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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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우리의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느 지점에 서 있는가를 밝히는 안내서이다. 이처럼 현대까지 줄기차게 지속되어 온 본성과 양육의 논쟁은 공산주의와 우생학의 출현을 낳는 등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과학계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연구 결과가 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책을 번역 출판한 〈오픈도어북스〉의 '소개글'에 따르면 현대 유전학이 본성에 무게를 실어 주기 시작하면서 유전자만이 우리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잘못된 믿음이 등장하기에 이른다. 이에 저자 케빈 J. 미첼은 유전자가 현재의 모습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만, 우리의 미래까지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는 유전자를 넘어 서로 다른 형질을 타고나 각자의 환경에서 자라 온 다양한 형태의 본성들을 수용하고 맞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복잡한 우리 내면 세계의 지형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유전 연구의 기본 방법론, 뇌의 구조 및 기능 발달에 관한 신경과학적 기초와 환경 및 경험, 그리고 뇌 가소성을 다룬다. 이를 바탕으로 성격 특성과 지각, 지능, 성별과 신경 발달 질환이라는 구체적인 영역을 주제로 한 후반부로 진입한다. 이들 주제는 우리 뇌의 성장과 발달에 오랜 논쟁을 유발해 온 본성과 양육의 영역 가운데 무엇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가를 중심으로 논의한다. 그리고 논의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현대 유전학의 성과가 인간 사회에 남기는 윤리적, 철학적 함의를 내놓는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 '천성' '본성' '유전' 등이 있다. 우리의 타고난 성격이나 성품을 일컫는 천성(天性), 사람이 본디부터 가진 성질을 말하는 본성(本性), 생명 어버이의 성격, 체질, 형상 따위의 형질이 자손에게 전해지거나 또는 그런 현상을 지칭하는 유전(遺傳)이다.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모든 사람은 ① 어떻게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가?와 ② 유전과 환경 사이에서 흔들리는 존재를 바라보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의 궤적을 되돌아보기 위해 서술됐다.



저자 케빈 J. 미첼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분자유전학을 전공하였으며,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현재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유전학과에서 발달 신경유전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미첼 교수는 뇌의 신경망 배선을 지정하는 유전 프로그램과 인간의 능력 변화 및 지각 상태와의 관련성 이해를 목적으로 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인간의 자율적 행동 및 의사 결정 능력과 관련된 행위성과 자유의지에도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는 많은 업적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11장(章)의 본문은 앞서 언급한 대로 전·후반부로 나뉘어져 있다. 책의 〈서문〉에 따르면 전반부에서는 인간 능력의 선천적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개념적으로 정리한다. 먼저 쌍둥이 연구와 입양아 연구를 토대로 유전적 요인이 인간의 심리적 특성, 뇌의 해부학적 차원과 기능에 미치는 여행을 보여 주는 증거를 검토한다. 이에 관한 연구는 본성과 양육이 집단 내 변이에 미치는 영향을 분리하여 분석하는 출발점이 된다. 

이들 연구에는 개인의 현재 모습을 형성하는 요인을 밝히기보다는 각자의 차이를 만드는 요인을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나 전자와 후자를 곡해하는 일이 흔하므로, 연구 결과가 실제로 의미하는 바는 그렇지 않은 것을 신중하게 분석한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저자는 또 유전적 변이의 근원과 영향력에 집중하여 변이 자체를 더 깊이 탐구한다고 말한다. 발달 과정을 중심으로 DNA 염기 서열의 차이가 미치는 궁극적인 영향을 살피고, 뇌내 신경 회로가 자체적으로 형성되는 기제를 심층적으로 고찰한다. 이 과정에서 유전 명령의 변이가 작용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발달 과정의 무작위성과 선천적 변이의 가변성을 고민하고, 유전과 발달 과정의 변이 모두 각자가 타고난 성향의 차이를 형성하는 데 이바지한다는 점을 독자들이 이해하기를 주문한다.



전반부의 마지막 장에서는 양육이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수십 년에 걸쳐 성숙하고 발달하며, 그동안의 경험에 따라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양육은 본성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간주한다. 특히 환경이나 경험은 개인 간 선천적 차이를 완화하거나 개인의 선천적 특징을 균등화하는 평등주의자라는 견해가 널리 퍼져 있다.

이 책에서는 그와 다른 대안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저자는 밝힌다. 각자의 환경 및 경험, 그리고 뇌가 그에 반응하는 방식은 대체로 선천적 특성이 좌우한다. 뇌의 발달 과정에는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라는 특성을 지닌다고 한다. 따라서 경험은 선천적 차이를 상쵀하기보다 오히려 증폭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를 토대로 후반부의 내용을 논의할 이론틀을 마련하겠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와 함께 후반부에서는 인간 심리의 여러 영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의 심리 영역에는 성격과 지각, 지능, 성적 취향 등이 포함된다. 이처럼 다양한 특성은 우리 삶에 여러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에 작용하는 유전적 변이는 자연 선택의 강한 영향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위 특성의 유전 구조 및 관련 돌연변이의 유형과 개수, 빈도는 상당히 다를 수 있다. 이들 특성의 변이는 주로 발달 과정에서 비롯된다. 각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가 다르게 작용하는 이유는 회로의 형성 방식이 일부나마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유전적 변이뿐 아니라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작위 변이도 능력의 선천적 차이에 중요하며, 때로는 결정적 역할을 맡기도 한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엣허는 자폐증과 뇌전증, 조현병과 같은 일반적인 신경 발달 장애의 유전적 요인도 살펴보겠다고 이야기한다. 최근 몇 년간 이들 질환의 유전적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가 크게 진전된 결과, 우리가 해당 질환을 이해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유전 연구는 개별적인 신경 발달 장애가 실제로 별개의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유전 장애의 집합체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신경 발달 장애에서 비롯한 질환은 모두 공통된 유전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한 결과이며, 이러한 변이가 광범위한 신경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지금까지 제시한 이론 틀의 사회적, 윤리적, 철학적 의미를 다룬다고 저자는 밝힌다. 개인마다 두뇌와 정신이 작동하는 방식에서 커다란 선천척 차이가 존재한다면, 교육 및 고용 정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자유 의지와 법적 책임에 시사할 수 있는 바는 무엇일까? 이러한 차이의 존재는 결국 우리의 특성이 고정되어 변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가? 저자의 의문은 이어진다. 이와 함께 심리적 특성을 유전적으로 예측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발달상의 차이는 이에 어떤 제한을 가할까? 궁극적으로 우리의 정신과 주관적 경험이 본질적으로 다양하다는 관점은 '인간의 조건'의 이해를 어떠한 방식으로 새롭게 조명할까? 

이 책은 모두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본성이란 무엇인가?〉, 2장 〈유전의 세계〉, 3장 〈각자의 가능성〉, 4장 〈똑같은 것은 없다〉, 5장 〈선택과 집중의 뇌〉, 6장 〈마음의 전경〉, 7장 〈감각에 살고, 주관에 살고〉, 8장 〈사고의 진화〉, 9장 〈그와 그녀〉, 10장 〈기준 밖의 존재들〉, 11장 〈유전자 너머의 세상〉 등이다. 

이 책은 인문학적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 내용은 과학, 의학, 생물학, 유전학 등 많은 학문의 영역에서 각기 다른 학설과 이론을 한데 모아 분석하고 다시 연구한 내용들인 것으로 독자에게는 이해된다. 각각의 분야에서 설명하는 이론 중 현재까지 유효한 이론, 과거에 통용됐지만 오류로 밝혀진 학설 등을 제대로 숙지하고 이 책을 읽으면 무척 쉽겠지만 이런 학문 분야에 문외한인 독자에게는 결코 쉽지 않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의 비유적 표현이 이론이나 기존 학설을 무척 쉽게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인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잠든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미공개 악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어떤 연주자들이 무언가 갖추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피어나는 감정으로 연주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선율이 탄생하듯이, 우리의 인생 또한 유전자와 환경, 그리고 자유의지라는 세 연주자가 들려주는 생에 단 한 번뿐인 협주곡이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과학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궤도'(과학 커뮤니케이터 및 DGIST 특임교수)의 〈추천사〉 중 일부이다. 저자 못지않게 매력적인 추천사다. 저자가 이 책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통해 이 책이 결코 쉽지 않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읽어본 독자로서 이제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한 가지 귀띔해줄 말은 이 책을 읽으려면 단어들을 찾을 준비를 해둘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 고등학교 때 생물 수업 때 익혔던 단어들이 많이 나오긴 하지만, 졸업 후 수십 년 동안 발전해온 뇌과학이나 유전학 등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미리 밝혀둔다. 물론 과학 분야의 발전은 매일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니까 전문가 아니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도 많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저자에게 맡기면 된다. 글을 풀어내는 저자의 솜씨가 '매력적'이니까. 고등학교 때 배운 단어들이라고 해도 지금은 다소 다른 뜻으로 변화한 것도 있다. 

독자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부분은 9장 〈그와 그녀〉의 내용들이다. 저자는 장(章)의 첫 문장을 "남성과 여성은 정말 다를까?"로 시작한다. 이어 "물론 신체적으로는 확연히 다르지만, 행동이나 심리에도 차이가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새로운 소재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확실히 여러 면에서 서로 다르게 행동한다. 적어도 평균적으로는 그렇다. 여기에서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인간만을 별개로 놓고 본다면, 생물학적 차이의 영향과 문화적 규범 및 기대의 영향을 구분해 내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로 두 효과는 상호 작용하면서 행동 양식에 영향을 미친다."(p.289)고 풀어쓴다.

저자는 「성 선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찰스 다윈이 처음 지적한 바와 같이, 성 선택은 마치 끝없이 고조되는 군비 경쟁처럼 작용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매우 기이한 적응과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암컷이 진화적 적합도가 더 높은 수컷을 선택하기 위해 까다로워지면, 수컷은 자신이 상대적으로 더 적합한 짝임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행동한다. (중략) 따라서 경쟁은 번식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다양한 행동 가운데 특히 공격성과 폭력성에서 성별 간 차이를 만들어낸다."로 썼다.



어느 특성이 유전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고 해서 그 특성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뜻은 아니다. 행동은 전반적으로 뇌 기능에서 비롯되며, 일부 예외를 배제하더라도 특정 유전자의 분자적 기능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는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이 가운데 상당수는 뇌의 발달 방식에 매우 간접적으로 작용한다.(p.31∼32)


우리는 모두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이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로, 철학자들이 수천 년 동안을 고민해 온 주제이다. 두 사람이 주관적으로 같은 지각 경험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쩌면 원칙적으로도 그러할 것이다.(p.203)


누군가는 세상을 쉽게 헤쳐 나간다. 그러나 다른 이는 세상에 적응하고, 주위 사람과 잘 어울리거나 정신을 붙들고 사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차이를 부정한 채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를 넘어 환영할 수 있어야 한다.(p.408)


저자 : 케빈 J. 미첼(Kevin J. Mitchell)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분자유전학을 전공하였으며,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현재는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유전학과에서 발달 신경유전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첼 교수는 뇌의 신경망 배선을 지정하는 유전 프로그램과 인간의 능력 변화 및 지각 상태와의 관련성 이해를 목적으로 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으며, 인간의 자율적 행동 및 의사 결정 능력과 관련된 행위성과 자유의지에도 학문적 관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 힘입어 유럽 분자생물학 기구(EMBO)에서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하였으며, BBC, CNN, TED 등 여러 매체에 출연한 바 있다. 저서 《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는 《포브스》에서 뇌과학 필독서로 선정되었다.


역자 : 이현숙


중앙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영어 강사로 계속 활동했다. 글밥 아카데미 영어출판번역 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거품의 배신》, 《생명을 이어온 빛: 광합성의 신비》, 《다가올 초대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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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뼈 여성 작가 스릴러 시리즈 1
줄리아 히벌린 지음, 유소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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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소설 『꽃과 뼈』는 소담출판사에서 선보이는 여성 작가 스릴러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저자 줄리아 히벌린의 작품으로서 연쇄살인범의 희생자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추리소설로서는 굉장히 '착한' 책이다. 심리 스릴러 소설이 착하다는 표현에 거부감이 있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사형제도의 모순을 드러냄으로써 범죄자의 처벌에 대한 제도도 함께 짚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작품은 사건의 복잡성과 잔인성, 극적 몰입감보다는 복잡한 심리 변화를 주로 다뤘고, 사형제도의 모순을 드러냄으로써 범죄자의 처벌에 대해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거리를 주기에 독자가 임의로 붙인 별칭이다. 

해바라기를 연상케하는, 까만 눈동자가 가운데 박혀 예쁘긴 하지만 조금은 무섭기도 한 블랙 아이드 수잔이란 꽃도 처음 대하지만 여성 스릴러 작가 시리즈 첫 번째로 줄리아 히벌린 작가를 알게 된 것도 개인적으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는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 채 2년이 안 된 '신참'이기 때문에 독자로서 다소 무모하거나 무례한 평이라면 너그럽게 용서를 빈다.

이 소설 『꽃과 뼈』는 심리 변화나 묘사, 긴장감 조성에는 여성 작가가 더 유리한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첨예한 심리 묘사가 멋진 작품이다. 특히 예측 불가능한 반전과 서스펜스의 세계가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흠뻑 안겨준다. 이 소설이 스릴러로서 가장 매력적이고 탁월한 점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노란 꽃이 만발한 텍사스의 어느 들판에서 산 채로 묻힌 채 발견된 16살 소녀 테사 카트라이트. 그녀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자들의 유골과 함께 버려져 있었다. 테사의 기억은 희미하다. 누가 자신을 납치했는지, 왜 자신이 그곳에 버려졌는지는 모르지만, 버려져 있는 동안 주위 여자의 유골들과 대화를 했던 것만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성인이 되고서도 테사의 주위를 맴돈다.



주변에 마치 카펫처럼 깔려 있던 블랙 아이드 수잔 꽃 때문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그녀는 ‘블랙 아이드 수잔’이라 불린다. 테사의 증언으로 살인범을 붙잡혔고 사형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그녀의 증언 이후 늘 곁을 지키던 단짝 리디아는 자취를 감춘다.

시간이 흘러 십 대 딸을 둔 성인이 된 테사.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함께 버려진 소녀들의 목소리를 듣고, 18년 전 재판에서 한 증언 때문에 무고한 사람이 사형수 감옥에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집 창 밑에서 누군가 심어둔 블랙 아이드 수잔을 발견하며 그녀의 일상은 뒤바뀐다. 진범은 여전히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 있다.

늘 테사의 곁을 맴돌던 단짝 리디아는 18년 전 증언 이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블랙 아이드 수잔 중 한 명이 되어 희생당한 걸까, 아니면 스스로 자취를 감춰 버린 걸까. 만약 스스로 자취를 감춘 거라면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감옥 안에 있는 테렐이 범인이 아니라면, 진짜 연쇄살인범은 누구인가? 오래된 비밀과 새로운 공포가 테사를 덮치는 한편, 테사는 사랑하는 딸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억울하게 붙잡힌 테렐을 구하기 위해 더는 주저하지 않는다. 사형 집행일이 다가오며, 테사는 유명한 법과학자와 사형수 전문 변호사와 함께 진실을 밝히는 경주에 뛰어든다.

출판사에 따르면 충격적이고 강렬하며 완벽하게 독창적인 『꽃과 뼈』는 반전이 있는 심리 스릴러다. 젊은 여성의 과거와 현재의 끔찍한 이야기는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녀의 무시무시한 추억은 꽃밭에 남아 있고 살인자는 그의 정원으로 돌아온다. 이 책은 첨단 유전자 과학에 대해, 심리적인 트라우마가 10대에게 남기는 충격에 대해, 느리게 굴러가는 텍사스의 사형제도에 대해 조언해준 일군의 사람들(과학자들, 심리 상담사, 법률 전문가들)에게 빚지고 있다. 출판사측의 말대로 충격적인 스토리임을 소설의 도입부부터 으스스하고 명확한 배경 묘사를 시작한다.



사실상 이곳은 그들의 세 번째 묘지다. 오늘 밤 포트워스에 있는 세인트메리 공동묘지에서 발굴되는 두 명의 수잔은 범인이 먼저 죽인 피해자였다. 그는 처음 시체를 숨긴 장소에서 유골을 다시 파낸 뒤, 나와 같이 닭 뼈다귀처럼 들판에 던졌다. 모두 네 사람이 동시에 유기되었다. 나는 메리 설리번이라는 소녀 위에 던져졌다. 법의관은 그녀가 사망한 지 하루 이상 지났다고 판단했다. 나는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 “악마가 벽장을 비운 모양이군.”(p.36)

앞서 언급한 대로 테사는 연쇄 살인범에게 운 좋게 살아남은 피해자이다. 나름대로 일상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살인범의 사형집행일이 다가올수록 그가 진범이 아니라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테사는 충격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기억을 잃었고, 남을 믿지 못해 숨기기도 한다. 때문에 테사의 말들은 모두 의심이 간다. 테사가 말하는 절친 리디아도 혹 허구의 친구가 아닐까 생각도 했다. 책의 끝 부분에 가서야 의심이 풀렸지만.

연쇄살인범과 리디아의 존재. 이 두 가지를 추적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내용이다. 블랙아이드 수잔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아직 과학적인 수사기법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라 지금처럼 DNA를 수집하며 분석하고 법정 증거로 사용하지 못한 것 같다. 마치 우리의 '화성연쇄살인사건'처럼 말이다. DNA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동위원소가 다른 비율로 쌓인다는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점이다. 진실을 밝혀내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런 과학수사 방법은 더 많은 추리소설을 읽을 때 독자의 기본 자산이 될 것이다. 

“오늘 밤 한 사람이 집행됩니다.” 테렐은 건조하게 말했다. “사형수 감옥은 집행이 있으면 유난히 분위기가 팽팽해요. 이번 달에만 두 번째입니다.” 

테렐은 전화에 대고 이야기하면서 일어섰다. 생각보다 윤곽이 둥글고 부드러운 커다란 몸이 유리창을 가득 채웠다. “여기 오는 데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테시. 당신이 이 일에 얽매여 있다는 걸 알아요. 내가 한 말을 기억하세요. 내가 죽으면, 잊어버리세요.”(p.321)



“블랙 아이드 수잔 살인범은 오랫동안 내게 꽃을 보낸 것 같아요. 요전날 밤이 처음이 아니에요.” 

“뭐라고요? 몇 군데나?” 

“여섯 군데. 이번 내 침실 창문 아래까지 포함해서.” “정말 확실히…” “바람에 씨앗이 날아와서 아무 데서나 자라는 거 아니냐, 당신 미쳤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아니에요. 그래서 ‘보낸 것 같다’고 말하는 거예요. 가장 처음 꽃을 본 건 열일곱 살 때였어요. 테렐의 유죄판결 직후였지요. 살인범은 오래된 약병 안에 시를 적은 쪽지를 넣어뒀어요. 바로 이 집 뒷마당 좁은 땅에 자란 블랙 아이드 수잔을 파내다가 발견했어요.” 

나는 네 개의 집 건너 길 반대편의 노란 이층집을 가리켰다. 

“어린 시절 내가 살던 집이에요. 그는 재판이 끝나고 사흘 뒤 내 통나무집 옆에 꽃을 심었어요.” 

나는 상대가 이 말의 의미를 곱씹을 시간을 주었다. 

“네, 맞아요. 테렐이 수감된 뒤에요.” 

나는 나직하게 읊조리기 시작했다. 근처 뒷마당에서 풀 깎는 기계 소리가 들려왔다. 오 수잔, 사랑하는 수잔, 나의 맹세는 영원하리. 흐르는 네 눈물은 내 키스로 닦으리. 다시는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네가 입을 열면, 리디아도 수잔으로 만들 수밖에.(p.201~203)



이 책이 제시한 또 한 가지 관심 사항은 진부하지만 사형제도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도 타인에게 악의적인 관심을 갖고 알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부끄러운 행동 같다. 사형제도는 학교 다닐 때에도 친구들 사이에 많이 대화로 나눈 적도 있고, 우리나라도 지금은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제적으로는 사문화된 법 조항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한 점도 범죄추리 소설 독자로서 필요한 지식이다. 사형제도의 찬반에 관한 얘기지만 우리나라는 법조계나 여론 등을 의식해서인지 법 조항은 남겨두고 실제 법 집행은 하지 않는다는 것도 확실히 알게 됐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관련 책이나 뉴스 등을 검색해 알아낸 결과다. 이 책은 그렇게 독자에게도 추리소설에 관한 열독과 관심을 한층 더 끌어올려준 소설이다.


저자 : 줄리아 히벌린(Julia Heaberlin)


비평적 찬사를 받으며 국제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블랙 아이드수잔Black Eyed Susans』의 저자 줄리아 히버린. 그녀의 심리 스릴러 『플레잉 데드Playing Dead』와 『라이 스틸Lie Still』은 15개국 이상에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블랙 아이드 수잔』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흡인력 있는 캐릭터 연구이자 몰입할 수 있는 심리 스릴러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녀는 풍부한 구성과 아름다운 서술로 긴장은 차츰 더해가면서 놀라운 플롯의 반전과 보다 큰 사회문제에 뿌리박힌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더한다. 히벌린은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Fort Worth Star-Telegram, 디트로이트 뉴스The Detroit News, 댈러스모닝 뉴스The Dallas Morning News에서 일하며 언론상을 수상한 기자이기도 하다. 텍사스에서 자란 그녀는 댈러스/포트워스 지역에 거주하며 다음 책을 집필하고 있다.


역자 : 유소영


전문 번역가이며 포항 출생으로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했다.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첫 번째 이야기 『본 컬렉터』부터 전담으로 번역하고 있다. 번역 책으로는 딘 쿤츠의 『사일런트 코너』, 『위스퍼링 룸』, 로버트 브린자의 에리카 경감 시리즈 『나이트 스토커』, 클리브스의 형사 베라 시리즈 『하버 스트리트』, 존 르 카레의 『민감한 진실』 『나이트 매니저』,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전담으로 번역하였으며, 퍼트리샤 콘웰의 법의학자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법의관』, 『하트잭』, 『시체농장』, 『데드맨 플라이』를 우리말로 옮겼다. 그 밖의 역서로 존 스칼지의 『무너지는 제국』, 『타오르는 화염』, 리처드 모건의 『얼터드 카본』, 존 딕슨 카의 『벨벳의 악마』,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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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여행자-되기 둘이서 3
백가경.황유지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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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세이집 『관내 여행자-되기』는 출판사 〈열린책들〉의 '두 사람이 함께 쓰는 새로운 에세이 시리즈-「둘이서」'의 세 번째 책이다. 시인 백가경과 문학평론가 황유지가 함께했다. 이 책은 사회적, 역사적, 그리고 개인적 의미가 있는 공간을 찾아가 그곳에서 그들을/우리를 관통한 것에 대해 풀어내는 이야기다. 백가경과 황유지의 인연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각각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에서 출발한다. 당시 두 사람은 시인으로, 또 문학평론가로 첫발을 떼게 된 시기였고, 신춘문예는 서로에게 좋은 동료이자 속 깊은 친구로 나아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두 공동저자는 「둘이서」 시리즈에 이토록 제격인 두 사람으로서 무엇보다 사회 역사적인 「기억」과 개인의 「기억」을 에세이로 풀어보기로 생각하고, 「관/관통」을 키워드로 정한 듯하다. 여기에서 「관」은 서로 연결되는 지점이자 공간/현장을 의미한다. 또한 「관통」은 사회와 개인이라는 공동의 기억을 중심으로 서로 연결되고 관계된 것을 말한다. 무엇보다 「통」은 「담아냄으로써(桶) 연결되는(通) 아픔(痛)들」이라는 중첩된 의미를 담는다. 

저자 황유지는 「통: 담아냄으로써[桶] 연결되는[通] 아픔[痛]들」이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둘이서」시리즈 제안에 곧장 떠오른 단어는 '관통'이었다. 나는 어딜 가든 그 아래 축적된 것에 관심이 있다. 내가 자란 곳에서는 발아래를 파면 얼마든지 무엇이 나왔는데, 까닭에 우리 동네에서는 무슨 공사를 하든 중단되기 십상이었다. 건물을 세우려고 땅을 파면 옥구슬이나 장신구가 쏟아지고, 비가 내려 땅이 헐거워지면 도자기 파편이나 화살촉이 나왔다."고 회고한다. 팽창하는 도시는 지속적으로 땅을 요구했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세울 수 없었다. 그 일대는 가야 왕족의 무덤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저자 황유지는 이때 느꼈다. "쌓아 올리기 전에 확인하고 지켜내야 할 것들이 있다. 그전까지 말이 없던 가야의 역사는 제 무덤이 품은 유품을 스스로 토해 냄으로써 기록화되기 시작한 참이다. 그건 평평하고 좁은 역사를 좀 더 환히 들여다볼 기회로서의 발굴, 그 지평을 넓히고 연장하는 파헤침인 셈이다. 2천 년 전 흔적과의 조우는 층층이 쌓아 올린 레이어드 케이크의 단면처럼 내게 어디를 딛는 텅 빈 발아래는 없으리라는 심상함을 이미지와 함께 새기께끔 했다. 「도시-관통」을 두루 주제로 삼자는 데 쉽게 동의해준 가경과는 어떤 지점을 향한 공통의 관심이 이미 있었던 게다. 서로 그것을 미리 안 것도 아니건만 그는 도시의 건축물에 유달리 관심이 있었다. 그럴 때 그가 바라보는 건축물과 내가 바라보는 건축물의 땅 아래는 분리 불가의 연결성을 가진다."(p.9) 

이처럼 한뜻으로 통과된 공동의 관심사는 「관」이고, 우리는 많은 관으로 삶을 지탱한다. 그러한 관은 상자(棺)일 때도 있고 건물(館)일 때도 있으며 수로나 지하도(管)의 형태이기도 하다고 황유지는 사유한다. 관이 연결의 공간적 감각이라면 통(通)은 시간적 감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단층이 품은 오래전의 이야기들은 발아래 무수히 뻗어 나간 뿌리, 식물성을 닮은 리좀(rhizome)*의 육체적 감각이랄 수 있겠다. 

* 리좀은 ‘근경(根莖)’, 뿌리줄기 등으로 번역되는데, 줄기가 마치 뿌리처럼 땅 속으로 파고들어 난맥을 이룬 것으로, 뿌리와 줄기의 구별이 사실상 모호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수목(arbre)형(arborescence)과 대비시켜 리좀 개념을 제기한다. 수목이 계통화하고 위계화하는 방식임에 비하여, 리좀을 제기하는 것은 욕망의 흐름이 지닌 통일되거나 위계화되지 않은 복수성과 이질발생, 그리고 새로운 접속과 창조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한다.(철학사전, 2009) 



저자 백가경은 「같이 관 걷기」란 제목의 이어쓴 〈서문〉에서 "「관」을 가지고 두 편의 시를 쓴 적 있다. 한 편은 시체를 담는 관에 대한 내용이며, 다른 한 편은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을 위한 시설물, 하부 구조 따위를 배경으로 쓴 것이었다."고 말문을 연다. 며칠 전 '유령을 보았다'는 저자는 을지로 3가의 허름한 건축물 안에서 희고 얇은, 하늘하늘한 천을 뒤집어쓴 세 명의 연극인이 〈유령-씨앗〉(창작집단 파라란)이라는 연극를 무대에 올렸다. 연극이 아니라 제(祭)인 이유는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우리 주위에서 유령이 된 사람, 동물, 지역을 기리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좁은 무대 가운데를 걷고 말하고 다시 걷고 말하는 식으로 극을 이어 갔다. 그들의 이름은 마리, 명, 구다. 살처분당한 동물 몇 마리, 참사 현장에서 숨을 거둔 희생자 몇 명, 바다에서 되돌아온 시체 몇 구에서 따온 이름이다. (중략) 그곳에서 유령에 대한 인상적인 표현이 나온다. '그들은 살아생전 큰 고통을 당해서 죽은 뒤에 그들의 고통은 운동 에너지로 바뀌고 미립자가 되어 그공간을 떠도는" 존재라고 표현된다. 유령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미립자의 영향을 받아 우울감을 겪는데, 이를 막기 위해 낭만이라는 벽을 쌓아 올린다는 내용의 연극을 백가경은 인용한다.

"미립자가 즐비한 이곳은 결국 내가 사는 곳이기도 하다. 누군가 아무리 단단하고 두꺼운 벽으로 고통의 미립자를 막는다고 해도 벽은 언젠가 허물어질 테고, 그 뒤로 켜켜이 얽힌 이야기의 수관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자라났을 테다. 우리는 외면하지 않고 마리, 명, 구의 얼굴을 마주하며 길게 이어진 관을 걸을 것이다.인간이 인간을 위해 세운 관 건축, 지하 아래로 흐르는 지하철도 관, 수도관, 가스관, 마지막으로는 이미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한 관들이있는 곳까지 걸으며 공기 속에 흩어진 고통의 미립자를 들이마시고 내쉬며 살아간다."(p.17)

이렇게 도시의 건축물에 유달리 관심이 있는 시인과 발아래 축적된 것에 골똘한 문학평론가는 〈도시-관통〉을 주제로 삼고, 서로가 관심을 가진 것들이 연결되어 있기에 이 모든 것을 〈관〉으로 여기고 〈관내〉를 여행하기로 한다.



출판사 소개글에 따르면 표제어 가운데 「-되기」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철학자 들뢰즈의 사유*를 빌려온 것으로, 너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오롯이 그 자리에 놓이는 이해의 지향을 뜻한다. 누군가를 향한 온전한 이해란 불가능에 가깝기에 「-되기」는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이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포함한다. 두 사람이 공간을 걷고, 사유하고, 글을 쓴 것은 그들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진정한 관내 여행자-되기를 보여 주는 것이다. 유유자적한 낭만적인 여행이 아니다. 

황유지는 인천 성냥 박물관에서 일했던 어린 여공들의 삶에서 친척 언니의 삶을 겹쳐 보며, 우리 이전의 소녀들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무거운 짐을 졌던 시간을 떠올린다. 함께 인천을 찾았던 백가경은 동일방직 공장의 터로 이동하여 최소한의 노동 인권을 위해 항쟁하던 여성 노동자들의 역경을 되새긴다. 의정부에서는 미군 부대 앞 성매매 여성들이 살았던, 아니 그곳밖에 살 수 없었던 〈뺏벌〉이라는 곳을 찾아가 역사와 슬픔의 거주지인 언니들의 방을 목격한다.

*들뢰즈의 사유: 헤겔은 동물을 비웃는다. 동물은 존재하는 직접적인 상태를 자기 힘으로 벗어날 수 없고 다른 동물에 의해서만 벗어난다. 그렇게 벗어나는 일이란 만신창이가 되어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다. 개가 더 큰 개에게 물려 죽는 방식으로만 자기 자신을 벗어나듯. 반면 인간은 ‘내적 부정’을 통해 직접적인 자기 상태를 지속적으로 벗어난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극복해야 할 장애로 여기고, 이 장애를 부정함으로써 발전한다. 난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어! 다음 목표는 수학에서 50점 받는 거다! 이렇게 나날이 장애물 같은 자기 자신을 지양하고 자신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과정이다.

바로 이런 사상의 정반대 편에 스피노자의 제자로서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가 있다. 들뢰즈는 동물을 이렇게 찬양한다. “동물들은, 비록 필연적으로 서로 죽이기는 하지만, 죽음을 자신 속에 품고 있지는 않다.” 동물은 직접적으로 주어진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존재를 즐길 줄만 안다. 오로지 버려야만 하는 인간의 어떤 악습만이 내면에서 자신을 부정하고, 니체가 말하듯 자기 존재를 ‘가책’의 대상으로 여긴다. 이 가책은 후에 프로이트에 와서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죄의식’이 된다. 삶은 내면에서 죽음을 선고하는 일,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며 주어진 존재에 대한 긍정과 기쁨으로 차 있다. 이런 삶에 대한 찬가가 들뢰즈의 철학이다.(생활 속의 철학, 서동욱)



두 저자는 또 안산과 이태원, 광주와 서대문으로 상처를 마주하러 걸어간다. 두 사람은 사회적, 역사적 공간만 찾아간 것은 아니다. 그들을 지금까지 만들어 온 고향과 일터, 그리고 둘을 이어 주게 된 「등단」의 길도 다시 한번 찾아가 결국 그 관을 모두 통과하여 밖으로 나온다. 함께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 기어이 통을 하나하나 두드려 가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부를 묻고, 역사학자도 연구자도 아니지만 백치의 상태로 둘이서 손을 잡고 길고 긴 관을 걸어서 결국 나온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사회적 참사나 재난의 현장, 우리가 잊고 살던 아픔의 공간을 찾아가 우리가 모두 느낄 수밖에 없는 공동체적 슬픔뿐 아니라 개인적 경험을 함께 들려준다. 우리 역시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2014년 4월 16일 TV 화면으로 목격한 참사를, 그리고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를. 그뿐인가 해마다 5월이면 가슴속에 울려 퍼지는 진혼곡과 '광주의 눈물'을. 그렇기에 두 사람은 잊지 않고 그곳들을 다녀와 그 아픔을 되새기듯 꾹꾹 눌러쓴 글로 공간을 기록하고 사람을 위로한다. 

이 책은 〈서문〉과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모두 10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1관 「인천」, 2관 「의정부」, 3관 「삶터」, 4관 「안산」, 5관 「이태원」, 6관 「일터」, 7관 「광주」, 8관 「서대문」, 9관 「고향」, 10관 「등단길」 등이다. 각 관에서는 주로 사회적, 역사적 참사가 일어난 장소 위주로 다루고 있다. 주제가 다소 무겁긴 하지만 참사의 현장이나 역사적 사건은 결코 가볍게 처리할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을 더욱 읽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할 수도 있겠다는 것이 독자의 판단이다. 역사적인, 사회적 참사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한 결코 지워질 수 없으면 시대를 관통해 기억과 기억이 연결되며 이어진다. 그것이 역사 기록의 의미이기도 하고, 더 나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시대적 사명을 가진 시민들의 몫이다. 


나의 작은 투쟁은 이런 것이다. 하나의 진실에 다가가는 공부를 일상적으로 꾸준히 하기. 진실을 가려내는 눈을 기르기. 특정 집단이 시간을 끌며 대중의 망각을 유도한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음을 끝끝내 증명하기. 계속 말하기. 계속 쓰기. 작든 크든 계속 투쟁할 수 있는 위로와 에너지를 얻으러 여기저기 다니기.(p.153)


계엄과 백골단이, 무장한 경찰이 죽지도 않고 돌아온 것을 이번 겨울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지나며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우리는 어떻게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 걸까. 우리 사회는 얼마나 성숙했는가. 민주화도 성인도 되지 않은 채 이 사회가 얼렁뚱땅 나이만 먹어 가고 있지는 않나.(p.196)


저자 : 백가경

시인.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5년 시집 『하이퍼큐비클』을 펴냈다.


저자 : 황유지(황혜경)

문학평론가. 202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2024년 대산창작기금을 수혜했다. 대학에서 문학과 글쓰기를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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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
윤창화 옮김 / 민족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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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독자들은 『법구경』의 명칭을 다 들어봤을 정도로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는 책 이름이다. 명확하게는 진리(dharma)의 말씀(pada)이란 뜻이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Dharmapāda)와 팔리어 (Dhammapada)로 표기되었다. 이후 세계 여러나라로 전파되면서 각 나라말로 번역되어 출판됐다. 2,500년 간이나 읽혀왔기 때문에 숫자나 횟수로 표기하기는 어렵다. 1998년 출간된 『종교학대사전』에 따르면 원전은 팔리어 5부 니카아야의 하나인 소부(Khuddakanikāya)에서 찾을 수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법구경』은 전 26장 423의 시를 수록한 팔리어본의 국역(國譯)과 전 39장으로 구성된 한역 법구경(2권)의 국역(國譯) 두 가지가 있다.

이 한역본과 팔리어본은 그 장수(章數)라던가 시구(詩句)의 배열 및 종류가 같지 않기 때문에 한역본의 원전은 팔리어본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집은 주로 단독의 게(偈)로 되어 있으나 때로는 두 개, 또는 여러 개의 게(偈)가 한데 묶여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시들은 물론 석존이 직접 읊은 것은 아니지만 석존의 요긴한 뜻이 시(詩)의 형태로 엮여져서 원시불교 교단 내에서 널리 유포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각각 달리 편집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법구경』은 불교의 윤리적인 교의(敎義)를 시(詩)의 형태로 나타내어 불도(佛道)에 입문하는 지침으로 하고 있는데 방대한 불교성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석존의 진의(眞意)를 전하는 주옥(珠玉)의 문자이다. 

이 책 『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의 편역자 윤창화는 13년간 출가 생활 중 8년 동안 월정사 조실 탄허 큰스님 시봉을 하면서 학문의 세계와 만났다. 1972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13회), 1978년 환속했다. 1980년 불교 전문 출판사 민족사를 설립해 42년째 불교책을 내고 있다.



『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는 불교 최고의 명언집으로 불리는 『법구경(法句經)』의 423개 게송을 하루 한 문장씩 내 마음과 마주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감성 에세이이자 자기 돌봄 명상서다. 동시에 경전이면서 시집이고, 명언집이며, 명상 노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오늘의 언어로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표제어 '마음에게 말을 걸다'는 “붓다의 말씀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편역자는 말한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혼란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며, 돌보는 일이다. 외부의 정보와 소음이 넘쳐나는 시대, 이 한 권의 책은 조용히 묻는다. “오늘, 마음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매일 밤 잠들기 전 스스로 자문하고 하루를 조용히 돌아보면서 성찰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오늘도 간신히 버텼다.”는 말은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입에 붙은 탄식이다. 특히 2025년의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 국민들은 입버릇처럼 되뇌었을 것 같다. 짧은 고백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 불면의 밤, 무너지는 관계와 일상. 우리는 모두 지쳐 있다. 편역자는 우리의 삶에 공감하면서 우리를 붙잡아 주는 것은 거대한 담론도, 화려한 성공 신화도 아니라고 판단한다. 오히려 단 한 줄, 귓가에 스며드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고, 그것은 붓다의 한마디라고 편역자는 설명한다. 편역자에 따르면 『법구경』은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으로 붓다의 생생한 핵심 가르침이 응축되어 있다. 그 안에는 마음, 윤리, 지혜, 절제, 자유, 고통, 해탈 등 인간 존재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편역자는 불안·불면·번아웃·자책에 흔들리는 시대정신을 정확히 겨냥해, ‘하루 한 문장’이라는 포맷으로 『법구경』을 새롭게 엮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마음을 흔드는 문장은 독자들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도록 이끈다. 오래 남는 한 줄,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힘이다.



「법구경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해설이 담긴 〈옮기며 엮으며〉에서 편역자는 『법구경』의 시적 번역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법구경』은 붓다의 지혜가 가득한 명언집이다.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처럼 삶의 지침이 되는 말씀과 가르침, 그리고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고 훌륭한 인격과 지혜를 갖추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과장하자면, '이 한 권이면 끝이다'라고 말해도 좋다."(p.295)

『법구경』을 오늘의 감성으로, 독자들의 하루와 삶에 맞게 다시 번역하고, 다듬고, 어쩌면 '시처럼' 정리한 작은 마음의 기록이라고 편역자는 말한다. 편역자에 따르면 『법구경』은 붓다의 가르침을 간결한 시 형식으로 엮은 경전이다. 그 속에는 붓다의 핵심 가르침이 응축되어 있다. 그 안에는 윤리, 도덕, 절제, 노력, 정진, 탐욕, 욕망, 증오, 분노, 어리석음, 무지, 번뇌, 선악, 지혜, 선정, 명상, 수행, 고통, 해탈, 마음, 윤회, 그리고 니르바나(열반) 등 불교의 중요한 주제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인간 존재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 있다. 

붓다는 『법구경』에서 번뇌가 소멸된 세계, 마음이 평온한 '니르바나'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편역자는 설명한다. 이는 곧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하며, 불교의 핵심 교리 속에 압축되어 있다는 것. 고집멸도 사성제, 팔정도, 무상, 무아의 상징인 삼법인, 해탈, 중도 니르바나 등 붓다가 사색을 거듭하며 탐구한 이 가르침들은 우리의 삶과 인생에 대해 깊고도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한다고 편역자는 강조한다. 또 편역자는 이번 번역은 새로운 번역은 아니며, 기존의 여러 번역을 참고하여, 독자들이 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엮은 것으로 밝히고 있다. 가능한 원뜻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문장을 다듬었고,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리듬과 문맥, 운율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언급한다. 경어체로 옮긴 것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좀 더 마음 깊게 다가가고 싶어서라고 편역자는 털어놓는다. 좋은 말씀은 향기가 되어야 하며, 가슴 깊이 와닿아야 한다.



저자는 빨리어본 《담마빠다》는 26품(장)과 423송(시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부 니까야 중 《쿳다까 니까야》에 수록되어 있다고 밝힌다. 특히 『법구경』은 붓다의 말씀 중 가장 원음에 가까운 경전으로, 그 가르침은 매우 실천적이며,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고 역설하며 주요 가름침을 전한다. 「악행을 피하고 선행을 실천하라」「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라」「욕망과 애욕을 끊어라」「속박에서 벗어나 해탈을 이루어라」「탐욕, 증오, 분노를 버려라」「방종과 게으름을 피하라」「항상 노력하라」「시간을 낭비하라」「어리석음을 버리고 지혜를 기르라」「참된 가르침을 따르되 삿된 가르침을 따르지 말라」「진리를 깨달아라」「니르바나를 성취하라」 등이다. 

편역자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라는 불변의 진리와 마주하며 사색과 고뇌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여기, 붓다의 지혜가 담긴 『법구경』이 있다. 이 경전 속에는 '불사(不死)의 길' '영원의 길'이 펼쳐져 있다. 『법구경』을 눈앞에 둔다면,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충분히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무겁지 않지만 깊이 있는 문장, SNS 시대에 최적화된 길이와 시적인 운율, 그리고 가방에 쏙 들어가는 핸디 사이즈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행위 자체를 ‘마음 챙김의 루틴’으로 만들어 준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라는 법구경의 첫 구절처럼, 혼란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요,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춧돌이다.

법구경을 새로운 버전으로 만든 편역자 윤창화는 오늘날의 독서 트렌드를 짚는다. “요즘 독자들은 무겁지 않게, 혼자 조용히 위로받고 싶어 합니다. 건강한 삶이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일상이 된 것처럼, 이 책은 붓다의 메시지를 일상 속 루틴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마음 다독임 콘텐츠’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 마음이 만들어 갑니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 끝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마치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라가듯이(p.10)


지혜는 명상에서 생겨나며,

명상을 하지 않으면

지혜는 점점 사라집니다.

이 두 가지 이치를 잘 이해하고,

마땅히 지혜를 기르는 데 힘써야 합니다.(p.205)


역자 : 윤창화


강원 평창 출신. 13년간 출가 생활을 했다. 8년동안 월정사 조실 탄허 큰스님 시봉을 하면서 학문의 세계와 만나게 되었다. 1972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13회), 1978년 환속. 1980년 불교 전문 출판사 민족사를 설립해 42년째 불교책을 내고 있다. 1999년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한국고전번역원)을 졸업했다. ‘창화’는 수계명이다.

논문으로 「해방 후 역경의 성격과 의의」, 「한암의 자전적 구도기 일생패궐」, 「한암선사의 서간문 고찰」, 「무자화두 십종병에 대한 고찰」, 「경허선사의 지음자 한암」,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론 비판」, 「경허의 주색과 삼수갑산」 등이 있고, 저서로는 『왕초보, 선 박사되다』, 『근현대 한국불교 명저 58선』, 『당송시대 선종 사원의 생활과 철학』, 『선불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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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모든 새들
찰리 제인 앤더스 지음, 장호연 옮김 / 허블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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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과학적 발상과 초자연적인 요소를 결합해 재미 있고 작품성 높은 탁월한 SF 소설이 반갑다. 순정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주인공의 활약은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판타지적인 첫인상을 선사한다. 오랜만에 읽는 SF 판타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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