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의 사랑 이야기 - 사랑을 찾아 떠나는 시간 그리고 삶 Love3-way 1
스탠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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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 삶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것, 인간이 행한 일 중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한마디로 쉽게 응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 삶의 최고 무기가 되는 것은? 이 질문에는 많은 사람이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인간이 읽은 책 중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무엇일까. 읽은 책이 각각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사랑'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랑은 아마 인류 최고의 가치이자 삶의 근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왔다. 그래서 철학에서도 많이 다루고, 예술의 주제로 가장 많이 애용되는 것 아닐까.

독자는 가끔 자아성찰을 할 때마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특별히 '사랑'이라는 단어는 왜 가장 자주 떠오를까. 책에서도 가장 많이 본 단어는 '사랑'인 것 같다. 이처럼 사랑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삶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단어를 개념적이고 관념적인 선에 머물러 사유한 독자의 입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오늘도 '사랑'에 대한 책을 읽으며 부족한 사랑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읽어도 읽어도 채워지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독자는 조심스럽게 되뇌어본다. '"사랑은 인간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되고, 버려서도 안 되는 인간의 존재 이유와 존재 가치를 높이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스탠리의 사랑 이야기』 이 책의 스탠리 저자는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의대와 한의대에서 의술을 익히고 철학과 종교, 영성과 사랑, 사람의 본질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많은 선인의 말과 철학적 지식, 영적 각성을 통해 깨달은 해답은 신기하게도 사랑이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삶의 진한 내음이 풍기는 그 사랑을 차츰 알게 됐다. 자신의 내면 안에서 울리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퍼져 나오는 사랑을 알면서 꼬인 매듭은 풀어졌다. 사랑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을 저자는 이제야 깨달았다고 한다. 그 사랑을 아는 데는 많은 철학적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서 사랑으로 바로 가는 길, 사랑이 어떻게 나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고 절대적인지 알리려고 한다. 자신 속의 사랑으로의 여행을 떠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여행은 즐겁고 행복한 여정이다. 저자의 경험과 사색의 결과를 따라 천천히 들어간다.


과연 우리는 사랑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달콤하게 나누는 연인의 사랑 말고도 삶의 곳곳에서 사람들은 ‘사랑’을 입에 올린다. 지독한 아픔과 극단의 갈등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간절히 사랑을 외친다. 전쟁터의 한가운데에서, 혐오와 차별이 벌어지는 갈등의 현장에서도 사랑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p. 17)



이 책은 자신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 세상에 관한 사랑을 소개한다.

1부에서는 저자에 관해 설명으로 시작한다. 괴테는 “사랑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인생을 모르거나 제대로 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사랑, 그리고 사랑으로 인한 고통의 뿌리를 더듬다 보면 날것 그대로의 자신을 좀 더 알게 된다.(p. 17)

살아가는 이유를 돌아보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 이러한 행복을 지탱하는 큰 기둥 중 하나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둘러싼 사랑을 바탕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동양의 유교에서 사랑을 정신을 발견하고 서구의 기독교 역시 사랑의 종교라 생각한다. 사랑에 관한 많은 경구는 많은 문학 작품 속에서도 발견된다.


카뮈의 소설《페스트》를 보면,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재앙이 덮쳤더라도 함께 살아남으려면 서로 손을 잡고 각자 할 일을 묵묵히 하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다른 도시에서 온 기자는 전염병 때문에 폐쇄된 도시 오랑을 탈출하려다가 돌아선다.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페스트는 우리 모두에게 관련된 것이니까요”라고 말하며 재앙을 이겨내는 인간의 실존을 보여준다. 그 실존의 바탕은 연대이고, 연대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p. 239)



저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좇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참된 자신의 모습이 ‘허물을 덮는 자’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허물을 덮는 자’로서 사랑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부정이 긍정으로 바뀌고, 좌절이 도약의 발판으로 바뀌는 변화는 ‘삶을 사랑할 때’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새로운 삶을 여는 열쇠라는 것을 알고 이 강력한 사랑의 힘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랑을 아는 것, 사랑으로 가는 것, 사랑이 어떻게 나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고 절대적인지 알리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자신이 ‘사랑’을 이야기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많은 선인의 말과 철학적 지식, 영적 각성을 통해 깨달은 해답은 신기하게도 사랑이었다. 삶의 진한 내음이 풍기는 그 사랑을 차츰 알게 됐다. 자신의 내면 안에서 울리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서 퍼져 나오는 사랑을 알면서 꼬인 매듭은 풀어졌다. 사랑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돈을 벌면서 알게 된 게 있다. 돈이 목적일수록 똑똑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멍청해진다. 요리조리 돈 버는 구석을 찾아가는 게 제법 똑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헛똑똑이다.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것처럼 굴지만, 마치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처럼 볼 수 있는 시야도 좁다. 바로 옆에서 위험신호가 울려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다. 그러다가 한순간에 망한다.

한창 잘 나가다가 거꾸러지면, 그동안 쌓아 올린 부와 명예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도 옛말이다. 지금껏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질주했던 모든 것이 신기루와 같다. 이제 오아시스에 거의 다 다랐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손을 뻗어보니 신기루처럼 사라진다.(p. 85)



1885년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 『스탠리의 사랑 이야기』는 130여년 전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질문에 이 시대 우리가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연이어 졸업하고 강남에서 유명 피부과를 운영하며, 화장품 기업을 경영하고 다섯 개의 특허까지 가진 저자의 커리어는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으며 크게 성공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직업과 환경이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며 스스로가 견고한 벽 안에 갇혔다고 느꼈다. 돈과 명예는 행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뿐만 아니라 현대의 많은 이들이 인정 욕망, 생존경쟁, 각자도생의 틈바구니에 갇혀 있다. 사람들은 고립과 절망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열심히 자기계발을 한다. 부와 명예, 경쟁에서의 승리가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자기계발로 그토록 바라는 성공을 하고 명예를 얻으면 행복과 안정에 이르게 될까?



앞서 말한 대로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소설제목이기도 한 이 질문은 우리가 평소 한 번쯤 품어봄 직한 물음이다.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가난한 구두장인 세묜이 벌거벗은 거지 미하일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세묜은 자신도 형편이 어려운 지경인데 미하일을 집으로 데리고 간다. 세묜의 아내는 외상값도 받아오지 못한 세묜이 못마땅하지만, 미하일을 보고 측은한 마음이 들어 없는 살림에 음식을 대접한다.(p. 24) 소설 속에서 불쌍한 아이를 돕느라고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바람에 벌을 받고 있는 미하일은 세 가지 질문을 받고 그에 관한 대답을 찾아야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관한 대답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랑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었던 걸 떠올린다. 사랑의 결실로 생명이 탄생했고, 부모님의 사랑으로 우리는 성장한다. 매 순간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에 대한 사랑이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한다.



저자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고 내면의 사랑을 일깨우며, 이 책을 통해 사랑의 삶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방법으로 ‘사랑의 3-way’를 알려준다. 저자는 ‘사랑의 3-way’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삶을 사랑으로 변화시키기를 희망하며 사랑으로 변화된 이들의 이야기를 모아 향후 2편과 3편으로 이 책 ‘Love 3-Way’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여기서 강조하는 '3-way'룰 ‘사랑의 삼도’라 명명한 저자는 3단계에 걸쳐 사랑을 이루는 원리를 설정한다.

1단계는 내면의 ‘참 나’를 인식하는 단계이다. 자신을 아는 단계로 사랑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과정이다.

2단계는 인식한 ‘참 나’를 현실에 발현하는 단계이다. 사랑의 눈으로 나와 주위를 바라보는 단계이다. 비전 보드를 만들고, 나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퍼스널 브랜딩의 과정으로 ‘참 나’를 세상에 표현한다.

3단계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이다. 사랑이 무엇인지 느끼고 그 위대함과 절대성을 인식하는 단계이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밀어주고 이끌어온 존재가 사실은 사랑이었다는 것을 아는 단계이다.

사랑의 눈으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그저 어느 한순간 담담히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잠시 리셋을 하듯 나를 바라보는 것은 명상시간만큼이나 일상에서도 할 수 있다. 자신을 발견한 후에는 이제 사랑이 정의하는 자신의 이름, 자신의 본질의 이름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나는 누구냐?” 하고 묻는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인물이 “Who am I?”를 외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내 이름 석 자를 알고,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전부 기억하고 있어도 ‘나는 누구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질문은 쉬워도 대답은 어려운 이 명제는 사실 자아 성찰을 뜻한다. 성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자아 성찰을 위해 어려운 철학서를 파고들고 종교적 명상에 빠져들어도 깨달음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도 공부할 때처럼 답을 구하는 공식과 같은 게 있다. 그 공식은 점을 보는 것처럼 무언가 미신에 기대는 것도 아니고, 나에 대해 타인이 평가해주는 것도 아니다. 내가 나를 바라보고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책에 따르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볼 때는 아무런 계산이나 기대가 없어야 한다. 담백하게 나를 바라보는 게 우선이다. 자신을 바라보며 내가 누구인지 찾는 방법은 네 가지 도구가 있다.

먼저 자신의 과거를 담담히 돌이켜본다. 심지어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괴로운 과거라도 무덤덤하게 남의 일인 양 마주한다. 그래야 제3의 눈으로 볼 수 있다. 제3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마치 나를 아끼는 친구가 나도 미처 모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야기해주는 것과 같다. 잘났든 못났든 나의 특징을 찾을 수 있다. 과거를 본다는 건, 다시 과거의 굴레에 스스로 얽어매라는 뜻은 아니다. 그저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지나온 궤적을 살펴보라는 의미다. 그 궤적을 따라 살피면서 내가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현재를 보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봤으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현재를 본다. 거울 앞에서 독백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과의 대화가 어색하고 쑥스럽다.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다. 이때 독백의 의도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나를 알겠다는 의도에서 시작한 문답이다. 이제껏 그 어려운 철학책의 화두를 붙잡고 있느라 애를 먹었다면, 아주 간단한 기초적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세 번째로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을 떠올린다. 단순한 기쁨이나 슬픔을 넘어선 뭔가를 느꼈던 순간을 되살려본다. 인생에서도 희로애락으로 단순하게 구분할 수 없는 극적인 순간이 있다. 그때의 특별한 감정을 떠올려보면, 아무래도 가장 자신의 본질에 가까운 순간을 대면한 것일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어린아이로서의 자신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이다. 먼저 ‘사랑해’라고 고백한다.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물어보는 것이다. 뭘 좋아하는지 뭘 싫어하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대답도 어린아이의 목소리로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가장 순진하고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깝다. 이유나 목적을 따지지 않고 지금의 이 순간에 충실하다.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가 돈을 따지고 노후를 떠올리지는 않는다. 일부러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내라는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의 나, 현재의 나, 극적인 순간의 나, 어린아이로서의 나를 돌아보았다. 이 네 가지 도구를 통하여 많은 질문과 대답이 적힌 리스트가 있을 것이다. 이 리스트를 가지고 자신의 이름을 지어보자. 이 긴 리스트를 들고서 어떻게 내 이름으로 정할 수 있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어렵지 않다. 리스트에서 하나씩 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1. 생존 본능에 해당하는 것을 지워본다.

2. 사회적인 자아인 에고로 인한 모습을 지운다. 내가 사회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위해서 쓴 가면이다.

3. 순수한 어린아이의 짧은 말로 표현해본다.

4. 자신의 삶에서 영속적으로 관통하는 한 가지 특징, 가슴에 사랑으로 울리는 그 신성한 부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 하는 자’라고 정의해보자. 이것이 자신의 사랑의 이름이다. 자신의 삶에 흐르는 사랑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 하는 자’의 형식, 현재진행형으로 이름을 짓는 이유가 있다. 이 이름이 영속하는 나의 존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영속한다면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을 통하여 나의 존재를 규정하면, 앞으로 내가 갈 길이 보인다. 그 이름이 나의 두려움을 없애고 불안해하며 흔들리는 나를 잡아 세울 수 있다. 사랑을 선택한 그 용기가 삶을 꾸려갈 용기로 바뀌어 한층 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내가 누구인지 찾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길은 산티아고 순례길만큼이나 진지하게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처음 놀이동산에 갔을 때처럼 즐거워진다. 처음에는 더하는 과정으로 여겨져 진지하고 무겁게 여겨지겠지만, 결국은 빼는 과정으로 즐겁고 가벼워진다.



저자 : 스탠리


한국 이름은 이은석이다. 현재 서울 강남 역삼동에서 스탠리 피부과를 운영한다. 의사이자 한의사로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수련을 거친 후 다시 경희대 한의과 대학을 졸업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의대와 한의대에서 의술을 익히고 철학과 종교, 영성과 사랑, 사람의 본질에 대해 오랫동안 공부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때는 팝핀을 추는 의사로 알려질 정도로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 도전은 사람들의 허물을 덮는 애정으로 이어져서 피부과 진료뿐만 아니라 주름커버를 위한 화장품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고, 생산과 판매를 위한 「스탠리스마트커버링」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 대한 사랑, 사람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사랑을 좀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 나누고자 낯선 책쓰기에 나섰다. 이 모든 일이 자신이 ‘허물을 덮는 자’라는 자신의 본질의 이름을 세상에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본질의 이름을 찾을 수 있으며, 그 이름은 사랑으로 가는 시작점과도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사랑은 정말로 위대하며 절대적이라고 말하고, 모두의 가슴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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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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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 아는 공자는 약 2500년 전의 사람이다. 동양에서는 그의 학문을 최고의 학문으로 해 꾸준히 계승 발전시켜 왔다. 그의 학문의 깊이는 그만큼 심오하고 현실 생활에 잘 맞는 '실학문'이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그의 학문적 업적은 높이 받들어져 왔고, 그를 '성인(聖人)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가 천하를 떠돌며 제자들을 통해 그의 학문을 널리 알리고 고향에 돌아온 것은 그의 나이 74세 때였다. 지금도 74세면 적지 않은 나이인데 그때로서는 천수를 누린 셈이다. 그가 남긴 말 중 유명한 것 중 하나가 '오십 지천명'이다. 나이 50이 되어 '하늘의 명'을 알았다고 술회한 내용이다. 하늘의 명이란 무엇인가. 독자는 학문이 앝아 그의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아마 '천리(天理), 순리(順理)'를 뜻하는 게 아닌가싶다. 즉 우주의 순리나 하늘의 진리를 비로소 알게 됐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금과 달리 우주의 구성이나 생멸은 물론 하늘의 기상 관측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인데 어떻게 하늘의 명을 알고, 알았다면 어떻게 알아냈을까는 궁금하지만 아직 독자는 모른다. 더 이상 하늘이나 우주 또는 공자에 대해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분야, 철학이나 정치, 또는 각종 인문 사회 분야에서도 그의 학문이 인용되고 이해되기 때문에 언급될 때마다 조금씩 더 알아온 것뿐이다.




『50, 우주를알아야 할 시간』 이 책은 우주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다. 내용적으로는 어느 우주 입문서 못지않게 많은 천문학 정보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담았고, 우주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까지 컬러사진과 함께 선명하게 담아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읽는 책이기도 하면서 ‘보는’ 책이기도 하다. 전 연령층이 봐도 좋을 우주 입문서이지만 제목에서 보다시피 특히 50대가 보면 더 큰 의미가 있는 책이다. 백세 인생이라면 절반의 삶을 산 오늘날의 50대의 인생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우리 인생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어떻게 찾아낼까는 궁금하지만 우주에 대한 독자의 무지만 드러낼 것 같아 꾹 눌러 참는다.

이 책 이광식 저자는 '마음에 꽂히는 우주 풍경 하나를 하염없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현실에서의 크고 작은 고민과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드넓은 우주 속 티끌만한 지구 위에 사는 작은 존재인 우리 인생사 부침을 조금은 멀리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는 의미로 읽힌다. 우주를 모르지만 저자의 안내를 따라 경청하다 보면 우주의 신비로움에 만사 잊고 몰입하게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삶이 버겁고 지칠 때마다 이 책을 펼치고 우주를 구석구석 뜯어보다 보면 삶의 지혜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살만큼 산' 인생이 아니라 '아직 절반밖에 안 산' 삶이라는 희망도 생긴다.



저자는 책에서 이같이 말한다. “땅만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보라.” 몇 해 전 타계한 스티븐 호킹 박사의 말이다. 일찍이 공자는 “나이 쉰이면 천명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공자 시대의 쉰 살과 지금의 쉰 살은 얼핏 생각해도 많은 차이가 있다. 이 시대의 50대는 자녀가 있다면 대학에 갈 나이로, 자식 뒷바라지에 큰돈이 들어갈 나이이면서, 한편으로는 곧 닥칠 자신의 은퇴를 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지나온 삶도, 가야 할 삶도 모두 만만찮은 나이로, ‘공사다망’하여 마음만 급해지는 시기가 50대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시대의 쉰 살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볼 새가 없이 앞만 보며 살기 바쁘다. 저자의 말에 수긍이 간다. 어렸을 때 하늘을 올려다 본 이후로 밤에 별 보이는 하늘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서울의 하늘이 오염돼 안 보이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의 20세기 후반과 지금 21세기의 전반은 모두가 엄청나게 바쁘게 살았다.

그것은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습관적으로, 유전적으로 바쁘게 사는 삶에 중독돼 있는 듯하다. 돌이켜보면 우리 세대(지금 50~60)는 정말 바쁘게 살았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그게 삶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희생'이라는 생각도 들 때가 있지만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그리고 독재정치 등의 시대에 살다 목숨을 바친 선열들에 비해서는 그래도 행복한 삶이라고 위안 삼기도 했다. 또 그렇게 키운 우리 다음 세대가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많은 것들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 희생이 보람으로 바뀌기도 한다. 나라 살림도 꽤 괜찮은 '기적'이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좋아졌으니...



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 대표 천문학 작가라는 사실도 책을 읽다 알게 됐다. 저자는 원래 천문 잡지와 책을 주로 내던 출판사 대표였는데, 어느 날 야근을 하고 밤늦게 퇴근을 하다가 어느 아파트 고층 집 베란다에 걸린 조(弔)등을 보고 정신이 퍼뜩 났다고 한다. 밥벌이에 파묻혀 바쁘게 살다가 아파트 안방에서 어느 날 죽는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고. 그 길로 유년시절부터 가슴에 품었던 별을 원 없이 보고자 강화도로 터를 옮기고 집 베란다에 천체망원경을 걸었다. 그리고 천문학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극적이면서도 충동적인 그의 행동은 그의 삶을 바꾸어놓았다고 저자는 술회한다. 그리고 아직 바쁘게만 살았던 세대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기 위해 집필했다. 이 책은 그래서 천문과학서나 우주공학서가 아니라 에세이, 혹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것 같다. 이 책은 ‘우주의 탄생부터 종말까지’, 다양한 별과 우주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들려줄 뿐만 아니라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삶과 업적을 담았다. 1강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에서는 우주와 별의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팽창우주를 주창한 조르주 르메트르, ‘허블의 법칙’을 찾아낸 에드윈 허블과 밀턴 휴메이슨의 이야기가 나온다. 2강 ‘만물의 근원인 수소가 맨 처음 한 일’에서는 별이 반짝이는 이유인 ‘핵융합’을 알아낸 한스 베테, 별의 죽음인 ‘초신성 폭발’과 생명의 시작 등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3강 ‘우주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나?’에서는 별이 모여 사는 은하를 다룬다. 4강 ‘우주는 얼마나 클까?’에서는 우주의 광활함을 알아본다.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유명한 사진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시작해, 태양계 너머로 항해를 떠난 보이저 1호의 경로를 추적해본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가 얼마나 거대하고 우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프리드리히 베셀, 헨리에타 리비트 등 일반은 잘 모르지만 천문학사에 이름을 깊이 새긴 이들의 삶들도 곁들인다. 5강 ‘우주는 끝이 있을까?’에서는 유한하나 끝이 없는 우주에 대해 알아본다. 6강 ‘우주에서 가장 기괴한 존재, 블랙홀’에서는 블랙홀, 화이트홀, 웜홀 등을 알아본다. 7장 ‘알수록 신기한 태양계 동네’에서는 지구가 속해 있는 태양계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본다. 8강에서는 ‘다정한 형제, 지구와 달 이야기’를 알아본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1882~1970)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는 우주의 개념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세계의 본질에 대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평했다. 현재 우주의 크기는 약 930억 광년이라는 NASA의 계산서가 나와 있다. 138억 년 전에 태어난 우주가 이처럼 큰 것은 초기에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했기 때문이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지만, 우주는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쨌든 현대 우주론은 우주의 끝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

“우주는 유한하나 그 경계는 없다.”(p. 158)



우주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빅뱅'이다. 빅뱅은 '큰 꽝'이란 뜻으로 빅뱅 이론의 반대진영인 정상우주론자인 호일이 한 방송에서 빅뱅 이론을 비꼬기 위해 빅뱅이란 단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우주의 시작은 아름다운 불꽃놀이에 비유할 정도였다고. 하지만 빅뱅은 왜 일어났냐는 질문에 과학자들은 무에서 저절로 일어난 일이라 빅뱅의 원인은 관측될 수 없고, 따라서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알고 싶어하는 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별도 사람처럼 생로병사를 거친다고 한다. 별들도 사람처럼 태어나고 살다가 늙어서 죽는데 그 수명이 수십억, 수백억 년이다. 은하 탄생의 시초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수없이 많은 초신성 폭발의 찌꺼기들이 태양과 행성, 지구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 등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전부 별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는 별에서 몸을 받아 태어난 별의 자녀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물질들이 다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 몸이나, 흙, 나무, 공기, 물 등등 원자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1918~1988)은 이런 말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 세대에 물려줄 과학지식을 단 한 문장으로 줄인다면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자의 종류가 100여 가지 되는데, 양성자 1개를 가진 원자번호 1번인 수소에서부터 시작해 94번인 플루토늄까지 94종이 자연에서 발견되며, 나머지는 실험실에서 합성된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이런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얘기다.(p. 60)



우주에 관해 가장 궁금한 것 중의 하나는 “과연 우주는 끝이 있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이 우주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우주의 끝이라고 할 만한 게 있기는 한 것일까? 우리의 경험칙에 비추어보면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우주에 적용하면 ‘에러’가 뜬다. 끝이 있다는 것은 그 바깥으로 다른 무언가가 또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주에 끝이 없다면 크기가 무한대라는 뜻인데, 일찍이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무한대는 상상의 산물일 뿐 실재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삼단논법으로 멋들어지게 증명한 바 있다. “무한대라 하더라도 유한한 것들의 집합일 수밖에 없다. 유한한 것들은 아무리 합쳐봐야 그 결과는 유한하다. 그러므로 무한대란 존재하지 않는다.”


독일 물리학자 막스 보른(1882~1970)은 “유한하지만 경계가 없는 우주의 개념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세계의 본질에 대한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의 하나”라고 평했다. 현재 우주의 크기는 약 930억 광년이라는 NASA의 계산서가 나와 있다. 138억 년 전에 태어난 우주가 이처럼 큰 것은 초기에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팽창했기 때문이다. 이를 인플레이션이라 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없다고 하지만, 우주는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구애받지 않는다. 어쨌든 현대 우주론은 우주의 끝에 대해 이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

“우주는 유한하나 그 경계는 없다.”(p. 158)




동요 가사에도 나오는 '은하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옛날 사람들은 은하수가 많은 별들이 만든 별들이 만든 띠라는 것을 몰랐는데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 위 오작교를 건너는 설화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은하들도 성장과 진화를 하고 여러 가지 모양을 띠는데 나선은하나 타원은하 등이 있다.

우주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 중에 하나가 우주의 끝은 어디인가일 것이다. 우주의 끝은 있을까? 우주의 끝도, 시작도 어뵤다는 것이다. 우주는 무한하다는 것인데 안팎의 경계가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시공간이라는 근본적인 천으로 짜인 것으로 위어져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블랙홀은 엄청난 질량을 갖고 있지만 덩치는 아주 작아서 그만큼 물질밀도가 극도로 높다고 할 수 있다. 블랙홀은 그 중심에 중력의 고유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하는 시공간의 영역으로 여기서는 물리법칙이 성립되지 않는다. 블랙홀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반대 개념인 화이트홀이라는 용어도 만들어졌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 시공간의 구멍을 웜홀이라 하고 두 시공간을 잇는 좁은 통로로 우주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블랙홀에 관해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만약 내가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문제다. 일견 무시무시한 상상이긴 하지만, 이 문제는 변함없이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이 바로 ‘스파게티화spaghettification’다. 블랙홀 가까이 접근하자마자 모든 사물은 가락국수처럼 길게 늘어져버린다는 얘기다. 이유는 이렇다. 블랙홀의 가공스런 중력이 당신 몸의 각 부분에 작용하면서 그 힘의 차이로 인해 몸이 길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구에서는 중력의 크기가 당신의 지금 키만큼 유지되게 해주고 있는 정도지만,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먼저 당신의 발이 블랙홀로 접근한다고 상상해보자. 그러면 블랙홀의 엄청난 조석력이 머리보다는 발쪽에 더 강하게 작용한다. 발끝과 머리에 가해지는 중력의 차이는 이윽고 지구의 총중력과 동일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는 마치 두 대의 크레인이 당신의 머리와 발을 잡고 힘껏 끌어당기는 형국이나 같다.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는 약 1억 5천만 km다. 이걸 1천문단위 AU라 하여 태양계를 재는 잣대로 쓰인다. 이게 대체 얼마만 한 거리일까? 천문학은 감수성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가장 간단한 답으로는, 1초에 지구 7바퀴 반을 도는 초속 30만 km인 빛이 8분 20초 걸려 주파하는 거리다. 초로는 약 500초인데, 달까지의 거리의 약 400배에 달하며, 시속 100km의 차로 달리면 무려 170년이 걸린다. 우리가 해바라기처럼 올려다보는 태양이 실제로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 별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런데도 그 먼 거리에서 내뿜는 별빛이 이리도 뜨겁다니 참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이것이 태양 표면 온도 6천도의 위력이다. 태양이 만약 10%만 지구 가까이에 위치했다면 지구상에는 어떤 생명체도 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부디 태양이 그 자리를 지켜주기만을 기도해야 한다.(p. 121)



저자 : 이광식


‘별과 우주’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국내 대표적인 천문학 작가. 젊은 시절 우주에 대한 호기심에서 헌책방을 순례하고, 성균관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후, 출판사를 차려 한국 최초의 천문 잡지 [월간 하늘]과 교양 천문학 책 등을 펴냈다. 일에 파묻혀 살다가 사라지기 전에 우주를 더 알고 사색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찌감치 강화도 퇴모산으로 들어가 낮에는 텃밭 일을 하는 한편, 밤에는 망원경으로 별 보고 천문학 책 읽는 생활을 계속했다.현재 '원두막 천문대'라는 개인관측소를 운영하면서 과학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천문학 콘서트』, 『십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 『내 생애 처음 공부하는 두근두근 천문학』,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별아저씨의 별난 우주 이야기』(전3권), 번역서로는 『우주에서의 삶: 우주인에게 묻다』 등이 있다. 『천문학 콘서트』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교육과학기술부 우수과학도서, 청소년 추천도서 등으로, 『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별아저씨의 별난 우주 이야기』(1,2권)는 미래창조과학부 우수과학도서 등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강화도에서 개인 관측소 ‘원두막 천문대’를 운영하며, 일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기사와 칼럼 등을 기고하는 한편, 사회단체와 학교 등을 다니며 우주 특강을 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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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 한국인의 비밀 무기
유니 홍 지음, 김지혜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Nunchi라는 영어 표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리말 중 영어 표기가 없어서 소리나는 대로 영어로 쓰는구나 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한국인의 '화'가 영어 표기에는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다. 그러나 '한국인의 비밀무기'로 수식하는 것은 썩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 '눈치'의 의미가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 의미의 말에 결합돼 주로 쓰이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눈치 보다'는 표현은 윗사람이나 강한 사람의 심경이나 마음 상태를 살피는 것이다.

'눈치 빠르다'에서 눈치는 어떤 상황에서 빠르게 알아채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약자가 자신의 안전이나 이익을 위해 강자의 표정, 말투, 행동거지 등을 살핀다는 뜻으로 자주 쓰인다. 저자가 '눈치'를 한국인의 비밀무기라고 표현한 것도 그런 의미라면 독자의 눈치를 살피는 데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인지 저자는 이 책에서 '눈치'의 정의부터 왜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인가를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유니 홍 저자는 미국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경험 덕분에 눈치의 위력을 알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것만으로는 명쾌하게 눈치 있는 기술이 될 수 없다. 여러 나라에서 거주하며 다양한 문화 차이 한가운데서도 빠른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 눈치 덕분이라고 하는 것은 옳은 표현이다. 아무튼 눈치에 대해 저자의 해석이나 과정에 대해서는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70년 전만 해도 존재감조차 없던 대한민국이 놀라울 만큼 경제 성장한 나라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눈치 덕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빠르게 변화하는 다른 국가의 필요를 ‘눈짐작’하는 능력, ‘변화’에 맞춰 계획을 재조정하는 능력, 한국 경제 성장의 기적 뒤에는 늘 눈치라는 능력이 존재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보유한 초능력처럼 들리는 눈치는 사실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면 필요한 기술이다.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를 때까지 한국인의 삶과 얽혀 있는 눈치는 요즘 시대에 적절하지 못한 개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이 개념에 발끈하며 ‘나는 그저 나여야 한다’고 믿는 개인주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21세기의 모든 지각 있는 존재라면 여러 세대에 걸친 이런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이 우리 발목을 잡게 되었음을 분명히 느낄 것이며, 우리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세상에 요구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다”라고. 오히려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아가려면 눈치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출판사측 입장이다.



출판사에 따르면 눈치의 핵심은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 분위기, 상황에 대한 해석을 빠르게 재조정하는 것이다. 과거에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했든, 현재 상황에 적응하면서. 그런데 왜 우리는 분위기에 신경 써야 할까?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과 행동을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서 느꼈던 감정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라는 마야 안젤루(미국의 시인이자 인권운동가)의 이 말은 그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눈치를 기르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은 바로 나쁜 인상을 남긴 후 수습하는 일이다.

눈치는 ‘열심히 일하지 말고 똑똑하게 일하라’라는 현실적인 가치에 가깝다. 한국을 성공의 나라로 이끈 비밀 무기, 눈치는 여러분 각자의 성공과 행복을 이루게 해줄 것이다. 에둘러 말하기와 수동적이고 공격적인 소통이 난무하는 직장에서도 눈치는 필요한 기술이다. 눈치 있는 사람이라면 직장이 신뢰에 바탕을 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직장에서 눈치가 빠르다는 것은 공식적인 발표보다는 숨은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직장에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관대로 하지 않는 것! 단기적으로는 눈치가 있으면 사회생활에서 실수를 피할 수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들 수도 있다. 반대로 눈치가 없으면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여러분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눈치가 없는 성향을 바로잡지 않으면 늘 손해 보는 삶을 살게 될 것이 분명하다. 똑똑한 사람보다 눈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현실에서, 적자생존이 가장 강한 자의 생존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자. 가장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 생존한다. 늘 세상과 혼자 싸우는 기분이 든다면, 세상이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도록 이 책 『눈치』가 도와줄 것이다.




이같은 출판사 측의 주장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어서 반박하기 어렵다. 그러나 독자는 '눈치'라는 말에 더 집중하고 이 단어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눈치는 순우리말이다. 순우리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짓수가 많지 않다. 세종대왕이 창제 반포한 지 무려 550년이나 된 언어의 가짓수가 적다는 주장에 쉽게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느 나라에 물어도 같은 대답일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한글 창제는 당시 배우지 못한 우리 민족을 위한 쉽게 쓸 수 있는 우리 문자를 만들었다는 가장 큰 이유와 의의 이외에는 한자음 개신이라는 의의도 있다. 이른바 사대부 양반 계급만이 글을 배우고 쓰는 시대에 관료나 선비들은 대다수 한글 창제를 반대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사대주의를 표방하며 개국한 조선의 선비로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보다 근원적인 반대 이유는 자신들의 신분이나 위치를 위협하는 반대세력이 일반 양민층에서 나오는 것을 달가워할 리 없다. 이런 이유 말고도 한글은 원래 한자음 개신의 목적이 있었다. 같은 뜻의 말을 사투리(지방언어)가 다르듯 당시 한자음 발음에는 중국은 물론이고 훨씬 작은 우리나라에서도 지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는 게 언어학자들의 견해다.

그래서 훈민정음 제정 목적을 밝히는 서문에서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가 가장 먼저 나온다. 당시 조선 조정에서 쓰는 문자인 한자의 발음이 지역마다 다른 게 많기 때문에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한글을 제정한다는 취지다.



이렇게 한글을 모든 난관을 극복해가며 오랜 세월을 걸려 만들어놓고도 조정이나 각종 문서에는 한자를 썼다. 양반 계급의 신분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위협이 되는 백성들이 자신의 뜻을 글로 써 밝히게 될 경우 자신들의 위치는 물론 신분사회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게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대주의를 나라의 근본 중 하나로 세운 나라가 조선인데 중국에 사대하는 한 한글을 공식 문서로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러다보니 양반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일반 서민들이 사는 언어의 괴리가 생기기 시작한다. 즉 양반이나 선비들은 한자말을 주로 쓰고, 농민 등 일반인들은 우리 고유의 말(한자로 쓸 수 없는 말)을 사용하고 한글로 적었다. 그것은 이후 수백년 간 그대로 답습돼 왔다. 이에 한글, 즉 우리말로 표기하는 것은 '상놈의 언어' 한자어는 비록 한글로 적더라도 '양반의 언어'였다. 일반인들은 '밥 먹었습니까'를 양반들은 '식사(食事)하셨습니까'로 말하고 표기했다. 이렇게 수백년 간 내려온 한글과 한자의 괴리는 사용하는 신분사회에서 그대로 굳어져 지금도 한자어로 된 표현은 '젊잔은' 표현이고 순우리말 표현은 막말로 인지되는 경우가 많다.

윗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때 '감사(感謝)합니다'로 아랫사람에게 표현할 때는 '고맙다'로 썼다. 지금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만큼 우리 민족의 언어 인식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 더욱이 우리가 지금 쓰는 사전에 등재된 말 70%는 한자어이거나 한자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우리말을 더 발전시키고 좋은 언어로 만들어가는 역할은 지금 우리 세대가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눈치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가 풀이해놓은 대로 눈치는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서로 화합하며 관계를 맺기 위해 타인의 생각과 느낌을 살피는 섬세한 기술"이다.(p. 9) '눈치'에 대한 의미를 설명하는 데 '신뢰' '화합' '관계' '타인' '생각' '섬세' '기술' 등이 모두 한자어다. 순우리말 사전적 의미를 설명하는 데 한자어가 다섯 개나 들어가고 있다. 물론 우리말 큰 사전의 해석은 아니다.

독자가 '눈치'를 한국인의 생존무기이고 유전자화 돼 있다는 말에 나쁜 의미로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눈치를 표현했듯이 '눈치'를 좋은 의미로 설명하기 위해 한국인의 비밀무기로 표현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도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논리적 주장이다.

다만 눈치라는 표현이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뭔가 '떳떳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에게 겸손하게 대해야 하는(이는 굴종이고 아첨)' 단어를 마치 한국인들이 모두 '좋은 표현이다'라고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 독자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저자도 '눈치'에 대해 전혀 비겁함이나 굴종적인 말로 비하하는 것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오히려 떳떳하게 드러내는 우리말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도 많다. 때문에 저자의 노력과 '눈치'에 대해 풀어쓰는 과정에도 감사를 말씀 드리고 싶다. 저자의 지적대로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강대국의 침범을 수백 차례나 받아왔다. 그래서 '눈치 보는' 사람으로 한국인들을 폄훼하는 사람이 없도록 주장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문장도 책에 많이 언급했다.

눈치 없는 공감은 문법 없는 말, 곧 의미 없는 소음과 같다.(p. 45)

무지함에 나쁜 의도가 없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나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p. 65)

다른 사람과의 언어적 의사소통이 확실하지 않다거나 헷갈린다는 것은, 우리가 그들의 비언어적 단서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다.(p. 67)

눈치의 중요한 요소(이자 성공의 중요한 요소)는 듣고 싶지 않은 진실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p. 70)

첫인상은 믿어야 한다.(p. 103)

눈치는 우리 인생에 등장하는 가장 끈질긴 악당, 부정과 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p. 106)

말하지 않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훨씬 더 많은 진실을 알아낼 수 있다.(p. 122)

사람들은 늘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는다. 그럴 권리는 있다.(p. 144)

‘우울하다면, 먼저 여러분이 재수 없는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자’.(p. 198)

의도치 않게 해를 끼치는 것이 때로는 의도적으로 해를 끼친 것만큼 나쁘다.(p. 204)




저자는 책에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눈치 또한 다르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대부분의 의문은 해결되고, 말하는 것보다 들으며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많이 경험하고 느낀 부분도 나온다. 상사나 동료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눈치가 있더라도 잘 캐치하고 대응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눈치가 없어서 그냥 지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눈치가 없는 사람들이 문제이라고 한다. 과연, 눈치 없는 사람들을 멸시하기보다는, 눈치가 있는데 없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일이다. 즉, 눈치가 없어서 저러는구나 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진심이 무엇인지 왜 눈치 없이 행동하는지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보는 게 더 필요한 일이다.



눈치가 없는 사람들이 필요한 건 관찰력과 적응력이다. 문화와 가치관의 차이로 곤란한 경우를 경험하는 것보다 자신의 관찰력과 적응력의 부족으로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지, 눈치가 없어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우리가 외국 여행에서 곤란한 경우를 경험하는 것은 우리식 습관을 그 나라의 풍습과 언어 태도, 행동 방식을 무시한 채 내보였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관광객인 우리를 그 사람들이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외국인도 우리나라에 와서 자신들의 습관대로 행동한다면 우리 역시 그들을 무례하다고 비난하지 않은가. 요즘 우리나라로 여행오는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어떻게 하는지 익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20~30년 전만 해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력이나 문화 수준 등을 경험한 사람들은 우리의 풍습을 무시하거나 우리 나라 사람들을 백안시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찰력과 겸손을 모두 동원해 우리에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은가. 상대를 존중해서 상대의 심정이나 표정, 행동 등을 잘 살피는 것은 배려와 친절의 한 모습이지 결코 눈치라고 싸잡아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저자가 눈치를 한국인의 비밀무기라고 표현한 부분에선 우리가 항상 약자인 상황에서 쌓여온 강한 자에게 아부하기 위해 살피는 것으로 잘못 지적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저자 : 유니 홍(EUNY HONG)


TV 뉴스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험을 쌓은 언론인이자 작가.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 스트리트 저널 유럽』 등의 매체에 기고했으며, 저서로는 『THE BIRTH OF KOREAN COOL코리안 쿨』이 있다. 이 책 『THE POWER OF NUNCHI눈치』는 저자의 세 번째 저서로, 미국에서 2019년 11월 출간되어 1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미국 시카고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경험은, 눈치의 조기 교육이 되었다. 평범한 공립학교 교실에서 배운 두 가지 교훈은, 충분히 오래 기다리면 대부분의 의문은 해결된다는 것과 말하는 것보다 들으며 더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절대 선천적으로 눈치가 빠르지 않은 저자는, 삶의 큰 변화를 경험하며 눈치의 힘을 기를 수 있었다. 좋은 삶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질문의 답을 찾으려는 마음에 예일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재학 시절, 학내 유머 잡지 『럼퍼스RUMPUS』를 공동 창간했으며, 이 잡지는 현재도 발간되고 있다. 6년 동안 파리에 거주하며 텔레비전 뉴스 채널 「프랑스 24」에서 웹 프로듀서로 일했고, 2012년 미국으로 둥지를 옮기며 몸소 눈치의 기술을 쓰며 지내고 있다.


역자 : 김지혜


미국 버클리음악대학에서 프로페셔널 뮤직을 전공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통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에서 TESOL을 전공했다. 쉽지 않았던 미국 생활을 눈치로 헤쳐나가며 다양한 눈치의 기술을 경험했다. 진로를 변경하고, 여러 직업을 거치는 지난한 여정에서 눈치로 살아남았다고 믿고 있다.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나는 어지르고 살기로 했다』 『빵은 인생과 같다고들 하지』 『남극으로 걸어간 산책자』 『벽을 뚫는 대화법』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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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TIME TO PLAN -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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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2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인다. 거리가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부터 상가도 온갖 현란한 치장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유혹한다. 각 기업에서도 사업 성과에 따라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고 주머니는 제법 두둑해져 한 해 동안 고마운 사람들에게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고 가족에게 한아름씩 선물도 안겨준다. 경제가 좋을 때 연말이 다가오면 으레 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이 좋은 기업들도 별로 없는 데다 외출이나 외식, 회사에서의 회식은커녕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 송년회 등이 모두 취소된 상태다.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업소도 문을 닫거나 강제 영업 제한으로 썰렁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고, 송년회고, 동창회고 도무지 입밖에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14일)부터는 한파마저 몰아치다보니 거리는 사람 찾아보기 힘든 유령도시처럼 변해간다.

'집밖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거의 일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사람들 뇌리속에 깊숙이 박혀 있다. 불투명한 새해 전망 때문에 새해 계획도 세울 수 없는 형국이다. 사람들은 그래도 삶은 이어가야 하니 개인적으로는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저마다의 새해 목표나 희망, 소원을 헤아려가며 다이어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올해는 망쳤지만 새해까지 그럴 리가 있겠느냐는 낙관적 전망에 백신 접종도 일부 국가에서 시작했다고 하니 어떻게든 살아남아(?) 예전의 일상을 되찾으려는 의지만은 버리지 않고 있다. 그게 인간의 삶이기도 하니까.




새해 계획을 세우는데 한 가지 걱정이 더 생겼다. 업무용으로 쓰는 다이어리는 회사에서 나온 것을 썼지만 개인 다이어리를 따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독자에게 그야말로 멋진 다이어리 한 권이 손에 주어졌다.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이고 희망을 설계하는 데 좋은 도구가 생겼다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개인 다이어리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독자로서는 어떤 계획을 써 넣어야 할지 걱정이 앞섰고, 만일 계획대로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더해졌다. 더욱이 손에 들어온 다이어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변호사)가 만든 계획표가 인쇄돼 있는 다이어리여서 하루 24시간을 채워넣어야 하는 부담감도 떨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이어리를 펴본 순간 '쓸데없는 걱정'임을 금세 깨달았다. 다이어리 사용법부터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이나 결과, 피드백 등을 모두 기입할 수 있어서 빠짐없이 기록하도록 돼 있어서 칸을 메워가면서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산다면 문제 없을 정도의 다이어리였다.

시간 관리만 제대로 하면 다이어리가 모자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다이어리였다.

『0430 TIME TO PLAN /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는 이 다이어리는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는 책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김유진 미국 변호사가 고안한 실전 플래너다. 앞 '0430'은 새벽 4시 30분을 지칭하는 것이고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위해 작가가 고안한 다이어리 제목이다. 멋지지 않은가. 이 다이어리와 함께 멋진 한 해를 만들어보는 새로운 희망에 벌써 부푸는 가슴에 기쁨이 가득 담긴다.



작가의 말인지, 출판사의 말인지 모르지만 멋진 소개글도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 되기’를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새벽 기상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새벽 기상으로 생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몰라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알차게 일상을 보내고 싶지만 현실은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데 급급하다면 내년은 『0430 TIME TO PLAN』과 함께하면 어떨까?"

이 책은 새벽 시간의 힘을 전파하는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4시 30분 기상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고안한 시간 관리 플래너로, 출간 즉시 전국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가 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의 실천 다이어리다.(이 책을 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새벽 4시부터 긴 바 형태로 24시간을 나눠 작성하여 어떤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지 찾고 하루의 스케줄을 주도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일어나기, 세수하기 등 새벽부터 하는 기본적인 일까지 다음 날의 일과를 세세하게 작성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체크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매일 작은 성취를 맛봄으로써 새벽 기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 한편 중간 중간 아침과 관련된 명언과 저자의 에세이까지 수록돼 읽는 재미가 있다. 이 플래너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벽 기상의 놀라운 힘을 깨닫고 아침형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싶다. 이 다이어리와 함께라면 가능하리라는 희망에 빨리 새해가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이 플래너의 가장 큰 장점은 '예쁜 디자인과 가로쓰기 판형'이다. 독자로서는 옆으로 길게 펼친 다이어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왔다. 글을 쓰다보면 칸이 너무 좁아 다음 줄, 다음 줄 쓰다보면 금세 무슨 말을 쓰는지 알 수 없게 메모식으로 적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보면 쓸 때의 생각을 정확히 몰라 당황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옆으로 길게 해놓고 쓰면 메모식이 아닌 문장식으로 길게 쓰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1년용 다이어리여서 조금은 두껍지만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고급스러워 소유의 기쁨과 한 칸 한 칸 써나가면서 얻는 즐거움이 매우 클 것 같다.<아래 사진 참조>

우리는 아주 짧은 여유 시간에는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시간에 늦장 부리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끝낼 수도 있고 평소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시청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런 자투리 시간도 모아보면 의외로 길다. 그러니 이제부터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해보자. 이때 ‘우체국 가기’, ‘은행에 전화하기’ 등 할 일을 플래너에 적어놓으면 자투리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p.15, chapter 1: 이 책의 사용법)



연말이 되어 가면 쏟아져 나오는 다이어리는 플래너 사용자에게는 외관도 중요하다. 일년 내내 갖고 쓸 텐데 허접하거나 품위가 없는 디자인은 독자 취향에 안 맞고, 가급적 단색과 짙은색을 써왔다. 회사에서 나오는 게 마음에 안 들면 표지를 바꿔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니까. 물론 일반 판매용 다이어리에 회사 로고와 년도만 표기해서... 그러나 이 플래너는 멋진 디자인도 '갖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책갈피도 하나 끼워져 있어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구성을 보면 기입란이 큼직하게 5칸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 'To Do List', '메모', '목표 / 다짐', '자투리 시간' 그리고 'Reminder' 칸 등이다. 잘게 나누어진 칸에 빽빽하게 안써도 돼서 좋고, 카테고리명이 여러가지로 필요해 따라 더하거나 뺄 정도로 여유 있는 이름이어서 즐겁다. 쓰다 다른 것을 더 기입하고 싶으면 바꾸면 되니까. '자투리 시간'을 따로 마련해둔 꼼꼼함은 다이어리의 효용성을 잘 아시는 분이라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 낭비를 없애려면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은 대부분 느꼈을 터다. 예를 들면 지하철 타고 출근하는 경우 러시아워를 피해 1시간 여 일찍 출근할 때 사람도 적어 앉아가면서 10분에서 30~40분씩 도것를 했던 기억이 있다.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움직인 데다 책을 읽으면 하루 1시간 30분의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았던 경험이 있다. 당연히 남보다 우수한 회사 생활로 효과가 엄청 컸다.



월간 목표를 적을 수 있는 '올해의 타임라인'과 '이달의 목표' 페이지도 있어 연간 목표와 월간 실행계획을 나눌 수 있다. 타임라인은 목표를 상기하고 월간 계획에 맞춘 달성률을 점검하기에 좋게 배열돼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간 관리'에 맞춰져 있다. '시간이 금이고, 돈이다'는 생각이 난다.

굵직한 월간 목표는 앞쪽에 있는 조그만 칸에 최대한 간단하게 적으면 되도록 인쇄돼 있다. 다이어리를 들추면 맨 앞쪽이기 때문에 다이어리 쓸 때마다 거쳐가면 월간 목표를 잊지 않도록 상기시키는 칸이다.



이 책의 특징은 각종 격언과 작가의 미공개 에세이가 중간중간 들어 있다는 점이다. 목차에는 페이지 표시가 되어 있지만, 플래너 내지에는 페이지가 따로 없어 처음엔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금세 찾아낼 수 있다. 격언은 한 달에 한 번, 에세이는 분기에 한 번 들어가 있다. 에세이는 계절에 맞추고 격언은 한 달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기 위한 것 같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달리 내지는 조금 질감이 다르다. 아마 만년필로 메모를 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듯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옛말처럼 좋은 다이어리를 충실하게 쓰려면 만년필 하나 장말해야겠다 생각해서 가격을 좀 알아보니 아직은 만년필 쓰기는 어렵다는 확인만 한 셈이 돼 버렸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는지 가격이 너무 비싸고(예, 몽블랑), 싼 만년필은 색깔이나 모양이 너무 품위가 없어 볼펜보다 더 경망스럽게 생겨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이 플래너의 사용법에 잠들기 전 그 날을 돌아보며 코멘트(반성/칭찬)를 하고 다음 날의 일정을 미리 작성하라고 돼 있다. 다행히 독자는 일기 습관을 갖고 있어 별 걱정은 안 된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전날 적어 둔 '오늘의 할 일'을 점검하라는데 새벽 4시 30분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젠 본격적으로 쓰기 전 보름도 안 남았는데 새벽 4시 30분 기상하는 습관부터 들여야 할 것 같다. 건강에 이상이 오지 않는 한 이 습관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든다. 예전 5시 30분 기상 습관이 있었으니, 습관 들이기가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쯤 되니 이 플래너의 저자가 사용법까지 가르쳐 주었는데 개인 다이어리 적어나가는 습관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플래너 첫 장에 쓸 말을 고심하다 문득 언젠가 친구에게 보낸 연하장에 썼던 에디트 리브조이 피어스의 격언 하나를 떠올려 적어넣었다.

"우리는 책을 연다. 그 속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글을 써 넣을 것이다. 그 책의 제목은 '기회'이고 그 첫 번째 장의 이름은 '새해 첫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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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 가볍게 시작해 볼수록 빠져드는 한국 현대미술 방구석 미술관 2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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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조원재를 예술가라고 호칭하지 않고 작가라고 말하는지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그의 유명한 전작 『방구석 미술관』을 읽지 못한 독자로서는 그를 화가, 미술가, 예술가라고 부르지 않고 작가라고 말하는지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그의 이름을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처음 들었고(친구들도 그에 대해 얘기한 게 아니라 '요즘 무슨 책이 잘 팔리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중), 그는 미술을 전공했지만 화가로서 유명해진 게 아니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널리 알려졌다는 말을 들었다. 독자는 미술이나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데다 단순히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알게 된 베스트셀러 작가쯤으로 인식하게 됐다.

그러나 이 책을 읽게 된 후부터는 단순히 작가라고 부르기에는 예술, 특히 미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 그리고 책으로서 설명하려는 글솜씨가 탁월해 더 친근감이 갔다. 미술은 고상하고 우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 여기던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한국 미술의 거장들을 책 한 권에 담아 미술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이고, 뛰어난 화가도 많다고 밝힘으로써 더욱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전작에 이어 이 책에서도 한국 근현대 화가들의 삶이 우리 역사처럼 굴곡이 많고, 난관도 많아서 대부분 어려운 삶을 살았다고 에피소드나 그들의 생활을 짚어냄으로써 한국 근현대 화가들을 독자들에게 이해시켜 큰 사랑을 받고, 이런 화가들이 있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까지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고 믿는다. 그가 책을 통해 한국 미술계와 화가들에게 기여한 공로가 매우 클 것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조원재 작가는 20세기 한국미술의 거장들을 '방구석'으로 초대해 그들의 삶과 작품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를 특유의 재치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흥미진진하게 전한다. 미술계의 원조 월드클래스 이응노, ‘여자도 사람이다’를 외친 신여성 나혜석,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132억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등 시대의 풍파 속에서도 우리 미술을 세계적인 경지로 이끈 예술가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흐, 피카소, 모네 등 서양화가밖에 몰랐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과 함께 한국미술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이다.

한국 화가 작품 이미지 150여 점을 담았고, QR코드로도 만나는, 생생한 스토리텔링으 읽으면 이 책은 또 베스트셀러가 되리라는 독자의 확신이다.




이 책에는 모두 10명의 우리와 친숙한 한국미술 거장들이 자리하고 있다.

소를 사랑한 화가 이중섭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 이응노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심플'을 추구한 반 고흐급 외골수 장욱진

한국에서 가장 비싼 화가 김환기

서민을 친근하게 그려온 국민화가 박수근

독보적 여인상을 그린 천경자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돌조각을 예술로, 모노파 대표 미술가 이우환 등 미술은 몰라도 이름은 들어보고, 일부는 작품도 기억날 분들이다. 물론 여기에 초대되지 않은 많은 화가들이 있지만 작가가 다음으로 미루는 이유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화가분들의 작품과 함께 소개할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그의 글솜씨와 한국미술에 대한 애정이 계속되는 한.



작가는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요?”라는 뼈아픈 질문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을 빛낸 작가와 작품들을 한자리에 소환했다. 이중섭, 박수근, 천경자 등 20~21세기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총 10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수록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특히 『방구석 미술관』 2탄인 이 책은 균형 잡힌 시선으로 서양미술과 한국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 속에 놓인 한국미술의 진짜 매력을 소개한다.

격동의 20세기를 지나며 매 순간 미술의 고정관념을 부숴왔던 예술가들의 놀라운 삶은 우리에게 반전 가득한 재미와 코끝 찡한 감동을 동시에 준다. 소설이나 시, 에세이를 읽는 것 못지 않은 문학적 감성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움츠러들대로 움츠러진 우리 가슴을 열어 젖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 거장들의 삶에 관한 에피소드는 감동을 너머 코로나 감염병은 우리가 끝까지 이겨낸다는 희망까지 안겨준다.

인상주의의 대가 모네를 떠올리게 하는 나혜석의 빛 표현, 세잔과 피카소에게서 이어지는 유영국의 추상미술, 뒤샹을 떠오르게 하는 백남준의 예술 퍼포먼스까지. 읽다 보면 절로 1탄을 떠올리게 하는 『방구석 미술관 2-한국』과 함께 알면 알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한국 현대미술을 만나는 즐거움은 화가들의 삶과 작품처럼 놀랍다.



“한국 최초로 세계적 예술가가 된 사람은?”

이런 질문을 던지면 아마 백이면 백 백남준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백남준보다 먼저 작품을 인정받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한 ‘월드 아티스트’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응노죠. 백남준이 〈TV부처〉로 뉴욕미술계에서 ‘비디오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1968년이었지만 이응노는 그 이전에 이미 유럽 미술계를 휩쓸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1965년에는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명예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백남준은 익숙한데 왜 이응노는 그렇지 않을까요? (앞으로 함께 그 이유를 알아봅시다.)

“나의 창작생활은 50여 년을 통하여 똑같은 수법의 되풀이를 싫어하며 항상 자신이 하던 일을 깨뜨리는 습성이, 불만, 불만에서 현재도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으리라 여겨진다.”

이응노. 한마디로 ‘변신의 귀재’라 말하고 싶습니다. 전 생애에 걸쳐 그의 작품을 주르륵 펼쳐보면, 마치 여러 작가들이 만든 작품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작품세계가 변화무쌍했다는 뜻인데요. 그는 어떻게 그리고 왜 자신의 작품세계를 끝없이 변신시켰을까요?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길 위에서 이응노라는 한 예술가이자 인간에게 ‘어디서도 얻기 어려운’ 특별한 영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제 한국 최초의 월드 아티스트이자 변신의 귀재, 이응노를 만나러 가볼까요?



독자처럼 일반 사람들이 반 고흐나, 모네와 같은 서양의 유명 화가들과 그림만 친숙하고 우리 한국미술은 잘 모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에서 미술시간에 가르치는 게 대부분 서양화가들과 그림이고, 한국화가는 작품뿐만 아니라 이름마저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그리는 미술시간에도 서양화에 맞게 크레파스, 물감, 데생까지 모두 서양화 그리는 도구와 그리기를 배웠다.

어려운 시절 배운 게 없는데 따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될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관심을 갖고 배우려 하겠는가. 그림 그리는 사람들도 대부분 서양화를 택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우리 화가들의 탁월함이나 작품의 예술성을 우리가 높여가야 하는데 우리의 근현대사는 일본의 식민지배부터 민족상잔의 전쟁, 산업화에 매몰된 몰개성 등의 교육이 우리 고유의 미술에 대해서는 박하고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서양 화가의 작품에 비해 작품 가치(돈으로 환산한)를 훨씬 낮게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그런 풍토에서 우리 한국화가들의 위상은 높게 자리잡기 힘들었고, 파리 유학 한 번 안 간 사람은 화가라고 불러주지도 않을 정도의 미술계 풍토에서 어떻게 큰 화가, 위대한 화가가 나올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보면 눈시울마저 붉어진다.



이 책은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작품성은 물론 화가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내는 과정 등을 자세히 알아야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조원재 작가는 그 일을 자신이 하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이해한다. 작가는 이 일을 하느라고 그림을 그린다든지에 앞서 많은 공부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에피소드라든지, 삶의 모습 등을 일일이 수집해 확보한 다음 책을 썼을 터이니 독자들의 관심과 인기를 끌 수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한국 화가와 일반 대중은 작가에게 많은 빚을 진 셈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는 그런 점에서 작가 조원재가 좋다. 조원재를 아는 많은 사람들도 독자의 주장에 공감할 것으로 믿는다.


저자 : 조원재


미술을 사랑해서 ‘미술관 앞 남자’가 된 남자. 줄여서 ‘미남’이라고 불린다. ‘미술은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라는 모토 아래 2016년부터 팟캐스트 〈방구석 미술관〉을 진행하고 있다. 미술에 대한 오해와 허례허식을 벗겨 모두가 ‘미술, 사실은 별거 아니구나!’를 깨닫고 즐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2018년 『방구석 미술관』을 출간했다. 이 책은 수많은 미술 햇병아리들을 미술의 즐거움에 입문시키며 현재까지 예술 분야 독보적 1위, 최장 기간 예술 베스트셀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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