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 50만 명의 인간관계를 변화시킨 자기중심 심리학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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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좋은 사람은 타인의 행복을 원한다'이다.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본인을 희생하고, 고통을 떠안는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이나 행복은 나로 인해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잘못된 만능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국 좋은 사람이 원하는 결말은 이루어지지 않고, 그렇기에 자괴감이나 후회에 빠져들며 가끔 화가 나기도 한다.

왜 나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지, 왜 그때 내가 그런 행동을 했지 하며 자책한다.

좋은 사람 주위엔 좋은 사람의 노력을 알아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보다 이런 스트레스를 전달받은 '안 좋은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좋은 사람은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타인의 행복은 타인이 알아서, 타인의 감정 또한 그 타인이 알아서, 나는 그저 내 감정에 집중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 시점에 집중하면 된다.





그러나 독자의 얘기를 그대로 옮긴 듯한 앞의 내용이 사실 그렇게 되진 않는다. 처음에는 도덕적으로 배운 대로, 그 다름에는 쌓았던 정(情)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늘 타인에 '착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남길 바랐다. 한때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는 평도 친구들로부터 받았다. 늘 대인관계에서 손해보고 혼자 끙끙 앓는 독자를 위해 친구들이 진심으로 충고한 것이다.

이 부분을 보면 역시 저자가 한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고, 이 책은 독자에게 굉장히 중요한 책이 된다. 앞으로의 삶에 대인 관계의 큰 변화를 주고, 올바른 대인 관계를 맺는 데 지침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독자는 다시 한 번 설득당한다. "나 스스로 행복하고 즐겁다면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질 수 있거나, 아니면 스스로 즐거운 타인이 주변에 남게 될 거라는 것"이다.

자신을 너무 희생하고 자신의 생각을 보이지 않는 것보다는 자신을 드러내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관계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뜻이 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모두에게 잘해주고도 도리어 욕먹는 상황이 빈번히 생기는 이유는 뭘까? 이는 상대를 배려하는 ‘좋은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근본적인 착각에서 비롯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특별히 잘해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좋은 사람’을 그만두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도 모르는 새 ‘좋은 사람’이 되는 진짜 이유를 파악해야만 한다.

‘좋은 사람’들은 어째서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은 잘 헤아린다고 여기는 걸까?

이 책은 불쌍한 사람을 보면 안 돕고는 못 배기는 타인중심적인 사람을 위해 쓰였다.

일본 최고의 심리상담사 오시마 노부요리의 최신간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에서 자기 중심적 대인관계를 요청한다. 남 불행엔 눈 감는 '이기적'이 아니라 타인이 당한 불행을 그 '스스로' 극복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책에는 ‘항상성’ ‘만능감’ ‘자기긍정감’ ‘쾌/불쾌 스위치’ 등 저자가 25년간 8만 건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며 연구한 ‘자기중심 심리학’의 핵심 키워드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 1장에서 3장까지 ‘좋은 사람’이 오히려 좋은 관계를 망치는 원인을 분석하고, 4장부터 6장까지 ‘좋은 사람’을 벗어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도 모르게 ‘좋은 사람’이 되는 진짜 이유와 벗어날 수 있는 간단한 요령만 파악하면 누구나 ‘좋은 사람’을 그만두고 가뿐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생각은 착각에 불과하다. 사실은 반대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연스레 관계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항상성이 존재한다. 그래서 누군가 좋은 사람이 되면 상대가 나쁜 사람이 되어 관계의 균형을 맞춘다. 좋은 사람이 될수록 주위에 나쁜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다. 여기서 ‘좋은 사람의 역설’이 성립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도 스스로 좋은 사람을 그만두기란 쉽지 않다. 어릴 적부터 쌓여온 트라우마가 좋은 사람을 그만두지 못하도록 무의식적으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상담만으로 이러한 무의식적 기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를 방치하며 고통을 키우고 있다.

왜 아무도 자신의 선의를 알아주지 않는지 서운해하면서도 나쁜 사람보다는 낫다며 합리화를 거듭하다 보면 결국 ‘좋은 사람의 늪’에 빠지게 된다. 지난 25년간 8만 명이 넘는 사람을 바로 이 ‘좋은 사람의 늪’에서 탈출시켜온 오시마 노부요리는 더 많은 사람이 고통스러운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를 집필했다.

잘해주고 욕먹는 모두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상담 예시와 솔루션을 통해 상담자와 마찬가지로 손쉽게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


“부디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가뿐한 마음으로 사는 인생의 즐거움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안함이 멀쩡한 상대마저 불쌍한 사람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데 있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은 그저 자신이 타인의 깊은 속내를 잘 읽는다고 착각한다. 저자는 이를 오만한 ‘만능감’이라 지적한다. 자신의 쾌/불쾌도 제대로 모르면서 타인의 쾌/불쾌를 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류라는 것이다.

상대는 의외로 아무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설령 문제가 있다고 한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깨닫지 못하는 건 스트레스로 인해 뇌가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움받을까 봐 두렵나요? 남을 위해 무언가 하지 않으면 불안한가요?

모두 다 지나친 생각입니다.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결코 미움받지 않습니다.





자신을 세계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면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남을 위해 살던 삶이 자신의 발목을 얼마나 붙잡고 있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그 족쇄에서 벗어납시다. 자신이 행복해지면 주위 사람도 영향을 받아 각자 자신을 위해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인생에 깊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들며 다 함께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 p.136, 「자기중심적 사고가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중에서


좋은 사람은 누구의 불행도 바라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행복이란 좋은 사람이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사람이 자신을 중심에 두고 살아갈 때 자연스레 찾아오는 것입니다.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고 자신을 행복하게 할 때 흐름이 바뀌어 모두가 행복의 길을 걷게 됩니다.

- p.177, 「강박적으로 타인의 행복을 바라는 당신에게」 중에서





저자 : 오시마 노부요리


미국 애즈버리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도쿄 정신의학 종합연구소에서 의존증을 연구했다. 현재는 심리상담 클리닉 ㈜인사이트 카운슬링을 설립해 마음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8만 건이 넘는 상담을 진행했으며, 사람의 마음과 치유를 주제로 집필한 30여 권의 저서는 일본에서만 50만 부 이상 판매됐다. 직장인들이 겪는 인간관계 문제를 개선시키는 심리상담사로 유명하다. 오늘도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삶과 세상을 위해 치료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는 저자가 그간 연구해온 ‘자기중심 심리학’의 핵심을 정리한 저서다. 자기 안에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기존의 카운슬링과 달리, 저자는 타인의 나쁜 감정을 차단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세상의 중심을 자신에게로 이끌어오면 나쁜 사람은 자연히 멀어져 힘든 인간관계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저서로는 『말투 하나로 의외로 잘 되기 시작했다』 『오늘도 중심은 나에게 둔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짜증나는 인간이 내 옆에서 사라지는 책』 『자기긍정감이 낮은 당신을 곧바로 바꾸는 방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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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2
김경민 지음 / 포르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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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쯤 시를 읽고 싶을 때가 있다. 마음에 큰 상처를 받거나 울적하거나 우울할 때 더욱 시가 그립다.

특히 사랑할 때보다 헤어지고 나면 더 시가 읽고 싶다. 사랑할 땐 시를 쓰고 싶고...

누구나 한 번은 이별과 상실의 아픔을 경험한다. 작가 김경민의 시선집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는 작가가 쓴 시는 아니지만 우리 문단의 시 50편을 골라 시작메모 형식으로 시의 내용을 풀어준다.

여기에도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시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 시선집은 혼자 남아 슬픔을 느끼는 누군가에게 삶의 온기가 되고, 떠나고 남은 자리를 대신하는 마음 한 구절을 선물한다. 시는 우리 삶을 다독인다.

웃을 일이 없어도 미소 짓게 하고, 별 볼 일 없는 일상도 특별하게 만든다. 내가 누구인지 헤맬 때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도 괜찮다’고 말해 준다. 힘내라고 등 떠밀어 준다. 그렇게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날 우리는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우리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그 시들 덕분에. 이 책이 부치지 못한 편지와 전하지 못한 말이 남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위로가 될 것이다.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에 시 한 편이 놓여 있다. 이 책을 읽는 오늘은 마음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는 설렘과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의 열정이 사랑의 시작이라면, 그것들이 휩쓸고 간 뒤에 느껴지는 쓸쓸함과 아픔, 공백의 자리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은 사랑의 끝이다. 사랑의 끝에서 우리는 무너져 내린다. 그러나 사랑을 포함한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끝이 있다. 사랑의 끝은 어떤 모습인가. 끝이 시작만큼 반짝일 수 있을까. 이 책은 이별과 만남이 반복되는 삶 속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시 한 편을 통해 상실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쩌면 매일 이별하고 사는 우리에게 시가 정말 필요한지 모른다. 대학에서 시교육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교사로 지낸 이 책의 저자 김경민은 이렇게 말한다.

“시가 단순히 위로와 치료의 도구에 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능이 막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눈물을 그치게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눈물을 닦아줄 수는 있다. 그런데도 시를 읽지 않는다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의 말대로 우리에겐 정말 가슴 속에 품고 살 시가 필요한지 모른다.





내가 사랑한 것과의 이별로 인한 상실과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이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이별을 받아들이고 상처를 치유하며 더욱 성숙해지도록 이끄는 시들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상실로 인해 잃었던 나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다독여주는 시를 소개한다.

김경민 작가는 한국 명시들 중, 독자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 깊이와 격을 갖춘 작품들로만 엄선하여 50편의 시를 이 책에 담았다.

김소월의 〈먼 후일〉부터 박준의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까지 시공간을 넘나들며 정제된 시어들이 우리를 위로한다.

작가가 안내하는 시의 향연은 각자의 마음에 닿아 얼어붙은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될 것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멋진 풍광을 만났을 때 ‘함께 하면 좋겠다.’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문득 마주하게 된 시 한 편이 메마른 당신의 마음을 적신다면,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 앞에도 이 삶이 놓여 있다.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는 〈날마다 인문학〉 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한 이들을 위로하는 시선집이다. 일생에 한 번은 누구나 겪게 되는 상실의 아픔을 위로하는 시와 삶의 길이 되는 저자의 통찰을 담아 깊은 울림을 준다.





빛나는 별이 하늘에 한가득 보이던 시절, 사람들은 사랑도 운도 별을 보며 점쳤다. 하늘을 가르는 수많은 별을 보며 어쩌면 그것이 운명이라고 믿었을 수도 있다. 많은 별들 속에 수많은 별똥별. 서양에는 X자로 하늘을 긋는 두 개의 별똥별을 연인이 보면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난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통상 비극적인 사랑을 “Star-crossed love”라고 부르고,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속 두 연인을 ‘별들이 어긋난 연인’이라고 일컫는다.

- p.28

상대가 꺾어준 꽃을 시들 때까지 바라보고, 그 시든 꽃이 다시 피는 불가능한 소망을 품게 되는 이유는 첫사랑을 ‘사랑의 사건’으로만 간직하려는 심리 때문이다. 굳이 ‘첫’이라는 접두어가 붙는 이유는 그다음 사랑이 있다는 것이기에 첫사랑은 사랑이면서 동시에 이별의 사건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 이별을 부정하고 싶은 심리를 어찌 조롱하거나 비난할 수 있겠는가.

누구나 화양연화의 기억 하나쯤은 마음속에 담아놓아야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내 기억 속의 그 사람은 너무 나도 특별한 존재(꽃!)인 것을.

- p.34





그런데 이 무용함과 허무함이 ‘대책도 없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그런 글을 쓴 사람의 ‘깨끗한 무능력’ 때문이다.

이별을 겪은 사람은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폐인이 된 그 사람은 뭇사람들의 동정과 걱정을 받는다.

그 사람은 유능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 자신의 모든 능력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완전히 지쳐버린 상태, 달리 말하면 무소유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그 사람에겐 희망이 있다. 다 비워냈으니 새로 채울 수 있다. 차마 떨치지 못한 절절한 그리움의 토막말은 시간이라는 밀물이 쓸어가 줄 것이다.

- p.40

망각의 고통이 없는 사랑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죽지 않는 방법은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헤어지는 괴로움도 없을 것이다. 비록 “상처로 기억되는 사랑일지라도” 사랑은 그 소멸까지 품는 것. 그리하여 이 모든 과정을 끝내고 나면 사람은 누구나 사랑과는 이별할 수 있어도 이별과는 이별할 수 없음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 p.77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그들만의 고유한 영토가 생긴다. 고유의 영토가 생긴다는 건 고유의 지도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둘 말고는 아무도 가질 수 없으며 제삼자는 해독할 수 없는 지도. 그 지도만 있으면 길을 잃지 않고 언제든 사랑하는 이의 마음으로 갈 수 있다. 이별이란, 이 영토의 소멸, 지도의 분실에 다름 아니다.

- p.95

사랑을 포함해 이 세상 모든 것엔 시작만 있을 수 없다.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그 끝이 있다. 사랑의 끝은 어떤 모습인가.

끝이 시작만큼 반짝일 수 있을까. 높은 곳일수록 떨어지면 더 아픈 법. 가슴을 콩닥거리게 하는 설렘과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의 열정이 사랑의 시작이라면, 그것들이 휩쓸고 간 뒤에 느껴지는 쓸쓸함과 지겨움과 비루함은 사랑의 끝이다.

- p.107





곁을 내준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고 상대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한다는 의미다.

옆은 이 심리적 공간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또한 곁은 ‘편’과도 다르다. 편에 붙은 특유의 배타성과 공격성이 없다. 내 편이 얼마나 되는지 보다 내 곁에 누가 있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 p.151

기다림은 지금 여기에 없는 상대를, 혹은 어떤 기준에 도달하지 않은 상대를 무한 긍정하면서 자신이 그 상대를 아끼고 배려한다는 사실을 만방에 드러내는 것이다. 언뜻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세상에 알리는 능동적인 행위다. 사랑은 “사랑해”같은 말로 증명되지 않는다. 대신 누가 나에게 “천천히 와”라고 한다면 그 사람의 마음은 믿을 수 있다.

- p.157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시인은 짐짓 유머러스하고 가벼운 톤으로 말하고 있지만,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그 과정에서 그녀를 지탱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믿음이 아니었을까. 상대에 대한 믿음이 아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상대를 위해 나 자신이 변해야 하는 것은 변할 수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믿음 말이다.

- p.180

특별한 사건이 없더라도 일상에서조차 상처를 피할 길은 없다. 만일 상처로부터 솟구쳐 오르게 하는 ‘용수철’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상처의 ‘화농’ 속에서 괴사할 것이다. 용수철처럼 튕겨 오르는, 솟구쳐 오르는 힘이 없다면 과연 생을 지속할 수 있을까. 그러기에 때로는 뛰어올라야 한다.

- p.210





행복이 마치 당연히 갖춰져야 하는 기본 상태라 믿는 삶이야말로 불행에 빠지기 쉽지 않을까. 행복은 그냥 행복일 뿐 삶이 아니다. 삶은 어느 정도 불행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자연스럽다. 행복이 목표인 삶이 아니라고 해서 그것이 불행한 삶은 아니다.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캔디다』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말한다. “삶이 행복보다 더 위대하다.”

- p.243


저자 : 김경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교육을 공부하고,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 교사를 그만두고 이듬해에 쓴 첫 번째 책

『시 읽기 좋은 날』(쌤앤파커스)이 예상보다 많은 독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의 힘으로 네 권의 책을 더 썼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꾸준히 읽고 쓰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우리 인생에는 약간의 좋은 일과 많은 나쁜 일이 생긴다. 좋은 일은 그냥 그 자체로 두어라. 그리고 나쁜 일은 바꿔라. 더 나은 것으로. 이를테면 시 같은 것으로.”라고 보르헤스가 말할 때, 그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자주 생각한다. 그 마음으로 『내가 사랑한 것들은 모두 나를 울게 한다』를 썼다. 쓴 책으로는 『시 읽기 좋은 날』 『젊은 날의 책 읽기』 『10대, 지금의 고민이 널 성장시켜줄 거야』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에서 진행하는

체험단,리뷰단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솔직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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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저항하라 - 나를 지키고 이끄는 삶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
조주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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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女權)이 크게 성장했다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고 사회 조직 안에서 '당당한 사회인'으로 대접받고 일할 수 있다는 얘기와 같다.

실제 그러한가. 절대 다수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만 예전 20세기 산업사회보다 권리가 신장됐다는 정도만 동의할 뿐이다.

아직도 직장과 사회에서 여성 차별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보수, 승진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 인권 등을 강조하는 정부가 들어서고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도 냈지만 성 차별 해소는 진전이 늦다.

오랫동안 계속돼 온 가부장적 제도가 걸림돌이라고도 한다. 또 일부는 남성들의 의식이 혁신적으로 바뀌기 전에는 차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우아하게 저항하라』 저자 조주희는 역사가 끊임없는 저항을 통해 방향을 수없이 틀고 명맥을 이어가며, 그 수많은 저항이 없었다면 현재 우리가 의식조차 하지 않고 누리는 권리와 행복 역시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

특히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과거에 비해 크게 변화했고, 현재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노골적인 차별이 아닐지라도 무의식적이고 교묘한 차별과 속박은 여전하다.

이런 과정을 여성 언론인의 눈으로 지켜보면서 때론 답답하기도 했고, 당장 명쾌한 답을 내거나 해결할 수 없으니 그저 가슴으로 응원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 가지 해답을 얻었다고 한다. 울고, 싸우고, 다치는 것보다는 유연하게 설득하여 자신이 원하는 결과,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네 긴 인생을 버티고 이끌어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무수한 선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아름다운 레지스탕스’라 명명하며,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기 위한 10가지 저항의 방법을 소개한다.

1. 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라

2. 웃으며 먼저 다가서라

3. 스스로의 팬이 되어라

4. 내가 하는 일을 남이 알게 하라

5. 애교는 집에 두고 오라

6. 시의적절한 스몰토크를 익혀라

7. 눈빛이 가진 힘을 이용하라

8. 가르치며 배워라

9. 삶과 휴식의 밸런스를 찾아라

10. 일하는 자신을 언제까지나 사랑하라





이 책은 유리 천장, 차별, 모함 등 일하는 여성이 사회에서 겪는 무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하는 구체적인 지침을 담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 싱가포르, 한국 등을 커버하며 국제 정세를 전하는 외신기자이자 전 방위적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인 조주희 미국 ABC 뉴스 한국 지국장이 『아름답게 욕망하라』 이후로 10년 만에 펴내는 두 번째 책이다. 전작에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늘 보이지 않는 선(선입견, 편견, 개인적 잣대 등)을 제시하며 가능성을 시험하는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고,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이끌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지침을 전한다.





미국 방송사의 특파원 겸 지국장으로 현장에서 뛰며 마주쳤던 사회적 모순과 차별을 극복해온 저자는 사회에서 저마다의 역할을 하는 여성들에게 불합리한 선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사회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할 수 있는 여유, 즉 내공을 길러야 하며, 이것이 바로 ‘우아한 저항’이라 말한다.

이에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분노하거나 싸우기보다는 유연하고 우아하게 저항하여 결국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소개한다.

여성으로서 다른 문화, 다른 성별 사이를 줄타기하며 밸런스를 맞추는 법, 사회와 가정에서 그리고 이익집단에서 현명하게 대응하며 영민하게 살아가는 법, 나를 사랑하는 만큼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하며 연대하는 법을 비롯해 글로벌 시대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변화할 미래에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담아냈다. 또한 세계를 휩쓴 ‘미투 운동’에 대한 여성 외신기자로서의 입장, 한국의 워킹맘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사회적 제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소리를 내는 등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누구나 느꼈을 고충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대안도 제시한다.





나는 그런 준비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어느 순간부터 어떤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준비가 되어 있기에, 차별적인 언행에도 쉽게 낙심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다. 속상해하는 시간조차 아깝다.

오히려 낙후된 마인드를 가진 상대방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경고를 할지 응징을 할지 판단한다. 많은 풍파를 겪으며 멘탈을 단단하게 다지고 대응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계획하고 다듬어온 덕분이다.

- 「정색하기보다 웃으며 대응하라」 중에서


아직도 겉만 번지르르한 구호만 난무하고 깊이 있는 토론은 많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대부분의 토론 프로그램에서는 정치적 소재나 빈부격차 등은 자주 다루면서 양성평등의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현실의 민낯을 공론화했고, 물론 그 속에서 혼란과 상처도 있었지만, 적어도 문제점을 인지하는 과정을 거쳤으니 새롭게 성숙해질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 「미투 운동을 바라보며」 중에서





여자라서 할 수 없을 거야, 여자니까 이렇게 해야 해, 여자가 이런다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이런 두려움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 두려움은 그 자체로 인정하자. 그 위에서 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일단 찾아놓고 나만의 건강한 욕망을 키워야 한다.

그 모든 자기 의심과 두려움의 폭풍을 뚫고 지나가게 될 때까지 열정을 마음속에서 비장하게 키우고 스스로를 단련하는 시간은 멋지고 아름다운 경험이 될 것이다.

-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을 깨라」 중에서


일터에 갈 때는 애교는 집에 두고 오라.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태도와 첫인상이 얼마나 많은 것을 결정하는지 절감할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그러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보자.

자각을 해야 고칠 수 있다. 그런데 스스로를 관찰하는 건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좋다. 주변 사람이 여자와 남자를 대할 때 어떻게 다른지, 그 미묘한 차이를 관찰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자.

- 「일터에서의 애교는 미덕이 아니다」 중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월급 200만 원 받는 여성이 월급에 맞먹는 보육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력을 포기한다. 하지만 월 50만 원 정도로 이런 가사도우미를 쓸 수 있다면 경력도 쌓고 그 시간 동안 월급을 올릴 기회 또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보육시설을 늘려도 누군가 집에서 함께 먹고 자며 아이를 봐주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따라서 나는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들이는 것이 워킹맘들에게 훨씬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 「워킹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 중에서


미국 전 국무장관이자 나의 모교 조지타운대학교 교수였던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가 2006년 어느 연설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There is a special place in hell for women who don’t help other women.” 지옥에는 다른 여성을 돕지 않은 여성이 들어가는 특별한 곳이 있다는 것이다. 즉, 여성들끼리 도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실제로 2019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잡지에 실린 연구 결과 논문을 보면, 1~3명 정도끼리 강한 유대관계를 맺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았던 여성들에 비해 2.5배의 권력과 보수를 받는 지도자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 「누군가의 워크맘이 될 수 있다면」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기자의 역할은 확대 해석되어 왔다. 그래서인지 기자에게 바라는 사회적 역할 또한 과장된 것 같다. 기자가 사실을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통념이 있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하지만 대안 제시는 사회운동가나 정치인의 역할이고, 언론은 그런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 집중해야 건강한 민주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중에서


기자는 감정에 휘말리면 안 되는 직업이다. 현장에 가서 끔찍하고 슬픈 장면을 봤을 때 거기에 감정이입을 하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흐르고 공포가 엄습해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감정이 흔들릴 때 나는 얼른 감정의 벽을 친다. 그리고 현장 상황 속에 휘말려 감정을 이입하기보단 이성에 의지하며 객관적으로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한다. 내 눈앞에 지금 시체가 몇 구인지, 이들이 어떤 상태로 사망에 이르렀는지,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구조가 진행되고 있는지.

- 「죽음과 불운, 그 모든 삶의 리듬 속에서」 중에서





저자 : 조주희


현 미국 ABC 뉴스 한국 지국장. 30여 년 동안 미국, 싱가포르, 한국 등을 커버하며 국제 정세를 전하는 외신기자이자

전 방위적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1학년을 마치고, 워싱턴 D.C.로 유학길을 떠나 조지타운 대학에서 국제정치외교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CNN 서울에서 통역사로 활동하고 CBS 워싱턴 D.C. 지국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석사학위를 받은 후 ABN(아시아비즈니스뉴스)에서 일했고, 1999년부터 워싱턴포스트 서울 특파원과 ABC 뉴스 한국 지국장을 겸임했다. KBS에서 시사보도 프로그램 <시사투나잇>을 진행했고, 연세대에서 신문방송학과 강사로 활동, 2013년 서울대학교에서 내한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어떻게 미래를 준비할지’에 대한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파리 OECD에서 포럼을 진행하고, 2016년부터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진행을 맡는 등 주로 ‘여권 신장’과 ‘저널리즘의 미래’에 관한 주제로 국제회의를 진행하는 모더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1999년 미국 MDDC 뉴스기관 독자적인 조사 보도상, 2007년 그레이시 어워드 우수 다큐멘터리상, 2007년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2009년 제30회 에미상 브레이킹 뉴스 스토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제8회 한국참언론인대상 해외언론부문을 수상했다. ABC 뉴스에서 전 세계 7명 있는 글로벌 디지털 기자로 발탁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전체를 담당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클릭 수가 가장 많은 뉴스 웹사이트 abcnews.com을 통해 온에어로 그가 뉴스를 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저서로 『아름답게 욕망하라』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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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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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빠져들고 빠른 전개와 흥미로운 추리로 좀처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일본 출판계와 문학 비평가들에게 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대한 평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한 번이라도 읽은 독자라면 누구나 이 같은 평가에 곧바로 수긍한다.

『숙명』은 일본에서1993년에 출간된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재번역되어서 새로 나왔다.

그는 이미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추리소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독자도 그의 이번 소설이 처음은 아니다. 가깝게는 『아들 도키오』부터 『비밀』, 그리고 『나미야잡화점의 기억』이 있다.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추리소설 분야에서 특히 인정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소재를 자유자재로 변주하는 능력을 가진 탁월한 이야기꾼이다. 그의 작품은 치밀한 구성과 대담한 상상력,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독자를 잠시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히가시노 게이고는 첫 작품 발표 이후 20년이 조금 넘는 작가 생활 동안 35편이라는 많은 작품들을 써냈음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소재, 치밀한 구성과 날카로운 문장으로 매 작품마다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책표지도 예쁘다. 저택을 어두컴컴한 모습으로 추리소설다운 채색을 했다. 얼른 집어들게 만든다. 겉지를 펼치면 전체가 한 장의 만화그림같이 보이는 사진에 챕터 명을 적어넣었다. 출판사의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싶다. 책 자체를 고급스럽게 포장해 작품의 내용까지 높이는 보완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것 같다.





“중요한 건 내게 어떤 숙명이 주어졌는가야.”

유명 대기업 UR전산의 대표이사가 살해당했다. 장소는 묘지, 흉기는 이전 대표였던 우류 나오아키의 유품인 석궁. 해당 사건을 조사하게 된 형사 와쿠라 유사쿠는 우류 나오아키의 아들이자 의사인 우류 아키히코와 다시 마주치며 기묘한 운명을 느낀다. 어린 시절부터 경쟁의식을 느껴왔지만 끝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바로 그 상대가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이다. 또한 아키히코의 아내이자 유사쿠의 옛 연인이며, 자신의 운명이 ‘실’에 조종당하고 있다고 믿는 미사코의 존재까지. 그들 세 사람 사이에 얽힌 끈질긴 숙명, 그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유명 대기업 사장이 화살로 살해된 충격적인 사건. 그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이 궁금증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 지속된다.

긴장과 스릴만 넘치듯 가득차 있어서 오히려 피곤해지는 미스테리 추리소설이 아니라 긴장과 이완을 반복해가며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전개를 따라갈 수 있도록 하고 숨가쁘게 전개되는 사이 사이에도 여유를 느끼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인간적인 따뜻함이 느껴지는 서사라 흥미롭고도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전혀 루즈해지지는 않아서 일단 펼치면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이 책 보고나니까 작가의 다른 책들도 계속 이어서 보고 싶다.





요즘 미사코는 새삼스럽게 궁금한 게 있다. 아키히코는 어째서 자기를 아내로 선택했을까, 하는 것이다. 그라면 어떤 여성이든 아내로 맞을 수 있었을 터다. 아무런 장점도 없는 평범한 자신을 고를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어쩌면, 하고 미사코는 생각한다.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실이 아닐까. 그 실이 아직 존재하고 있어서 지금도 내 인생을 조종하는 게 아닐까…….

- p.36


“난요, 유언장 쓸 때 아빠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소노코는 백팔십도 달라진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남편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다른 남자와 불륜에 빠진 아내한테 법대로 유산을 물려줄 수 없다. 내 자식은 역시 아키히코뿐이다, 아빠는 이렇게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는 무시당했다고 소노코는 말했다. 그를 배신한 여자의 자식이다. 그 여자의 피가 흐르는 자식들은 나오아키에게 증오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 pp.48-49





사체는 묘비를 껴안는 듯한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

이마가 깨져 붉은 피가 흘렀지만, 쓰러지다 부딪친 것으로 추측된다. 복장은 묘지에 어울리지 않게 파란색 트레이닝복이었다.

묘 앞에 공양한 하얀 꽃이 떨어져서 꽃잎이 사체 발밑에 날리고 있었다.

- p.75


유사쿠는 가슴이 쓰렸다. 위(胃)에 납을 채워 넣은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권총을 대신한 손가락을 ‘우류’ 두 글자에 맞추고 유사쿠는 가공의 방아쇠를 당겼다.

- p.80





자기하고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그 인물에게 매력을 느낀 것도 아니고 원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어째선지 그 얼굴을 보면 마음이 어수선해진다.

유사쿠에게 그 소년은 그런 존재였다.

- pp.82-83


“중증 뇌전증 환자 치료법으로 좌우 뇌를 잇는 뇌량을 절단하는 수술이 있죠. 그런 사람들을 분리 뇌 환자라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평소에는 보통 사람과 다름없는 생활을 합니다. 그렇다면, 수술할 때 자른 그 뇌량은 왜 머리에 존재하는 걸까요. 그래서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우뇌와 좌뇌에 다른 의식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 거죠.”

- p.285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1958년 2월 4일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곧바로 일본 전자회사인 '덴소사'에 입사해 엔지니어로 활동하며 틈틈이 소설을 쓴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1985년 『방과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전업작가가 되었다. 이공계 출신이라는 그의 특이한 이력은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서도 인터넷의 무료메일, 게시판, 불법 휴대전화, FAX, 비디오 카메라 등 하이테크 장비를 이용해 무사히 몸값을 받아내고 유괴를 성공해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과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발한 트릭과 반전이 빛나는 본격 추리소설부터 서스펜스, 미스터리 색채가 강한 판타지 소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이 중 상당수의 작품이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았다.

『비밀』로 1999년 제52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으며, 2006년 초에는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134회 나오키상과 제6회 본격미스터리대상 소설부문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제7회 중앙공론문예상, 2013년 『몽환화』로 제26회 시바타렌자부로상, 2014년 『기도의 막이 내릴 때』로 제48회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제까지 나오키 상에 『비밀』, 『백야행』, 『짝사랑』(片想い), 『편지』(手紙), 『환야』(幻夜)등 다섯 작품이 후보로 추천받은 바 있으나 전부 낙선하여, 나오키 상과는 인연이 없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여섯 번째 추천작 『용의자 X의 헌신』으로 결국 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2012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중앙공론 문예상을, 2013년 『몽환화』로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으며, 2014년에는 『기도의 막이 내릴 때』 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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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는 당신 - 한국가요 100년, 주옥같은 명곡들에 얽힌 이야기
주현미 글, 이반석 정리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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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란 장르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예요. 누구나 나이는 먹잖아요. 젊어선 클래식만 들었다던 분들도 나이 먹으니까 트로트가 좋아진다고..."

가수 주현미가 최근 모 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독자는 트로트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최근의 트로트 열풍은 갈등을 겪던 신구세대간 화합이라고 그 의미를 확대하고 싶다.

트로트는 옛날 세대, 아이돌음악은 신세대의 전유물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돌세대가 트로트에 손을 내밀었다.

이에 화답하듯 트로트세대와 가수 등 종사자들은 우리 전통정서에 자신들의 노래 실력으로 합을 맞춰다는 의미 부여를 한다.

그 점이 트로트 애호가로서만 아닌 2020년 대한민국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 정서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트로트 열풍을 평가하고 싶다.





그런 점에서도 『추억으로 가는 당신』을 펴낸 주현미의 역할은 매우 크다.

2018년 유튜브 채널 '주현미 TV'를 개설, 한국 트로트사(史)의 아카이브를 구축해온 그가 유튜브 콘텐트와 자신의 음악인생을 정리해 에세이를 펴냈다.

가수 주현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사연 속 노래를 ‘트롯신’ 주현미의 목소리로 들려드립니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 있는 역사 주현미. 그녀는 최근 ‘SBS 트롯신이 떴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트로트의 여왕임을 입증했으며, 유튜브 채널 ‘주현미TV’에 올린 전통가요 영상들이 조회 수가 2,000만을 돌파해 현재 트로트 열풍의 중심에 서 있다.

『추억으로 가는 당신』은 가수 주현미가 한국가요 100년 사를 노래하고 자신의 음악 인생을 들려주는 첫 에세이다.

음악 오디오와 글이 결합된 최초의 책으로, 책 속 QR코드를 찍으면 책을 읽으면서 명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요즘처럼 스포트라이트를 안 받았을 뿐, 그동안도 늘 트로트 공연을 찾아오고 응원해주신 팬들이 많았다"고 주현미는 말한다.

최근의 트로트 열풍이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는 믿음과 자부심을 내보인다.

1985년 '비 내리는 영동교'로 데뷔,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잠깐만' 등의 히트곡을 내며 '트로트의 여왕'으로 35년 노래 인생을 이어온 그답다.

첫사랑이 떠오르는 노래, 청춘이 생각나는 노래, 어머니가 젊은 시절에 흥얼거리던 노래…. 옛 노래는 지난 세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부르지 않으면 잊히는 옛 노래들을 지켜보며 안타까웠던 사람. 대한민국 가요계의 산증인이자 살아 있는 역사인 주현미는 정통 트로트의 계보를 이어오며 전통가요를 보전하기로 결심한다.





불후의 명곡들을 골라 가사를 복원하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 대중으로부터 신청곡과 사연들을 받기도 했다.

기타와 아코디언으로 꾸민 단출한 반주에 주현미의 청아한 음색이 더해지니 다시 불린 옛 노래들은 반응이 뜨거웠다.

유튜브 ‘주현미TV’에 일주일에 2번씩, 1년 반 넘도록 꾸준하게 올린 가창 영상은 작품마다 댓글이 1,000개 가까이 달리고 전체 조회 수가 2,000만을 넘었다. 그렇게 수집한 노래들이 어느덧 100여 곡, 그 자체로 하나의 ‘아카이브’가 되었다.

이 책의 특장점은 주현미가 데뷔 35주년을 맞이해 ‘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 ‘짝사랑’, ‘추억으로 가는 당신’ 등 히트곡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최초로 공개한다는 것이다. 그녀가 중학생이던 시절 청계6가에 위치한 오아시스레코드에서 노래 연습한 이야기, 남대문시장의 리어카 사장님에게 ‘쌍쌍파티’ 수록곡을 불러준 사연, 고운봉, 한복남, 최숙자, 백설희 선생님과 무대 뒤편에서 있었던 일화, 데뷔 후 10년간 첫 휴식기를 가지면서 했던 고민들, 오늘날 가수 주현미가 있도록 도와준 남편과 백봉, 김영광, 정주희 선생님들과의 추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전통가요는 개인의 추억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6.25전쟁, 8.15광복 등 대한민국의 굵직한 역사를 담아내며 오랜 시간 발전해왔다.

주현미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옛 노래와 그에 얽힌 사연을 읽고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한다.

“이제 ‘주현미’의 노래가 아니라 ‘여러분’의 노래가 되어 함께 감상하고 따라 불렀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대로 책에는 원곡 가사 전문과 노래 50곡이 수록되어 있다. 소중한 사람에게 이 책을 선물하면 주현미의 노래 50곡이 수록된 QR코드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노래도 감상할 수 있다.

주현미라는 음색 독특하고 개성있는 가수가 1920년부터 2020년까지 100년이 지나도 우리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한이 서린 애환 속에서 즐겨 듣고 불후의 명곡 50곡을 엄선했다. 사연 속에 노래와 글을 읽고 나면 QR코드를 통해 생생하게 주현미TV 영상으로 다시 듣을 수 있다. 책과 노래를 한꺼번에 생생하게 읽고 즐길 수 있는 도서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첫 순서로 누구나 첫사랑의 아련함과 젊은 청춘처럼 '청춘은 봄 맞더이다'

첫 곡으로 1953년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노랫말처럼 책에 소개된 주현미TV 구독자의 사연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과 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 떠 오른다"는 내용이다. 어린 시절 장터에 나가신 어머님을 기다리면서 부르던 노래로 오래 전 고국을 떠나 멀리 호주에서 살면서 한소절 한소절 고향을 그리워하며 위로를 받고 불렀던 노래라는 사연과 함께.

노래의 모티브가 된 유래는 가사를 쓴 손로원의 어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을 사별하고 아들의 방랑을 이해하면서도 아들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결국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유언을 남긴 말이 모티브가 되었다는데 "로원이 장가 드는 날 나도 연분홍 치마와 저고리를 장롱에서 꺼내서 입을 거야. 내가 열아홉 시집 오면서 입었던 그 연분홍치마와 저고리를..." 눈물이 핑 돈다. 그렇게 쓰여진 가사라는 점을 알고 들으니 더욱 애가 끓는다. 아프고 한이 승화된 노래말이 구슬픈 음색의 주현미가 들려주는 노래에 몰입도도 높아지고 종내 독자도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 정도다.





루마니아 작곡가인 이오시프 이바노비치의 작곡인 '사의 찬미'. 원곡은 제목이 '도나우강의 잔물결'로 힘찬 행진곡과 팡파르 곡으로 작곡됐다고 한다. 1880년도 4분의3 박자의 왈츠 행진곡을 1926년도 윤심덕에 의해 느린 템포의 비극적인 느낌으로 바뀌었다. 일제 강점기 아래 우리 민족의 심정으로 암울했던 감정과 딱 맞아 떨어져 지독하고 치명적인 사랑의 아픔을 가슴 먹먹하게 전했다. 독자도 한때 이 노래를 많이도 불렀음을 고백한다.


광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곳 그 어디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절망적인 일제 강점기에 흙먼지 휘날리는 망망대해 드넓은 들판에 거칠게 달려가는 인생살이. 그 시절 목적도 희망도 없이 고통 속에 살아가는 심정 표현이 그대로 전해온다. 마음 둘 데 없는 외롭고 허전하고 험악한 삶을 살아낸 우리 민족이 표정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바다처럼 과연 사람들이 그리고 찾으려고 애태우던 대상은 무엇이었을까.

윤심덕과 유복한 가정의 김우진이 일본 시모노세키를 떠나서 부산항으로 오는 배 위에서 망망대해 현해탄으로 몸을 던져서 자살했다는 비극적인 사실이 두 사람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시대적 아픔이 겹치면서 슬픔과 분노가 가슴에 쌓이기도 한다. 이 노래의 히트는 역설적으로 그 시절 콜롬비아 레코드사와 빅터 레코드사가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음반 산업을 이끌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주옥 같은 노래말 속에 우리가 몰랐던 사연과 눈물과 사랑과 이별이, 그리움과 추억과 원망 속에서도 전해졌다는 사실은 우리 가슴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그런 시절을 견디며 버티고 살아낸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되고 앞날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자신은 아니더라도 좀 더 좋은 세상이 와서 자식들이, 후손들이 잘살 수 있다면 지금 자신들이 겪는 고통은 고통이 아니고 보람 있는 삶이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스며들어가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함께 부르며 격동의 세월을 살아낸 노래들이 얼마나 우리 삶에 보탬이 됐나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주현미의 책 펴낸 동기도 트로트 정리와 그런 정신을 밝히고 남겨야 한다는 가수로서의 사명감이 발단이 됐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트로트의 여왕'이라는 칭호가 노래만 잘 부른다고 붙여지는 게 아니구나 하는 느낌도 강하게 든다. 이 책은 좋아하는 트로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자 더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돼 큰 보람이다. 앞으로 트로트를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저자 : 주현미


어렸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듣고 곧잘 따라 불렀다. 11살에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MBC 이미자 모창대회에 출연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1975년 중학교 2학년 때 작곡가 정종택에게 노래 레슨을 받으며 가수를 꿈꿨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학업에 집중한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개업해 운영하던 중 흘러간 히트곡을 녹음한 앨범 ‘쌍쌍파티’를 내며 가수로 데뷔한다. 당시 하루 평균 1만 장이 넘게 팔리며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다. ‘비 내리는 영동교’(1985)와 ‘신사동 그 사람’(1988), ‘짝사랑’(1989), ‘잠깐만’(1990)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당대 연말 가요시상식 대상 을 휩쓴다. 1980년대 대한민국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며 정통 트로트의 계보를 잇고 있다. 데뷔하고 35년 간 정규앨범 19집을 낸 그녀는 명실상부 한국가요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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