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정여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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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 쓰는 사람'이란 별칭이 딱 들어맞는 작가가 정여울이다. 우리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를 삶과 각종 재해 등으로 지친 현대인의 불안정한 심리를 따뜻하고 평온한 글로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는 작가로 알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는 하루 종일, 일년 내내 심리 치유의 글을 써낸다. 물론 다른 작가들도 하루도 걸르지 않고 글을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일년을 하루같이 심리 치유의 글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그의 글은 진솔하고 섬세한 문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 사색과 통찰력이 바탕이 됐을 터다.

그는 국문과 박사 출신으로 우리 글과 말을 사용해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는 심리학으로 분류되는 많은 책을 인문학적 시점에서 써냈다. 그래서 그는 인문교양서의 판도를 바꾼 작가로 평가되기도 한다. 특히 ‘1일 1페이지’는 한국인들에게 두루 널리 읽히는 이른바 '인기 작가'의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자 국내 작가의 첫 책인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이 출간돼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독자 중에는 그의 이름만 들어 있으면 망설임없이 책을 사는 분들도 꽤 많다. 그의 책에는 읽을거리도 많을 뿐만 아니라 읽을수록 독자들의 마음은 평온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불안과 우울의 늪에 자주 빠질 수밖에 없는 현대인을 위한 폭넓은 지혜와 따뜻한 치유의 모음집이다. 심리학부터 책, 일상, 사람, 영화, 그림, 대화 등 7가지 주제를 통해 심리학의 주요 이론과 키워드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실제 내 마음을 어떻게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 365가지의 특별한 처방, ‘힐링 액션’을 소개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 쉬운 오늘날, 진짜 나를 만나고 이해하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마음의 치유가 시작되고 나와 타인, 나와 세상 역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루 1분,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치유의 심리학’이야말로 우리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올바로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고 내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성장의 도구가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는 일상의 모든 것에 있는 '진짜 나'를 발견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살피는 심리적 치유의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잘 보여주는 안내서이다. 이 책은 삶의 곳곳에서 접하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올바로 바라보고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하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인도한다. 내면의 아픔을 위로하고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모든 것들이 심리 수업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내 마음을 이해하고 상처를 보듬기 위한 ‘치유의 액션’으로서의 심리학이야말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얻을 수 있는 지적 성장의 과정이자 영적 성숙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이 책은 380페이지에 달한다. 활자의 크기도 요즘 보기 드물게 사전만큼 작은 글자다. 책 표지와 다르게 책을 들추면 압박감이 들 정도로 빽빽한 글자의 홍수에 묻힐 것 같다. 원고량으로 대충 어림잡아 다른 책 두세 권 분량은 족히 나옴직하다. 에세이 식으로 그림과 사진 등을 섞여 편집한다면 대여섯 권도 가능할 것 같다. 왜 이렇게 나이든 분들이 싫어할 정도로 많은 글을 넣었을까. 저자와 편집진의 의도를 알 길 없지만 모두 독자들을 위한 배려로 읽힌다. 인간 심리는 원래 굉장히 복잡하다. 사람마다 다르고 저마다 환경마저 다른데 비슷한 상황에 처해도 받아들이는 충격이 달라 반응 역시 모두 다르다는 점이 이를 대변해줄 것 같다. 이때문에 심리 치유의 한 방법으로 빽빽한 글자 속에서 인내심을 갖고 치유의 방법을 독자 스스로 찾는 것도 한 방법처럼 보인다.

심리 수업을 위한 책답게 표지 그림은 한없이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이 뿜어 나오지만. 그것은 마치 외모가 잘생기고 멋지게 치장해도 심리상태는 모두 복잡한 상황이라는 인간 본성의 표현이 아닐까도 유추해본다면 지나친 견강부회(牽强附會)인가? 이것 역시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다를 것이기에 계속 의문만 제시해서는 본론도 못 들어가고 서평을 마쳐야 할까 두렵다. "사전처럼 읽고 또 읽고, 찾고 또 찾는 역할"을 할 책으로 마무리한다.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지난 15년간 심리학은 심리학 전문 서적에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 사람, 그림, 음악, 춤, 그 모든 것에 심리적 치유의 힘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점에 주의해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기한 독자의 의문을 풀어줄 글이 눈에 띈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오히려 강인해질 수 있다. '마음가면'의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자신의 장점 때문이 아니라 숨기고 있었던 약점 때문에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 더 멋진 나로 보이기 위해 가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정직하게 보여줄 때마다, 사람들은 나에게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온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때로는 가엾게, 때로는 어여삐 여기며 오늘도 콤플렉스 덩어리인 나를 다독이며 한 걸음 한걸음 나아간다."(p. 18)

저자는 이 책 심리수업이라는 말 처럼 책을 그냥 읽기만 하여도 마음의 위로나 희망이 싹 틀 수는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을 하고 나의 생각을 곁들어 나로 하여금 회복탄력성을 키우게 하려면 책을 읽고 나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처럼 연달아서 쭉 읽었을 때와는 달리 매일 자기 전 하루를 정리하면서 한 페이지씩 책을 읽고 하루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그 만큼 의미 있는 하루의 마무리가 어디 있으랴 싶은 생각이 든다. 쭉 읽어 나갈때의 느낌도 괜찮았지만 작가의 말 들에 귀 기울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한다면 저자가 독자에게 전해주려 한, 마음이 가장 어두울 때 환하게 밝혀 줄 내면의 반딧불이 되어 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기대가 된다.

 


 

이 책은 하루 한 장씩 365개의 심리 테라피를 담고 있다. 일년 내내 공부하는 심리 수업이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과 상처로 인해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고 보살피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후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의 아픔을 명확히 이해하고 오랜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저자 자신의 성장의 기록이기도 한 이 책에는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서 도움 받았던 다양한 내적 자산이 가득하다. 담담하게, 때로는 대담하게 들려주는 저자의 고백은 읽는 이로 하여금 더욱 안온하고 부담 없이 심리학의 세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누구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자아를 찾으며 스스로 상처를 보듬을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 책에 담긴 다채로운 심리 이야기들은 매일매일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치유의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음에 남았던 영화, 그림, 책 이야기부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혹은 스쳐 지나간 낯선 이들과의 만남과 대화들까지.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일상의 이야기들과 그 안에 담긴 심리학적 메시지를 통해, 이 책을 읽는 이들은 더 이상 과거의 고통으로 힘겨워하지 않고 더욱 행복한 삶을 누리는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확신한다.

 


 

심리학은 아픔을 치료하는 모든 힘의 다른 이름이라고 저자는 생각하는 것 같다. "심리학은 나를 치유하는 회복 탄력성이며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내적 자원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 모든 것 들이 심리학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매일 하루에 한 페이지씩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요일별로 위대한 심리학자들의 연구를 토대로 내면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법을 배우는 심리학의 조언, 책에 담긴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독서의 깨달음, 아프고 고통스럽거나 위로의 순간들을 통해 마음을 감싸주는 일상의 토닥임, 문학작품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을 통한 치유를 말하는 사람의 반짝임, 영화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 보는 영화의 속삭임, 예술 작품을 통한 그림의 손길, 상처를 주고 받는 관계의 소중함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대화의 향기로 나뉘어져 있다.

 

[월요일] 심리학의 조언 : 내면의 상처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심리학의 주요 이론과 키워드들

[화요일] 독서의 깨달음 : 동화책에서 소설까지 다양한 책에 담긴 따뜻한 위로와 깨달음의 메시지

[수요일] 일상의 토닥임 : 마음을 토닥이고 상처를 감싸주는 일상의 작지만 소중한 순간들

[목요일] 사람의 반짝임 : 사람 때문에 상처받지만 결국 사람으로 치유되는 우리의 이야기들

[금요일] 영화의 속삭임 : 다채로운 미장센을 통해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들

[토요일] 그림의 손길 : 마음을 어루만지고 희망을 불어넣는 위대한 예술가들과 아름다운 작품들

[일요일] 대화의 향기 : 대화를 통해 때로는 사랑을, 때로는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의 소중함

 


 

저자 : 정여울

 

매일 글 쓰는 사람, 쉬지 않고 꿈꾸는 사람.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문학,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강연으로 전국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문학과 여행과 심리학을 통해 내 아픔을 치유한 만큼,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다. 인문학, 글쓰기,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며 ‘읽기와 듣기, 말하기와 글쓰기’로 소통한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정한 틀에 매이기보다 스스로가 주제가 되어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은 목마름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와 소란하지 않게, 좀 더 천천히,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성완의 시사夜]의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 심리 치유 에세이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인문학과 여행의 만남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청춘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인문 교양서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등과 『빈센트 나의 빈센트』, 『마흔에 관하여』, 『월간 정여울』, 『공부할 권리』, 『그림자 여행』,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시네필 다이어리』,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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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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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라진 밤, 3년 전 그날의 진실이 드러난다. ‘유괴의 날‘ 추리작가 정해연의 신(新)경지, 상실과 치유의 감동 스릴러를 읽는 독자들은 즐거움과 감동 두 가지를 맛볼 수 있다. 저자의 전작은 드라마로 제작 중으로 알려져 더 기대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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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날 정해연의 날 3부작
정해연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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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을 쓴 정해연 작가는 추리소설로 첫 시작을 알린 『더블』 출간 이후 8년 동안 9권의 장편소설과 9권의 앤솔러지에 참여하는 등 누구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내면의 악의를 그리며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한 작품부터 사회문제를 다루는 무게감 있는 스릴러와 유쾌한 매력이 있는 일상 미스터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성공을 거두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릴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그중에서도 스릴과 유머, 반전까지 모두 겸비한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와 『유괴의날』은 영상화 계약을 완료 후 드라마로 제작 진행 중이다.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탁월한 필력을 인정받았던 저자가 『구원의 날』을 통해 또 한 번 분위기 변신을 시도했다. 전작 『유괴의 날』이 유머러스함과 강렬한 반전으로 장르적 재미가 가득한 페이지터너라는 평을 받았다면, 이번 신작은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들을 지키려는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저자 역시 “여러 번이나 작품을 출간해왔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고 있다”며 여느 때와 사뭇 다른 후기를 남겼다. 이렇듯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지금까지 강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주로 써온 작가답게 폐쇄적인 사이비 단체와의 갈등으로 스릴과 속도감도 놓치지 않았다.

 


 

이 소설은 장르 분류상 추리소설이다. 어린이 실종 사건과 유괴 사건을 연결시키고 유기적 구성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추리소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소설도 심리 묘사가 필수적이다. 심리 묘사에 성공하면 그 추리소설은 구성력을 갖춘 작가에겐 사건의 흐름과 주변 인물과의 유기적 관계 다음으로 중요한 심리 묘사가 남겨진다. 사건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소설 속 단순 사건과 달리 심리 묘사가 작품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 작품의 질까지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 이제 작가들은 소설의 화자, 즉 인칭(人稱)에 대해 고민할 차례다.

소설에서 인칭의 문제는 주로 시점과 관련해 이야기된다. 시점을 크게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구분해서 설명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1인칭 시점은 다시 1인칭 주인공 시점과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나뉜다. 3인칭 시점은 다시 제한적 3인칭(작가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3인칭 시점으로 구분된다. 이 소설은 전지적 3인칭 시점이다. 심리 묘사는 화자와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표정, 말, 동작, 행동 등 일련의 표현을 통해 우회 묘사하기도 하고, 언어나 표정으로 직접 묘사도 한다. 사건에 따라 작가가 선택할 일이다. 이런 점에서 소설을 읽어나간다면 훨씬 보람 있는 독서가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먼저 사건의 개요를 살펴본다. 불꽃놀이 축제에 아들 선우를 데려간 예원은 인파 속에서 그만 아이를 잃어버린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던 남편 선준도 예원과 함께 아이를 찾지만, 어디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유괴라면 요구 사항이 있을 거라는 경찰의 말을 믿고 기다리지만, 유괴범의 연락은 오지 않는다. 단순히 미아가 된 거라면 왜 선우를 찾을 수 없는 것일까. 선우는 아직 어리지만 영리해서, 엄마 아빠의 전화번호는 물론 집 주소까지 외우고 있었다. 실마리를 잡지 못한 채 3년이 흐른다. 예원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해 병원에 입원한다. 그곳에서 동요 가사를 선우와 똑같이 바꾸어 부르는 아이, 로운을 보고 충동적으로 집에 데려온다. 로운이 집에 걸린 가족사진을 보고 선우를 알아보자 예원과 선준은 이 아이가 그들에게는 선우를 찾을 마지막 기회임을 깨닫는다.

 

예원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 그런 예원을 보며 선준은 자신의 감정이 무덤덤함에 놀랐다. 이제는 화도 나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려 양 형사를 보았다. 이미 선준의 연락처 정도는 알고 있는 양 형사를 향해 명함을 내밀었다.

"차 수리하시고, 비용이랑...... 합의금, 연락주세요."

기가 막힌다는 듯 양 형사가 하! 숨을 크게 뱉었다.

"지금 현행범으로 잡히고 합의를 하자고요? 형사랑?"(p. 20)

 


 

소설 『구원의 날』에는 아이를 잃어버린 예원과 선준, 관심과 애정이 결핍된 아이 로운이 등장한다. 자신의 아이를 찾기 위해 다른 아이를 유괴한 예원과 선준에게 마냥 싸늘한 시선을 보낼 수 없는 것은 선우에 대한 간절함과 로운을 향한 그들의 진심까지도 알기 때문이다. 사건이 전개되며 스스로를 해칠 정도로 극심한 죄책감을 느끼는 예원과 로운을 방치하는 무책임한 엄마 주희, 각각이 숨기고 있던 진실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육아를 오롯이 개인의 몫으로 떠넘기는, 최소한의 사회 안정망조차 부재한 한국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고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손쉽게 그 부모를 비난하는 여론의 차가운 태도에 경종을 울린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쓰면서 가족이라서 할 수 있는 용서와 가족이기 때문에 더 잔인하게 다가오는 상황을 상상했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여서 고마움도, 상처도 크게 느끼는 가족들. 『구원의 날』의 주인공들 역시 저마다의 이유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만 결국 용서를 통해 서로를 구원하고, 일상을 재건해낸다.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서, 혹은 좋지 못한 타이밍 때문에 잡은 손을 놓치거나, 놓아버릴 때도 있지만 진심과 용기가 있다면 얼마든지 놓쳐버린 손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읽는 이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수작이다.

 


 

심리 묘사가 탁월한 저자의 두 문장만 발췌해 적는다.

로운과 병원에서 만났을 때를 떠올리면, 그녀는 지금도 꿈같았다. 그때는 정말로 눈앞에 선우가 있다고 믿었다. 저 아이가 선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저 아이가 선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저 아이는 왜 나를 따라온 걸까. 예원이 엄마가 아니라는 것도, 자신이 선우가 아니라는 것도 저 아이는 알고 있었다. 왜 선우라고 부르는 내 손을 잡은 걸까. 휘둥그레졌던 로운의 눈이 가늘어졌다. 작은 눈 끝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아이답지 않은 미소였다.

“따뜻해서.”(p. 94)

 

선준은 자신을 일으키려는 경찰들의 손을 온 힘을 다해 뿌리쳤다. 그리고는 건물을 향해 달렸다. 그 누구도 이제 자신을 말릴 수 없다. 꼭 찾을 거라는 경찰의 말도, 집에 가서 연락을 기다리라는 말도, 찾고 있다는 말도 다 믿었던 3년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말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불신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 세상 그 어떤 권력 기관도 선우를 찾고자 하는 의욕이 부모인 자신들과 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p. 233)

 


 

저자 : 정해연

 

2013년 장편소설 《더블》을 발표하며 추리소설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사이코패스의 서늘한 양면성을 다룬 《더블》은 중국과 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사건과 진실’에서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로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8년 CJ E&M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미스 소설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금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장편소설 《악의-죽은 자의 일기》 《지금 죽으러 갑니다》 《유괴의 날》 《너여야만 해》 《두 번째 거짓말》 《패키지》를 발표했고, 앤솔러지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5》 《그것들》 《어위크》 《카페 홈즈에 가면?》 《귀문 고등학교 미스터리 사건 일지》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 《취미는 악플, 특기는 막말》 《세상 모든 책들의 도서관》 《단 하나의 이름도 잊히지 않게》에 참여했다.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와 《유괴의 날》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구원의 날》은 아이가 사라진 후 붕괴된 가정과, 애정과 관심이 결핍된 아이의 동행을 그렸다. 이들의 관계를 통해 현재 한국의 사회문제를 작품에 녹여냈으며, 동시에 폐쇄적인 사이비 단체와의 대치로 긴장감을 일으켜 장르적 재미를 준다. 《유괴의 날》에서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되물었던 작가는 《구원의 날》에서 가족이기에 상처를 줄 때도 있지만, 또 가족이기에 서로를 용서하고 함께하는 이들을 통해 그 한 가지 답을 보여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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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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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혼란스러우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가짜뉴스'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어지나. 우리나라의 경우 SNS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이른바 '팩트 체크' 없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럴 듯하게 꾸며 말하면 순식간에 퍼져 팩트 체크를 하기도 전에 이미 대중으로 유포되는 SNS의 신속성으로 쉽게 퍼진다. 세계적으로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가짜뉴스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가짜뉴스란 말이 갑자기 세계적으로 퍼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사용함으로써 한층 대중화되고 공개적으로 통용되는 말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문이나 방송에서 가짜뉴스를 제작 유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가짜뉴스란 단어에 들어 있는 '뉴스'가 오해될까 우려해 잘 쓰지 않고 보통 '찌라시'라는 국적 불명의 단어를 사용했다. 뉴스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으로 미루어 가짜뉴스의 어원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 같지만 고대부터 가짜뉴스는 있어 왔다. 다만 뉴스란 말 사용 대신 '음모론' 등으로 지칭했을 뿐이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가짜뉴스를 이용해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행위를 계속해 온 인류는 정보화 시대에는 막강한 파급력을 가진 SNS를 이용해 쉽게 가짜뉴스를 퍼뜨릴 수 있는 환경에 이르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제작 유포가 가능한 것이다. 다만 법적 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사회가 안정된 상태에서는 크게 파급력을 갖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시대가 혼란스러울수록 가짜뉴스가 더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은 앞서 지적한 바대로다. 가짜뉴스의 속성은 대중을 '홀리게'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가짜뉴스가 횡행했던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 19가 인류를 위기에 빠뜨린 지금도 이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발생했는가를 두고 불법 축산물 섭취, 연구소 유출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 팬데믹을 해결할 백신 안에 초소형 전자칩을 투입하여 사람들을 통제할 것이라거나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할지 모른다는 주장도 SNS를 통해 널리 퍼졌다.

 


 

이는 충격적인 사건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가짜뉴스는 이렇게 대중의 근원적이고 어두운 공포심을 자극해 우리 모두가 강력하고 사악한, 보이지 않는 힘의 지배를 받는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부추긴다. 또한 비밀스럽고 은밀한 악의 조직이 우리가 미처 모르는 사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짜뉴스는 말한다. 이처럼 그럴싸한 가짜뉴스에는 신비롭고, 매우 설득력 있는 논리가 등장하면서 엄밀하게 팩트 체크를 해볼 수 없는 것도 있다. 심리학적 관점으로 왜 그런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

가짜뉴스에 대한 검색을 하면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대체로 '음모론'과 맥을 같이한다. 9.11 테러 미국 정부 자작설, 에이리어 51 외계인 거주설, 엘비스 생존설, 아폴로 11호 달착륙 연출설, 예수 결혼설(다빈치 코드를 통해서 유포되기도 했다), 에이즈 개발설 등 분야를 막론하고 제작 유포돼 왔다. 이는 '음모론'으로 통용됐다. 이야기만 듣다보면 '그럴싸하면서도 과연 그런가'라는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인간은 가짜뉴스를 생산 유포함으로써 세계 역사를 바꿔놓기도 하는 등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을 일도 가짜뉴스에 허무하게 무너져내린 경험이 많다. 이처럼 세계 역사를 바꿔놓은 사례를 모은 책이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이다. 이 책은 가짜뉴스의 사례뿐만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분석까지 한 책으로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책에 따르면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한 가지다.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권력을 얻고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가짜뉴스는 현대에까지 이어진다. 이젠 정보전이라는 이름으로 더 조직적이고 대규모화되고 있기까지 하다. 대선, 총선 등 정치권은 물론이고 기업 비즈니스를 넘어 개인 간의 다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곳에서 가짜뉴스가 활용된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가짜뉴스가 활용된 역사적 사건을 짚어보고 그런 가짜뉴스의 주체적 비주체적 희생양이 되지 않으며, 더 나아가 선의의 가짜뉴스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정보전에서 타이밍이 기가 막힌 가짜뉴스는 큰 힘을 발휘한다. 가짜뉴스는 공격 측보다 방어 측 비용이 많이 드는 비대칭적 특색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가짜뉴스가 현대 선거전의 커다란 전략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가짜뉴스를 어떻게 활용해 대중을 선동했는지 가감 없이 보여준다. 더 나아가 그 결과로 얼마나 큰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까지 짚어준다. 대중의 마음을 얻어 승자가 될 것인가, 패자가 될 것인가. 가짜뉴스 속 세계사에서 그 갈림길을 짚어보자.

 


 

가짜뉴스는 뉴스의 기본 원칙을 비교적 잘 지킨다. 신문 방송의 기사 원칙 5W1H(육하원칙)에 따르는 경우가 많다. 대중을 홀리게 하는 장치이다. 패턴, 행위자, 연합, 적대감, 비밀유지의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음모론과도 유사하다. 즉 어떤 사건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며, 지능적인 행위자가 의도를 가지고 고의로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이 행위자는 항상 연합이나 복수의 행위자여야 한다. 개인의 단독범행은 음모론으로 쳐주지 않는다.(요즘 가짜뉴스는 1인 방송<유튜브>의 힘으로 가능하지만 따져보면 결코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밝혀진다.)

그리고 이들 연합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사악한 집단이고,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꼬리를 잡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런 요소를 충족시켜야 비로소 가짜뉴스고 음모론이다. 세월호 고의 침몰에 대한 가짜뉴스도 음모론에 속한다. 국정원 댓글 조작설, 대통령 비선실세설, 검언유착설 같은 것들은 구체적인 실체가 밝혀짐으로써 가짜뉴스나 음모론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아 가짜뉴스(이때는 공공 신문사의 뉴스 보도)에 머무른 각종 음모론도 많다. 보수 정부 때는 반대 진영에서 음모론을 제기하고, 진보 성향의 정부하에서는 보수 성향의 세력들이 끊임없이 가짜뉴스를 떠들어댄다. 하지만 단순한 가짜뉴스와 합리적 의심은 따로 떼어내고 구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모두 가짜뉴스 혹은 음모론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게 독자의 믿음이다.

 


 

“알렉산드로스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복수와 이민족의 노예가 된 소아시아의 그리스인 해방을 내걸고 원정군을 조직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일 뿐, 원정의 실질적 목적은 따로 있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연이은 전쟁으로 붕괴한 폴리스를 되살리는 것이 원정의 진짜 목적이었다. 다시 말해 일이 없는 사람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함이었다.”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은 『팡세』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세계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는 사소한 것이 중요한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비유적인 뜻으로 쓰인 말이다. 파스칼은 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그의 단순한 추측이 클레오파트라를 만나 보지도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클레오파트라 미인설이 퍼지게 된 것이다.“

“982년 방목한 소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살인을 저지른 에리크는 3년 동안 국외로 추방당하게 되는데, 그는 그때 북극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을 탐험한다. 그곳이야말로 완전히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섬이었는데 에리크는 이 섬에 초록섬이라는 뜻의 ‘그린란드’라는 거짓 이름을 붙인다. 앞서 얼음섬을 정직하게 아이슬란드로 불렀다가 정착민들이 모이지 않아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강대한 오스만 제국과 싸우고 싶지 않았던 마차시 1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드라큘라를 잔혹한 독재자로 꾸며내고 선전했다. 즉 자신은 더 이상 과격하고 잔인무도한 드라큘라와는 동맹할 수 없음을 정당화하기 위함이었다. … 예로부터 마차시 1세처럼 타인을 짓밟고 자신을 두둔하는 것은 지배자가 취하는 흔한 수법이다. 마차시 1세는 끝까지 오스만제국의 팽창 정책을 모른 체하고 이에 저항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기회주의적인 태도로 적절히 타협한 셈이다.”

 


 

“나폴레옹의 수석 화가가 된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고 우상화를 추진하기 위하여 늠름한 나폴레옹의 모습을 그려가며 대중의 우상, 즉 나폴레옹의 허상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코르시카섬의 하급 귀족 출신인 나폴레옹의 실제 모습은 키가 작고 왜소했다. 그런 나폴레옹에게는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말은 없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그려줄 다비드가 필요했다.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의 진짜 목적은 영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남북전쟁 이후에도 흑인에게 시민권을 주는 움직임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1964년 마침내 공민권법이 성립되면서 흑인 차별, 흑인 분리 교육의 뿌리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이듬해인 1922년, 나폴리에서 열린 파시스트당 대회에서 무솔리니는 정권 양도를 요구하며, 아주 대담하게 검은 셔츠단의 로마 진군에 의한 쿠데타를 결의한다. 참으로 무모했던 쿠데타 예고였다. 하지만 이는 다 허세였다. 검은 셔츠단에게 로마를 제압할 힘 따위가 있을 리 없었다. 실제로는 허술한 총을 가진 대원들이 뿔뿔이 날뛰며 우체국 같은 몇몇 시설을 제압했을 뿐이다. 그러나 무솔리니의 허세를 진심으로 받아들인 총리 팍타는 계엄령을 내려 검은 셔츠단의 쿠데타에 대비했다. 그에 반해 총리 임명권을 가진 국왕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는 계엄령 시행을 불허하고 무솔리니를 총리로 임명했다.”

“1964년 8월, 위와 같은 가짜뉴스가 공개되자 미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북베트남의 여러 곳에 폭격을 가했다. 그것은 미군이 북베트남을 직접 공격한다는 결정적 확전 행위의 시초가 되었다. 존슨 대통령은 가짜뉴스를 전제로, 무력행사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취할 일체의 권한을 대통령에게 줄 것을 의회에 요구했다. 가짜 정보를 믿고 분노한 의회는 상하원 모두 압도적 다수로 정부의 제안을 가결시켰다. 이에 미군은 폭격에 나섰고, 이로써 북베트남과의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저자 : 마야자키 마사카츠

 

194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했다. 도립미타고등학교, 구단고등학교, 쓰쿠바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세계사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쓰쿠바대학교 강사와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거치며 20여 년 동안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담당했다. NHK 방송의 고교 강좌 [세계사](TV와 라디오)의 전임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7년 퇴임 후, 중앙교육심의회 전문부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NHK 방송 문화센터, 아사히 컬처 센터, 도큐 세미나 BE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며 역사책 쓰기에 애쓰고 있다.

저서로 『부의 지도를 바꾼 돈의 세계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 공부』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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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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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단맛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고, 쓴맛 위주로 느끼는 사람도 있다. 어린 시절의 자아가 다른 사람으로 변하지 않듯 삶에 대한 미각적 태도는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쓰면서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들은 나를 성장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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