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단호한 행복 -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간결한 철학 연습
마시모 피글리우치 지음, 방진이 옮김 / 다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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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단호한 행복>은 스토아학파의 철학에 기반을 두었으나,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였던 에픽테토스의 가르침과는

어쩌면 아주 벗어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삶의 기술로서의 스토아철학을 시대의 변화에 맞춰 현대에 적용할 수 있는

스토아주의 2.0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루고 있다.

책의 원래 제목은 "A Field Guide to a Happy Life" 인데

한글 제목으로 변환하면서 '단호한' 이라는 단어를 첨가한 것이

신의 한 수 같다.

내 삶에 등장하는 물건, 사람, 생각, 감정, 경험들을

단호하게 나누는 철학적 기준을 정립하여

내가 통제할 수 있거나 추구해야 하는 것에

오롯이 집중하여 삶의 주도권을 가지게 된다면

행복과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까지 제시하고 있다.


저자 마시모 피클리우치는 뉴욕시립대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철학, 유전학, 진화 생물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력이 무색하지 않게
그는 "논리학+물리학=윤리학"으로 스토아철학을 등식화 하여
정리한 글을 일상적이어서 더 와닿는 예시와 함께 책에 수록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철학책이지만 어렵지 않아서 술술 읽히는 즐거움도 있고

자칫 '나'라는 틀에 갇히거나 논리와 이성을 따라잡지 못하고

감정이 북받혀 어찌할 바를 모르겠을 때

뇌와 마음에 차갑고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

바라보는 각도를 조금 조정하거나

아예 시야를 완전히 넓혀 -상황에 따라서는 집중적으로 좁혀- 버려

나에게 닥친 고통에 스스로 땔감을 밀어넣는

불필요하고 잘못된 행동이나 사고방식을 깨닫게 하고 멈추게 하는

처방전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 오디오북으로 듣는다면

복잡했던 마음을 가라앉히는 명상의 시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책 말미에 수록되는 주, 부록, 참고문헌은

스치듯 읽거나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책은 그러지 않길 권한다.

스토아주의를 다룬 여러 책들을 '참고문헌'으로 따로 정리하고

각각의 책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저자가 간단하게 요약한 것이 추천사처럼 느껴진다.

또한 부록'에서는

합리적인 이성과 덕의 실천을 주장하는 스토아주의이지만

'고대'라는 시대적 한계에 가로막혀

현대의 관점에서는 착오적일 수 있는 부분을

<엥케이리디온> 원전과 <가장 단호한 행복>에 나오는 실전 지침을

절 단위로 비교해두었다.

큰 뜻과 본래의 의미보다는 글자에 천착하여 크나큰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안내하는 저자의 섬세함이 곳곳에서 느껴지는 책이다.



#가장단호한행복 #도서출판다른 #마시모피글리우치 #삶의주도권을지키는간결한철학연습

#시련에흔들리지않는분별력 #서평이벤트 #문화충전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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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요리 - 야외 생활이 풍요로워지는 50가지 캠핑 요리법 제안 나의 캠핑 생활 3
장진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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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에서 누릴 수 있는 간단하지만 맛좋은 레시피가 한 가득! 작가의 찰진 글솜씨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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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캠핑 요리 - 야외 생활이 풍요로워지는 50가지 캠핑 요리법 제안 나의 캠핑 생활 3
장진영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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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든 나가고 싶어서 자꾸 여행관련책에 눈이 가는 요즘이다.

<나의 캠핑> 시리즈는 그래서, 다가올 봄날과 자유롭게 여행 갈 날을 희망하며

자꾸자꾸 읽게 되는 여행 에세이 책이다.


시리즈의 최신작, <나의 캠핑 요리>에는 50가지 캠핑 요리법이 수록되어있다.

요리의 이름만 봐도 군침이 사아악- 도는 것이~ 흥이 난다, 흥이 나! ^^



사실, 요리-정확히 말하면 요리를 먹는 것...- 에 관심만(!) 많지, 

완성된 요리를 먹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에는 귀찮음이 앞서는 사람이지만

캠핑요리는 거창하지 않게 혹은 간소화해서 준비한 재료와 

물과 불, 조리도구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집이 아니니까 손질을 간단히 하여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금방~ 해내는 요리라는 생각이라 더 관심이 갔다.


굳이 캠핑을 가지 않더라도, 냉장고 파먹기처럼 ^^ 

집에 있는 간단한 재료를 가지고 야외에서 먹는 기분을 내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 책을 읽으니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


게다가 이 책은 '요리책'만은 아니어서 저자 장진영님의 재치있고 능청스러운

입담이 살아있는 여행에세이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한다.

유쾌한 글과 캠핑에 얽힌 소소한 이야기를 음식에 곁들여 솜씨좋게 풀어낸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재미있는 사람과 깔깔 웃으며 즐기는 기분이다.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걸 캠핑 때 해먹는다고? 싶은 손이 많이 갈 것 같은 음식들도 수록되어 있다.

각 레시피에는 당연히 조리도구, 준비물(1인분을 기준으로 했다)과 난이도가 있고

소요시간과 먹어 없어지는 시간도 함께 들어있어 웃음을 부른다.


먹어 없어지는 시간 대비 소요시간이 지나치게 긴 수고로움을 굳이 강요하지 않지만

뚝딱뚝딱- 해서 온기가 식기 전에 후루룩- 먹게 되는 음식,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뭉근하게 불멍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음식이나

여러 명이 즐길 수 있는 음식과 혼자 솔캠을 가서 여유롭게 호사를 누릴 음식이

골고루 소개되어 있어 레시피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



캠핑에 빠지면 섭섭한 마실 거리들도 반갑다.

밤에는 추워서 미웠지만 아침에는 쨍하니 맑은 공기를 쐬며 

퉁퉁 부은 얼굴을 달래줄 커피와 함께, 와인, 모히트, 상그리아, 하이볼, 우리 술을

언제 어떻게 즐기는 것이 좋을지, 저자의 경험과 조언을 덧붙인 6장이

특히 술술~ 잘 읽혔다. ㅎㅎ


"아름다운 풍경에 둘러싸인 원 테이블 레스토랑" 이라니.

캠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부림 타임을 이렇게나 고급지게 표현하는 

저자의 글솜씨를 맛보고 싶다면, 자신있게 권한다.



#나의캠핑요리 #장진영 #50가지캠핑요리법 #여행에세이 #리뷰어스클럽 #서평이벤트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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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가 아닌 내가 되다 - [ ]를 만든 언니들
강수연 외 지음 / 북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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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봐도 너무너무 좋다.

이렇게나 많은 여자들이 편안하게 둘러앉아, 밝게 웃는 모습이라니. ^^

왠지 좋은 기운이 마구마구 몰려오는 기분이 든다.


<누구나가 아닌 내가 되다>라는 제목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 ]을 만든 언니들. 이라는 부제이다.



[ ]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만든 12명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을 ~게 해서 결국 어려움을 딛고 성공했다.(움화홧)" 으로 끝나는 

유난하고 특별한 (그것이 능력이든 배경이든 노력이든) 사람의 성공신화가 아니라

보통의 사람에게도 스칠 수 있는 기회를 거머쥐는 선택을 한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이,

"아, 괜한 짓을 한 게 아닌가?" 하고 후회도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일에 생각지도 못한 파도를 만나 휘청이고,

'여자'이기 때문에 '유리천장'을 깨고 싶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문득문득 엄습하는 두려움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고백하는 점들이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욱 동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성공이라는 것이 반짝거리고 멋지고 훌륭하며 누구나 원하는 일이다보니

성공한 사람을 바라보면 가끔 자신을 외롭고 초라해 보이게 하는 우스운 면이 있다.

여기에 자신의 경험을 에세이로 쓴 필자/저자들은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는 연차있는 여성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는

일하는 영역, 삶의 고민, 도전과 성공을 마주한 모습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순서대로 책을 읽어도 재미있겠지만 평소 자신이 관심있었거나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부터 골라도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기회가 많아지고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그곳에서 오래도록 버티고 임원이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여전히 드문 현실에서

'네가 좀 더 노력하렴!', '나는 성공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단다.' 라며

개인의 책임으로 문제 원인을 돌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눈이 소복하게 쌓인 길에 먼저 발걸음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따스하고 씩씩하게 말하는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에너지를 북돋운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롤모델로 삼을 대상이 제대로 없어 남들 눈치도 보고 

돈 때문에 아쉬운 소리(까지만으로 그치면 좋으련만,)와 눈물도 흘리고

안 그러고 싶어도 사회적으로 학습된 젠더성 때문에 자기검열에 시달리기도 한

자신의 삽질(?)과 실패(!)의 흑역사를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업계의 사정과

사업/일/업무에 임할 때 유용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무척 고마웠다.


무엇보다, 여전한 불확실과 의문 속에서도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씩 꿋꿋하게 나아가는 사람들이 함께 있으니

'너는 외롭지 않아' 라는 위안이 되는 인생이 담긴 조언과 경험이 12개나 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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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
고칸 메구미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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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되었다.

시작. 처음. 이라는 말이 주는 생동감과 기대감은 몇 번을 겪어도 참 크다.

해는 어제와 다름없이 뜨고 지는데도,

인간의 기준으로 만든 달력의 첫 날에 뜨는 해를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산으로, 혹은 특별한 장소에 모이고

동이 터오를 무렵부터 두 손 모아 한 해 동안의 소원과 희망을 기원하는 것도 

1월 1일이 상징하는 첫, 시작, 최초의 이미지가 크기 때문이겠지.


우스운 것은 그렇게 경건(?)하기까지 한 의식을 치른지

일주일이 넘어가면 (혹은 아예 그 다음날인 1월 2일부터는)

그렇게 벅찬 마음으로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거나,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란. 참 ㅎㅎㅎ


그래서일까?

"새해 벽두부터 천 개나 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읽겠다고?" 라는 질문에 담긴

왜 그런 부정적인 기운을 -그리고 울 것이 분명한 글을- 굳이 찾아보느냐는 염려가

고맙지만 조금 순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원을 살 것처럼 계획하고 생각하는 인간이지만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것이 또 인간이다.

이러니- 저러니- 다른 사람의 일에는 객관적으로 충고하고 분석하지만

정작 내 앞에 큰 일이 닥치면 어쩔줄 모르고 허둥대는 것이 인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시간이 앞에 놓인 이 즈음

<천 개의 죽음이 내게 말해준 것들>은 '죽음'에 대해 의식함으로써 

'삶'을 훨씬 생생히 느끼게 하고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이 책의 저자 고칸 메구미님은 16년을 간호사로 일한 사람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서 일하며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고,

더이상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이라는 상황과 현실을 맞닥뜨린 사람과

그 사람을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들을 지켜본 뒤


"우리 모두는 죽음을,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이나 우리나 동양권의 국가로서

'부정탄다'라든지 '재수없다', '말이 씨가 된다' 라는 표현과 정서가 있어

'죽음'을 일상에 가져다 놓고 얘기하는 것은 꺼리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인간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죽음'이라는 과정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이라는 유일무이한 자신의 작품 마무리가 흐릿해진다.


떠나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아쉬움과 허무함을 느끼는 것도

한이 맺힐 정도로 고통스럽겠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몫이라고 해도

남겨진 사람들을 돌아본다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는 남아있는 사람의 우주의 일부분이

영원히 암흑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당신의 부재가 바늘에 꿰인 실처럼 자신의 인생이 가는 곳마다 

한 땀 한 땀 새겨졌다는 시인의 말처럼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다>)

눈에서는 안보이는 암흑이지만 고통스럽게 통각을 자극하는 

죽음을 잘 준비하기 위해 어떻게 삶을 충만하게 살아야 할 지,

사례를 통해 독자가 담담히 받아들이고 준비할 수 있게 돕는다. 


가족이나 사랑에 사무친 사이가 아니어도 

일터에서 인간의 죽음을 몇 번이나 경험한 의료진조차도 힘겨운 죽음. 



삶에 어떻게- 라는 방향성과 얼마나- 라는 깊이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는 죽음.



성취, 성공, 부, 지위, 권력, Flex, 효율성, 동안, 젊음, 건강, 최첨단... 처럼

우리의 시야를 여기가 아닌 저 먼 곳에 고정시키고 욕망을 부추겨

지금 누리고 있는 평범함의 행복을 무시하게 만드는 것들을 경계하자.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무엇을 후회하고 또 감사할 것인가?


그래, 한 해의 시작에 읽기에 참 좋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천개의죽음이내게말해준것들 #웅진지식하우스 #고칸메구미 #오시연

#이별이상처로남지않기위해 #서로가알아둬야할일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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