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원도 못 벌던 동네 아줌마는 네이버밴드로 어떻게 월 1,000만 원을 벌까 - 매출을 100배 성장시킨 예쁜 옷쟁이 미미언니의 ‘네이버밴드 마케팅’의 모든 것!
조윤미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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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네이버밴드에는 가입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았다. 다른 SNS를 이용하다 보니 밴드를 잘 이용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기도 했지만 밴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썩 많지 않은 것 같아 아무래도 이용하지 않게 됐다. 어떤 장점이 있는지, 어떤 좋은 점을 활용하면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전혀 모른다. 이 책 『50만 원도 못 벌던 동네 아줌마는 네이버밴드로 어떻게 월 1,000만 원을 벌까』를 읽은 것도 사실은 월 1,000만원의 수익을 낸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어떻게 SNS를 이용해 한 달에 1,000만원의 이익을 낸다는 것일까? 독자는 한 번도 1,000만원의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 '혹'했다. 네이버밴드라면 퇴직 후에도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가입할 때부터 목적이 아닌 데다 도중에 거의 이용을 안 하다 보니 기초부터 조금 배워야겠다는 의미에서 이것 저것 찾아서 읽다가 위키백과에 자세히 나온 것을 보았다.

이에 따르면 네이버밴드는 2012년 8월 8일 출시되었으며, 2년 만에 3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주요 기능으로는 게시판, 채팅, 사진첩, 캘린더, 멤버 주소록, 투표, 동창찾기 기능을 제공한다. 또 밴드에 속한 사람이 다른 밴드나 외부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2013년 4월에 나온 PC 버전과 모바일용 웹 버전도 있고 휴대폰, 이메일, 페이스북, 네이버 계정 중 하나 또는 여러 개를 이용하여 밴드 계정을 쉽게 만들고 로그인할 수 있어 편리하다.

 


 

홍보 부족이었을까? 출시될 때는 큰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동창 밴드 찾기 기능으로 예전 초·중·고 동창을 찾는 기능이 있어 젊은 층보다는 40대~50대 사이에서 카카오스토리와 함께 조용한 인기를 끌었다. 카카오톡은 채팅이 메인인 반면 밴드는 출시 당시 게시판 기능을 기본으로 하여 공지사항, 사진첩, 채팅방, 일정 및 생일 연락처까지 모아 모임에 가장 편리하다는 것을 어필하여 많은 유저를 모으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10~2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동아리, 학교에서 친목으로, 가족 모임이나 회사에서도 유용하게 쓰이고, 등산, 동호회로도 유용하며 공개 밴드로 하여금 인터넷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참고로 5급 공채 시험, 변호사 시험 등등 수험생이나 각종 대학교 스터디에서는 밴드를 많이 쓰는 편이다. 서울 신림동의 행정법 박도원 강사를 주축으로 해서 활성화되었으며, 이와 관련해 네이버에서 자기에게 상 줘야 하는거 아니냐면서 이야기했다. 실제로 2013년 이후에 밴드의 수험생 이용자가 급증했다. 3.x 버전까지는 완전한 폐쇄형 SNS로 초대로만 활동이 가능해 주로 친구, 가족, 회사에서 사용하기에 적절했으나 2015년 4월 4.0 업데이트에서 대대적인 UI 개편과 함께 밴드 찾기 기능이 추가되면서 네이버 카페처럼 밴드 성격이 생기고 공개, 밴드명 공개, 비공개로 개편되었다. 이전에 비공개로 이용했던 밴드도 공개로 변경할 수 있으며, 공개하면 검색 기능을 이용해 아무나 밴드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이후 공지사항 제한 제거, 대표 해시태그 기능, 멤버 관리 기능이 강화되는 등 폐쇄형 SNS에서 개방형 커뮤니티 서비스로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현재는 1000명내 밴드, 무제한 밴드로 유형을 설정할 수도 있으며, 무제한 밴드는 광고가 게재되고 상업적 판매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5000명 이상 가입 시 밴드이름 변경이 제한된다. 무제한 밴드에서는 비즈센터에서 설정한 중요새글만 알림이 가고 밴드 기본 새글알림이 제외된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조윤미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적은 자본으로 혼자 사업의 바다에 뛰어든 사람이라면 SNS를 통한 마케팅은 필수다"라고 말한다. 유튜브, 인스타, 카페나 블로그 등등 홍보 수단은 많지만,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SNS 마케팅을 하고 있기에 그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마케팅이 빛을 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은 홍보 채널의 블루오션 ‘네이버밴드’ 마케팅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제목 그대로 밴드와 라이브방송으로 매출을 수십 배 성장시키는 비결을 생생한 경험담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해 내고 있다. 그와 함께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갖춰야 하는 긍정 마인드, 고객 관리법, 대인관계 노하우도 함께 전한다. 막연한 기대와 상상으로는 경쟁력을 만들 수 없다. 치열한 고민과 연구를 통해 블루오션을 선점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사업 때문에 고민이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의욕과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고, 실제로 원하는 만큼 성공을 거두는 데 디딤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인터넷 마케팅이라고 하면 무엇부터 떠오르는가? 아마 적지 않은 이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먼저 언급할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나 하고 있기에 경쟁이 치열하고 그래서 들인 공에 비해 원하는 마케팅 효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시간, 자본, 인력이 부족한 1인 사업가나 소규모 사업장이라면 그러한 불확실성에 기대를 하고 에너지와 자금을 쏟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렇다면 투자 대비 효과가 확실한, 블루오션이라 할 만만 인터넷 홍보 채널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이 해답을 준다. ‘예쁜 옷쟁이 미미언니’의 조윤미 대표는 당장 ‘네이버밴드’로 오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몇 가지를 제시한다.

저자에 따르면 네이버는 ① 구매력 높은 40, 5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채널이다. ② TV홈쇼핑 못지않은, 라이브방송으로 상품을 홍보하고 팔 수 있다. ③ 충성도 높은 주요 고객들을 한곳에 모을 수 있다. ④ 네이버 상위에 노출시키는 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밴드 개설이다. ⑤ 고객과 소통 가능한 다양한 채널 중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저자의 주장이 믿음을 주는 까닭은 한 달에 50만 원도 못 벌던 시절부터 시작하여 현재 월 매출 1,000만 원 이상 올리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밴드 마케팅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것은 물론,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하는 리더의 태도, 긍정의 마인드, 고객 관리의 핵심 기법, 대인관계 잘하는 법 등도 책에 함께 담았다. 창조적 발상이란 무언가 엄청난 창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원래 존재했고 별 의미를 두지 않았던 것이지만 그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것 또한 창조적 발상이란 의미에서다. 이 책이 네이버밴드의 잠재력과 가치를 수많은 이들에게 일깨워 주기를 기대한다.

 


 

저자는 이 책 프롤로그 「뭘 해도 안 되어 포기하려던 순간, 네이버밴드에서 인생 2막이 펼쳐졌습니다」란 제목으로 네이버밴드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성공 후 현재의 상황까지 짤막하게 알려준다. 넉넉지 못한 결혼 생활, 거기에 시어머니의 병 수발 등 돈을 벌기는커녕 쓰는 데만 많아지다보니 나중에는 임대아파트마저 쫒겨가는 신세로 전락했다. 네 식구가 500만원(보증금)에 45만원짜리 투룸에 살았다고 한다. 보험, 카드, 정수기, 텔레마케터, 카드 판매, 마트 캐셔, 매장 알바, 학습지 교사 등 돈이 될 만한 것은 가리지 않고 해왔다. 한 달에 150만원이라도 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술회한다. 남편과 매일 싸우는 모습, 비싼 과자를 집어 든 아이들을 윽박지르던 모습,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자식들에게는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그대로 물려줘선 안 되겠다'는 의지가 솟았다고 밝힌다. 생각이 바뀌니 모든 것들에 새로운 의미들이 생기더라고 털어놓는다.

천신만고 끝에 '창업'을 결심했고, 깔고 자는 집 월세가 너무나 아깝게 느껴져 집을 빼서 매장을 차렸다. 잠시나마 작은 가게지만 어엿한 사장이라고 기쁘기도 했다고 말한다. 한편으론 "이제 월 100만원을 벌더라도 오롯이 내 것이다"는 생각에는 행복감과 자신감이 샘솟아 올랐던 날들이었다. 그러나 매장은 사람이 들어오지 않으면 매출이 없고 매출이 없으면 이익이 없으니 벼랑끝으로 몰린 셈이었다. 거기에 코로나19로 더 이상 매장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끈질긴 생각 끝에 "어떻게 하면 매출을 올릴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오게 할까?"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이 안 되면 온라인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네이버밴드였단다.

 


 

이 책은 8개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밴드가 뭐예요?」 네이버밴드 기초부터 8부 「예쁜 옷쟁이를 만난 제자들의 작지만 큰 성공 이야기」까지 그간의 과정을 조목조목 상세하게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단 한 사람이라도 자신과 같은 결정으로 돈을 잘 버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희망으로, 혹시라로 빠뜨린 것은 없을까? 온 감각을 곧추세우고 보충해 적기를 거듭해 내놓은 결과가 이 책이다. 네이버밴드의 특성 중 하나가 개방형이냐, 폐쇄형이냐에 따라 고객 모으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유튜브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같은 오픈형 SNS 역시 팔로워나 이웃을 통해 친구들을 늘릴 수는 있지만 그것은 마치 넓은 바다를 떠도는 물고기들이 먹이를 줄 때만 잠깐씩모이는 것과 같이 오로지 나만의 그릇에 담을 수는 없습니다. 반면 폐쇄형 SNS는 나만의 가두리어장처럼 처음부터 물고리를 담아두고 양식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그 안에 담아두기만 하면 다른 곳이 아닌 오직 그 안에서 활동하고 번식합니다. 그래서 그냥 흐르듯 스쳐 가는 오픈형 SNS에 비해 훨씬 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만들 수 있습니다."고 설명한다. 이 말은 이 책의 뒷 부분 에필로그 「밴드로 나만의 가두리어장을 만들어 기분 좋게 돈 버세요」에도 초지일관 지향한다. 성공을 어느 정도 거두었다고 생각한 저자는 요즘 '나만의 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다. 아무리 커뮤니티가 잘 형성이 되어 있고 판매가 이루어지더라도 운영자의 눈밖에 난다거나 의도치 않은 어떤 일이 생겼을 때 그 밴드에서 강퇴를 당해버리면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지게 되는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1만4,000명 밴드의 주인공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부자의 옷을 입는 일입니다. 돈이 없는 상황에서 명품을 입거나 좋은 차를 타라는 말은 아닙니다. 부자들의 말버릇, 품성, 혹은 마음가짐, 태도 등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늘 결핍을 생각하고, 체념하고, 대충대충 입은 옷에 자신감 없는 말투와 구부정하게 굽은 등이 아니라 지금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더 많은 것들이 내 것임을 인정하고 최대한 깔끔하게 옷을 입고, 당당하고 확신에 찬 말투, 꼿꼿하게 가슴을 펴고 자신감 있게 걷는 모습으로, 마음만 바꿔 먹는다면 그런 변화들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p.249)

 

저자 : 조윤미

 

〈예쁜 옷쟁이〉 대표. 2015년, 조윤미 대표는 자신이 살던 월셋집 보증금을 빼서 매장을 차렸다. 그저 남들 사는 만큼, 평범히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던 그녀의 인생 2막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의류 매장 오픈 전 그녀는 정수기 판매, 카드 판매,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전화 상담사 등 기혼 여성이 할 수 있는 모든 직업에 도전했었다. 하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한때는 절망감에 죽음까지 생각했었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창업에 나선 것이다. 겨우 5평의 그 매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 매출 100만 원을 찍었으며 극적으로 가난 탈출에 성공한다. 지금까지의 고난을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하듯 지하철 100평 매장 운영, 15,000명 회원의 밴드 운영, 밴드라이브 매출 월 3,000만 원 이상, 스마트스토어 15일 매출 1,000만 원 이상, 그립 입성 후 매출 700만 원 이상 등 그녀는 손을 대는 모든 플랫폼에서 남부럽지 않은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는 과거의 그녀처럼 경제적으로 힘든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해 창업 멘토로 활약 중이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한 사람, 한 사람, 경제적으로 자립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조윤미 대표는 미혼모, 한부모가족 및 국내 거주 외국인 여성들의 경제 자립까지 교육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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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 공산당의 호주 및 세계 침투�전복 공작 문제에 관련 세계 최고 권위자인 클라이브 해밀턴의 관련 두 저서 ‘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에서 핵심을 뽑아 40여 개 항목으로 분류해 쉽게 해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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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권력자 시진핑(習近平)은 2013년 3월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공식 선출되었다. 산시성(陝西省) 푸핑현(富平?) 사람이며, 1953년 베이징에서 태어났다. 태자당(太子黨; 중국 고위층 인사의 자녀를 일컫는 말) 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공산당 중앙선전부장과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혁명원로 시중쉰(習仲勳, 1913~2002)이다. 어머니 치신(齊心)은 팔로군 출신이다.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문화대혁명 시기에 부친이 개혁파로 몰려 좌천되자 1969년 산시성 옌안 량자허촌에서 농민들과 함께 육체노동을 하며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1974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하였으며, 1975년 부친이 복권되자 가족과 함께 베이징으로 돌아왔고, 1979년 칭화대학교 화공과를 졸업하였다. 2002년 같은 대학 인문사회학원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론 및 사상정치 교육학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79년 국무원 판공청 부총리 비서직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하였고, 이후 중앙위원회 판공청 비서로 일하였다. 1982~1985년 허베이성 정딩현 부서기 및 서기를 지냈고,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샤먼시 부시장을 시작으로 푸저우시 서기, 푸젠성 부서기를 거쳐 성장을 역임할 때까지 푸젠성에서만 17년간 일하였다. 2002~2007년 저장성 서기로 재직할 때 저장성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까지 끌어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3월 상하이시 서기 천량위(陳良宇)가 비리사건으로 물러나자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상하이시 서기로 승진하였다. 2007년 10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면서 중앙무대에 진출, 당 서열 6위에 오르며 차세대 지도자급으로 급부상하였고 중앙서기처 서기와 중앙당교 교장도 함께 맡았다. 2008년 3월 정부 2인자인 국가부주석 자리에 올랐으며, 2010년 10월 ‘대권 승계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 2012년 11월 당 총서기, 당중앙군사위원 주석에 선출되었다. 2013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되었다.

 


 

그가 주석에 오르면서 내세운 중국의 전략적 발전 계획 가운데 하나가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이다. 이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뜻하는 말로, 시진핑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처음 제시했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육 · 해상 실크로드 주변의 60여 개국을 포함한 거대 경제권이 구성되며 유라시아 대륙에서부터 아프리카 해양에 이르기까지 60여 개의 국가, 국제기구가 참가해 고속철도망을 통해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고 대규모 물류 허브 건설, 에너지 기반시설 연결, 참여국 간의 투자 보증 및 통화스와프 확대 등의 금융 일체화를 목표로 하는 네트워크를 건설한다.

2049년 완성을 목표로 하며 인프라 건설 규모는 1조 400억 위안(약 185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중국은 400억 달러에 달하는 신(新) 실크로드 펀드를 마련하고 AIIB를 통해 인프라 구축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일대일로 구축으로 중국은 안정적 자원 운송로를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경제 성장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과잉 생산을 해소하는 방안이 되고 건설 수요 급증으로 지역 간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또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인 외환보유액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중국이 중심이 되고 주변국으로 뻗어나가는 형태의 일대일로 전략이 중화주의(中華主義, 중국의 자문화 우월주의)의 부활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G2로 올라선 지 10년도 안된 벌어진 일이다.

 


 

시진핑이 내세운 전략 중 다른 하나는 '중국몽(中國夢)'이다. 이는 과거 세계의 중심 역할을 했던 전통 중국의 영광을 21세기에 되살리겠다는 의미로, 경제와 군사 패권의 강화 등을 추진하는 중국의 전략을 의미한다.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한다는 것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총서기에 오르면서 처음으로 내세운 이념이다. 중국몽은 중국이 G2(주요 2개국/중국과 미국을 지칭)가 아닌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는 것으로, ‘팍스시니카’(중국 주도의 세계 질서) 실현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2017년 전당대회에서도 중국몽을 32차례 언급하며, 2050년까지 세계 최강국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중국몽에는 국가 부강, 민족 진흥, 인민 행복 세 가지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도 이러한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시진핑 집권 이후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으로 G2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한편 군사, 외교, 기술 등에 대한 엄청난 투자로 미국 패권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와 '중국몽'의 국가 시책은 옛 로마제국의 영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계획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멀리 유럽, 아프리카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드 배치, 동북공정 등에 따른 피해를 몸소 겪고 있을 정도로 일방적 권위를 드러내고 있어 야욕(?)을 어디까지 뻗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을 형국이다. 이 같은 중국의 무한 계획은 세부적으로는 각 국가별로 각개 격파식의 전술을 사용해 접근하거나 회유하는 등 미국의 패권 수호에도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원제 : 「目に見えぬ侵略」「見えない手」)은 중국 공산당의 호주 및 세계 침투·전복 공작 문제에 관련 세계 최고 권위자인 클라이브 해밀턴의 관련 두 저서 『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에서 핵심을 뽑아 40여 개 항목으로 분류해 쉽게 해설하고 있는 책이다. 원저들에 없는 50여 개의 사진과 도표를 수록했음은 물론, 부록으로 클라이브 해밀턴이 집필한 일본어판 『중국의 조용한 침공』과 『보이지 않는 붉은 손』의 서문, 일본 시사잡지 ‘겟칸하나다(月刊HANADA)’ 기고문 등도 덧붙여 책의 가치를 높였다.

 


 

일본어판 서문에서 클라이브 해밀턴이 ‘일본’에 해준 애정어린 고언은 사실 ‘한국’으로 치환해서 읽어도 전적으로 다 들어맞는 내용이기도 하다고 역자 신희원은 말한다. 역시 특별부록으로 추가 수록된, 이 책의 감수자이자 클라이브 해밀턴과 수시로 교류하고 있는 일본의 지정학 전문가 오쿠야마 마사시(?山?司)의 클라이브 해밀턴 인터뷰 내용도 유익하다. 마치 한국과 일본의 관계처럼 중국 공산당이 갈라놓은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는 물론, ‘반공(반중)좌파’ 지식인으로서 호주내 ‘친공(친중)좌파’와 갈등을 겪고 있는 클라이브 해밀턴의 다소 난처한 입장에 대한 이야기도 가감없이 담겨 있다.

이 책은 클라이브 해밀턴의 원저들 그대로 중국 공산당이 호주 및 북미, 유럽에서 통일전선 등을 통해 어떻게 침투·전복 공작을 펼치고 있는지 그 전모를 파헤치고, 중국 공산당의 공략 아래 녹슬고 있는 국제연합(UN)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여러 국제기구들의 상황, 그리고 신장위구르와 티베트, 홍콩에서의 심각한 인권탄압 현실 등을 조목조목 고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외신을 달궈온, 특히 호주는 모두 가맹하고 있는 쿼드(Quad), 오커스(AUKUS)와 같은 인도-태평양 민주국가들간 신군사동맹의 배경도 이로써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은 기본적으로는 일본 독자를 대상으로 출간된 책인 만큼 역시 중국 공산당의 침투·전복 공작에 노출된 일본의 현실도 틈틈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이로써 호주 상황만이 아니라 일본 상황과 한국 상황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도 역시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생소한 호주와 북미, 유럽의 인물, 지역, 정치 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기존에 해당 국가의 내부 정치 문제나 각국의 인도-태평양 외교안보 전략 등 국제 시사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일반 독자들로서는 수월하게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최근 요소수 파동을 통해 호주와 중국 사이 갈등의 유탄을 맞은 바 있다. 신장위구르와 홍콩에서의 인권 탄압 등의 문제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는 일에 호주를 비롯 다수 서방국가들이 동참하고, 심지어 일본까지 동참한 상황에서, 각 서방국가들과 중국의 깊은 갈등 내막은 미중패권투쟁 문제와 더불어 이제 한국의 지성사회에서도 필수 분석, 논의 주제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특히 그 갈등 내막에 통일전선을 동반한 중국의 민주국가 침투·전복 공작이 강력히 거론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제 바짝 긴장하며 본격적인 자기 진단에 들어가야 할 상황이기도 하다. ‘호주와 중국의 예정된 전쟁’은 그런 자기 진단 체크 항목들을 솜씨 좋게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역시 의미가 큰 책이다. 이 책을 집필한 ‘겟칸하나다’ 편집부는 ‘슈칸분슌(週刊文春)’ 출신의 전설적인 편집인 하나다 가즈요시(花田紀凱) 편집장이 지휘하는, 일본에서는 최고의 시사잡지 편집부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 대한 기획력도 그렇지만, 눈코틀새 없이 바쁠 월드 스타 지식인인 클라이브 해밀턴으로부터 이미 2020년도부터 장문의 원고를 받아내는 섭외력이 부럽다. 이 책은 올해 중국 수교 30주년, 대만 단교 3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이 동북아 외교안보 전략을 재검토하고 재결산하는데 소중한 텍스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대집 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의 「추천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이 모든 전횡 배경에 바로 '일대일로'가, 또 '중국몽이'이 있다. 중국은 전 세계의 '사람, 물건, 자금, 정보'가 왕래하는 모든 요소를 장악하려 하며, 이를 통해 과거 당나라, 청나라 시절 중화제국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타깃이 된 호주」, 2장 「매수된 국토와 사회」, 3장 「반미 감정을 이용하다」로서 타깃이 된 호주의 실태와 현 상태를 점검하고 원인에 대해 분석한다. 또 4장 「중국식 글로벌화에 유리하도록 만든다」, 5장 「베이징의 사상 투쟁과 언론」, 6장 「대학과 지역을 마음대로 조종한다」를 통해 중국이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전략, 실상, 언론계, 문화계, 학교(대학)에의 침투 등 다각적 침투 현장과 과정을 통해 밝혀낸다. 마지막 7장 「일본이 명심해야 할 것들」에서는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 제일의 대국이 되려는 중국의 야심과 전략에 총력을 기울여 막아내야 할 '침략'이라고 규정한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침략은 시진핑이 국가 주석에 오른 2013년부터 이미 본격화됐으며 저자가 이미 저술한 '조용한 침공'의 중심에 있다고 책 뒷 부분에 「마치며」를 통해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국제사회로 나아가 외국인을 '이미 당에 공감하는 사람', '영향력 공작의 주된 타깃인 '정치적 중간자', 설득 가능한 '강경파'로 분류한다. 이러한 해외 공작을 맡고 있는 곳이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라는 조직이다. 여기서는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화교와 중국인 커뮤니티, 소수 민족과 종교 단체, 정계 및 재계 등에 대한 영향력 공작을 담당한다. 목적은 중국의 이익 확대와 정통성의 선전이다. 이것이 저자가 표현했듯 '조용한 침공'이고 '보이지 않는 붉은 손'의 실체다. 티베트 문제도 시진핑이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한다. 당 내부의 평가를 높여 권력 기반을 굳건히 하기 위한 전략적 노림수라는 것이다. 2019년 11월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인 정책의 내부 문서가 유출되었다.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은 미국 〈워싱턴포스트〉 논설위원장이 "금세기 최대의 인도적 범죄"라고 단정했을 정도로 그 잔혹한 실태가 판명이 난 바 있다고 강조한다. 독자는 미·중 편도 지지하거나 반대하지 않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고 수호하는 데에는 빠지지 않을 생각이다.

 


 

저자 : 겟칸하나다 편집부

일본 아스카신샤(飛鳥新社)에서 발간하는 대표적인 자유보수 성향 월간지 「겟칸하나다(月刊HANADA)」의 편집을 맡고 있다. 「슈칸분슌(週刊文春)」 편집장 출신의 전설적 언론인이자 출판인인 하나다 가즈요시(花田紀凱)가 편집장이다. “끓어오르는 월간지(たぎる月刊誌)”를 자칭하고 있을 정도로 화끈하고 공격적인 편집을 지향하고 있으며, 비슷한 성향의 한국 미디어비평지 「미디어워치」와 콘텐츠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역자 : 신희원

일본 요코하마국립대학 경제학부 경제시스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제철주식회사 기술전략팀(일본어 통역 및 번역), 포스코 계열사 사업관리팀(경영기획), DELOITTE 안진회계법인 일본사업부(일본어 번역 및 감사지원)에서 일했다. 현재는 바른번역에 소속되어 번역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역서로 『애프터버블』, 『정량×정성 분석 바이블』, 『데스 바이 아마존』,『경청의 인문학』,『기술 전쟁 Q 에서 이기는 법』,『일본 기업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있다.

 

감수 : 오쿠야마 마사시

일본 국제지정학연구소 상석연구원,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 국제정치경제학부 비상임 강사로 재직 중이다. 1972년 일본 요코하마 시에서 태어났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을 졸업했으며, 영국 레딩대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전략학)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지정학(地政學)』, 『세계를 바꾸고 싶다면(世界を?えたいなら)』, 『비즈니스 교양 지정학(ビジネス敎養 地政學)』 등이 있으며, 일본어 역서로 『중국의 조용한 침공(目に見えぬ侵略)』, 『보이지 않는 붉은 손(見えない手)』(감역(監譯)), 『대국 정치의 비극(大國政治の悲劇)』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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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세계
고요한 외 지음 / &(앤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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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2의 세계』가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 이 책은 제목부터 조금 이질적이다. 책 소개글이나 직접 읽지 않은 사람들은 '판타지' 문학쯤으로 생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우리들은 숫자 '2'가 주는 의미나 상징성에 대해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최고'를 의미하는 '1'도 아니고 가장 안정된 숫자 '3'도 아닌 2를 갑자기 들이밀면 그렇다. 굳이 좋은 생각으로 찾자면 '짝수' '둘이 함께'라는 상징성으로 보기 알맞다. 컴퓨터의 2진법도 '0'과 '1'의 조합이지 숫자 2가 없는 것 아닌가? 잠깐 출판사 편집자의 말에 귀 기울여본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순간을 맞이한다. 짐작은 가능하지만 도저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내일을. 그런 날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게 삶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험하는 오늘은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세계를 끌어들이는 통로가 아닐까. 삶을 1이라 본다면, 그 문을 두드리면 또 다른 세계, 제2의 세계가 펼쳐질 것 같았다. 겉으로 보이는 삶 너머의 이야기 말이다." 겨우 이해가 가지만 설득력은 조금 약한 듯하다. 그러나 편집자의 의견을 존중하며 읽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고집대로 읽어나간다면 작가들의 문학에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울 테니.

 


 

이 책 『2의 세계』는 단편소설 앤솔러지다. 숫자 ‘2’라는 테마로 일곱 명(고요한, 권여름, 김혜나, 류시은, 박생강, 서유미, 조수경)의 작가가 열어 보이는 세계는 현실적이면서도 비밀스럽고,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커튼을 열어젖히면 이내 보이는 바깥세상처럼,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한 겹의 막을 걷고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줄 것이다. 이젠 우리가 못 보던 '2'의 세계로 여행을 간다. 우선 앤솔러지 문학에 대한 이해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앤솔로지(Anthology) 문학이란 한 작가의 여러 단편이나, 특정한 주제에 따라 여러 작가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을 일컬을 때 쓰이는 명칭이다. 어원은 그리스어로 꽃다발이라는 뜻의 안톨로기아(anthologia)라고 한다.

본래는 문학작품만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문학작품 외의 것도 각기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주제에 따라 한데 모은 작품집이라면 앤솔로지로 부르게 되면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는 것. 즉 편집자가 기존에 발표되었던 작품들을 모아 다시 수록한 문학 작품집으로, 우리말로는 선집(選集)이라고도 한다. 한 작가의 작품 가운데서 선별해 엮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작가가 하나의 주제로 쓴 글을 엮은 앤솔로지 문학 작품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앤솔로지 문학은 신인 작가와 신생 출판사의 진입 장벽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고 독자의 입장에서는 같은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독자 입장에서도 반가운 말이다.

 


 

이 책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독자로서는 무척 반갑다. 판타지 문학이 대세이고 작품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듬뿍 지닌 소설들이 실렸기 때문이다. 아날로그라고 해서 옛날 민주와 산업화 시절 서민의 애환을 담았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를 쳐다보는 시선이 그렇다는 뜻이다. 7명의 작가들 중에는 독자로서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도 있지만 잘 모르는 작가들이 태반이다. 독자의 독서가 부족한 탓이리라.

삶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 삶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일들. 둘 중에 어떤 게 더 비밀스럽고 신비롭다고 느껴지는가? 물론 후자 쪽일 것이다. 일곱 편의 소설은 우리 삶에 펼쳐지고 있는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2’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고요한의 〈모노레일 찾기〉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 어느 횟집에서 만난 전 여자 친구 주변을 여전히 빙글빙글 돌고 있는 마음을 ‘모노레일’로 표현한다. ‘두 개’의 선로가 있어서 영원히 하나 되지 못하는 사랑을 형상화한 것인 듯하다. 저자 고요한은 「작가의 말」을 통해 "십여 년 만에 다시 월미도에 갔다. 그사이 월미도에는 모노레일이 생겨 있었다. (...) 바닷가를 돌면서 이곳에 같이 왔던 당신을 떠올렸다. 세월은 바람과 같아서 당신은 바람처럼 떠나갔다. 영원할 줄 알았던 것들은 시간이 가면서 소멸되어 버리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기억의 파편뿐이다."고 적었다.

 


 

권여름의 〈시험의 미래〉는 파이널 점독관으로 채택된 구은열이 시험을 점독하는 상황을 그리며, 보이는 세계를 통제하는 또 다른 방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방 역시 통제하는 ‘제2의 방’이 있다. 시험 출제위원들의 문제를 검토하는 검토자를 인물로 내세우며 시험의 시험, 제2의 시험을 재료로 카운트되지 않는 그 비밀을 재밌는 포인트로 잡은 소설이었다. 주인공구은열이 아내와 나눈 대화에는 많은 생각을 하는 한마디가 있다.

"자기야, 시험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아내가 심드렁하게 묻는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점독을 할 때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답한다.

"이 세상 자체가 시험이기 때문이야."(p.70)

저자는 「작가의 말」을 보탠다. "'2'라는 숫자는 긴장감과 신비함을 품고 있다. '1'과는 확실히 다르다. 앤솔러지 테마를 들었을 때, 흥미로웠던 건 '2'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그 특유의 느낌, 매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 긴장감과 신비로움. 보이지 않음. 숨김. 그런 이미지들이 소설을 구상하는 내내 머릿속을 떠다녔다.

 


 

김혜나의 〈코너스툴〉은 ‘코너스툴’처럼 자신이 그 사람의 쉼이 되어주고 싶었지만 정작 용기를 내지 못했던 ‘이반’ 작가의 사랑을 편지로 그려낸다. 류시은의 〈2차 세계의 최애〉는 아이돌 쇼케이스에서 서로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두 사람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현실과 달리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있는 ‘2차 세계’ 그리고 ‘덕질’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 말하면서도, 인생에 있어 진짜 즐거움이 무엇인지 질문을 남긴다. 박생강의 〈2의 감옥〉은 퍼펙트 도플갱어를 만나 ‘2의 감옥’에 떨어진 2% 부족한 남자, 그 남자를 찾기 위해 (0)천공의 세계에 사는 존재를 만난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그린다.

〈코너스툴〉은 책방 이름이다. 저자는 책방 이름인 이곳과의 인연과 작가 자신의 첫 책방 강연 경험을 묶어 하나의 형상화된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아마 꽤 강렬한 인상이 오래 지속되었던 것 같다. 어쩌면 책방의 기억보다 책방 주인에 대한 이미지가 작가의 머릿속에 각인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자의 상상력은 우리 독자들 앞에 재밌는 이야기로 나와 반갑다.

"그 이듬해 동두천의 유일한 동네책방이던 코너스툴에서 자리를 마련해주어 첫 소설집을 토대로 강연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가 본 도시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책방 강연이었습니다. 그 강연을 계기로 다음 해에도 코너스툴에서 소설 낭독회를 가졌고 책방이 사라진 뒤에도 읽기와 쓰기를 이어가는 회원님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모이기도 했습니다."(p.127)

 


 

서유미의 〈다음이 있다면〉은 구조조정으로 퇴사하게 된 미진이 자신과 닮은 두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느끼는 감정들을 담아내며, 미래가 불투명하고 나만 정지된 상태인 것 같을 때 ‘다음’이 있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조수경의 〈이야기 둘〉은 죽음과 만남을 통해 긴밀히 연결된 ‘두 개의 시공간’을 그린다. 두 가지 이야기 속 주인공들에게 찾아온 죽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상태이고, 그 속에서 켜켜이 쌓인 그리움이 또 다른 형태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삶을 산다는 건 불안과 공포, 두려움과 싸워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사랑을 해도 그 끝은 예상할 수 없고, 언제 어디에서 죽을지 모르며, 오늘은 괜찮아도 내일은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기대감이 생기는 것일 테다. 눈에 보이는 삶 너머의 세상, ‘2의 세계’는 그야말로 미지의 세계다. 1(삶)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 그래서 더욱 삶은 신비롭기만 하다.

우리는 오랜 시간 팬데믹을 겪으며 ‘내년엔 괜찮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2022년을 맞이했다. 그런데 막상 2022년을 살면서도 이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상황의 익숙함만이 삶에 자리해 있다고 느낀다. 그런 우리에게 『2의 세계』는 잠시나마 우리의 눈을 돌리고 이렇게 위로해줄 것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오늘이 또 다른 세계로 이끌 통로라고. 1의 뒤에 ‘2’가 있듯 그 후의 세계도 있을 것이다. 숫자 2의 형태처럼 구불구불하고 또 다른 고통과 아픔, 슬픔의 순간과 직면할 수 있지만, 분명 즐겁고 행복한 길도 걸어가게 될 것이다. 진부하고 흔해빠진 표현이지만, 그래서 인생을 살 만하다고 하지 않던가. 오늘을 사는 모든 사람에게 미지의 세계에 발을 푹 담고 가는 게 나뿐이 아니라는 데에 위로를, 신비롭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한 그 세계를 매일 경험하고 있는 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저자 : 고요한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고, 2022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번역문학 전문저널 <애심토트>에 단편소설 <종이비행기>가 번역 소개됐다. 소설집 《사랑이 스테이크라니》, 장편소설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를 출간했다.

 

저자 : 권여름

1982년 전북 부안군에 위치한 작은 섬, 식도에서 태어나 정읍에서 자랐다. 전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했다. 잔잔한 마음으로 매일 조금씩 글을 쓴다. 언제 어디서든 소설을 ‘쓰는 중’인 작가가 되고 싶다.

 

저자 : 김혜나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제리』로 제34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집 『청귤』, 중편소설 『그랑 주떼』, 장편소설 『정크』,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차문디 언덕에서 우리는』이 있다. 제4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요가 지도자 과정을 이수한 뒤 인도 마이소르에서 아쉬탕가 요가를 수련하고 요가 철학을 공부했다.

 

저자 : 류시은

201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나나>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자 : 박생강

1977년 북한방송 전파가 종종 흑백텔레비전에 잡히던 경기 파주 금촌에서 태어났다. 2005년 단군신화 설화를 패러디한 호랑아낙을 등장시킨 장편소설 『수상한 식모들』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며 본명 박진규로 등단했다. 2014년 장편소설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를 출간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문학 활동을 새로이 시작했다. 생강이란 필명은 생강이 몸에 좋다는 어떤 건강 서적의 표지를 서점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정했지만, 성자saint와 악당gang의 혼성, ‘생각의 강’ 같은 심오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물간 상류층들이 주로 드나드는 멤버십 피트니스 남자 사우나의 사우나 매니저로 잠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한 장편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로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부터 최근까지 엔터미디어를 통해 대중문화 칼럼 [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를 연재했다.

 

저자 : 서유미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단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그녀는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화려한 올가미에 얽혀 자유롭지 못한 인간들을 이야기한 『판타스틱 개미지옥』으로 2007년 제5회 문학수첩작가상을, 서른 살을 지나서도 여전히 철들지 못하고 무엇 하나 정해진 바 없이 방황해야만 하는 서른셋 여자의 일상을 그린 『쿨하게 한걸음』으로 2007년 제1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였다. 소설집 『당분간 인간』,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장편소설 『판타스틱 개미지옥』, 『쿨하게 한걸음』, 『당신의 몬스터』, 『끝의 시작』, 『틈』, 『홀딩, 턴』을 썼다.

 

저자 : 조수경

글 · 그림 · 여행. 세상 구경 실컷 하고, 아이들과 동물들을 사랑하면서 살다 가고 싶은 소설가.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젤리피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 장편소설 《아침을 볼 때마다 당신을 떠올릴 거야》 《그들이 사라진 뒤에》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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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선택을 강요하는가? : 여성, 엄마, 예술가 사이에서 균형 찾기 - What Forces Women Artists to Give Up: Balancing Being a Woman, Mother, and Artist
고동연.고윤정 지음 / 시공아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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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엄마의 역할은 작가의 생존과 번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여성, 엄마, 예술가. 서로 다른 세 가지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11명의 이야기. 여성 미술의 담론 외에도 여성의 자아, 연대, 그리고 역사까지 들여다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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