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콜의 어반 스케치 여행 - 여행 노트를 채우는 30가지 아이디어 카콜의 어반 스케치
카콜 지음 / EJONG(이종문화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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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나 인물 등을 표현할 때 가장 사실적인 것은 카메라로 찍는 일이다. 사실 그대로를 나타내는 기기이기 때문에 보도 사진 등이나 범죄 증거로서의 역할엔 가장 우월한 위치를 차지한다. 또 법정에서는 목격자의 진술보다 사진 한 장이 더 강력한 증거로 채택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 카메라가 발명되기 전에는 화가들의 그림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림은 있는 사실 그대로를 표현한다기보다 사실에 대한 화가의 해석 등이 가미된다. 또 시대에 따라, 정치 환경에 따라서도 변화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왜곡도 가능하다. 화가도 인간이기 때문에 감정을 가진 채 그린 그림은 대체로 사실화, 인물화(초상화)라 할지라도 화가에 따라 다소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그것이 더 정확할 때도 있을 것이지만 아무래도 사실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데는 사진보다 좋은 것은 아직 없을 듯하다. 

그러나 그림은 그림만의 독특하고 탁월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즉 화가의 느낌이나 의식이 가미된다는 것이다. 사진은 기기인 카메라를 통해 사실을 찍어내기 때문에 조작 등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되며 이는 사실의 세계를 나타낼 때 유효하다. 이에 비해 그림은 사실의 표현이 목적인 경우는 거의 드물다. 또 사실적으로 그린다 해도 화가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 있는 그대로로 표현할 때는 사진을 따라갈 수 없다. 그것보다는 화가의 의식과 느낌이 반영된 표현 방법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인문학·예술적 관점에서는 사진보다 훨씬 효용성이 크다. 그림은 시대에 따라 많은 방법이 동원되고 같은 지역 화가들끼리 한 흐름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일단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다른 학문의 증거로 사용되기에는 사진보다 빠르거나 정확하진 않지만 시대적 느낌이나 예술성 면에서는 화가의 그림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사진과 달리 순간적 이동에는 손의 움직임이 빛의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는 법이다. 빠르게 움직임을 포착할 때는 연필 등 도구를 사용해 순간적으로 느낌을 그려낸다. 이것이 스케치다. 아주 오래 전부터 화가들은 스케치를 해왔다. 그림의 밑그림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잘못 됐을 때는 쉽게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연필 등으로 그려 지우고 다시 그릴 수도 있는 스케치는 화가의 연습하는 시절에 수없이 그린다고 한다. 특히 그림의 대상이 변하거나 움직일 때는 순간 움직임의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야 제대로 그림으로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데생이라고 석고상을 놓고 이쪽 저쪽 방향에서 그리는 연습을 수없이 되풀이하는 것을 학교 다닐 때 미술부 학생들이 연습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런 스케치 기법을 여행에서 사진 대신 이용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클 것이다. 요즘은 휴대폰에 카메라가 달려 있고 카메라 성능은 큰 카메라로 찍을 때보다 더 세밀하고 선명한 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기에 '스케치 여행', '여행 스케치'란 말마저 많이 사라진 듯하다. 그러나 스케치 여행은 순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기록이자, 현지 분위기를 깊이 느껴 보는 경험이다. 카메라로 찍어서 기록할 수도 있겠지만, 서두르지 않고 펜과 종이로 그려 보면 더 오래, 더 선명하게 기억된다고 이 책 『카콜의 어반 스케치 여행』의 저자 카골(임세환)은 강조한다. 

이 책은 그림을 그리는 기법을 넘어,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태도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화가의 그림은 섬세하지만 정교함을 좇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순간의 감정에 집중한 자유로운 선들은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토닥이기도 한다. 이 책에서 보여준 그림 한쪽에 티켓이나 영수증을 붙이거나, 냅킨에 손 가는 대로 그리는 등 사소한 것을 재료 삼아 유연하게 완성한 그림은 누구라도 당장 드로잉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심어 준다. 독자들은 나만의 시선으로 소중한 기억을 겹겹이 쌓아가는 삶의 방식을 이 책 『카콜의 어반 스케치 여행』에서 자연스럽게 마주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카콜'은 필명 혹은 화명(?)으로 보인다. '어반스케치(Urbansketch)'는 도시의 경관이나 거리, 건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쉽게 표현하자면 도시민들의 일상을 스케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출근길 아침 버스 정류장, 자주 가는 단골 카페, 매일 걷는 집 앞 거리 등 매일의 일상부터 즐거운 여행, 사랑하는 사람과 보낸 행복한 시간, 함께하는 반려동물까지 눈앞에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을 남다르게 기록하는 특별한 방법을 책에 담아내고 있다.



독자는 개인적으로 어려을 때 꽤 그림을 잘 그린 편이었다. 선생님으로부터 칭찬도 자주 받았다. 그림 그리는 시간을 좋아할 정도였다. 그러나 독자가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잘하는 것"이 최고였다. 이른바 출세하기 위해서도 공부를 잘해야 했고, 돈을 많이 버는 데도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시절이었다. 물론 대학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을 것이다. 일반 가정에서는 특기, 그림이나 음악, 혹은 체육을 잘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그것은 공부를 못하는 사람 중에 특별한 재주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하는 공부쯤으로 생각했다. 또 사회적 대우도 그리 좋지 않았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우리나라 산업화 시대의 모습이다. 

저자 카골은 “나는 그림을 잘 못 그려요”라고 미리 겁먹지 말 것을 주문한다. 미술을 전문으로 배우지 않은 일반인도 조금만 연습하면 얼마든지 나만의 작품을 그릴 수 있다고 용기를 준다. 이 책은 입문자를 위한 선을 그리는 방법부터 도형, 작은 소품, 풍경까지 차근차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여러 종류의 펜과 다양한 기법을 소개해 그림 주제에 따라 멋지게 표현하는 방법들도 알려준다. 저자는 뜻이 있다면 집에 있는 노트와 펜을 들고 집 앞을 나서 보기를 권한다. 머릿속에서만 스케치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 그려보는 것만큼 잘하는 방법은 없다는 뜻으로 독자는 이해된다. 독자처럼 그림을 좋아하거나 또 그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시작할 것을 저자는 주문한다. 마음에 남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나만의 작품으로 남기는 방법과 과정을 이 책이 모두 가르쳐 준다. 어반스케치라면 도시에서의 일상의 모든 것이 해당된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섬세하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도 담아낼 수 있다. 자연은 우리에게 경이로움과 감동을 안겨 주고, 다양한 그림의 소재가 되어 준다. 이 책은 단순 스케치부터 세밀화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일들을 단계적으로 소개한다. 다양한 드로잉 기법과, 흥미로운 모습까지 생동감 넘치는 스케치의 세계로 안내한다. 

눈앞에 있는 멋진 순간을 남기고 싶을 때 사진보다는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은 독자들은 거리낌없이 이 책을 집어들고 한 번 훑어보기 바란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왠지 자신도 없고 재주도 없어서 주저하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소위 ‘곰손’이라도 매일 꾸준히 즐기다보면 어느새 멋진 나만의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초보자여도 쉽게 따라 그리고 완성할 수 있다. 이 책이 가진 특장점이다. 책은 다음 3가지 단계를 거치도록 안내한다. 

① 차근차근 시작해보는 그리기 수업 

이 책은 펜을 잡고 그릴 때 손목과 팔의 방향부터 직선, 곡선, 도형까지 순서대로 차근차근 그려볼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한다. 꼬불꼬불한 선을 이어 그리다보면 다양한 모양의 나무가 되고, 원통을 그려 연습하다보면 따뜻한 음료가 들어 있는 머그잔이 완성된다. 물감을 사용해 간단한 수채화 기법으로 예쁜 꽃도 그려볼 수 있도록 그리는 순서를 단계별로 소개한다.

② 다양한 느낌을 주는 도구와 드로잉 기법

어반스케치는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각각의 특별한 느낌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연필, 채색할 때 편한 라이너펜, 수채화 느낌을 줄 수 있는 플러스펜 등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상황에 맞는 도구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펜으로 그린 스케치들을 모았다. 또한 건물을 지으려면 기초공사가 중요하듯 어반스케치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결정하는 드로잉 기법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소개한다.

③ 보고 그리기에 도전하기

차근차근 연습하며 가까운 소재를 능숙하게 그릴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 보고 그리는 것에 도전해보도록 안내한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 쉽게 볼 수 있는 자동차나 오토바이, 좋아하는 명화, 즐거웠던 여행지 사진들을 보며 하나씩 나만의 느낌을 넣어 그려보자. 또한 그림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소실점과 투시도에 대해서도 예시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스케치 여행이란 세상을 깊이 경험하고, 순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기록이다. 여행 중에 그린 저자의 스케치를 300점 가까이 수록한 이 책 『카콜의 어반 스케치 여행』은 어느 페이지에서도 그림이라는 여행 방식의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수하물을 부치고 탑승 시간을 기다리며 바라본 비행기, 이색적인 거리와 건물, 현지의 작은 카페와 한 끼의 미식까지, 여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마주한 장면들이 하나둘 펼쳐진다. 22만 팔로워에게 사랑받는 인플루언서답게, 다양한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소재도 가득하다. 포인트오브뷰, 블루보틀처럼 트렌디한 장소는 물론, 을지로와 서촌 거리처럼 예스러우면서 감성이 살아 있는 풍경까지 폭넓은 그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작가가 자신의 스케치로 누군가의 일상에 작은 기쁨을 전한 순간도 찾아볼 수 있다. 커피를 기다리는 사이, 엽서나 종이컵에 그려 건넨 그림 한 장은 뜻밖의 이벤트가 되어 주고받는 두 사람의 평범한 하루를 여행처럼 특별하게 만든다.

이 책은 스케치 여행의 준비와 모든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1장에서는 작가가 애용하는 펜과 노트를 소개하며 최소한의 도구로 가볍게 여행의 첫 발을 뗄 수 있도록 돕는다. 빈 노트를 마주하면 선뜻 무엇을 기록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는데, 2장에서는 이런 고민을 덜어 줄 30가지 스케치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적인 장면부터, 여행지에서 마주하는 인상적인 풍경까지 다양한 시선과 소재가 담겨 있다. 3장에서는 작가가 도쿄, 오사카, 경주를 여행한 기록을 함께 따라가 본다. 그림과 사진, 짧은 에피소드가 함께 실려 있어 여행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이 밖에도 스케치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여행 팁과, 매 순간 달라지는 현장에서 장면을 포착하고 그리는 작가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한다. QR 코드로 제공되는 1분 드로잉 영상 다섯 편은 작가의 드로잉 방식을 참고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 책은 어반 스케치를 막 시작한 이들에게는 다음 장을 채우고 싶게 만드는 용기를, 여행의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그림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건넨다. 그림이 먼저든 여행이 먼저든,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기를 저자는 기대한다.



독자처럼 그림에 문외한이어서 기초 상식도 갖춰지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스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백과사전 내용을 여기에 기술해 본다. 일반적으로 미술가들이 본격적인 작품을 제작하기 전에 예비적인 착상을 기록해두기 위해 그리는 대략적인 밑그림 혹은 대상물을 신속하게 묘사하는 습작을 스케치라고 한다. 단순히 약화라고도 하는 스케치의 개념은 르네상스기에 확립되었고 치밀하게 묘사하는 에튀드와는 개념상 구별하여 사용한다. 또 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소품을 가리키기도 한다. 전통적인 밑그림용 스케치는 대체로 전체 구도와 배치에 역점을 둔다. 이것은 주로 미술가의 작업지침으로 사용되지만, 라파엘로Raffaello Sanzio(1483~1520)나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같이 많은 조수들을 고용하여 함께 작업하는 공방의 경우에는 스승이 조수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고 미술용어사전은 기술하고 있다.

스케치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는데, 첫번째는 크로키로서 작가가 보고 기록해두고 싶은 정경이나 사건을 재빨리 그린 것이다. 두번째는 일반적으로 색채를 사용하여 풍경의 분위기와 전체적인 인상을 기록하는 포샤드이다. 세번째로는 초상화와 관련되어 모델이 될 인물의 순간적인 표정이나 신체적 특징을 표시해두기 위한 스케치가 있다. 


저자 : 카콜(임세환)


그림 속에 순간을 담는 어반 스케처. 어디를 가든 항상 스케치북과 펜을 들고 다닌다. “막 그려도 돼. 즐겁게 그리자!”라는 마음가짐에서 출발해 10년째 어반 스케치를 그려오고 있다. 평소에 지나치던 것을 들여다보게 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담는 어반 스케치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2015년 디즈니 주관 스타워즈 더 포스 어워드 아트 대상 수상

스파이더맨 홈 커밍 아트 우수상 수상

[어벤져스], [미녀와 야수], [스타워즈] 등 여러 영화와 콜라보 작업 및 배경 작업

사쿠라 100주년 한국 대표 아티스트 엠버서더 선정

인스타그램 15만 팔로워 @shlim204

클래스101과 패스트캠퍼스 등에서 온오프라인 드로잉 강의 진행

저서 『드로잉 인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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