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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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혼란을 겪고 있다. 팬데믹이 창궐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중간 무역 전쟁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세계 최대 패권국인 미국은 하루가 멀다하고 자이언트 스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 경제 난국을 해결하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높아가는 가운데 어느 선에서 멈출지 아무도 모르는 안개 속 세상이다. 특히 미·중 간 갈등은 포괄적이고 첨예한 대립을 예고하는 듯한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총체적 난국을 함께 맞닦뜨리고 있다. 그런데 왜 독자는 다른 때보다 더 큰 위험을 느끼고 있는가? 곰곰이 생각해봐도 짧은 지식으로는 희망을 찾을 수도 없다. 이런 때일수록 희망을 찾고 신념을 가진 채 헤쳐나가야 한다는 현자들의 수습 방안은 도무지 희망을 찾을 길 없는 듯이 보인다. 이 책 『다가올 미래, 부의 흐름』는 그런 점에서 각자도생의 방법을 제시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촘촘히 읽어도 희망을 찾아내기에 어려운 내용뿐이다.

이 책은 사실 미래 경제 전망에 대한 분석·해설서로는 훌륭하다는 생각은 든다. 이유는 돈 있는 사람들, 부자들의 투자 안내서 같은 느낌이 더 강하기 때문에 서민층의 독자로서는 마뜩지 않다. 그래도 이 책의 저자는 세계경제에 대해 엄청난 분석력과 해박함, 통찰력을 가진 분으로써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너무나 잘 풀어 전달해주는 ‘사이다 경제학자’ 로 유명한 곽수종 박사의 저서다. 저자는 아는 만큼 현재의 힘든 상황이 쑥쑥 이해가 되고, 그런 이해가 전제될 때 개인이 나름의 ‘계획’을 수립해 준엄한 시절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경제적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해박한 지식을 동원, 잘 설명해주는 데 집중한 것 같다. 서민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해서는 책 안에서 독자들이 선택하고 판단해야 할 문제들의 나열이고 해결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경제기사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절이지만 여전히 경제가 어렵고 세계경제의 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즉 투자자들에게 알려줘야 할 지식이고 방법이다.

 


 

소중한 내 돈이 걸려 있기에 경제 유튜브를 부지런히 시청하고 경제기사를 매일 읽어도 무엇이 ‘핵심’인지 모르면,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 그저 죽어 있는 정보가 되어 흩어질 뿐이다. 이 책의 최고 장점은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현재의 상황과 다가올 미래에 대해 이해하며 술술 읽어 나갈 수 있고, 나아가 세계경제의 큰 그림과 투자의 방향성까지도 그릴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다. 이 말은 이 책의 설명으로는 안성맞춤이다.

경제의 순환과정과 이에 따른 ‘돈의 흐름’을 모르고서는 그 어떤 투자에서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 사이클에 따라 시중에 돈이 어떻게 풀리고 다시 모이는지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주식에 투자하든, 부동산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든 거시적인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본질이 아닌 겉의 현상에 속아 표류하게 된다”고 강조하며, 일반인들에게 ‘경제의 흐름’과 ‘돈의 흐름’에 대해 거시적 안목을 들려주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특히 금리인상기와 인플레이션 시대가 거칠고 빠르게 전개되면서 2023년 이후 세계경제의 미래 시나리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 책은 현실적으로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말도 설득력이 있다. 또한 책에는 현재 세계경제의 속살을 제대로 이해하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내용이 가득해 연신 저자의 혜안에 감탄하며 일독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의 독후 감상으로 말해도 적절한 분석이라고 하고 싶다. 이 책도 저자의 말대로 주식이나 부동산, 최근 한껏 부각된 암호화폐 등 투자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돈의 흐름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경제 기사나 분석, 전망 등에 대한 책 등에도 그럴 듯한 이유로 투자 적절한 방법 등을 제시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고, 지금도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의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투자의 최선이라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돈의 흐름부터 투자 적절처나 전망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는 이 책은 앞 부분에 돈의 흐름 등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장(章)이 거듭되면서 차근차근 하나씩 짚어가며 분석하고 가까운 미래를 위한 투자법이나 시기 등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기술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맨 앞 부분 「지은이의 말」에서 하나의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상속과 증여를 기대할 수 없는 개인이 30세부터 65세까지 35년 간 가장으로서 외벌이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평균 연봉을 8,000만 원이라고 하면 35년이니 28억 원의 수입이다. 여기서 근로소득세, 국민연금, 의료보험 등이 약 50%를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14억 원 정도가 삭감된다. 그렇다면 남는 건 14억 원 정도다. 자녀를 한 명이라고 가정하면 대학 졸업 때까지 약 3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고 주택 비용을 서울 평균 5억 원이라고 하면 총 8억 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전제를 내세운 뒤 대략적 추정액을 밝히고 있다.

남은 6억 원 가운데 식비, 해외여행, 취미활동, 부모님 지원 등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지출될까. 거의 전부를 사용한다고 보면 65년 은퇴 시에 노동자의 손에 쥐는 현금은 0원이고, 미혼인 자녀 한 명과 아파트 한 채(가격이 폭등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싶지만), 그리고 남아 있는 20년의 노후생활이다. 향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20년의 노후생활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을 듯하다. 그러니 주택연금이라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의 설명은 이어진다. "이렇게 부모 세대로부터 일정한 상속이나 증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받는 사람들의 차이가 빈부의 차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점을 설명한다. 최고 교육 수준도 영향을 받는다. 사회 문제로 정의하면 '양극화'는 초고령화와 함께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투자적 관점에서 돈의 흐름은 2가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돈의 흐름 두 가지 중 하나는 본질론이다. '돈은 어디서 어디로 흐르는가'이다. 다른 하나는 '각 개인의 인생에서 돈이란 현재와 미래의 시간, 즉 평생소득과 평생소비의 추세변화 속에서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이다. 전자는 일반론적이다. 돈은 수급의 방향에 따라 돌고 돈다. 진실된 돈의 순환이다. 그냥 시장에서 일어나는 재화와 용역의 수급에 따라 돈이 가치 척도의 수단으로 이동하는 '돈 본연의 모습'일 뿐이다. 이렇게 돈이 흐른다면 경제활동에 별 큰 문제가 있을까? 역시 2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먼저, 인간의 본능에 따라 이 순환을 순수하게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생산과 공급을 줄이거나 늘리거나, 혹은 수요가 몰리거나 수그러들거나 하는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 다음으로는 정부의 정책도 한몫 거들 수 있다. 시장이 발전하면서 봉건주의를 붕괴시킨 자본의 크기가 더욱더 커지게 된다. 원래 가지고 있는 진신된 돈의 특성과 흐름은 이 2가지 요인에 의해 쉽게 방향이 틀어진다.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되고'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 정책'으로 집중되면서, 일반적인 돈의 흐름은 정상궤도를 이탈해버린다.

당연히 정상궤도를 이탈한 돈의 흐름을 두고 자본주의는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한다. 17세기 네덜란드의 '동인도 주식회사'가 이와 같다. 중세 이후 종교의 벽을 부숴버리고 세롭게 등장한 인본주의 서양 철학의 본질은 어쩌면 이처럼 진실된 궤도를 이탈한 돈, 즉 자본과 관련된 시장의 왜곡과 권력의 집중이 핵심 주제였을 법하다. '돈에도 철학이 있을까.' 이 책을 쓰면서 저자가 가진 목적은 이 가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게 아니다. 그 정도로 해박하지도, 명철하지도 않음을 토로한다. 단지 '머지않은 미래에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는 어떻게 돈을 운용할 것인가'를 나름 정리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 흐름을 타고 가다 보면, 그리하여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은퇴 후 적어도 25년을 더 지탱해야만 하는 개인이 정부를 믿고 의지하기보다 각자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각 개인이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엄혹한 현실을 가정한다면, 어떻게 시장에 역행하지 않고 순행할 것인지에 대해 철저한 개인적 판단을 이 책에서 정리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책에 따르면 2022년 현재 세계경제가 직면한 위기는 크게 6가지로 요약된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FOMC의 테이퍼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무역갈등, 신냉전시대, 지속될 수 있는 경기침체가 바로 그것이다. 역사적으로 위기는 계속 순환 반복되어 왔다. 이 책은 세계경제가 당면한 위기의 실체들을 면밀히 살피고, 새로운 세계질서가 만들어지고 있는 자본시장의 현주소를 통찰력 있게 들여다본다. 수십 년간 경제학을 공부하고 연구해온 저자는 이를 통해 주식과 부동산, 가상화폐,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돈이 흐르는 전 영역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풀어놓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책을 읽고 2가지 질문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내다보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극복할 수 있는 역량과 DNA가 있다. “위기는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고통의 시간이다. 문제를 받아들이고 제대로 분석하면 풀지 못할 일이 없다. 그래서 위기는 기회다”라는 저자의 핵심 메시지로 행동과 사고의 중심을 잡은 후에 이 책의 내용을 읽어나가면 앞으로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돈의 흐름을 어떻게 타고 가야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믿는다.

러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은 언젠가는 중국에 대응해 많은 것들과 경쟁하고 충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지 말라던 흐루쇼프의 말은 오늘날 현실이 된 것이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독일과의 수교를 시작으로, 미국과의 핑퐁외교와 수교 등으로 이어지면서 ‘데탕트’ 시대가 열렸다. 20년이 지나면서 동독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되었으며, 구 소련은 러시아로 좁혀지고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자유시장 경제체제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시장이 자유시장체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체제로 양분되어 있었다면, 1992년 이후의 세계경제는 자유시장 경제체제 하나로 통일을 이룬 셈이다. 그에 따른 가장 중요한 변화는 미국 달러화의 통화량 차이에 숨어 있다. 세계경제가 2배가량 규모가 커질 때 세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유통량이 냉전시대와 같이 동일하다면, 미국 달러화 가치는 엄청나게 상승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 미 달러화는 매우 안정적인 가격변화를 보여주고 있다.(p.335)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이 밖에 '지은이의 말'과 부록 1, 2가 앞뒤에 붙어 있다. 1부는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2부 〈다가올 미래, 돈의 흐름이 바뀐다〉이다. 1부에는 1장 「다가올 미래, 우리는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2장 「지금 겪고 있는 위기의 발단과 원인은 무엇인가」, 3장 「앞으로 경기침체와 경제위기는 어떻게 진행될까」, 4장 「세계 주요 투자기관과 전문가들이 보는 향후 경기전망」, 5장 「미국 언론과 세계 주요 금융기관이 보는 향후 경기」 등 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서는 1장 「돈의 흐름을 읽는 능력을 키워라」, 2장 「다가올 미래, 돈의 흐름을 아는 사람이 승자다」, 3장 「다가올 미래, 돈은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 4장 「금값은 돈 가치의 변화와 상관관계를 가진다」, 5장 「다가올 미래, 주식시장의 흐름」, 6장 「다가올 미래, 부동산시장의 흐름」, 7장 「다가올 미래, 가상화폐의 흐름」, 8장 「다가올 미래, 산업에서 돈이 흐르는 방식」, 9장 「다가올 미래, 위기의 실체들을 다시 점검해보자」로 이뤄져 있다.

 

저자 : 곽수종

 

현재 리엔경제연구소를 설립하여, 국제금융과 국제경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학의 교수직을 거쳐, 미 캔자스 주정부에서 일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캔자스대학교에서 파생상품 금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98년 이후 캔자스 주 공공기업위원회(Kansas Corporation Commission)에서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05년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미주경제 팀장을 지냈으며, 2005년 당시 이미 국제 금 시세가 온스당 2천 달러까지 상승하고 ‘금본위제도’가 부활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06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Peterson IIE에 객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기간에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2007년 8월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전 과정을 미국 워싱턴D.C.에서 직접 연구한 바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매일 경제 공부』 『곽수종 박사의 대한민국 경제 대전망』 『한국경제 판새로 짜라』 『세계경제 판이 바뀐다』 『세계 경제의 99%는 트럼프에 달려 있다』 가 있다. 경제를 보는 탁월한 분석력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등 다양한 경제전문지나 해외 학술지에 ‘Designing natural gas utility hedge programs with call options’ ‘Provisional Liquidation of Futures Hedge Programs’ 등을 게재하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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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 - 명운을 바꾸는 선택과 변화의 순간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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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리학의 운명과 그리스 신화 속 비극의 주인공이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확인하는 순간, 운명은 스스로가 바꿔 나가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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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 - 명운을 바꾸는 선택과 변화의 순간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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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는 제목에 들어간 '운명'이란 단어 때문에 흔히 말하는 사주팔자와 운세에 관한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사실 오십(50, 나이)이란 단어는 독자의 추측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 책이 단순한 사주팔자나 운세만 다루는 책이라면 읽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독자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주나 관상 등을 보기 위해 이른다 '점집'을 찾은 적이 없을 정도로 외면하고 살았다. 지금 중년에 들어서면서까지 새삼 사주, 관상에 의미를 두고 새로운 해석에 귀 기울일 생각은 없었다. 또 '명리학'은 중국 공자 시대 '사서오경'으로 편입된 주역(周易)으로서 편찬됐고, 당(唐) 나라 이후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체계화했다고 들은 바 있다. 누가 그랬는지 학자의 이름도 모르고 내용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어 조금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아무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명리학을 새로 만날 생각은 없었다.

대부분 명리학을 ‘미래를 점치는 방법론’ 정도로 알고 있지만, 사실 명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것이 저자 강상구의 주장이다. 새로운 해석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이해에서 한 발 나아가는 주장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명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나도 모르게 하는 내 행동의 이유를 파악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즉, 내 운명을 꼬아버리는 힘이자 내 운명을 ‘꽃길’로 만드는 힘이기도 한 내 성격의 근원을 깨우치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타고난 ‘명(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운(運)’은 바꿀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명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미리 알기 위해서가 아니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채우기 위해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여전히 불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고 자신 있게 저자는 강조한다. 특히 이 책은 서양 신화가 비극이라는 배를 타고 운명을 넘어선 영웅들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이 책을 집필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전작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으로 30만 명의 독자들에게 인생을 경영하는 지혜를 선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책 『오십에 읽는 내 운명 이야기』는 색다르고 의미 있는 신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비극 속 주인공의 운명과 명리학의 관점에서 보는 그들을 융합해 멋진 이해와 해석을 독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야기의 원형이라 평가받는 고대 그리스 비극 속 주인공의 기구한 운명을 명리학의 관점과 융합해 뒤따라가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 지혜와 용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명리학과 비극은 운명의 굴레에 갇힌 인간의 조건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깊이 통한다. 신탁이 운명이라면, 사주팔자 역시 운명이다. 삶이 가하는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과 진검승부를 벌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미래를 타진하는 비극 속 영웅들의 모습을 통해 저자는 ‘주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다’는 체념의 숙명론을 능동의 운명론으로 전환시킨다. 독자들에게 신선한 변화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은 나이 오십이면 한 번쯤 삶을 되살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다. 열심히 살았지만 노후를 준비할 틈도 여력도 없었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곧 생산 활동 영역에서 밀려날 중년에 들어서면 다가올 미래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때는 정말 잘나갔는데 지금의 모습은 스스로 봐도 변변치 않을 때, 성심을 다했지만 돌아온 것이라고는 뒤통수 맞는 결과였을 때, 남들은 쉽게만 이루는 일이 나에게는 너무 어렵고 고될 때, 우리는 운명을 떠올리고 팔자타령을 하게 된다. 옛날 학교 다닐 때 배웠던 공자는 『논어』에서 ‘나이 오십이 되면 하늘이 내린 운명을 안다’(知天命)고 했다. 물론 공자 자신의 얘기지만 우리 누구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제껏 해온 대로 남은 날들을 맞이할까 봐 두렵고, 어떻게 해야 남은 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지 도통 알 길이 없어 불안하다.

 


 

저자는 ‘오십의 운명론’을 펼치기 위해 두 가지 도구를 선택했다. 바로 동양의 명리학과 서양의 비극이다. 운명에 갇힌 인간의 조건을 생각한다는 지점에서 명리학과 그리스 비극은 서로 긴밀하게 통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신탁이 운명이라면, 팔자(八字) 역시 운명이다. 이 책은 그리스 비극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명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고통과 환난 속에서도 ‘제 운명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며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비극 속 영웅들의 모습은 ‘팔자는 타고나는 것이다’, ‘주어진 운명은 바꿀 수 없다’는 체념의 숙명론을 능동의 운명론으로 전환시킨다. 독자는 이 시도에 매우 신선한 자극을 느꼈고, 이 책을 탐독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명리학은 잘 몰라도 그리스 신화의 영웅이나 신, 비극의 이야기는 얼마간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명리학을 통해 고대 그리스 신화를 해석하든, 신화를 명리학적으로 이해하든 결국 운(運)과 신화 속 인물들은 운명에 맞서 극복하거나 운명에 지거나 했다.

고대 그리스 비극은 인류가 창조해낸 이야기의 원형과도 같다는 사실은 새삼 부각시키지 않아도 대한민국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대부분 배워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신화 속 이야기를 문학, 예술, 학문,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천 년 간 재해석하고, 새로운 이해로 새 주장을 펼치기도 해왔다. 앞으로도 일정 기간 신화의 이야기는 우리 삶과 함께할 것이다. 그만큼 사건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흡인력이 강하며, 주인공들은 그 각각을 인간의 한 전형들로 삼아도 될 만큼 성격이 뚜렷하다. 비극에서 그려지는 사랑과 질투, 명예와 치욕, 고난과 시련, 성장과 극복의 서사를 따라가는 동안 독자들은 작품 속 인물의 모습에 자신의 삶을 대입하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운명의 파란을 어떠한 자세로 맞이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스토리텔링의 강력한 힘이다.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들은 대개 맹렬히 타오르는 운명의 일격을 맞아 자기 자신까지도 불태워버리는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 쉽게 말해 비극은 ‘드센 팔자’를 마주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책에 따르면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신탁을 타고난다. 아가멤논은 트로이 원정을 위해 딸을 제물로 바치라고 강요당한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어머니를 살해하는 기구한 운명에 처한다. 안티고네는 국가를 위해 인륜을 저버리라는 명을 받는다. 아이아스는 조국을 위해 충성했지만 되돌아온 것은 반역자라는 오명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전 세계를 주유하며 용맹을 떨쳤지만 그를 사랑했던 아내의 잘못된 판단으로 어이없는 최후를 맞는다. 도무지 쉬운 게 없는 삶이자, 억울하기 그지없는 인생이다.

이러한 비극 속 인물들의 운명은 명리학이라는 범주 내에서 더 상세하게 파악해낼 수 있다. 인간에게 불을 선물해준 대가로 세상 끝 절벽에 매달려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힌 프로메테우스는 갑목(甲木)이다. 따뜻한 마음, 저돌적인 추진력, 강한 자존심을 가진 갑목은 미래에 대한 낙관이 있다. 기나 긴 고통과 인내 끝에 프로메테우스는 자유를 얻는다. 트로이 전쟁의 승리자인 아가멤논은 진토(辰土), 아내에게 살해당하는 아가멤논의 비극은 완벽주의자이면서 강한 권력욕에 사로잡히기 쉬운 진토의 기질로 인해서다. 엘렉트라, 헌신과 사랑, 희생의 상징인 그녀는 비겁(比劫)의 사주를 타고났다. 시기와 질투, 남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자기파괴적인 성향, 그로 인해 긴 세월을 불행의 나락에서 허우적거린다.

 


 

하지만 운명이 그렇듯 명리학에 입각한 사주팔자 역시 불변의 것은 절대 아니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는 흔히 명리학을 ‘미래를 점치는 방법론’ 정도로 알고 있지만, 사실 명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저자의 주장이다. 명리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나도 모르게 하는 내 행동의 이유를 파악하는 일이다. 즉, 내 운명을 꼬아버리는 힘이자 내 운명을 ‘꽃길’로 만드는 힘이기도 한 내 성격의 근원을 깨우치는 작업이다. 타고난 ‘명(命)’을 바꿀 수는 없지만, ‘운(運)’은 바꿀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저자는 신화 속에서든 우리의 삶에서든 자신의 사주를 알게 되면 내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게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꿈과 욕망을 직시함으로써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고 미래의 변화를 창조해낼 에너지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고통과 환란 속에서도 끝내 자기답게 살아가고자 했던 비극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의 인생을 가장 나답게 잘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는 소크라테스의 말로 우리는 배웠고 그렇게 자주 인용해 썼다. 저자에 따르면 흔히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졌던 델피(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새겨진 경구다. 신에게 무언가를 묻기 이전에 너 자신부터 돌아보라는 이 가르침은 역사상 최고의 신탁으로 손꼽힌다. 비록 그 끝이 파멸이었을지언정 극한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리스 비극 속 주인공들의 생애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주어진 운명의 굴레를 자기 식으로 돌파해내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이끌어가려는 모습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끝내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지 일깨워준다.

 


 

저자는 사주팔자가 맞아떨어지는 이유는 우리가 타고난 대로 살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팔자를 바꾼다는 것은 자신을 바꾼다는 뜻일 터. 운명을 바꾸는 것은 나를 바꾸는 것이고, 나를 바꾸는 것은 생각 없이 당연하게 하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설 때라야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명리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미리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나의 부족함을 알고 채우기 위해서 명리학을 배운다고 말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여전히 불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고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저자 : 강상구

 

이야기 거간꾼. 보고 들은 이야기를 필요한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어 안달한다. 단, 보기 좋고, 듣기 좋고, 먹기 쉽고, 맛있게 만들어서 전하려 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좋아해서 기자가 됐고, 옛날이야기를 좋아해서 고전과 역사를 읽고 풀이한다. ‘감언이설(監言移說)(흔히 쓰는 甘言利說이 아니다)’을 좌우명으로 삼는다. 기자로서는 힘 있는 자의 말을 감시하고 힘없는 자의 말을 옮기는 것을 목표로 정치권 이야기를 뉴스로 만들어 시청자에게 전한다. 그리고 작가로서는 고전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책으로 만들어 독자에게 전한다. 여전히 그리스에 매료돼 있지만, 언젠가 이황을 주제로 책을 쓰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저서로는 《미토노믹스: 그리스 신화로 읽는 경제 이야기》,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 있다.

경기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듀크대학교에서 1년간 연수했다. MBN 정치부 차장을 거쳐, 현재는 TV조선 정치부 차장으로 일하고 있다. MBN [정치&이슈], TV조선 [감언이설(監言移說)]을 직접 진행했으며, KBS2 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SBS 파워FM [한수진의 오늘]의 ‘시사 속 신화읽기’, 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의 ‘고전 페퍼민트’, TV조선 [뉴스쇼 판]의 ‘정치 속보기’에 출연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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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구조 교과서 - 내 몸에 생긴 질병을 해부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윤경희 옮김, 나라 노부오 감수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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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해부학 도감처럼 내 몸에 생긴 질병이 구조적으로 궁금할 때 찾아보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질병 증상과 매커니즘, 치료를 한데 묶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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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구조 교과서 - 내 몸에 생긴 질병을 해부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윤경희 옮김, 나라 노부오 감수 / 보누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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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질병 구조 교과서』는 「내 몸에 생긴 질병을 해부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인체 의학 도감」이라는 긴 부제를 갖고 있다. 이 책의 주제, 집필 취지와 어떤 내용이 실렸을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제목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의학에서는 "질병의 구조를 아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고 말한다. 사실 이는 동양의학이나 우리의 한의학에서도 같은 주장이다. 동서고금 모든 의학은 치료를 위해 진단을 먼저 실시한다. 진단이란 의사가 환자의 질병을 알아내는 것이다.

진단은 문답을 통해 하는 수도 있고,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개발된 의료기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질병의 구조를 잘 아는 의사들이 치료의 첫 단계로 실시한다. 정확하게 알고, 정확한 치료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 책이 질병의 구조를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이유는 치료자가 의사이지만 환자 역시 치료자로서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즉 환자 역시 질병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치료에 임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왜 환자가 질병 구조까지 알아야 치료에 더 좋을까? 하는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질병은 의사가 치료의 주체이긴 하지만 환자가 의사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도 치료 효과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의사가 내린 처방에는 치료약과 환자로서의 치료를 위해 주의할 점 등이 포함된다. 약만 잘 먹어도 효과를 내는 질병이 있는가 하면 상당수의 질병은 식사와 잠 등의 규칙적이고 적절한 양의 영양 섭취를 해야 약효도 증가하고, 치료 기간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대부분은 약만 잘 먹으면 치료되기를 바란다. 이 책의 집필 이유이다.

 

 

의사가 내린 약 처방은 어느 정도 함량인지, 기간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처방을 하고, 부수적으로 따르는 식사와 수면까지 일일이 통제할 수는 없다. 때문에 일부 질병에 대해서는 식사의 부분까지 의사가 주의를 주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질병의 구조나 적절한 치료에 이르기까지의 의학적 지식을 의사들이 모두 섭렵해 알고 있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에 따라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환자 본인의 질병 치료 의지라든지, 치료를 위한 부수적인 의사 지시 사항은 상식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물론 의학이 급속히 발달돼 웬만한 질병은 의사가 처방해서 치료하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의 힘만으로 치료하기 힘든 질병도 있고,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식이 더 중요한 질병도 있다.

특히 치료약이 없는 경우는 의사가 지시하는 처방에 잘 따라야 회복하고 극복이 가능한 질병도 있다. 예를 들면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와 뇌신경의 이상에서 오는 질병은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알려지고 있다.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치료제도 마땅치 않다. 물론 효과를 내는 약이 개발돼 투약되고 있지만 완전 치료에는 한계가 있는 듯하다. 예방을 위한 백신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의 변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 경우 의사로서는 예방과 치료를 위해 지금까지 나온 백신과 치료제에 의존한다. 이처럼 우리가 겪는 질병 중에는 아직까지 현대의학으로 극복하지 못한 것도 수없이 많다고 한다. 특히 가장 좋은 치료법은 '예방'이라는 현대의학의 치료법에는 질병 구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따라 치료 효과는 다를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질병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희귀성 질환이나 새로 생긴 질병에는 제대로 대처하기엔 현대의학으로서는 불분명하기 때문에 인류가 흔히 앓아오면서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는 병에 대해 주로 설명하고 있다.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채 재발돼 고생하는 중풍(뇌졸중)에 대한 설명을 위해 이렇게 주장한다. 이에 따르면 어느 날 뇌의 혈관이 갑자기 터지거나 막히면 정상적인 혈류가 멈춘다. 그렇게 뇌에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뇌 조직은 손상된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라 마비가 되거나 의식장애 등이 오며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 질병은 뇌졸중이라 통칭하는 질병으로 뇌출혈, 뇌경색, 거미막밑출혈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질병들은 대개 갑자기 발병하는데,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뇌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생명을 구했다 하더라도 이처럼 뇌조직이 손상되면 운동마비나 감각 장애, 언어 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아 일상생활이 원활할 수 없어진다.이러한 뇌 신경계 질환들은 주로 노령, 흡연, 음주, 당뇨병 등이 원인이며, 특히 50~60대에 많이 발병한다. ‘늙으면 자연스럽게 여기저기 아픈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점점 약해지는 몸을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다. 뇌 신경계 질환은 물론, 지금껏 막연히 이름만 알고 있었던 질병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면 식습관이든 생활습관이든 건강을 위한 노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심근경색 등에 대한 설명도 주위해서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갑자기 가슴이 조이는 듯하다. 통증이 턱, 등, 왼쪽 어깨로 퍼져 나간다. 얼굴이 창백해지고 호흡이 가쁘면서 메슥거린다. 이럴 때는 심근경색을 의심하고 바로 대처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심장동맥이 막혀 혈액이 통하지 않으므로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질병이다. 심근경색 급성기는 치료 이전에 생명을 구하기 위한 처치가 최우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심장동맥에 쌓인 혈전을 녹이는 약 투여, 혈관을 넓히는 카테터 삽입, 바이패스 수술 등을 시행한다.심근경색 외에도 심부전, 심장판막증, 굴기능부전증후군 등 심장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유사해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각 질병에 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증상이 비슷하더라도 병명에 따라 발병 부위와 원인,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질병의 정체를 빠르게 알아차릴수록 건강을 유지할 확률도 비약적으로 높아진다는 뜻이다. 인체 구조와 질병의 메커니즘을 아는 것은 곧 내 몸을 지키는 힘이 된다. 병증을 보이는 부위와 증상을 살펴보고 발병 원인과 치료를 파악해 보자.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몸의 모든 기관과 구조 및 신체 각 기관의 질병 등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하는 방법, 또는 발병 위험 신호를 미리 알아채는 방법, 적절한 응급조치가 필요할 때의 응급처치법 등을 9장(章)에 걸쳐 세밀하게 설명하고 해부학적으로 부연 설명한다. 모두 예방과 치료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1장 「운동기」에서는 몸의 골격, 즉 뼈와 근육 등 움직이고 지탱하는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부분이다. 어디에 통증을 느끼거나 불안정할 때, 또 그런 느낌을 받을 때 병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구조를 파악하고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환자 스스로 해야 할 부분을 말하고 있다. 2장 「뇌·신경계」는 치매, 조현병, 파킨슨병 자율신경의 마비와 불편, 약물의존 등에 대해 다룬다. 3장은 「감각기」로서 눈·코·귀·입·촉각의 질병이다. 녹내장과 난청, 후각 장애 등의 질병을 다루고 있다. 특히 통증의 매커니즘과 감각기관의 질병을 모두 다룬다.

4장에서는 「호흡기」를 다루며 기관지천식, 폐암, COPD(만성 폐쇄성 허파 질환)을 설명한다. 당연히 신체 구조와 질병의 원인과 치료 등에 대해 설명한다. 5장 「순환기·혈액」에서는 우리 몸속의 피와 심장 이상을 설명한다. 심근경색, 심부전증, 부정맥과 동맥경화, 고혈압과 백혈병, 면역 알레르기, 순환기와 혈액의 질병이 망라돼 있다. 6장은 「소화기」이다. 소화기 질병은 치아질병과 식도암, 위암, 간암 및 변비 등 소화기 계통의 질병을 다룬다. 7장 「콩팥 ·비뇨기」, 8장 「내분비」, 9장 「생식기와 세포」를 각각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과 각종 설명이 붙어 자칫 읽기가 까다로울 수도 있어서 「이 책의 사용법」을 미리 일러두는 배려도 했다. 인체 각 기관의 해설 페이지와 질병 해설 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쉽게 구별되도록 했다. 처음 배우는 사람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면 구성을 실용적으로 꾸미고, 표현에 신중을 기했음을 미리 알려둔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각 기관 계통의 대표적인 질병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병명을 알고 치료약을 처방받아도 내 몸이 도대체 왜 아픈지 답답할 때가 있다. 누군가 자세하게 설명해 주면 참 좋을 텐데 하는 마음이 굴뚝같다. 이 책에는 인체의 구조를 알기 쉽게 입체적인 일러스트를 그리고 구조에 맞춰 각각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해 놓았다. 또한 관련 질병과 발생 원인, 증상, 치료에 대한 사례와 함께 X선 사진과 CT 영상 등을 활용해 의학적 지식을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 어렵고 지루한 기존의 의학·해부학 교과서에서 벗어나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질병의 원인, 증상, 치료와 연결해 이해하면 자연스럽게 실전 의학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책을 보면서 어디가 어떻게 아픈 건지도 잘 몰랐던 수많은 질병의 정체를 직접 밝혀내 보자. 인체를 9개 기관 계통별로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실제 크기를 정확한 비율로 줄인 축척도와 미세 구조까지 자세히 확대한 일러스트를 통해 의학서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내용을 쉽게 파악하고 늘 내 몸을 위협하는 질병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책의 '서문' 「들어가며」는 이 책을 감수한 나라 노부오(됴쿄의과치과대학) 교수가 예전에는 해부학 교과서로 인체의 구조를 가르쳐서 인체의 구조의 이해에 그친 데 비해 이 책은 인체의 구조부터 시작해 그 기능까지 하나로 연결 지어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편집했다고 밝힌다. 먼저, 인체의 구조를 가능한 한 알기 쉽도록 입체적인 일러스트를 담았고 구조에서도 각각의 기능을 직접 연결해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글로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X선 사진과 CT 영상 등을 활용해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각 가정마다 상비약 구비하듯 한 권씩 필수적으로 비치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눈으로만 내용을 익혀 질병 극복의 도구로 사용되도록 추천할 만한 책이다.

 

역자 : 윤경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졸업하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일 잘하는 사람은 왜 사우나를 좋아할까?』,『초등 아이가 공부에 푹 빠지는 법』,『초등학생을 위한 요리 과학실험365』,『일본식 집밥 레시피 100』,『남자아이의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방법』,『손정의처럼 일하라』,『뇌에 맡기는 공부법』,『나라 이름으로 여행하는 지구 한바퀴』,『프랑스 사람은 지우개를 쓰지 않는다』,『사회학 명저30』,『연애 사자성어』,『사자성어사전』,『상황별 사자성어』,『50대에 꼭 해야할 100가지』,『남편을 날씬하게 만드는 반찬』,『빡치는 순간 나를 지키는 법』 등 다수가 있다.

 

감수 : 나라 노부오

 

1975년 도쿄 의과치과대학교 의학부를 졸업한 의학 박사로, 도쿄 의과치과대학교 교수를 거쳐 2015년부터 동대학 명예 교수, 준텐도대학교 객원 교수, 일본 의학교육평가기구 상근 이사를 역임했다. 혈액 내과학, 의학 교육학을 전공했으며, 여러 의학 서적 외에도 일반인을 위해 쉽게 풀어 쓴 건강서를 집필했다. 『아름다운 인체 도감』, 『한 권으로 알 수 있는 병원 검사』, 『유전자 진단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최고로 아름다운 인체 도감』, 『인체 대도감』 등의 저술과 감수를 맡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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