학생, 청소년, 어린이 등 다양하다. 하나의 시나리오를 다양한 독자와 다양한 관심 주제에 맞춰서 기술하다 보면, 시나리오 일부가 겹칠 수밖에 없다. 성인용 원고를 어린이, 청소년, 청년 등 다양한 독자층에 맞춰서 다시 기술하는 것과 비슷하다. 두 저자의 시나리오를 아끼고 사랑해 주는 독자 중에는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분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두 저자의 시나리오가 겹쳐서 기술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둘째, 하나의 시나리오는 다른 시나리오의 배경이나 설명을 위한 자료로도 사용된다. 두 저자가 최대한 표현 방식을 바꿔서 기술하더라도, 독자로서는 시나리오가 재사용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셋째, 공동 저자의 시나리오는 일정한 주기로 크고 작은 최적화 과정을 거친다. 쉽게 말해, 두 저자는 세상의 변화를 읽기 위해 매일 '정보 필터링, 정보 연관화, 정보 확장화, 정보 재구조화'의 반복적 순환 작업을 한다. 세상을 실시간 변화한다. 매우 짧은 기간이 아니더라도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새로 출현하는 미래 신호들을 반영하여 과거에 작성했던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필수다. 간혹 질문하는 "시나리오를 바꿀 거면 예측이 무슨 소용 있나요?"에 대한 충분한 답변이 된다.

 


 

이 책은 모두 3부 6개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시나리오1. 도약, 일본 추월

1장 일본은 추월하고, 중국과 대등한 싸움을 한다

2장 도약하는 한국 기업, 더 나은 미래 세상

2부 시나리오2. 붕괴, 내전

1장 한국 경제, 결정적 순간

2장 한국 사회, 붕괴와 내전

3부 또 다른 미래들 Alternative Futures

1장 시나리오3. 새로운 게임, 반격의 시간

2장 시나리오4. 먼 미래, 뒤바뀐 세상

 

"그 어떤 천재도 미래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그것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미래 예측은 지금까지 나온 정보를 활용해서 논리적이고 확률적으로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은 독자들에게 설득력을 주고,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

 


 

저자 : 최윤식

 

아시아를 대표하는 전문 미래학자(PROFESSIONAL FUTURIST). 미국의 권위 있는 미래학 정규과정인 휴스턴대학교(UNIVERSITY OF HOUS?TON) 미래학부에서 학위를 받았다. PETER C. BISHOP(세계미래학회 및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 창립이사)과 CHRISTOPHER BURR JONES(세계미래학회 사무총장 역임), WENDY SCHULTZ(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 회장 역임) 등 미래학의 세계적 거장들에게 사사하였다. 미래학, 경영학, 철학, 윤리학, 신학을 공부한 그는 전 세계 각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 미래학자들의 모임인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APF)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시아와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 미래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몰락이 거론될 때, 미국 경제의 강한 회복과 새로운 부흥,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을 비롯한 패권전쟁 발발에 대해 예측을 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다. 2010년 발간한 『2020 부의 전쟁 IN ASIA』라는 예측서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유에서 접속 경제로 전환’, ‘공급자 중심에서 생태계 중심 비즈니스로 전환’, ‘지식(콘텐츠)과 SW가 HW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제로 전환’ 등을 예측하는 통찰력을 발휘하여 주목받았다. 2020년 미국 주식시장 대폭락을 정확하게 예측하여 투자자들에게도 큰 통찰을 주었다. 그의 미래 연구 분야는 폭넓다. 국가와 전 인류 단위의 위기와 기회는 물론이고, 인공지능,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나노 및 바이오, 미래 제조업 혁명, 우주 기술, 미래 인간 등 미래의 기술과 산업 방향, 그에 따른 미래 비즈니스 전쟁을 아우른다.

그는 미국에서 인공지능 연구를 목적으로 한 스타트업 AIINTELLIGENCE INC.를 설립했고, 캘리포니아에서 미래학 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으로 활동 중이며, 前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APF) 이사회 임원, 前 삼성전자 DMC 연구소 자문교수, 前 SUNY KOREA(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 원장, 前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했다.

5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 및 저술 활동도 하고 있다. 그의 대표적 미래예측서인 『2030 대담한 미래』, 『메타도구의 시대』, 『제4의 물결이 온다』,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FUTURES REPORT』 등 그의 책은 한국에서 경영자와 각 분야의 리더를 비롯한 다양한 독자층에 큰 사랑을 받아 널리 읽히고 있다. 『2030년 부의 미래지도』, 『2020 부의 전쟁 IN ASIA』 등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출판되었으며, 『2020년 부의 미래지도』는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아들 쌍둥이를 포함한 네 아들의 아빠다. 다섯 남자와 한 여자가 함께 만들어갈 가슴 뛰는 미래를 상상하는 즐거움은 그가 가진 또 다른 삶의 원동력이다.

 


 

저자 : 최현식

 

미래예측 전문가(FUTURIST, FUTURE STORY TELLER), 아시아미래연구소 소장. 그는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AFHI)의 30여 명 연구원을 이끌며 한국 사회의 현실과 미래의 기회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미국 리버티대학(LIBERTY UNIV.)에서 수학하고 미래학, 철학, 교육학, 신학 등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두고 공부했다. 그는 자타공인 실전투자의 고수다. 제대로 된 홍보 한번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투자를 배우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최윤식최현식TV〉의 ‘일만 개미 투자 훈련소’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는 초보라도 배우면 투자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측적 관점에 따른 경제 변화에 대한 강의는 이미 수만 명이 들었다. 투자 초보자들의 멘토, 정신적 지주로서 투자 인사이트를 지금도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는 미래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정부 기관, 국내외 기업, 비영리 단체와 개인들을 대상으로 미래예측 기법과 미래 인재 양성, 미래 비전 디자인 코칭, 미래준비학교 등의 주제로 강의와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삼성, LG 등 국내 핵심 기업과 서울대, 한양대, 수원대를 비롯한 대학들의 최고위과정, 여러 정부 기관과 공무원, 개인을 대상으로 강의와 워크숍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들의 3배수 ETF 투자 시크릿』,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2030 인재의 대이동』, 『2030 미래의 대이동』, 『제4의 물결이 온다』 등이 있다. 또한 그는 현재 100여 명이 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미래예측을 기반으로 한 실전투자 스킬을 매주 온·오프라인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스스로 분석하고 스스로 종목을 선정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개인들의 경제적 자유를 돕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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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문장력이다 -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낸 실전 글쓰기 비법 40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지음, 양지영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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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일본 학자들은 디테일에 강하다. 독자는 이 책의 제목에 끌려 선택했다. 책을 좋아하지만 글을 쓰는 데는 완전 초보의 수준이어서 늘 글쓰기가 불만스러웠다. 때로는 글쓰기 책을 몇 권씩 구입해 쌓아놓고 읽기도 했지만 문재(文才)가 뒤진 탓인지 한 번도 만족스러운 글을 써본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글쓰기 책은 쓸데없이 책장만 차지하곤 했다. 그러나 이 책의 제목은 독자의 글쓰기 욕심을 또 한 번 자극했다. 이 정도의 제목이라면 내용에 관계 없이 훌륭한 글쓰기 교본으로 삼아도 될 듯싶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의 저자들은 '글쓰기 비법'이라고 부제에 적어넣었다. 특히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추출해낸 '실전 기법'임을 강조하고 있다.

독자의 호기심과 독서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글쓰기 책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읽어보면 비법이라고 할 만한 기상천외한 방법부터 약간은 무식한 방법인 '필사'를 권유하는 것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책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일치하는 것 같다. 문장을 '짧게 쓰기'부터 먼저 무조건 쓰고 수정하기 등 갖가지 방법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정작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독자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특히 글쓰기가 개인의 마음 치유에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글쓰기 책이 더 많이 출간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종 에세이에도 글쓰기 교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는 책도 있다. 자기계발서에도 글쓰기 책이 굉장히 많이 등장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글쓰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보고서, 의사록, 제안서, 품의서, 프레젠테이션 자료, 보도자료, 경위서 등을 써야 하는 직장인 그리고 입학이나 취직 시험, 논문, 리포트와 같은 글을 써야 하는 수험생과 취준생, 블로그와 SNS에 게시 글을 올리고 싶은 일반인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글쓰기를 모두 아우르는 글쓰기 기술은 과연 어디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늘 갖고 있던 차에 이 책이 독자에겐 선택된 것이다. 이런 경험과 고민 끝에 독자는 이 책을 선택했다. 공동 저자 두 분이 모두 일본분들이라 우리말 글쓰기와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했지만 그런 걱정은 그야말로 기우다. 언어에 따라 글쓰기가 달라질 리도 없지만 설령 조금씩 언어에 따른 특징적인 구별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글쓰기에는 차이점이 없다고 모든 학자와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어서 독자의 걱정은 쓸데없는 일임을 잘 안다.

 


 

이 책 『결국은 문장력이다』는 카피라이터, 저자로 활동하며 일반인을 상대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후지요시 유타카와 오가와 마리코 등 두 분이다.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있는 글쓰기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한 권으로 정리하기 위해서 의견을 같이하고 이 책을 집필하기로 했다고 한다. 저자자들은 우선 글쓰기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모으기 위해 ‘쓰는 힘’과 ‘전달하는 힘’을 테마로 한 도서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 리스트를 기반으로 ‘문장 기술 관련 베스트셀러 100권’을 선정, ‘공통된 노하우’를 정리했다. 일례로 카피라이터, 작가, 저널리스트, 편집자 등이 쓴 글쓰기 관련 책에서 “문장의 길이를 줄이면 읽기 편한 글이 된다”라는 내용이 반복되면 그것이 바로 공통된 노하우인 셈이다.

저자들은 지금까지의 문장력 향상법은 잊어라고 말한다. 독자들에게 새로운 문장력을 선사할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뽑아낸 실전 글쓰기 비법 40’이 출간된 이유다. 저자들은 이 책을 텍스트로 삼을 수 있도록 저자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요점 정리 노트'처럼 번호를 매겨 묶었다. 독자들이 달달 외워 실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점에서는 다소 의문점도 있다. 수험생들이나 입시생들에게, 그것도 4지선다형의 객관식 시험을 치르는 사람에게 외워서 해답을 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요점 정리겠지만 글쓰기 책으로로는 조금 부적절한 느낌도 드는 게 독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독자들이 글쓰기에 도전한다는 것은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의 자연스러운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요점만 나열하는 식보다 풀어쓴 것이 더 호소력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들에 따르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 글의 흐름이 나쁘다. 이는 곧 글의 구성이 없다는 말이다. 이들은 기승전결로 된 이야기 구조를 만들지 못한다. 어떤 재료를 먼저 배치해야 독자를 유혹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글쓰기가 서툰 독자는 대부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쓴다. 다 쓴 후에 고치겠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그렇게 말하는 글쓰기 책을 읽은 적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면 같은 내용이 반복되거나 느닷없는 전개로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야?’라는 의구심이 생기는 글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 작가, 카피라이터, 저널리스트 등 글쓰기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문장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들은 ‘100권의 책을 정리하고 깨달은 7가지 글쓰기 규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100권의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내용이자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간결한 글'이다. 역시 글은 간결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인 것 같다. 독자도 물론 이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간결하게 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늘 문장과 문장이 이어지는 것이 탁탁 끊어지는 느낌이어서 잘 되지 않았다. 독자의 잘못된 생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책이 강조하는 문장 기술 1위는 ‘간결하게 작성한다’이다. 책에 따르면 무려 53권의 책에서 ‘간결함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2위는 ‘글의 흐름을 나타내는 패턴’인 ‘형식’에 관한 것이다. 총 38권이 스타일, 템플릿, 뼈대, 양식 등 그 명칭은 다르지만 ‘문장의 형식’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3위는 ‘레이아웃’에 관한 것으로 총 36권이 ‘레이아웃 정리’를 포인트로 삼았다. 4위는 ‘퇴고(推敲)’에 관한 것으로 총 27권이 고치고 다듬는 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5위는 ‘쉬운 단어 사용의 중요성’, 6위는 ‘비유와 예시’ 마지막으로 7위는 ‘접속어’에 관한 것이다.

100권의 책을 정리하고 깨달은 7가지 글쓰기 규칙 외에도 단순하지만 강력한 문장 필살기 13, 한번 배워 평생 써먹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20 등 총 40개의 문장 법칙을 담아냈다. 이 원칙들은 논문, 기사, 일기, SNS 게시용 글 등 그 종류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글쓰기의 기본 규칙이기도 하다. 위 7가지 문장 원칙만 지켜도 언제, 어디서든 쉽고 정확한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쓰기 능력은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저자들의 지론이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다. 커리어를 변경하거나 관리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역량이기도 하다. 이에 포터블 스킬(portable skil), 즉 업종과 직종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어떤 직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이동 가능한 스킬’도 함께 배우도록 이 책에 써놓았다. 더불어 한국어판 간행에 맞춰 한국 독자를 위해 한국인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따로 정리 부록으로 실었다.

 


 

저자 : 후지요시 유타카

주식회사 문도(文道) 대표 임원이다. 문화인, 경영자, 운동선수, 그라비어 아이돌 등 2,000명이 넘는 유명인을 인터뷰한 인터뷰어로 유명하다. 편집 프로덕션에서 기업 PR 잡지, 일반 잡지, 도서 등을 편집했고, 퇴사한 후 자동차 전문 잡지 편집장을 역임했다. 2001년 프리랜서로 전업해 다양한 잡지를 제작했다. 2006년 이후 비즈니스 관련 도서 편집에 주력, 200여 권이 넘는 도서 집필에 참여했다. 현재 주식회사 문도를 통해 대학생과 사회인을 대상으로 글 쓰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 : 오가와 마리코

주식회사 문도의 임원이다. 일본 도쿄도 출생으로 일본여자대학교 문학부 교육학과를 졸업했다. 공저자인 후지요시 유타카와 같은 편집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잡지와 기업 PR 잡지, 도서 편집과 집필 등을 담당했다. 이후 광고 대행사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웹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작업의 폭을 넓혔다. 현재 비즈니스 도서와 실용서, 기업 PR 잡지 등의 편집과 집필을 병행하며, 글쓰기 강좌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가장 자신 있는 장르는 생활 전반에 관련된 책과 자기계발서다. 공저로는 『부모가 쓰러졌을 때 읽는 책』이 있다.

文道 HTTPS://BUNDO.NET/

 

역자 : 양지영

일본 쓰쿠바대학 대학원 인문사회과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숙명여자대학교, 가천대학교 등 다수의 대학에서 강의했다. 전공 분야는 한일비교문화론이고, 현재는 가천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원이다. 옮긴 책으로 『행운을 부르는 포춘 사이클』 『기초부터 배우는 인공지능』 『잠 못 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생물』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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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가 항상 착하지는 않고 빌런이라고 항상 악하지는 않다는 설정이 좋다. 기상천외한 비유를 늘어놓은 대사도 재밌고 흥미를 끈다. 슈퍼콜라이더의 몰락은 히어로물의 새로운 탄생일지, 아니면 이제 빌런의 시대로 가는 신호탄인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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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헨치 1~2 - 전2권
나탈리 지나 월쇼츠 지음, 진주 K. 가디너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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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풍의 중심에 있는 히어로물 소설이다. SF 판타지가 대세인 요즘이다. 그 중에서도 선과 악이 엄격히 갈리고 선의 영웅이 악당들을 무찌르는 영화가 시리즈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끈다. 특히 영웅들은 독특한 캐릭터지만 모두 정의의 편에 서서 악당을 이기는 권선징악의 내용 일색인데도 열광한다. 영화는 물론이지만 판타지가 엄청난 인기로 대세몰이 중이다. 이 드라마에선 영웅이 정의의 편에 선 '히어로', 반대편 악당 편에 선 '빌런'이 대결을 펼치는 구도도 한결같다. 그래도 정의가 불의를 늘 이긴다는 내용 탓인지 젊은층 중심의 매니아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젠 소설의 경우 SF판타지와 맞물리며 활동무대도 지구 너머 우주로 향하는 것도 많이 등장한다. 곧 태양계를 접수하고 먼 우주로 날아갈 듯한 기세다.

읽고 보는 독자와 관람객, 시청자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화려한 액션 등이 청소년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비결인 듯하다. 독자는 판타지물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책도 많이 읽지 않았는데 그 중에 판타지나 액션 히어로에 관한 내용은 한 권도 없었다. 그 유명한 '해리포터'도 읽지 않았다. 나름 생각에 현실성 없는 상상력에만 의존하는 히어로물이나 SF 영화가 사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동심이나 순수 독자의 멋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간이 많아지면서 오랫동안 멀리 했던 책을 손에 잡았다. 드디어 히어로물과 판타지물도 몇 권 읽었다. 팬데믹으로 시간이 많아지자 그냥 시간 때우기 식의 독서를 하다가 우연히 얻어 걸린 기분이다. 그러나 한 번 읽기 시작하니 묘한 즐거움과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듯한 쾌감도 있었다. 이젠 광팬은 아니지만 꽤 이들 책을 꽤 즐기는 편이라고 해야 될까, 초보엔 들어갈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기존 히어로물과 또 다른 느낌이다. 이 책 『헨치』(전 2권)는 초능력을 가진 히어로들과 빌런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이 다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금까지 초보 독자가 읽어본 것과는(진보한 건지 퇴보한 건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다른 즐거움을 준다. 어쩐지 주인공이 미숙하고 약한 캐릭터인데도 소설이 잘 전개되는 것은 어쩌면 저자의 글솜씨나 구성 능력일지 모르겠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는 느낌은 오히려 독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약자인 주인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빌런을 중심으로 풀어나간 이 판타지 소설 속 모든 등장인물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를 출판사 측에서는 미국 내에서 전형적인 슈퍼히어로물에서 벗어난, 신선한 주제와 위트 있는 구성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고 소개한다.

 


 

주인공 애나는 프리랜서 ‘헨치’로 일하고 있다. 헨치는 빌런에게 고용되어 온갖 잡무를 하는 사람인데, 애나는 주로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를 담당한다. 빌런에게 월급을 받는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그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사무직원인 셈이다. 애나는 한동안 일감을 의뢰받지 못해 바닥난 통장 잔고를 걱정하고,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남자와 저녁 식사를 하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헨치로 일하고 있는 가장 가까운 친구 준과 기쁨과 고통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히어로와 빌런이 맞붙은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슈퍼콜라이더는 애나를 무참히 공격했고 그 결과 애나의 다리는 분쇄 골절 부상을 입는다. 물론 그녀가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생 동안 지팡이를 짚어야만 할 만큼 큰 잘못이 있는 것일까? 엄청난 트라우마에 휩싸인 애나는 마침내 중요한 결론에 이르게 된다. 슈퍼콜라이더는 빌런을 무찔러 세상을 구한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오히려 세상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히어로가 아무 생각 없이 뚫고 지나가는 바람에 수십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가며 마련한 건물이 하루아침에 돌무더기로 전락한 사고부터 그저 사건 현장을 지나가다 히어로의 초능력 오용 때문에 시력을 잃는 봉변을 당한 사람까지, 히어로의 무차별적인 행동으로 인한 재산 및 인명 피해는 차고 넘쳤다. 하지만 왜인지, 언론은 철저하게 통제되고 여론은 교묘하게 조작된다. 배후에 슈퍼히어로 관리국인 드래프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나는 히어로가 불러일으키는 피해량을 수치화하는 데 몰두한다. 그러다 이를 눈여겨본 레비아탄의 회사로 스카우트되면서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레비아탄은 가장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자, 악명 높은 슈퍼빌런이다. 한편으로 애나는 모두가 두려워하는 그에게 경외감인지 애정인지 모를, 이상한 마음이 샘솟기도 한다. 이성과 감성의 혼돈 속에서도 애나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일을 굳건하게 해나간다. 그녀의 목표는 선에 맞서기 위해 악행을 일삼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고 믿어온 거짓을 낱낱이 파헤치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을 폭로해, 슈퍼콜라이더를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배신과 복수, 희생과 대가가 잇따르고, 우정과 사랑이 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듯 『헨치』는 풍부한 상상력과 생동감 있는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작가 지나 나탈리 월쇼츠는 입체적인 캐릭터와 절묘한 설정을 통해 진실과 거짓,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 그 경계를 넘나들며, 이분법으로 사고하려는 세태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인간을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로써 독자들은 강렬하고도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기대한다.

 


 

소설이 후반을 향해 가면서 슈퍼콜라이더와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히어로라고 해서 다 정의롭고 착하지 않다는 걸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었다. 위선적인 히어로의 가면을 벗겨내고 억압되어 있던 다른 히어로의 해방이 통쾌했다. 그리고 빌런 못지않은 애나의 활약 또한 놀랄 만한 발전이었다. 한편으로는 애나가 점점 빌러닝 되어가고 있는 것처럼 좋아해야 하는 건지 싫어해야 하는 건지 좀 애매해지기도 했다. 소설이 확실히 마무리되지 않고 끝난 느낌인데, 혹시 후속작을 염두에 둔 건지 궁금하다. 퀸텀 인탱글먼트도 그렇게 떠나버리고, 레비아탄이나 애나의 모습고 확실한 끝맺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앟아서 그런가 보다. 소설로 읽는 코믹스라는 홍보 문구를 본 적이 있는 데 정확한 표현이었다. 재미있는 설정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머릿속에 여러 장면이 상상되어 영화로도 나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종 자료나 평가에서는 양자 역장을 만들거나 물질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그녀의 초능력이 공격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능력은 훨씬 더 악랄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것이다.(2권, p.230)

 


 

아주 사소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도, 슈퍼콜라이더에게 피해나 불편을 끼칠 수 있는 기회라면 악착같이 달려들었다. 히어로들을 고통과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는 일이 내 주특기가 돼가고 있었으므로, 레비아탄은 나에게 작은 불행들을 고안하여 슈퍼콜라이더는 물론 그와 가깝게 지내는 모든 존재에게 고루고루 선물하는 임무를 맡겼다. 나는 개업식에 참석한 히어로가 리본을 자르기 직전에 정전을 일으키거나, 히어로가 머무는 호텔방에 빈대의 시체들을 풀어놓았다.(1권, p.227)

 

슈퍼히어로 관리국은 초능력 표준검사를 법적으로 의무화했고, 재능 있는 아이들을 뽑아 히어로로 키우곤 했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그 선발 과정은 실망스러우면서도 무서운 일이었다. 선발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비밀 훈련 시설에서 지내야 하며 가족을 만날 기회도 별로 없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내 초능력 표준검사의 결과는 ‘발현될 초능력이 없다’는 것이었다.(1권, p.282)

 

슈퍼콜라이더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시간이 어찌나 느리게 가던지,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을 다 내가 가진 느낌이었다. 그가 씩 웃었다. 그 작은 미소는 내가 이제껏 본 미소 중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이었다. 홍보용 사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기롭게 보이도록 연출된 미소가 아니었다. 근육에 힘이 제멋대로 들어가 얼굴이 망가져 버린 괴상한 미소였다.(2권, p.223)

 


 

대부분의 히어로가 세상을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슈퍼히어로는 뛰어난 홍보 능력 덕분에 이미지만 좋을 뿐, 결국은 세상에 해로운 족속들이라는 것. 그들은 바다를 질식시키는 플라스틱 섬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야금야금 모여서, 전 세계적 재앙을 초래하고 있지 않은가.(1권, p.125~126)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 히어로라고 치켜세우거나 빌런 딱지를 붙이는 제도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제 생각에 완전히 동의하신 것 같은데요.”(2권, p.205)

 

저자 : 나탈리 지나 월쇼츠(NATALIE ZINA WALSCHOTS)

작가이자 시인, 그리고 게임 디자이너다. 또한 여성이나 퀴어 등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데임스 메이킹 게임즈DAMES MAKING GAMES의 운영진으로서, 스토리텔링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한다. 던전 앤 드래곤 게임을 즐기고, 공포 영화를 자주 보고, 사변 소설을 많이 읽는다. 현재 토론토에서 파트너와 함께 고양이 여섯 마리를 키우며 산다. 반론의 여지없이, 고양이가 너무 많다. 독특한 세계관과 기발한 서사, 놀라운 반전으로 주목받은 《헨치》는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이다. 그 외 출간한 시집으로 《DOOM: LOVE POEMS FOR SUPERVILLAINS》와 《THUMBSCREWS》가 있으며, 이 중《THUMBSCREWS》는 로버츠 크로에츠 어워드ROBERT KROETSCH AWARD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역자 : 진주 K. 가디너

미술가 ‘JINJOO KIM GARDINER’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런던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의 첼시 예술대학교에서 순수 미술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영국 플리머스 아트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그 외 다수의 전시에 아티스트로 참여했다.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 《비밀의 화원》,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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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랑한다
온유안 지음 / 더행복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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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의 일상이 사라진 지 3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시기에 독자들 자신 스스로가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사랑이라는 아젠다를 통해 깊이 사유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이 책이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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