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채
대풍괄과 지음, 강은혜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중국 드라마는, 솔직히 말하면, 유치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같은 동북아 문화권에 역사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라서 이해를 못할 것도 없으나

특유의 과장되어 억지스러운 표현은 K-드라마의 고퀄에 익숙한 시청자에게는

당최 이상하게만 보였다.


그랬는데, 이 시국에 접어들고 

집에서 TV나 OTT서비스를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 만나보게 된 

중드의 세계는 신선했다.


아름다운 복식과 세트장, 화려한 소품으로 눈호강을 하면서 차츰 빠져든 스토리.

대개의 경우, 운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강렬한 -주로 선대부터의- 은원으로  

애절의 끝으로 치달아가며 쉽사리 함께 할 수 없는 두 연인의 이야기를 한 축으로 하고

다른 한 축은 주인공이 자신이 속한 세계 (강호나 황실)에서 권력을 잡아가는 얘기가

꽈배기처럼 맛깔나게 꼬여있는 것이 일종의 패턴처럼 진행되고 있었다.


인연의 시작을 선대에 두지 않고, 전생이나 신의 영역까지 뻗어나간 것을

선협물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늘하늘한 신선의 복장을 하고, 적당히 무협물의 느낌을 풍기면서

신이지만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마냥 흥미로웠다.


그러던 와중 <도화채>를 알게 되었다.

한때 -그리고 지금 다시- 그랬던 우리나라 웹소설처럼 

중국도 웹소설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고 개중에는 영화나 드라마화 되기도 하는데

<도화채>의 작가 대풍괄과는 선협BL을 대표하는 1세대 인기 작가라고 한다.




세계관과 캐릭터를 잡아놓는데 탁월한, 한 세계관의 신선급인 작가의 작품이라

재미는 당연히 있겠다고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도화채>는 어쩌다, 본인의 의지나 노력과 상관없이 운좋게 신선이 된 

송요원군이 주인공으로 나와, 옥황상제의 명이 실행되도록 일종의 미션을 수행하다

점점 미션의 대상이 자신인지 아니면 벌을 받는 두 신선인지 헷갈리게 되면서

또다른 이야기의 변곡점을 맞이하게 되는 촘촘하게 짜여진 이야기가 포인트다.


천계에서 북두칠성을 관장하며 품계 또한 존귀한 -그리고 당연히 아름다운-

천추성군은 속세의 황제의 기운을 보우하는 신선이다.

그 천추성군과 사랑에 빠진 -그래서 옥황상제의 벌을 함께 받게 된- 남명제군은

속세의 국운을 관장하는 신선으로 운명적으로 천추성군과 가까울 수 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그래서 사랑에 빠지는 천추성군과 남명제군.

속세에서 각각 서생과 장군으로 환생하여도 그 사랑을 맺지 못하게 방해하는 역할이

<도화채>의 주인공 송요원군의 몫이다. 


환생, 옥황상제, 하늘의 신선, 업보 등은 낯설지 않은 설정이지만

디테일(!)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기존에 선협물이나 장르소설을 통해

배경지식과 문화적 이해가 쌓인 독자가 훨씬 따라가기 쉬울 것 같다.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인간의 온갖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신선의 세계를

유쾌하게 풀어가는 스토리는 신이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주인공 송요원군과 만나

독자가 몰입하기 쉽게 말랑말랑해진다.




조직에 속한 공무원처럼 ^^; 신선들도 옥황상제의 명을 제대로 따르지 않으면

속세로 떨어지는 벌을 받으며 인간의 고통을 맛보고 업을 털어내야만

다시 신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을 기꺼이 수행하는 송요원군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 모든 과정이 단순히 천추성군과 남명제군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자신이 '운좋게' 신선이 된 것부터 되짚어가며 

왜 이 '일'을 맡게 되었는지 깨달아가는 과정과 숨어있던 이야기가 나올 때,

<도화채>가 연재 당시 4억 클릭을 기록하고 종이책 150만부가 팔린 이유를 알 것이다.


네 명의 주인공들이 어떤 아름다움과 마음씨와 능력을 가졌는지

촘촘하게 묘사하는 것을 읽어도 재미있다.

표지와 첫 페이지의 일러스트가 책 중간중간에 더 많이 실렸다면 더 좋았을텐데! ^^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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