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있는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 (100쇄 기념 에디션)
이정환 지음 / 시아출판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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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인간 관계의 연속이다. 한자어로 '인간(人間)'도 서로 관계 맺고 살아간다는 의미에서 사람(人)과 사이(間)을 합쳐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인 관계라고 하는 인간 관계는 대체적으로 말로 시작한다. 낯선 사람과 가까워지는 인간 관계의 시작은 '말'이라는 의미다. 말도 여러 가지로 나뉜다. 대인 관계에 있어서 좋은 관계는 웃음이 많을 수밖에 없다. 웃는 분위기에서는 안 될 일도 성사시키는 기운이 있다. 왜 웃음이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느냐는 대인 관계를 말할 때 논의할 필요가 없다. 대인 관계에서 기분이 좋을 때 나오는 웃음은 유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의 유머는 장난스러울 수도, 진지할 수도 있다. 상관없다. 분위기가 좋아지면 웬만한 문제는 해결된다. 웃는 분위기에서 대화는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기분이 드는 것은 본능일지 모른다.

이렇듯 유머는 기본적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그 웃음은 긴장된 삶에 여유를 가져오고, 여유는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지며, 긍정적인 사고는 성공적인 삶을 보장한다는 것이 이 책 『재치있는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의 요지다. 아무리 언변이 좋은 사람이라도 한순간에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는 웃음의 마력을 알지 못한다면, 그 사람의 말은 그저 공허한 울림이나 딱딱한 경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현대인들에게는 소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유머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때는 배우자 자격 조건으로서 '유머 감각'을 꼽을 때도 있었다. 유머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한시도 웃지 못한 날의 연속일 때 우리 일상을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저자 이정환은 이 책에서 유머의 중요성을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찾는다.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이러한 유머의 힘을 알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들이라는 주장이다. 재치 있는 말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한순간에 역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며, 여유롭고 긍정적인 사고에서 나온 유머 감각은 어색하고 냉랭한 관계를 풀어주는 만능열쇠라는 점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 책은 폭넓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해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 가려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유머 화술의 정수만을 모아놓았다. 이 책 속에서 직장이나 가정, 친구들 사이에서 재치 있는 말 한마디로 갈등을 해결하고, 핵심을 찌르되 기분 나쁘지 않은 유머 한마디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주인공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습득하게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1부 〈성공을 부르는 유머 스피치〉에서는 재치 있는 말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성공이라는 명예도 같이 차지하는 유머 화술의 비법을 소개한다. 특히, 직장에서 부딪치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예로 들면서, 적절한 때에 던지는 위트 있는 말이 상황을 어떻게 역전시키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2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쾌한 대화법〉에서는 상대를 배려하는 화술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상대를 배려하는 한마디는 상대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어주고,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해준다. 단순히 혀끝에서 나오는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재치 화술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3부 〈유머 감각을 키우는 15가지 방법〉에서는 본격적으로 유머 화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상대를 감동시키는 재치 있는 화술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와 여유 있는 사고방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기계발 책은 늘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전시돼 있다. 자기계발 범위가 넓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나라 독자들이 자기계발을 통해 더 높은 삶의 목표에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가 높다는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매년 대형 서점 판매량 1위가 자기계발 분야의 책으로 손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기계발 책은 코로나 이후에는 범위가 더욱 넓어져 심리 분야로 대폭 확대된 느낌이지만 이 역시 대인 관계를 잘하기 위한 심리학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대인 관계를 다루는 책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출간되고 있다. 원활한 대인 관계를 원하는 일은 즐거운 소통을 원한다는 의미와 같다. 가급적 분위기가 좋아야 원하는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대화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유머'가 필수적 요인이 된다.

저자 역시 '프롤로그' 「재치와 유며로 상대를 사로잡아라!」를 통해 우리 삶은 인간 관계의 연속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수많은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 좋을까란 질문에는 당연히 '말'에 의한 관계 맺기가 우선으로 꼽힌다. 이 때 말이란 역시 유머가 섞인 말이 분위기가 대인 관계의 필수적이라는 것을 누구든 아는 일이다. 좀 더 세분해 보자면 자신의 의중을 다른 사람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말은 절대적이며, 전부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말을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나아가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적당한 때 필요한 말을 하는 한마디는 인생 자체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각 장(章)을 통해 제목을 두고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형식으로 구분돼 있다. 각 장에는 제목에 마땅한 이유와 실례(實例)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를 한두 권 읽어본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 읽고도 저자의 취지에 공감하고 뜻을 헤아려 쉽게 실천하고 반복해 습관화할 수 있는 제목들이란 것을 알 수 있다. 1부 「아름다운 거짓말로 상대에게 용기를 주어라!」 장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한 직장인에게 "그래, 넌 거기까지가 한계야. 괜히 무리하지마"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리 진실을 말해도 듣는 사람은 더욱 비참해질 뿐 위로도 희망도 되지 않는다. 대신 '아름다운 거짓말'인 "넌 잘할 수 있어. 이번엔 운이 나빴던 거야"라는 정도의 거짓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뻔한 거짓말이라도 상대방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 거짓말은 백 마디의 솔직한 격려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악의의 거짓말은 나에게 피해로 돌아오지만, 선의의 거짓말은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는 주장도 함께 말한다.

또 저자는 회사에서 회의 시간을 앞두고 잡담을 주고 받던 중 잡담 시간이 너무 길어져 회의 분위기가 잡히지 않을 때 한 직원의 말이 부드러운 회의 분위기로 유도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한 직원이 갑자기 "앗, 큰일 났다!"고 소리친다. 사람들은 모두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사람들의 주목을 받은 그 사원이 빙그레 웃으며 말한다. "우리의 주제가 없어졌습니다. 최 대리님, 주제 좀 찾아주세요." 갑자기 분위기가 회의 시간으로 바뀐다. 이에 저자의 설명은 "만약 최 대리가 딱딱하게 잡담 그만하고 회의 시작합시다"라고 말했다면 분위기가 어수선한 채로 회의를 시작했을 것이다. 그러나 잡담의 여운은 지닌 채 부드럽게 회의에 임할 수 있었을까라며 반문한다. 오히려 유머 한 마디로 회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예를 들고 있다. 이 때 분위기를 부드럽게 전환시킨 힘은 유머였다는 것이다.

 


 

이 밖에 1부 마지막 장 「주목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10가지 비법」이 있다. 같은 말을 해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기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주목받는 사람이 되는 비법과 같은 방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기술 순서에 따라 여기에 적어본다. 한 가지 한 가지씩 수시로 암기하고 필요할 때 수시로 실천하며 몸에 익힐 만한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①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신뢰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② 남의 험담을 하지 않는다.

③ 얼굴에 늘 미소를 띠고, 잘 웃는다.

④ 겸손한 자세를 유지한다.

⑤ 신경질을 내지 않는다.

⑥ 밝은 표현을 자주 한다.

⑦ 자기를 적극적으로 알린다. 말 안하면 남이 알기 어렵다.

⑧ 조건 없이 사람을 좋아한다.

⑨ 자신의 허점을 적당히 노출시킨다. 완벽한 사람은 존경받지만 호감을 얻지는 못한다.

⑩ 대화할 때 개인적인 화제를 끌어낸다.

 


 

2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유쾌한 대화법〉에서도 앞의 파트와 마찬가지로 각 장의 제목과 적절한 사례 등으로 설명을 한다. 제목만 들어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도록 평범한 단어들로 알맞은 제목을 잘 뽑아놓았다. 독자는 저자의 뜻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핵심 단어만 나열해 본다. 유쾌한 아침인사, 칭찬, 질책은 잠시 뒤로, 상대의 관심 분야 파악, 상대의 가치 높이기, 지금 그대로가 좋다, 대화는 일상적인 일부터, 지나친 침묵은 금물, 충고는 아껴라, 나를 싫어하는 사람 더 칭찬하기, 이름 기억하기, 작은 관심도 보여줘라, 정확하게 말하고 들어라, 빈틈도 가끔 보여라, 진실한 마음, 칭찬의 기술 등이다. 조금만 눈치 빠른 독자나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슨 말이 쓰여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3부 〈유머 감각을 키우는 15가지 방법〉은 구체적인 방법을 적시하고 있지만 굉장히 쉬운 표현으로 실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어 소설 읽듯이 한 번만 훑어보면 외우지 않아도 이미 머릿속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의 강점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쉽게 해치울 수 있는 긍정적 태도와 진취적인 도전 정신이 유머에 깃들어 있다면 그는 누구와도 소통 가능한 '유쾌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저자 : 이정환

 

1951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명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브리태니커에서 13년간 근무하면서, 전 세계 53개 지사 중 최고경영자 상인 ‘국제 분기 경영상’ 및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신성씨앤지(주) 대표이사, 리턴에너지(주) 대표이사, 세븐에코(주) 경영인턴 등을 역임하며 회사를 경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만한 대인관계와 성공에 이르는 화술을 정리하였다. 현재 자연의 멋 미세먼지 연구회 연구위원(초록선생)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성공을 부르는 긍정의 한마디》 《인생을 바꾸는 긍정의 한마디》 《자신의 몸값을 인정받는 30대가 돼라》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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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역행 - 노화를 거스르는 최신 노화과학 활용법
베스 베넷 지음, 성세희 옮김 / 레몬한스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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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우리 인간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꿔왔다. 늙지 않고 오래 산다는 의미의 이 문구는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불변의 진리에 바탕하고 있다.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될수록 늙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는 염원의 발로일 것이다. 중국 대륙을 최초로 통일했던 막강한 위력의 진시황도 '불사초'가 아닌 '불로초'를 구하라고 명을 내렸다는 것은 2,000년 이상 유명한 일화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죽듯이 늙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해가 거듭될수록 늙어간다. 현대 의학은 인간의 노화가 이미 20대 중반부터 시작된다고 밝혀냈다. 그러나 이 사실도 아는 독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한참 때인 20대에 노화라니 듣기만 해도 짜증 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관심이 없어 모르거나 못 들었을 뿐이지 이미 인간은 20세 무렵을 정점으로 골격부터 머리까지 성장을 거듭한다고 한다. 그렇게 수년 간 정점의 상태를 지속하다 서서히 내리막길로 접어든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이다.

그런데 20대 청춘 남녀들에게 늙어가고 있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인정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독자라도 그 나이 때는 그랬다. 아직 피지도 못했고, 이렇게 힘이 넘쳐나는데 늙다니? 웬 망발이냐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눈에 안 보일 뿐이지 우리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노화는 그렇게 겉으로 흔적이 드러나야 새삼 나이듦을 느끼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의학계는 어떤 현상일 때 노화가 시작된 것으로 판정할까? 이를 위해 거꾸로 질문을 만들어 본다. 피부가 처지고 주름이 늘며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는 등 노화의 흔적이 겉으로 드러날 때 우리 몸의 세포와 조직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혈관이 뻣뻣해지고 뼈가 잘 부러지며 소화가 안 되는 등 달갑지 않은 신체 변화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 책 『노화의 역행』은 나이 들면서 인간의 신체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노화를 역행하는 ‘항노화’ 비법이 있는지에 대한 저자 베스 베넷의 원초적 질문에서 시작한다. 유전학자이자 노화과학자인 베스 베넷은 노화와 관련해 우리 신체에서 일어나는 세포의 화학적 변화와 모든 대사과정을 일상생활에 빗대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다. 이로써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노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배우게 되고, 노화의 부정적 결과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베넷은 노화를 늦추는 방법에 대해 직접 조언하기보다 피부, 근육, 골격, 심혈관계, 뇌와 같은 개별 신체 시스템이 노화에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탐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노화과학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항노화 해법을 제시하고, 단순히 수명만 연장하는 것이 아닌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생활방식 개선에 대한 소중한 조언도 잊지 않는다.

이 책은 10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노화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늙는가?」, 2장 「우리가 늙는 이유를 진화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3장 「우리 몸의 노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4장 「노화의 징후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피부」, 5장 「장수와 웰빙에 기여하는 근육」, 6장 「끊임없이 부러지고 재건되는 뼈」, 7장 「혈액의 급배수 시스템 심혈관계」, 8장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뇌와 인지능력」, 9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 1: 행동과 생활습관 바꾸기」, 10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 2: 적절한 약과 보조제 섭취」 등이다.

 


 

노화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1장에서는 노화에 맞서는 〈안티에이징〉 전략과 〈제로사이언스〉로 불리는 노화과학의 현주소를 간략히 소개한다. 2장에서는 진화론을 포함해 노화의 원인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노화가 일어나는 방식, 바로 노화 과정의 일반적인 메커니즘을 소개한다. 이는 노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는 새로운 접근법에서 주요 목표로 삼을 만큼 중요한 내용들이다.

4~8장은 피부, 근육, 골격, 심혈관, 뇌 등 신체를 이루는 시스템들을 둘러보고, 노화가 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노화가 이 시스템들을 변형시키는 방법과 그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관련 논문들도 요약하여 소개한다. 또 노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되돌리는 최신 치료법과 의약품이 있다면 그 작용법과 예상되는 부작용도 살펴본다. 노화학자들의 노력으로 신체의 노화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각 유전자를 소개하고 그 역할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은 9장과 10장에서는 우리가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되돌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저자는 탄탄한 과학 지식과 정보에 기반을 둔 실천 가능한 해법으로 행동과 생활습관 개선 및 화학적 조정 방법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 검토하는 것은 만약 노화 과정에서 세포와 분자 속에 생기는 변화들을 밝혀낼 수 있다면, 그 변화들을 ‘고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접근이다. 이 책에는 이 과정들을 규명 중에 있는 새로운 연구들도 소개할 것이다. 그것이 규명되면 노화로 인한 과정들을 고치는 것이 가능해진다. 흥미로운 새 연구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노화와 관련된 일부 변화들을 되돌리거나 늦추는 것이다."(pp.17~18)

 


 

이 책은 저자 베넷이 노화과학이라는 전문 분야에 독자들이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연구자들의 산더미 같은 연구조사를 종합하고 사용 가능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신중하게 평가해 어려운 신체 시스템이나 대사과정을 쉬운 비유를 들어가며 명확하게 설명했다. 특히, 생물학적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는 〈심층 분석〉과 〈추가 정보〉 섹션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약어의 뜻을 찾기 위해 책장을 이리저리 뒤지는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본문에 언급된 약어들은 각 장의 마지막에 ‘약어 해설’로 정리해 실었다. 전문 용어들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대신, 해당 주제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독자를 위해 책의 끝부분에 총 285개의 미주와 모두 28쪽의 참고문헌을 제공했다.

독자들은 노화시계를 되돌리는 최신 노화과학 활용법에 대해 이 책에서 새로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에 초점을 맞춰 관심 포인트로 잡아 읽게 되면 독서 효과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즉, 노화로 인한 변화들을 늦추는 새로운 연구 결과들, 생물학에 근거한 신체 세포 변화와 노화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 노화에 관한 진화적 설명과 노화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 정보,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방법 등이다. 이는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한 이유에 해당되는 항목들로 노화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중심으로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신체 나이의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잘 숙지해 실천한다면 분명 노화를 늦추기에 성공할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저자의 책 내용을 과학적 근거를 갖고 썼기 때문이다.

 


 

책을 발간한 출판사 측에 따르면 유엔은 20여 년 후에는 전 세계 인구의 25%가 6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누구나 건강한 노년을 꿈꾸지만, 유례없는 초고령화 앞에 우리는 굉장히 중요한 질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과연 오래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나이 들면서 양질의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우리가 살아온 숫자, 즉 나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나이를 결정하는 수많은 세포와 분자, 유전과 환경 요인의 상호작용에 달려 있다. 실제 나이가 60세여도 외모나 느낌은 40세일 수 있고, 실제로는 40세지만 신체 나이는 더 늙어 보이거나 그렇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최한 ‘노인 건강 관리 정책 방향’ 세미나에서 “3040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빨리 늙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충격적 발표가 있었다. “불안정한 커리어, 재정 악화, 거주지 불안, 배달음식과 가공식품 상시 섭취, 주식투기 플랫폼, OTT로 인한 수면 부족, 디지털화 등의 업무 고도화와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3040세대를 비롯한 ‘젊은 성인’의 노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한 것(중앙일보 2023.01.27일자). 이는 노화가 더 이상 노년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방증한다. 이 책은 유전학자이자 노화학자인 베스 베넷 박사가 노화라는 여정을 떠나는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우리 신체에 대한 꼼꼼한 안내서다. 베넷은 친절한 주석과 적절한 비유를 곁들인 안내서를 통해 우리가 나이 들면서 겪게 되는 주름과 검버섯, 노안과 골다공증 같은 당혹스러운 증상은 왜 일어나는지, 건강수명 연장이라는 최종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다. 신체 생물학에 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신체의 세포 및 유전자의 변화 등을 접목해서 노화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생물학을 이용해 노화가 일으키는 변화들을 늦추거나 되돌린 최신 연구결과들도 소개한다.

 


 

노화는 모든 동물에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이지만, 놀랍게도 노화와 관련된 질병이나 문제점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미 신체 세포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40대와 50대에는 눈에 보이는 변화가 눈에 띄게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노화는 질병이 아니며, 시간에 따른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노화로 인한 만성 질환이나 노인성 질병은 피할 수 있다는 것. 적절한 치료법을 활용한다면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는 최신 항노화 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노화와 관련된 문제를 덜거나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우리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소개한다. 그것은 바로 가장 단순하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운동과 식이 제한, 기아 호르몬 활용, 더위나 추위 노출, 만성 스트레스 감소, 충분한 수면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호르몬 대체요법과 항산화제 복용 같은 화학물질을 통한 조정 방법 등이다. 이 책은 초고령화 시대에 우리가 당면한 절박한 주제, 건강하게 오래 사는 웰에이징 비결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세포가 늙고 DNA 손상이 일어나면 세포 분열 계획은 멈추더라도 성장 계획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된다는 아주 흥미로운 가설이 새로 등장했다. 세포가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유전자가 내부 기능을 조절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명령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몸집이 커진 세포가 악화되기 시작하고, 그렇게 노화에 들어서게 된다."(p.92)

 


 

"우리가 여기에 소개된 대안들을 시도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 효과를 측정하고 싶다면, 우리에겐 제대로 된 생체표지자가 필요하다. 여기서 또 다른 ‘결정적 증거’는 노화 연구의 발달 속도가 엄청나게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화학자들이 치료 전과 후에 측정할 수 있는 신체나이를 평가할 수 있다면, 노화 연구의 실험과 유효성이 엄청나게 용이해져서 속도도 더 빠르고 비용도 더 저렴해질 수 있을 것이다."(p.390)

 

저자 : 베스 베넷(Beth Bennett)

 

진화유전학 및 노화과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유전학자. 듀크대학교에서 동물생물학으로 학사학위(마그나 우등 졸업)를, 콜로라도 볼더대학교에서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콜로라도 볼더대학교 행동유전학 연구소(Institute for Behavioral Genetics) 연구원으로 참여하며 같은 대학에서 30년째 생물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편, 생물학·유전학·후생유전학 및 건강과 장수에 초점을 맞춘 50여 편의 논문을 여러 과학학술지에 발표하며 왕성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라디오 사이언스쇼(http://howonearthradio.org) ‘How on Earth’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과학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제작·진행하고, 노화 관련 전문 홈페이지(http://senesc-sense.com)도 운영 중이다.

 

역자 : 성세희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를 졸업한 후 성균관대학교 번역테솔대학원을 졸업하였다. 토론토로 이주하여 청소년 서적을 기획, 번역하는 일을 하였다.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겨울왕국, 또 하나의 이야기』, 『웃어도 괜찮아: 사춘기 소녀의 리얼 교정 체험기』, 『인크레더블 2 무비 픽처북』, 『주먹왕 랄프 2 무비 픽처북』,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아트북』, 『디즈니 알라딘 아트북』, 『디즈니 겨울왕국2 아트북』, 『디즈니 라이온킹 아트북』, 『디즈니 토이스토리4: 무비픽처』 외 다수가 있으며, 월간 잡지를 번역하기도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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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하면 누구나 프로이트를 떠올린다. 독자와 우리 대부분의 국민들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그의 이름을 한 번 이상씩 다 들어봤을 테니까. 다만 독자도 그렇지만, 그의 저서를 완역본을 완독한 사람은 의외로 드물다. 정신분석학을 정식으로 학문으로 정립한 사람이라서 이름은 유명하지만 그의 저서는 웬만한 독자가 아니라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어서 완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출판문화의 발전과 우리 국민 소득이 높아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의 저서들이 발췌본이나 중요한 내용을 압축해 번역한 책들이 많이 나와 지금은 많이들 읽어본 것 같다. 독자는 프로이트의 저서 『꿈의 해석(The Interpretation of Dreams)』 번역본을 읽으려다 중도 포기하고 이후 한 번도 그의 저서를 읽은 적이 없다. 이 책 『정신분석 입문』(Vorlesungen zur Einfuehrung in die Psychoanalyse) 역시 처음 읽는다.

이 책 『정신분석 입문』은 지그문트 슐로머 프로이트(Sigismund Schlomo Freud)의 이론이 집대성된 후년의 역작으로 무의식의 존재, 꿈의 의미, 유아기의 성, 억압과 저항, 노이로제 증상의 의미와 치료 등 당시에는 격심한 논란을 일으켰던 혁명적인 지식으로 채워져 있다. 정신분석이라는 분야를 처음 접하는 의사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빈 대학에서의 강의를 정리하여 1917년 출간됐다고 한다. 1915~1916년까지의 겨울 학기와, 1916~1917년까지의 겨울 학기에 의사와 일반 청강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를 엮어 펴낸 책으로 그의 노작이다. 이 책에는 '저항과 억압', '무의식', '성생활의 병인적 의의', '소아 체험의 중요성' 등 정신분석의 기본적인 모든 원리가 총괄적으로 담겨 있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적 개론'이라고도 불린다. 개론이지만 의학 공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칠 각오로 독서에 임해야 한다. 전체는 3부 28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서투른 행위'(제1강~제4강)는 1904년에 출판된 『일상생활의 정신병리』를 요약한 것으로서 이들 '서투른 행위'의 정신분석적 해명으로 되어 있다. '서투른 행위'는 무의식적 의도에 의해 의식적 의도가 방해당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심적 행위이다. 제2부 '꿈'(제5강~제15강)은 꿈을 새로운 각도에서 심리학의 대상으로 취급한 『꿈의 해석』(1900)을 발전시킨 것으로서, 꿈의 해석은 드러난 꿈의 내용에서 꿈의 '잠재내용(무의식적인 것)을 찾아내는 일'이다. 꿈은 언제나 '무의식적인 원망의(모습을 변화시킨) 충족'이며 무의식계의 '상징'으로 보인다. 그러나 “꿈속에서는 상징의 대부분이 성적 대상이나 관계를 표현하는 것에 이용되고 있다.”

제3부 '노이로제의 총론'(제16~제28강)은 신경통의 원인 규명과 그 치료법을 논한 것이며, 제1부와 제2부에서 논해진 기본적 견해를 전제로 하여 전개되고 있다. 프로이트는 “노이로제의 모든 증상은 무의식적인 과정에서 오는 것으로서 자아와 성욕 사이에 생기는 갈등이 그 원인이다.”고 주장했다. 즉 노이로제의 증상은 억압된 리비도의 산물이며, “실생활에서는 얻을 수 없는 것(성적 욕구)에 대한 보상적인 만족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신분석요법의 기초'는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일, 즉 무의식의 의식화이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적인 것을 의식적인 것으로 바꾸는 자아(이성)의 힘을 인정하고 그것에 신뢰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심적생활에 대한 무의식'의 발견을 정신분석학의 제1의 공적으로 간주하고 비합리적인 성적 충동이 인간 행동의 원동력으로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성욕설'(性慾說) 특히 '유아성욕'의 주장은 그 당시 사람들 사이에 큰 반감을 일으켰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는 세 가지의 중요한 기둥이 있다. 책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에는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있다는 설정, 저항과 억압의 이론, 성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중시, 이상의 세 가지이다. 프로이트는 오랜 세월 신경과 의사로서의 경험과 관찰에 의거해서 이 세 가지를 지주로 하는 정신분석이론을 제시한 것이나, 20세기 초에 그것이 제시되었을 때에는 학계에서 전혀 묵살되거나, 거론될 경우에도 격렬한 비난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을 뿐이었다. 곧 몇사람의 신봉자가 나타나서 겨우 정신분석 운동으로 전개되기에 이른 단계에서도 이번에는 특히 제3의 지주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문제에 여러 가지 이론이 제출되고 운동의 내부 분열이 초래되기에 이르렀다.

1910년대에서의 아들러(개인심리학), 융(분석적 심리학)의 이탈이 그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일반적으로 정신분석 혹은 프로이디즘이라고 총칭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프로이트의 이론이나 학설체계 그것 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지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의 내용을 가장 간명한 형태로 보여주는 것은 이 '정신분석 입문'이라고 말해도 좋은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입문에서 정신분석에 대한 전문적 지식도 그리고 선입견도 갖지 않은 대상자를 가능한 한 저항없이 정신분석에 안내하려고 하기 때문에 위의 세 가지 기둥을 정면으로 내보이는 것을 피하고 누구나 일상적으로 겪으면서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로 삼지 않는 '실수행위'에 대한 분석과 고찰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실수행위는 잘못 말한 것, 잘못 쓴 것, 잘못 읽은 것, 잘못 들은 것, 혹은 잊어버린 것, 잘못 놓은 것, 등등이다. 보통 이것은 몸의 컨디션이 나쁘다든지 주의가 집중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간주되고 그다지 문제시되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일상의 어떠한 사소한 일이라도 '세계의 여러 사상(事象)의 관련성'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거기에는 무엇인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파악한다. 구체적 생활로부터의, 또한 문학작품으로부터의 여러 실례에 의해서, 잘못 말한 것, 잊어버린 것 등의 심적 메커니즘을 살펴보면 거기에는 이런 행위를 통하여 무엇인가의 '목적에 도달하려는 어떤 의도'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다. 가령 이런 예-'어느 때, 어떤 동기인지 모르지만 편지를 부치지 않고 며칠 동안 책상 위에 둔 채 있었다. 겨우 결심하여 그것을 투함했으나 수신자 불명으로 반송되어 왔다. 주소를 쓰는 것을 잊은 것이다. 주소를 쓰고 우체국에 갔더니 이번에는 우표를 붙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는 이 편지를 부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E. 존스)

이러한 '실수행위'는 무엇인가를 하자, 말하자, 라는 의식적 의도에 대하여 그것을 방해하는 숨은 의도가 작용하여 그 양자의 각축에서 생긴다고 본다. 그 방해의 의도는 위의 예처럼 자각되는 일도 있으나 자각되지 않는 일도 있다. 어떻든 마음 속에서 작용하는 여러 세력의 다툼이라는 '심적 현상'의 다이내믹한 파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수행위를 검토해 가면 "당사자가 알지 못한 채 활동하고 있는 의도",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의 상정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꿈'도 또한 실수행위와 마찬가지로 보통은 하찮은 현상, 의식의 무의미한 혼란현상으로 취급되어 왔다. '꿈의 계시'라고 중시된 고대는 별도로 하더라도, 근대의 과학적 태도가 보급됨에 따라서 거의 정면으로 꿈이 문제되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나 실수행위가 그러한 것처럼, 조금 검토해 보면, 꿈도 의미가 있는 것이 판명된다고 프로이트는 말한다. 우선 꿈은 잠자는 사이에 이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으로부터 수면을 방어하려는 마음의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꿈은 심적 현상이기 때문에 꿈을 꾼 당사자는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여기에도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숨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무의식적인 것'을 발견하는 것이 꿈해석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도 프로이트는 여러 꿈의 실례를 두고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 꿈해석을 자세히 해보려고 하면 반드시 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실은 이 저항이 꿈의 내용에 커다란 왜곡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즉 꿈이 말하고 있는 것을 '꿈의 현재내용'이라고 하며 거기에 감추어져 있는 것을 '꿈의 잠재내용'이라고 부른다면 양자의 사이에는 반드시 거리가 있는 것이고, 후자에 여러 변용, 왜곡이 더해져 꿈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후자가 전자로 되려면 '꿈의 검열'을 거쳐야 한다. 이 프로세스를 음미하면 아주 복잡한 '꿈의 작업'의 실상이 명확하게 되지만, 한편으로 '꿈의 잠재내용'인 '무의식적인 것'의 많은 것이 '성적 소망'을 점하고 있고 거기에 강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아이가 아버지를 적대시하고 어머니를 자기 것으로 하려는 소망)가 숨어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신경증'의 현상은 실은 이러한 실수행위나 꿈의 현상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신경증의 여러 증상도 모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기에게 관심이 없는 사상에 마음이 빼앗기고 자기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충동을 자기 속에 느끼고, 그리고 그것을 실행하더라도 아무런 만족감도 없는데도 어떻게든 하지 않을 수 없는 행동에 사로잡힌다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은 어리석다고 그만 두라고 설교하더라도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이 '강박행위'가 가지고 있는 감추어진 의미를 밝혀야한다. 환자의 체험에 근거하는 그 "의미"가 의식화될 때 그 증상이 소실한다는 것을 여러 증상연구에 의해 실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를 그 증상으로부터 해방하려고 의사가 노력할 때 환자 측에서는 심한 저항이 인정된다. 이 현상에 대한 경험이 '신경증에 관한' 정신 분석의 다이내믹한 견해의 기초가 된 것이다. "저항에 의해 제시된 병적인 심적 과정" 은 '억압'이라고 명명된다. 이것은 꿈의 경우의 검열에 지나지 않다. 신경증환자의 증상연구에 의해서 억압되고 있는 '무의식적인 것'이 실은 성적 소망이라는 것이 일층 명확히 되지만 인간의 성적 생활은 이미 유아기에 시작하고 몇단계의 발달을 거치는 것도 해명되고 있다. 그리고 이 성욕과 검열의 기관인 자아 사이의 여러가지 갈등으로부터 신경증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통찰을 확보한 것은 초기에 있어서의 최면효과를 포기하고 자유연상의 해석이라는 참다운 정신분석적인 방법을 확립한데 있었다. 확실히 '무의식적인 마음의 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은 최면술에 의해 프로이트에게 강렬하게 인상지워진 것이지만, '억압과 저항'의 다이너미즘, 성욕론의 문제 등등은 바로 환자의 저항을 어떻게 하여 제거하는가라는 치료체험 없이는 생각될 수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에 심리와 치유 열풍이 불고 있다. 아직도 소멸되지 않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그동안 '코로나 블루'라는 우울 증세의 급격한 상승을 가져오는 등 우리 일상을 완전히 일그러지게 만들었다. 어쩌면 영원히 예전 일상으로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의학계는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에 의한 우울과 불안의 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백신어'지만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은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 우리 일상에는 서점가에 심리학 관련 서적들이 쏟아지고, 곳곳에서 치유를 주제로 한 강연이 열리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세상 밖에서 일어나는 일 못지않게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궁금해한다. 한편으로는,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책을 뒤적이거나 의사의 상담을 받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다. TV에 출연한 연예인이 자신의 심리 장애를 고백하는 광경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는 흔한 질병이 되었다. ‘노이로제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음의 병이 만연한 시대, 우리의 관심 속에 다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무의식’이 존재한다, 과거에 무언가를 ‘억압’했기 때문에 지금의 정신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꿈’은 ‘노이로제 증상의 축소판’이며, 따라서 꿈을 분석하면 정신 문제의 원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 바로 최초의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이다.

 

저자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Sigmund Schlomo Freud)

 

1896년 '정신분석'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소개함으로 정신분석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인간 정신의 탐구자이다. 그는 현대 사상에 코페르니쿠스적인 대전환을 가져온 위대한 사상가로서 무의식 세계를 개척하여 아인슈타인과 더불어 20세기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고 있다. 1856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모라비아 프라이베르크에서 태어난 프로이트는 신경 해부학, 신경 생리학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쌓으면서 그의 연구 활동을 시작하였다. 1873년 빈 의과대학에서 생리학을 전공했던 그의 삶은 1885년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면서 전환점을 맞이한다. 프로이트는 그곳에서 히스테리 환자들을 치료하며 심리와 신체 관계의 문제를 파고들기 시작했고, 이를 토대로 1896년에 ‘정신분석’이라는 이론을 정립한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신경증 환자들의 정신을 탐구하면서 그들을 치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곧 정신분석학은 건강하건 병들었건 관계없이 정신 전반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는 매개 학문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어린 시절의 정상적인 성적 발달 단계를 설명하고, 주로 꿈의 해석에 근거를 두어 인간의 일상적인 생각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적인 힘들을 발견해 냈다. 그는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기 위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도구를 최초로 찾아낸 사람이다. 1938년 나치의 탄압을 피해 런던으로 망명했던 그는 1923년에 얻은 구강암이 재발하여,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1989년 9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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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사랑의 모든 순간, 당신에게 건네는 그림의 위로
김선현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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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그림을 감상함으로써 마음의 정화와 치유를 할 수 있는 '치유의 그림책'이다. 어쩌면 '감상'이라기보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치유가 될지도 모른다. 왜 그림이 마음 치유에 좋을까?란 생각을 별도로 해보진 않았지만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치유가 된다고 느낀다. 맞다, 그림은 치유의 힘을 갖고 있다. 이는 그림을 배워서 아는 사실이 아니라 그림 치유 멘토 김선현 교수의 그림을 통한 마음 치료법에 따라 실천해보니 과연 그랬다. 독자는 예술가도 아니고,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것도 아닌데 그림이 어느 순간부터 좋아졌다. 조금 더 정직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이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의 저자 김선현의 가르침 때문이다.

독자는 그림을 감상(?)한다고 전시회를 다닌 지 햇수로는 5년이 넘었다. 그러나 자발적 감상이 아니라 같이 다닌 사람의 강요(?)로 다닌 것에 불과했다. 같이 다닌 사람은 그림에 대해 꽤 넓은 지식을 갖고 있었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지도 10년이 넘었으니 '화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그림 실력도 갗췄다. 그는 그림에 관해서는 적어도 독자에게는 꽤 높은 지식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명화 전시회가 열리면 어김없이 독자를 찾아왔다. 관람권 두 장을 들고서. 독자는 그의 호의가 고맙고, 정성도 지극해서 명화를 감상하기도 전에 그에게 감동할 정도였다. 이후로 전시회장에 가는 일이 자연스럽고 간혹 기다려지기도 했다. 모든 그림을 다 설명해주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독자가 물어본 것에 대해서는 막힘 없이 대답해줬다.

 


 

알게 모르게 그림에 대해 조금씩 지식이 쌓이자 책도 한두 권씩 사서 읽기도 했다. 그러나 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실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는 독자에게 전시회장은 신비스럽고 신기해서 호기심 충족의 의미가 더 컸다. 그림에 관한 설명을 요청할 때도 '어떻게 그리는지'에 관심이 더 쏠렸다. 일반 유화나 수채화 등은 보고 알 만한 것이어서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미술 기법을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질문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한 번 듣고서는 다 외우지 못해 쑥스럽기도 했지만 몇 번씩 설명을 들은 기법은 이제 어떻게 만들었는지 대략 알 것 같은 수준에 이르기는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면 스크린 기법, 판화 기법 등 알 듯 모를 듯한 그림 밑의 메모식으로 붙어 있는 제목과 기법에 관한 몇 개의 단어를 알 정도로 지식도 조금 더 높아진 느낌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시회장을 직접 가지도 못하고, 기껏해야 TV에서 나오는 명화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면 시청할 정도로는 아직 문외한 수준임을 밝힐 수밖에 없다.

코로나 이후 그림에 관한 책(전문가용이 아닌 일반 독자 대상)이 정말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그림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게 해준 코로나 팬데믹에게 감사해 할지도 모른다. 감상법이나 그림 해설, 또는 제작 과정의 에피소드, 심지어 개인 연애사나 성격 등 정말 다양한 각도에서 미술 관련 책들이 나왔다. 정식으로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서점에 나온 책들만 보아도 그림에 관한 책이 잘 팔린다는 느낌도 든다. 서점에는 언제나 명화 관련 책들이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에 들어가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그림에 관해 굉장히 관심이 높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잘 팔리는 책들인 것 같다. 독자의 경험상 예술을 즐긴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기쁨을 주고 희열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림에 대한 독자의 지식은 여전히 문외한 수준이다. 하루 아침에 갑자기 '그림을 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는 없을 터이니 부지런히 책으로나마 그림 공부를 계속할 일이다.

 

 

이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전작 『그림의 힘 1』, 『그림의 힘 1』, 『자기 치유 그림 선물』, 『화해 그림, 마음을 만나다』 등과 함께 저자 김선현을 대한민국에선 이 분야의 독보적 존재로 각인시켜 준다. 이 책들은 그림으로 치유하는, 이른바 '미술치료' 책이다. 저자는 이 책들이 독자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뿐 아니라 감상법에 대한 영감을 굉장히 많이 전달해 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갖은 걱정과 고민에 고개를 푹 숙이고 걷다가 쏟아지는 햇살, 청명한 하늘, 산들바람, 명랑한 새 소리를 듣고 크게 위로받은 적이 있다. 시멘트 틈을 뚫고 올라온 민들레꽃이나 빨갛게 익은 단풍잎을 보면 기특하고 고마웠다. 새 봄을 맞이하는 공간에서 마치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즐기는 상춘객이 그토록 많은 것을 떠올리면 사람에게 필요한 정서랄까 위로가 되는 환기의 존재가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한다. 기운을 북돋고, 등을 토닥이고, 다정한 눈인사를 건넨다. 그 모든 순간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낸 명화들 역시 오랜 시간 살아남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저자 김선현이 자신의 책 『그림의 힘』에서 한 말이다.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한 이유가 독자들에게 올바른 그림 감상과 이를 통한 마음 치유에 있기 때문에 이 책의 그림이 모두 거장들의 작품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대체로 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작품에서 선정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그림 설명이나 감상보다는 치유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독자는 개인적으로 모든 그림들이 저자의 설명과 감상에 맞춰 읽기 때문에 걸작으로만 보인다.

 


 

이 책은 2019년 『그림 처방전』이란 제목으로 출간한 데 이어 이번 개정판으로 재탄생했다. 이 책은 연인과 나라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방황하는 내 마음에 집중한 심리 테라피라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55점의 그림은 미술치료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그림들로, 스스로도 어쩌지 못해 답답한 자신의 마음을 대면하고 깨닫게 하며 치유로 이어지게 돕는다. 트라우마를 해소시키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한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소개하는 매혹적인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강력한 위로와 안정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그림의 힘을 만날 수 있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느낌이 든다.

저자가 20여 년간 현장에서 마주한 미술치료 사례와 미술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엮은 ‘1대 1 상담 힐링서’로 거듭난 것이다. 마르크 샤갈, 에드바르 뭉크, 프리다 칼로 등 유명 작가의 작품부터 대중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멋진 그림들까지 모두 55점의 예술 작품을 담은 이 책은 그림을 통해 마음 아픈 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트라우마와 직면하고 마침내 나와의 화해를 이끌어내길 응원하고 있다. 저자는 직접 엄선한 미술 작품들을 소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나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에 대해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돕는다. 19세기 영국의 화가 아서 해커의 애틋한 작품 「갇혀버린 봄」이 표지화로 쓰였다. 더 산뜻한 디자인으로 바뀐 본문, 그리고 새롭게 다듬은 문장으로 단장한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기존 김선현 교수의 따뜻한 미술치료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은 물론, 명화를 보며 힐링의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팬데믹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더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 주고,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해 줄 사람은 대체 어디 있는 걸까. 어쩌면 나는 사랑을 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닐까···.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사랑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당신, 아픈 사랑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당신에게 얽히고설킨 내 마음의 문제를 풀어 주고, 다시 한번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주는 그림의 위로,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월호 참사부터 중국 쓰촨성 대지진, 동일본 대지진, 코로나19 감염병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심리적 방역 등 늘 국가적 트라우마 현장에 서 있는 사람, 국내 트라우마 미술치료 최고 권위자인 김선현 교수다. 그동안 학회는 물론 다수의 저서, 여러 매체를 통해 그림이 지닌 치유의 힘을 전파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랑이 서툰 나, 나조차도 몰라서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 회복에 주목한다.

책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에 머무는 그림을 만나게 된다. 처음 본 그림이어서? 또는 익숙해서? 라는 물음표를 가진 채 눈에 들어오는 그림들.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마음이 시원해지기도 하고. 저자는 그때가 바로 ‘그림이 내게 말을 거는 순간’ ‘그림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순간’이라고 말하며, 각 그림에 맞는 심리학 이론을 이해하기 쉽게 적용해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바라보는 방법을 알려 준다. 이 책에 수록한 그림은 지난 25년간의 임상 현장에서 불안과 무기력을 해소하고 위로와 용기, 안정을 주는 효과가 컸던 그림들이다. 특히 이번 개정판 작업은 에드바르트 뭉크, 구스타프 클림트, 조지아 오키프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근현대 화가 39인의 그림 55점을 재구성한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불멸의 작품들은 물론 처음 만난 아름다운 작품들을 더해 매혹의 그림 여행을 선사하고자 했다.

 


 

이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는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에서는 관계 속에서 나를 낮추고 상대에게만 맞추려고 하는 사람에게 행복한 관계의 시작은 나의 마음을 우선하는 것임을 전하며, 더 깊이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게 한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디방 자포네〉, 문선미 〈쉿!-Happy time〉, 프레데릭 칼 프리스크 〈거울을 든 여인〉, 마르크 샤갈 〈생일〉, 유진 드 블라스 〈소식을 나누다〉, 에드바르트 뭉크 〈사춘기〉, 리카르드 베르그 〈북유럽의 여름 저녁〉, 헨리 시돈스 모브레이 〈스튜디오에서의 점심식사〉, 로렌스 알마 타데마 〈부끄러움〉, 해럴드 하비 〈거리의 음유 시인〉, 조지아 오키프 〈음악-분홍과 파랑 No.2 〉가 실려 있다. 파트 2에서는 현재의 사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깨닫도록 나를 돌아보게 한다. 파트 3에서는 아픔과 슬픔을 부정하려는 사람들에게 고독과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고 건강히 흘려보내는 방법을, 그럴 때 찾아오는 마음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파트 4에서는 이별을 마주하는 담담한 마음의 자세를 갖추는 법, 그럴 때 찾아오는 긍정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각각의 파트에는 ‘자존감을 높여 주는 그림 테라피’ ‘불안을 잠재우는 그림 테라피’ ‘공허를 채우는 그림 테라피’, ‘무기력을 치유하는 그림 테라피’ 페이지를 통해 내 마음의 상황과 문제에 맞는, 내 심리를 이해하고 치유해 줄 그림들을 수록했다.

무기력을 치유하는 그림 테라피에는 예술이 주는 진짜 힘-구스타프 클림트 〈키스〉,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면-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 〈푸른 리기: 일출〉, 사랑의 그림자를 응시하는 시간-조르주 쇠라 〈파라솔을 들고 앉아 있는 여인〉, 현재를 즐기고 싶다면-구스타프 클림트 〈댄서〉, 마음의 중심에 ‘나’를 세우는 일-프리다 칼로 〈벨벳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 등이 게재됐다. 반복되는 이별에 지쳤다면, 두려움 없는 사랑을 하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건네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어 보는 그림마다 애정이 피어오르고, 깊은 감상에 빠질 수 있다. 올 봄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로 새로운 에너지를 줄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헤어짐에 덤덤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별은 아무리 많이 해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이별에는 방도가 없습니다.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할 뿐이죠. 이 그림을 보세요. 어둡고 추운 데서 하얀 알몸의 여자가 웅크리고 울고 있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프면 이럴까요. 그림에 특별한 장치가 없는데도 그녀의 슬픔이 오롯이 전달되는 듯합니다. 슬플 땐 이 그림 앞에서 한껏 울어 버리세요. 눈치 보지 말고 눈물도 콧물도 거침없이 흘리며. 울음은 영혼을 회복하는 첫걸음이자 이별을 애도하는 방식입니다.(p.211)

- 「공허를 채우는 그림 테라피 02_ 무너진 마음을 회복하는 첫걸음」 중에서

저자 : 김선현(金善賢)

예술을 사랑해서 미술을 전공했고, 작가로 활동했다. 강의와 실습을 지도하던 중, 눈에 띄게 밝아진 아이들과 스트레스로부터 차츰 벗어나는 사람들을 보고 그림이 갖는 치료적 힘에 눈을 떴다. ‘그림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건 나 혼자만의 만족이지만, 미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다.’ 그 가능성에 인생을 걸어보자고 생각했다. 주위의 만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선 불모지나 다름없던 미술치료 분야에 뛰어들었다.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동양인 최초로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 부속병원에서 예술치료 인턴 과정을 수료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 최초로 임상미술사 자격을 취득했고, 일본 기무라 클리닉 및 미국 MD앤더슨암센터 예술치료 과정을 거쳐 프랑스 미술치료 Professional 과정까지 마쳤다. 미국미술치료학회(AATA) 정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차(CHA)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원장과 차병원 임상미술치료클리닉 교수로 재직했으며, 그간의 활동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미술치료학회(WCAT)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최근 세월호 사고 학생들은 물론, 천안함 사건 유족,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동일본 대지진 피해 일본인까지, ‘국가적 트라우마’ 현장에 곧바로 초빙되어 많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전문적으로 치유해온 미술치료계의 최고 권위자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디지털치료임상센터장으로 부임해 활동 중이다.

여전히 언론에서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게 되는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가장 먼저 그녀를 인터뷰한다. 그동안 집필한 책으로는 『그림심리평가』 『그려요 내 마음, 그래요 내 마음』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 『컬러가 내 몸을 바꾼다』 등 다수가 있다. 이번 『그림의 힘』은 지난 20여 년간의 미술치료 현장에서 가장 효과가 있었던 세기의 명화들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집약한 김선현 원장의 대표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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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에디터스 컬렉션 15
메리 셸리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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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한 심상, 그리고 초현실적인 상상력은 앞으로도 이 작품이 다른 작품의 텍스트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세기 최고의 드로잉 작가의 삽화는 분위기 묘사나 표정 등에서 묻어나오는 작중 인물의 심리를 궤뚫고 있는 듯하다. 놓치고 싶지 않은 소설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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