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430 TIME TO PLAN -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0년 11월
평점 :
해마다 12월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휩싸인다. 거리가 온통 크리스마스 트리부터 상가도 온갖 현란한 치장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유혹한다. 각 기업에서도 사업 성과에 따라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고 주머니는 제법 두둑해져 한 해 동안 고마운 사람들에게 카드나 연하장을 보내고 가족에게 한아름씩 선물도 안겨준다. 경제가 좋을 때 연말이 다가오면 으레 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이 좋은 기업들도 별로 없는 데다 외출이나 외식, 회사에서의 회식은커녕 친한 친구들과의 모임, 송년회 등이 모두 취소된 상태다.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업소도 문을 닫거나 강제 영업 제한으로 썰렁하기만 하다. 크리스마스고, 송년회고, 동창회고 도무지 입밖에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14일)부터는 한파마저 몰아치다보니 거리는 사람 찾아보기 힘든 유령도시처럼 변해간다.
'집밖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거의 일년간 지속되어온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사람들 뇌리속에 깊숙이 박혀 있다. 불투명한 새해 전망 때문에 새해 계획도 세울 수 없는 형국이다. 사람들은 그래도 삶은 이어가야 하니 개인적으로는 집에 있는 시간을 이용해 저마다의 새해 목표나 희망, 소원을 헤아려가며 다이어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올해는 망쳤지만 새해까지 그럴 리가 있겠느냐는 낙관적 전망에 백신 접종도 일부 국가에서 시작했다고 하니 어떻게든 살아남아(?) 예전의 일상을 되찾으려는 의지만은 버리지 않고 있다. 그게 인간의 삶이기도 하니까.
새해 계획을 세우는데 한 가지 걱정이 더 생겼다. 업무용으로 쓰는 다이어리는 회사에서 나온 것을 썼지만 개인 다이어리를 따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독자에게 그야말로 멋진 다이어리 한 권이 손에 주어졌다. 더할 나위 없이 큰 기쁨이고 희망을 설계하는 데 좋은 도구가 생겼다는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나 개인 다이어리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독자로서는 어떤 계획을 써 넣어야 할지 걱정이 앞섰고, 만일 계획대로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더해졌다. 더욱이 손에 들어온 다이어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변호사)가 만든 계획표가 인쇄돼 있는 다이어리여서 하루 24시간을 채워넣어야 하는 부담감도 떨치기 어려웠다. 그러나 다이어리를 펴본 순간 '쓸데없는 걱정'임을 금세 깨달았다. 다이어리 사용법부터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이나 결과, 피드백 등을 모두 기입할 수 있어서 빠짐없이 기록하도록 돼 있어서 칸을 메워가면서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산다면 문제 없을 정도의 다이어리였다.
시간 관리만 제대로 하면 다이어리가 모자랄 정도로 잘 만들어진 다이어리였다.
『0430 TIME TO PLAN /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는 이 다이어리는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는 책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김유진 미국 변호사가 고안한 실전 플래너다. 앞 '0430'은 새벽 4시 30분을 지칭하는 것이고 '일어나라, 삶이 바뀐다'는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위해 작가가 고안한 다이어리 제목이다. 멋지지 않은가. 이 다이어리와 함께 멋진 한 해를 만들어보는 새로운 희망에 벌써 부푸는 가슴에 기쁨이 가득 담긴다.
작가의 말인지, 출판사의 말인지 모르지만 멋진 소개글도 있다. "연말연시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아침형 인간 되기’를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새벽 기상 자체가 힘들 뿐만 아니라 새벽 기상으로 생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몰라 작심삼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알차게 일상을 보내고 싶지만 현실은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데 급급하다면 내년은 『0430 TIME TO PLAN』과 함께하면 어떨까?"
이 책은 새벽 시간의 힘을 전파하는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4시 30분 기상을 실천하고 있는 저자가 직접 고안한 시간 관리 플래너로, 출간 즉시 전국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가 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의 실천 다이어리다.(이 책을 읽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새벽 4시부터 긴 바 형태로 24시간을 나눠 작성하여 어떤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지 찾고 하루의 스케줄을 주도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일어나기, 세수하기 등 새벽부터 하는 기본적인 일까지 다음 날의 일과를 세세하게 작성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면 체크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매일 작은 성취를 맛봄으로써 새벽 기상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 한편 중간 중간 아침과 관련된 명언과 저자의 에세이까지 수록돼 읽는 재미가 있다. 이 플래너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벽 기상의 놀라운 힘을 깨닫고 아침형 인간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싶다. 이 다이어리와 함께라면 가능하리라는 희망에 빨리 새해가 오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이 플래너의 가장 큰 장점은 '예쁜 디자인과 가로쓰기 판형'이다. 독자로서는 옆으로 길게 펼친 다이어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왔다. 글을 쓰다보면 칸이 너무 좁아 다음 줄, 다음 줄 쓰다보면 금세 무슨 말을 쓰는지 알 수 없게 메모식으로 적는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 보면 쓸 때의 생각을 정확히 몰라 당황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옆으로 길게 해놓고 쓰면 메모식이 아닌 문장식으로 길게 쓰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1년용 다이어리여서 조금은 두껍지만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고급스러워 소유의 기쁨과 한 칸 한 칸 써나가면서 얻는 즐거움이 매우 클 것 같다.<아래 사진 참조>
우리는 아주 짧은 여유 시간에는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멍하니 그 시간을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시간에 늦장 부리다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끝낼 수도 있고 평소 좋아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시청할 수도 있다. 심지어 이런 자투리 시간도 모아보면 의외로 길다. 그러니 이제부터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해보자. 이때 ‘우체국 가기’, ‘은행에 전화하기’ 등 할 일을 플래너에 적어놓으면 자투리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p.15, chapter 1: 이 책의 사용법)
연말이 되어 가면 쏟아져 나오는 다이어리는 플래너 사용자에게는 외관도 중요하다. 일년 내내 갖고 쓸 텐데 허접하거나 품위가 없는 디자인은 독자 취향에 안 맞고, 가급적 단색과 짙은색을 써왔다. 회사에서 나오는 게 마음에 안 들면 표지를 바꿔 개인적으로 사용했으니까. 물론 일반 판매용 다이어리에 회사 로고와 년도만 표기해서... 그러나 이 플래너는 멋진 디자인도 '갖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더욱이 책갈피도 하나 끼워져 있어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구성을 보면 기입란이 큼직하게 5칸 정도로 나뉘어져 있다. 'To Do List', '메모', '목표 / 다짐', '자투리 시간' 그리고 'Reminder' 칸 등이다. 잘게 나누어진 칸에 빽빽하게 안써도 돼서 좋고, 카테고리명이 여러가지로 필요해 따라 더하거나 뺄 정도로 여유 있는 이름이어서 즐겁다. 쓰다 다른 것을 더 기입하고 싶으면 바꾸면 되니까. '자투리 시간'을 따로 마련해둔 꼼꼼함은 다이어리의 효용성을 잘 아시는 분이라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시간 낭비를 없애려면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은 대부분 느꼈을 터다. 예를 들면 지하철 타고 출근하는 경우 러시아워를 피해 1시간 여 일찍 출근할 때 사람도 적어 앉아가면서 10분에서 30~40분씩 도것를 했던 기억이 있다.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움직인 데다 책을 읽으면 하루 1시간 30분의 여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좋았던 경험이 있다. 당연히 남보다 우수한 회사 생활로 효과가 엄청 컸다.
월간 목표를 적을 수 있는 '올해의 타임라인'과 '이달의 목표' 페이지도 있어 연간 목표와 월간 실행계획을 나눌 수 있다. 타임라인은 목표를 상기하고 월간 계획에 맞춘 달성률을 점검하기에 좋게 배열돼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간 관리'에 맞춰져 있다. '시간이 금이고, 돈이다'는 생각이 난다.
굵직한 월간 목표는 앞쪽에 있는 조그만 칸에 최대한 간단하게 적으면 되도록 인쇄돼 있다. 다이어리를 들추면 맨 앞쪽이기 때문에 다이어리 쓸 때마다 거쳐가면 월간 목표를 잊지 않도록 상기시키는 칸이다.
이 책의 특징은 각종 격언과 작가의 미공개 에세이가 중간중간 들어 있다는 점이다. 목차에는 페이지 표시가 되어 있지만, 플래너 내지에는 페이지가 따로 없어 처음엔 약간 당황하기도 했지만 금세 찾아낼 수 있다. 격언은 한 달에 한 번, 에세이는 분기에 한 번 들어가 있다. 에세이는 계절에 맞추고 격언은 한 달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하기 위한 것 같다.
고급스러운 외관과 달리 내지는 조금 질감이 다르다. 아마 만년필로 메모를 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듯하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옛말처럼 좋은 다이어리를 충실하게 쓰려면 만년필 하나 장말해야겠다 생각해서 가격을 좀 알아보니 아직은 만년필 쓰기는 어렵다는 확인만 한 셈이 돼 버렸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는지 가격이 너무 비싸고(예, 몽블랑), 싼 만년필은 색깔이나 모양이 너무 품위가 없어 볼펜보다 더 경망스럽게 생겨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다.
이 플래너의 사용법에 잠들기 전 그 날을 돌아보며 코멘트(반성/칭찬)를 하고 다음 날의 일정을 미리 작성하라고 돼 있다. 다행히 독자는 일기 습관을 갖고 있어 별 걱정은 안 된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전날 적어 둔 '오늘의 할 일'을 점검하라는데 새벽 4시 30분이 가장 어려운 숙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젠 본격적으로 쓰기 전 보름도 안 남았는데 새벽 4시 30분 기상하는 습관부터 들여야 할 것 같다. 건강에 이상이 오지 않는 한 이 습관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든다. 예전 5시 30분 기상 습관이 있었으니, 습관 들이기가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쯤 되니 이 플래너의 저자가 사용법까지 가르쳐 주었는데 개인 다이어리 적어나가는 습관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플래너 첫 장에 쓸 말을 고심하다 문득 언젠가 친구에게 보낸 연하장에 썼던 에디트 리브조이 피어스의 격언 하나를 떠올려 적어넣었다.
"우리는 책을 연다. 그 속엔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 우리 스스로가 글을 써 넣을 것이다. 그 책의 제목은 '기회'이고 그 첫 번째 장의 이름은 '새해 첫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