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
윤창화 옮김 / 민족사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독자들은 『법구경』의 명칭을 다 들어봤을 정도로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되는 책 이름이다. 명확하게는 진리(dharma)의 말씀(pada)이란 뜻이라고 한다. 산스크리트어(Dharmapāda)와 팔리어 (Dhammapada)로 표기되었다. 이후 세계 여러나라로 전파되면서 각 나라말로 번역되어 출판됐다. 2,500년 간이나 읽혀왔기 때문에 숫자나 횟수로 표기하기는 어렵다. 1998년 출간된 『종교학대사전』에 따르면 원전은 팔리어 5부 니카아야의 하나인 소부(Khuddakanikāya)에서 찾을 수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있는 『법구경』은 전 26장 423의 시를 수록한 팔리어본의 국역(國譯)과 전 39장으로 구성된 한역 법구경(2권)의 국역(國譯) 두 가지가 있다.

이 한역본과 팔리어본은 그 장수(章數)라던가 시구(詩句)의 배열 및 종류가 같지 않기 때문에 한역본의 원전은 팔리어본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이 시집은 주로 단독의 게(偈)로 되어 있으나 때로는 두 개, 또는 여러 개의 게(偈)가 한데 묶여져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시들은 물론 석존이 직접 읊은 것은 아니지만 석존의 요긴한 뜻이 시(詩)의 형태로 엮여져서 원시불교 교단 내에서 널리 유포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각각 달리 편집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법구경』은 불교의 윤리적인 교의(敎義)를 시(詩)의 형태로 나타내어 불도(佛道)에 입문하는 지침으로 하고 있는데 방대한 불교성전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석존의 진의(眞意)를 전하는 주옥(珠玉)의 문자이다. 

이 책 『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의 편역자 윤창화는 13년간 출가 생활 중 8년 동안 월정사 조실 탄허 큰스님 시봉을 하면서 학문의 세계와 만났다. 1972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13회), 1978년 환속했다. 1980년 불교 전문 출판사 민족사를 설립해 42년째 불교책을 내고 있다.



『법구경 : 마음에게 말을 걸다』는 불교 최고의 명언집으로 불리는 『법구경(法句經)』의 423개 게송을 하루 한 문장씩 내 마음과 마주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 감성 에세이이자 자기 돌봄 명상서다. 동시에 경전이면서 시집이고, 명언집이며, 명상 노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오늘의 언어로 내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표제어 '마음에게 말을 걸다'는 “붓다의 말씀을 통해 자신의 마음과 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편역자는 말한다. 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혼란한 세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위로하며, 돌보는 일이다. 외부의 정보와 소음이 넘쳐나는 시대, 이 한 권의 책은 조용히 묻는다. “오늘, 마음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매일 밤 잠들기 전 스스로 자문하고 하루를 조용히 돌아보면서 성찰하기에 적절한 책이다.

“오늘도 간신히 버텼다.”는 말은 스스로도 억제할 수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 입에 붙은 탄식이다. 특히 2025년의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 국민들은 입버릇처럼 되뇌었을 것 같다. 짧은 고백이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 불면의 밤, 무너지는 관계와 일상. 우리는 모두 지쳐 있다. 편역자는 우리의 삶에 공감하면서 우리를 붙잡아 주는 것은 거대한 담론도, 화려한 성공 신화도 아니라고 판단한다. 오히려 단 한 줄, 귓가에 스며드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고, 그것은 붓다의 한마디라고 편역자는 설명한다. 편역자에 따르면 『법구경』은 초기에 이루어진 경전으로 붓다의 생생한 핵심 가르침이 응축되어 있다. 그 안에는 마음, 윤리, 지혜, 절제, 자유, 고통, 해탈 등 인간 존재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편역자는 불안·불면·번아웃·자책에 흔들리는 시대정신을 정확히 겨냥해, ‘하루 한 문장’이라는 포맷으로 『법구경』을 새롭게 엮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마음을 흔드는 문장은 독자들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도록 이끈다. 오래 남는 한 줄,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힘이다.



「법구경의 미학」이라는 제목의 해설이 담긴 〈옮기며 엮으며〉에서 편역자는 『법구경』의 시적 번역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법구경』은 붓다의 지혜가 가득한 명언집이다.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처럼 삶의 지침이 되는 말씀과 가르침, 그리고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고 훌륭한 인격과 지혜를 갖추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과장하자면, '이 한 권이면 끝이다'라고 말해도 좋다."(p.295)

『법구경』을 오늘의 감성으로, 독자들의 하루와 삶에 맞게 다시 번역하고, 다듬고, 어쩌면 '시처럼' 정리한 작은 마음의 기록이라고 편역자는 말한다. 편역자에 따르면 『법구경』은 붓다의 가르침을 간결한 시 형식으로 엮은 경전이다. 그 속에는 붓다의 핵심 가르침이 응축되어 있다. 그 안에는 윤리, 도덕, 절제, 노력, 정진, 탐욕, 욕망, 증오, 분노, 어리석음, 무지, 번뇌, 선악, 지혜, 선정, 명상, 수행, 고통, 해탈, 마음, 윤회, 그리고 니르바나(열반) 등 불교의 중요한 주제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인간 존재와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 있다. 

붓다는 『법구경』에서 번뇌가 소멸된 세계, 마음이 평온한 '니르바나'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편역자는 설명한다. 이는 곧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하며, 불교의 핵심 교리 속에 압축되어 있다는 것. 고집멸도 사성제, 팔정도, 무상, 무아의 상징인 삼법인, 해탈, 중도 니르바나 등 붓다가 사색을 거듭하며 탐구한 이 가르침들은 우리의 삶과 인생에 대해 깊고도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한다고 편역자는 강조한다. 또 편역자는 이번 번역은 새로운 번역은 아니며, 기존의 여러 번역을 참고하여, 독자들이 더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엮은 것으로 밝히고 있다. 가능한 원뜻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문장을 다듬었고, 독자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리듬과 문맥, 운율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언급한다. 경어체로 옮긴 것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좀 더 마음 깊게 다가가고 싶어서라고 편역자는 털어놓는다. 좋은 말씀은 향기가 되어야 하며, 가슴 깊이 와닿아야 한다.



저자는 빨리어본 《담마빠다》는 26품(장)과 423송(시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부 니까야 중 《쿳다까 니까야》에 수록되어 있다고 밝힌다. 특히 『법구경』은 붓다의 말씀 중 가장 원음에 가까운 경전으로, 그 가르침은 매우 실천적이며, 깊은 교훈을 담고 있다고 역설하며 주요 가름침을 전한다. 「악행을 피하고 선행을 실천하라」「집착과 번뇌에서 벗어나라」「욕망과 애욕을 끊어라」「속박에서 벗어나 해탈을 이루어라」「탐욕, 증오, 분노를 버려라」「방종과 게으름을 피하라」「항상 노력하라」「시간을 낭비하라」「어리석음을 버리고 지혜를 기르라」「참된 가르침을 따르되 삿된 가르침을 따르지 말라」「진리를 깨달아라」「니르바나를 성취하라」 등이다. 

편역자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라는 불변의 진리와 마주하며 사색과 고뇌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여기, 붓다의 지혜가 담긴 『법구경』이 있다. 이 경전 속에는 '불사(不死)의 길' '영원의 길'이 펼쳐져 있다. 『법구경』을 눈앞에 둔다면, 우리는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 마음의 평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충분히 그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무겁지 않지만 깊이 있는 문장, SNS 시대에 최적화된 길이와 시적인 운율, 그리고 가방에 쏙 들어가는 핸디 사이즈 덕분에 책장을 넘기는 행위 자체를 ‘마음 챙김의 루틴’으로 만들어 준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라는 법구경의 첫 구절처럼, 혼란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치유의 시작이요, 삶의 주인공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춧돌이다.

법구경을 새로운 버전으로 만든 편역자 윤창화는 오늘날의 독서 트렌드를 짚는다. “요즘 독자들은 무겁지 않게, 혼자 조용히 위로받고 싶어 합니다. 건강한 삶이 더 이상 유행이 아니라 일상이 된 것처럼, 이 책은 붓다의 메시지를 일상 속 루틴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마음 다독임 콘텐츠’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 마음이 만들어 갑니다.

나쁜 마음으로 말하거나 행동하면

그 끝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마치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라가듯이(p.10)


지혜는 명상에서 생겨나며,

명상을 하지 않으면

지혜는 점점 사라집니다.

이 두 가지 이치를 잘 이해하고,

마땅히 지혜를 기르는 데 힘써야 합니다.(p.205)


역자 : 윤창화


강원 평창 출신. 13년간 출가 생활을 했다. 8년동안 월정사 조실 탄허 큰스님 시봉을 하면서 학문의 세계와 만나게 되었다. 1972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13회), 1978년 환속. 1980년 불교 전문 출판사 민족사를 설립해 42년째 불교책을 내고 있다. 1999년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한국고전번역원)을 졸업했다. ‘창화’는 수계명이다.

논문으로 「해방 후 역경의 성격과 의의」, 「한암의 자전적 구도기 일생패궐」, 「한암선사의 서간문 고찰」, 「무자화두 십종병에 대한 고찰」, 「경허선사의 지음자 한암」, 「성철 스님의 오매일여론 비판」, 「경허의 주색과 삼수갑산」 등이 있고, 저서로는 『왕초보, 선 박사되다』, 『근현대 한국불교 명저 58선』, 『당송시대 선종 사원의 생활과 철학』, 『선불교』 등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