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치유 그림 선물
김선현 지음 / 미문사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기 치유 그림 선물>은 <그림의 힘> 책의 저자 김선현 교수의 최신작이다.




미술치료계의 권위자인 김선현 교수는 예술을 친숙하게 느끼는 것을 초월하여, 

독자들이 그림을 그린 화가의 마음과 상황을 짐작할 수 있도록 능숙하게 안내한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과 감정이 담긴 에너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그리고 원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독자와 마주하는 순간 

공명처럼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일어나며, 

언어로는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을 건드린다.


도슨트 프로그램으로 작품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때로는 인적이 드문 미술관에서 조용히 작품과 마주하며

생각이 점차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싶은데, 

코로나로 모두가 멈춰있는 이 시국에 전시회가 열리는 곳도 드물고

당연한 수순으로 밀집도는 높아져서 쉽게 나들이 하기도 어려워서 인지

<자기 치유 그림 선물>이 주는 감동은 더 깊게 느껴진다. 


특히, <그림의 힘>은 외국-주로 유럽- 화가들의 작품을 수록했지만

<자기 치유 그림 선물>은 한국 작가 25인의 작품을 수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장점을 가진다.




굴곡이 엄청난 한국 근현대사를 함께 겪어낸 예술가들이

섬세하게 관찰하고 예민하게 받아들인 뒤, 공통의 정서를 어딘가 건드리게 표현한

작품들은, 저자의 설명을 보기 전에도 독자 개개인이 인생의 한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글씨는 눈에 담지 않고 그냥 그림만 봤다.

색채가 주는 기분, 붓이 지나간 자욱과 구도가 주는 감정을 읽지 않고 보는 시간.

누구의 해석이나 설명 없이 그냥 날 것과 마주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두번째 읽을 때는 그림을 읽는 시간을 가져본다.

처음은 작품과 나만의 세상이었지만, 

울타리를 열어 작품을 그린 화가의 삶과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수록작을 골라 실은 저자의 삶과 

이 그림으로 마음에 치유와 위로를 얻은 다른 감상자들의 삶을 보듬으며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참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각자의 자리에서 외롭게 힘들어하며 어떻게 지금까지 버텼을까-

안타깝고 애잔한 마음이 나에게, 또 다른 사람에게까지 뻗어나간다.


어떤 작품은 그냥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화사한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사포같이 거칠어진 감성이 촉촉해진다.

어디에선가 본 것 같고, 나도 경험했었던 예전의 기억이 올라오기도 하고

외부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보며 마스크 없이 자유롭게 다니던 때를 떠올려본다.




도톰한 종이에 작품의 색을 그대로 옮기기 위해 노력한 것도 느껴져 좋다.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마음에 힘을 더하는 시간을 갖기에 더없이 좋다.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기치유그림선물 #김선현 #미문사 #그림의힘 #그림치료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화채
대풍괄과 지음, 강은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중국 드라마는, 솔직히 말하면, 유치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같은 동북아 문화권에 역사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라서 이해를 못할 것도 없으나

특유의 과장되어 억지스러운 표현은 K-드라마의 고퀄에 익숙한 시청자에게는

당최 이상하게만 보였다.


그랬는데, 이 시국에 접어들고 

집에서 TV나 OTT서비스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 만나보게 된 

중드의 세계는 신선했다.


아름다운 복식과 세트장, 화려한 소품으로 눈호강을 하면서 차츰 빠져든 스토리.

대개의 경우,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강렬한 -주로 선대부터의- 은원으로  

애절의 끝으로 치달아가며 쉽사리 함께 할 수 없는 두 연인의 이야기를 한 축으로 하고

다른 한 축은 주인공이 자신이 속한 세계 (강호나 황실)에서 권력을 잡아가는 얘기가

꽈배기처럼 맛깔나게 꼬여있는 것이 일종의 패턴처럼 진행되고 있었다.


인연의 시작을 선대에 두지 않고, 전생이나 신의 영역까지 뻗어나간 것을

선협물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늘하늘한 신선의 복장을 하고, 적당히 무협물의 느낌을 풍기면서

신이지만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마냥 흥미로웠다.


그러던 와중 <도화채>를 알게 되었다.

한때 -그리고 지금 다시- 그랬던 우리나라 웹소설처럼 

중국도 웹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고 개중에는 영화나 드라마화 되기도 하는데

<도화채>의 작가 대풍괄과는 선협BL을 대표하는 1세대 인기 작가라고 한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잡아놓는데 탁월한, 한 세계관의 신선급인 작가의 작품이라

재미는 당연히 있겠다고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도화채>는 어쩌다,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운좋게 신선이 된 

송요원군이 주인공으로 나와, 옥황상제의 명이 실행되도록 일종의 미션을 수행하다

점점 미션의 대상이 자신인지 아니면 벌을 받는 두 신선인지 헷갈리게 되면서

또다른 이야기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는 촘촘하게 짜여진 이야기가 포인트다.


천계에서 북두칠성을 관장하며 품계 또한 존귀한 -그리고 당연히 아름다운-

천추성군은 속세의 황제의 기운을 보우하는 신선이다.

그 천추성군과 사랑에 빠진 -그래서 옥황상제의 벌을 함께 받게 된- 남명제군은

속세의 국운을 관장하는 신선으로 운명적으로 천추성군과 가까울 수 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사랑에 빠지는 천추성군과 남명제군.

속세에서 각각 서생과 장군으로 환생하여도 그 사랑을 맺지 못하게 방해하는 역할이

<도화채>의 주인공 송요원군의 몫이다. 


환생, 옥황상제, 하늘의 신선, 업보 등은 낯설지 않은 설정이지만

디테일(!)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기존에 선협물이나 장르소설을 통해

배경지식과 문화적 이해가 쌓인 독자가 훨씬 따라가기 쉬울 것 같다.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인간의 온갖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신선의 세계를

유쾌하게 풀어가는 스토리는 신이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주인공 송요원군과 만나

독자가 몰입하기 쉽게 말랑말랑해진다.




조직에 속한 공무원처럼 ^^; 신선들도 옥황상제의 명을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속세로 떨어지는 벌을 받으며 인간의 고통을 맛보고 업을 털어내야만

다시 신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을 기꺼이 수행하는 송요원군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 모든 과정이 단순히 천추성군과 남명제군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자신이 '운좋게' 신선이 된 것부터 되짚어가며 

왜 이 '일'을 맡게 되었는지 깨달아가는 과정과 숨어있던 이야기가 나올 때,

<도화채>가 연재 당시 4억 클릭을 기록하고 종이책 150만부가 팔린 이유를 알 것이다.


네 명의 주인공들이 어떤 아름다움과 마음씨와 능력을 가졌는지

촘촘하게 묘사하는 것을 읽어도 재미있다.

표지와 첫 페이지의 일러스트가 책 중간중간에 더 많이 실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화채 #대풍괄과 #선협물 #한스미디어 #문화충전200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2 - 진실을 감당할 용기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드디어 밝혀지는 신묘의 정체. 드라마 보다 자세히 알게 되는 등장인물의 이야기. 하나의 세계가 끝을 맺는 것은 언제나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하2 - 진실을 감당할 용기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의 이야기가 끝을 맺는 것은 언제나 그렇듯 아쉽다.

특히 장편소설일수록 하나의 우주가 저무는 기분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의 어색함이나 캐릭터와의 서먹함이 옅어지고

분명히 작가가 만든 가상의 세계와 인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점점 정이 가게 되는 것이 늘 재미있고 신기하다.


경여년은 2019년에 방영된 중국 드라마이다.

요즘 유행하는 타임슬립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장치이다.

대개의 경우, 타임슬립해서 들어간 세계에서 좌충우돌하며 인연을 만나고

다른 세계에서 온 차이점이 이야기에 즐거움을 더해 가다가,

늘 그렇듯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돕던 주변 인물들과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

특히 여주/남주의 사랑이 잘 맺어지지 않지만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와서 우연인듯 운명인듯 마주치게 되어

시청자로 하여금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게 만드는, 일종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경여년은 조금 달랐다.


현대에서 과거로 건너간 판시엔은, 그곳에서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존재이다.

경국의 절대권력, 모든 것을 알고 있는 황제는 알고 있지만 행하지 않는다는 것,

즉 이야기의 완급을 조절하는 자가 최고의 권력임을 여러모로 보여준다.


천하를 지배하기 위해 사람들을 말처럼 이용하는 황제와

무협의 세계에서, -자신의 과거이자 현재 상황의 미래- 자신을 잃지 않으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단련하고 성장하는 판시엔의 대결의 끝(인듯 안 끝나는)은

독자의 예상과 작가의 진행이 즐겁게 어긋나면서 두꺼운 6권의 책에

긴장감과 속도감을 잃지 않는 매력이 엄청나다.


경여년 자체가 중국소설이 가지고 있는 유행하는 요소들을 다 가지고 있지만

하2권은 커다랗게 끌고 온 타임슬립과 출생의 비밀(혹은 예칭메이의 능력),

'신묘'의 정체가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는 점에서 여태까지 함께 달려온

독자들의 호/불호가 살짝 갈릴 것 같긴 하다마는, ^^;

그래도 큰 강이 흔들림없이 도도히 흘러 마침내 결말에 이르는 시원함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드라마에서는 깊이있게 다뤄지지 못한 많은 인물들.

그들의 삶의 여정과 죽음의 이유까지 조금 더 친절하게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풀어준 작가에게 내내 고맙다.


책을 읽으며 마음을 주었던 인물들이 

그저 도구나 목적처럼 사용되고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낄 때

작가가 이 작품에 얼마나 애정과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된다.


작가의 에필로그에 나오듯 

'생명'에 대한 찬양과,  <경여년>이라는 말에 담긴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고 어떤 의미를 가지고 머물다 갈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병원에 누워있던, 죽음을 앞둔 젊은이 판션이

경국이라는 다른 세상에서 판시엔이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작가의 의도상, 전생이 현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것처럼

-그렇다고 그 인물이 완벽하며 영웅적이지도 않다. 그게 이 소설의 매력!-

독자가 살아 나가는 매일매일이 마치, 전생과 현생, 그리고 후생처럼

새롭기를 바란다.

이 세계에는 황제가 없지만, '이상'에서 '현실'로 자꾸 주저앉히고

타협하게 만드는 모든 유혹과 힘들이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2년에 걸친 작품을 끝내는 작가의 소회는 본편만큼이나 흥미로웠다.

다음 작품도 기다리게 된다. ^^




#경여년오래된신세계 #경여년하2권 #중국소설 #묘 #이연 #리뷰어스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 상속은 처음입니다 - 증여에서 유언까지 변호사가 52가지 사례로 알려주는
강병훈 지음, 도영태 그림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상속세를 내고 싶다!' 고 우스개소리처럼 말하던 지인이 생각난다.

상속세를 낼 정도로 부모님의 재산이 넉넉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을테고

함께 자리한 사람들도 너털웃음을 지었었다.



상속은 부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은 가보다.

사실 우리나라 정서상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도 전에 재산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특히 외동이 아닌 이상에야) 어색하고 정이 없는데다가 욕심 많아 보이기까지 한다.

죽음에 대해 말하기도 쉽지 않은 정서에 상속이라니...

하지만 부모의 재산 뿐만 아니라 빚까지도 자식에게 상속된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사실을 부모도 자식도 몰랐다면 장례를 치르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어려운 지경에 처하는 경우에 대한 사례를 듣고 나서는  

죽음이나 상속에 대해 조금 더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자식으로서, 부모님이 일생을 열심히 사신 만큼

일군 재산을 생전에 본인을 위해 넉넉하게 쓰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만약 내가 사망한 뒤 남겨진 재산 때문에 자식이 곤란을 겪는 일은 피하고 싶다.

배우자의 사망 -혹은 나의 사망- 후, 부부 중 남은 한 쪽이 재혼하게 된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질 수 있고 -재벌가도 아니면서 막장 드라마가 현실로 나타나겠지-

유산을 미리 내 뜻과 의지대로 처분하는 방법도 좋겠다.



상속에 따르는 세금이 부담되는 사람들이라면 증여와 상속 중 유리한 것과

탈세가 아닌 합법적으로 떳떳하게 절세할 수 있는 길에 대해 알고 싶을 것이다.

물론 인터넷이나 유툽에서 찾아봐도 정보를 구할 수 있지만

내가 접하는 정보가 정확하고 온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만화 상속은 처음입니다>는 현직 변호사인 저자가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죽음 이후 남겨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법적 절차를 알려준다.





이혼, 상속, 일반 민/형사 사건, 신도시, 도로, 공원같은 토지 보상 문제나

행정 사건까지 맡아서 진행한 강병훈 변호사는 대학교나 공공기관에서 

법률강의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재미가 가장 몰리는 수업이 

상속법이었다고 한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는 죽음을 대비하여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미래의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상속과 관련된 판례를 사례로 만들었기 때문에 법을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읽는다면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물론, 만화로 접근 장벽을 확- 낮춰준 도영태님의 공로도 크다.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다룬 페이지부터 먼저 읽어보면 집중이 더 잘 될 것이다.

단지, 성급하게 본문을 읽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법률용어를 꼼꼼히 읽어두자.

내용을 읽다가 단어가 막혀서 자꾸 앞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만화 #상속은처음입니다 #변호사알려줌 #52가지사례 #증여에서유언까지 #강병훈 #도영태

#비전코리아 #분쟁없는상속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