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 세트 - 전2권
안휘준.문명대 외 33인 지음 / 돌베개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친구들 따라서 답사도 여기저기 다녔지만, 항상 배경 지식이 없었거나 이름이나 명성 정도만 안 채, 그냥 눈인사만 하고 스쳤던 많은 것들을 여기서 많이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책 두 권을 읽는 동안, 즐거웠다. 감동적이었다. 책 값이 만만치는 않지만 꼭 사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 중에 하나다.

우리 나라 예술품에 대해 그다지 배경 지식이 없는 나에게도, 이 책에서 꼽은 40점의 한국 예술품은 입을 쩍~ 벌어지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이 넘쳤다. 작품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잘 찍혀진 사진들과, 그렇게 어렵지도 길지도 않은 도상학적, 기호학적 설명들이 작품을 꼼꼼하게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작품들도 구석구석을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도 큰 기쁨 중의 하나였다.

회화와 공예, 조각, 건축에 이르는 40여 점의 한국 최고의 미술 작품들을 한꺼번에 감상할 기회란 이 책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싶고, 조금 설명이 지루해질 즈음이면 파트가 달라져서 또 새로운 영역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 봐야한다는 의무감 따위는 전혀 필요치 않은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개인적으로 석굴암 본존불과 병산 서원을 꼽겠다. 1,2권에 걸쳐 철불과 목불과 석불들을 죽~ 봐 왔지만, 그래서인지 석굴암 본존불을 펼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지더라. 비례와 균형은 머리로 계산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과 마음이 먼저 느끼는 것인가 보다. 아마도 그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누구나가 나와 비슷한 감동을 맛볼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말은 사족이 될 거 같다. 병산 서원은 '한국적인 미란 정말 이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만든 건축물이었다. 기둥만 세워져 있고 사방이 탁 트인 만대루에서 바라보는 사방의 산들과 낙동강 물줄기가, 기둥들에 의해 절묘하게 분할됨으로써, 계절마다 다양하게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병풍처럼 둘러쳐놓고 바라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게 된다는 설명은 병산 서원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 본다.

책 맨 뒷부분에 보면, 40작품을 추천한 학자들이 서로 대담을 나누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서도 한국적인 미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어 놓았다. 그냥.. 내가 느끼기에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가장 핵심적인 하나는 바로 '자연스럼움'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도자기, 공예, 조각, 건축을 통틀어 봐도 우리 나라 예술품들의 가장 큰 미덕은 자연과의 어우러짐이다. 때로는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닮고, 때로는 자연과 하나로 어우러지되 두드러지지도,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에 누가 되지도 않는, 겸손하면서도 자신의 몫을 당차게 다하는, 그게 바로 우리 예술품들이 가진 진면목의 하나임을 확인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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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9-2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은 잘 지냈니? 이 글 아직 안끝난것 같은데 바쁜가봐? ㅎㅎ
이 책은 봐야지 하면서 자꾸 밀리네. 요즘 내 관심이 자꾸 딴데 가있는건지... 이벤트로 쿠폰도 주고 옆서도 줄때 빨리 사야하는데...

2007-09-27 23: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