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 - 14년차 기획자가 제시하는 직업 실전과 창작에 관한 조언
이진희 지음 / 들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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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가 지겹긴 하지만, 게임을 떠올리며

그래도 전 세계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버린 팬데믹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게임은 있었다.

방구석에서 혼자 즐기는 모습에서 점차 온라인으로 스케일이 커져 가던 게임은

결국엔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처럼 국제경기가 생기기도 하였고

우리나라의 프로게이머들은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부터 

10대 청소년들의 꿈의 직업이 되기도 했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이 부모세대에는 큰 염려가 된 것도 사실이다.

부모와는 대화를 하지 않아도 -사실 10대에겐 그것이 자연스러운 성장의 단계이다만-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랜선 너머의 동맹(!)과 친구들에게는 상냥하게 말하는 모습,

모니터 앞에서 밤을 새워가며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과 흐트러지는 생활패턴,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어렵고, 가더라도 엎드려 잘 수 밖에 없다.

 원격수업이 있는 주에는 맞벌이 부모들은 원격수업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학교나 교사의 연락을 받고 아이를 깨우느라 긴장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돈으로 아이템을 사면서 엄청난 금액을 쓰거나, 

자신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약한 친구에게 끊임없이 게임을 하도록 강제하는 

새로운 폭력의 형태가 발생하고,

게임에 빠진 부모들이 갓난 아이를 방치하여 죽음에 이르게까지 하는 

-이렇게 적고 나니, 게임이 만악의 근원인 것 같아 보인다;;;- 

마약과도 같은 게임 중독에 대해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른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뭐가 되고 싶은 게 없는 아이들이 그나마 '게임개발자'가 되겠다고 말을 해도

도대체 그 업계에서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는 어른들이라면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의 생각법>에서 얻어가는 정보와 지식이 많을 것이다.


매력적인 게임 캐릭터, 몰입하게 되는 세계관은 어떻게 구축하고 발전시켜나가는지

플레이어와 캐릭터가 함께 성장하게 하는 각종 퀘스트를 넣는 것들에는

어떤 분야의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인지 -어떤 것은 절대 비추인지-에 대해서도

14년 경력을 풍성하게 살려 설명한다.


기획자의 머리 속에 있던 이야기를 일러스트와 컨셉 아트로 시각화 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일반 직장과 다를 것이 없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많은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하고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 선택받아야 하는 작품을 끊임없이 업데이트 하며

수익을 내어야 하는 업계의 고충도 엿볼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저자의 콘텐츠에 대한 깊은 고민과

다양성에 대해 스토리를 부여하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게임에 대한

통찰력과 비전이 함께 담겨 있었다면, 

게임 시나리오 작가 및 기획자를 꿈꾸며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에게도 

도전과 고민의 방향성과 깊이가 한 뼘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게임시나리오기획자의생각법 #이진희 #들녘 #게임업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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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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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곁들이고 그곳에서 저자가 느낀 경험도 함께 풀어 여행에세이로도 소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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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 같이 걸을래요?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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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가 정말이지 진상을 부리는 요즘이다.

예전이면 바다나 계곡에서 시원하게 물놀이하고 닭백숙에 수박 먹으면서

'여름은 이 맛이지~' 하고 놀았을텐데, 

이제는 어딜 나가기도 조심스럽고 

관광객으로 괜히 다른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나 걱정되어

그저 집에서 미뤄놨던 드라마, 예능을 보고 있다.


어쨌든 더위를 피할 수 없는 실외보다는

시원한 에어컨에 얼음 동동 뜬 음료수를 언제든 마시는 실내에서 

편안한 옷(a.k.a. 실내복 또는 잠옷)을 입고 ott를 섭렵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으나, 어느새 여행 관련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


언감생심, 해외여행은 앞으로도 몇 년간은 어려울 것 같고

그제서야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매력적인 곳을 관심있게 쳐다보게 되었고

그러던 와중에 <숲길, 같이 걸을래요?>라는 제목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더위를 뚫고 산을 올라갈 체력은 없는 사람인지라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과 '서울에서 혼자 걸을 만한 숲길'이라는 키워드는

지금 당장이라도 마음 먹으면 바로 즐길 수 있는 자연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설렘을 증폭시켰다.



이 책은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는 지도 몰랐던 사람들에게

색다른 발견의 즐거움과 모험심의 바람을 불어넣어주고

소개된 곳 중에서 우리 동네를 만나게 되면 슬쩍 으쓱~ 하는 마음과 더불어

나만 알고 있었던 보물을 남에게도 내어놓아야 하는 약간의 아쉬움도 느끼게 한다.


초록색의 표지처럼, 각각의 숲길을 설명하는 글에는 

봄의 꽃, 여름의 푸르름, 가을의 단풍, 겨울의 고즈넉함 같이 

특별하게 꾸미지 않은 풍경을 담은 자연스러운 사진이 함께 한다.

숲길 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곁들이고 그곳에서 저자가 느낀 경험도 함께 풀어

여행에세이로서의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다.


대중교통이 많이 발달한 서울의 강점을 잘 살려

지하철로도 만나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숲길들.

사전에 예약을 해야하거나, 입장료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

책에 나온 정보를 잘 기억해두고 있다면 틈 날 때마다 훌쩍- 떠나서 

숲길을 노닐 수 있을 것이다.



살짝 아쉬움이 있다면 목차를 주제별 혹은 지하철 노선에 따라서 정리했더라면

숲길 여행 동선을 짜기가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긴, 있는지도 몰랐던 서울 곳곳의 숲길을 발견하고 알려준 책을 쓴 저자에게

동선까지 입에 떠먹여 달라는 것은 게으른 독자의 투정일지도 모르겠다. ^^


한낮의 무서운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차근차근 가보아야겠다.


팬데믹으로 인해 멀고 이국적인 곳을 동경하느라

늘 우리 옆에 있었던 잔잔하고 일관적인 자연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제서야 '위로'와 '힐링'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고맙기도 하다.





#숲길같이걸을래요 #허혜영 #앤에이북스 #여행에세이 #서울숲길

#리뷰어스클럽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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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못한 단 하나의 오프닝 - 방송가의 불공정과 비정함에 대하여
이은혜 지음 / 꿈꾸는인생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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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방송작가인 이은혜님이 쓴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재미있게 채워주는 

방송과 미디어 콘텐츠를 만드는 현장 속에서 소리도 없이 갈려나가다가

어느새 바스라지거나 사라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알려준다.


대개 어느 직종이든 밖에서 보는 모습은 

안에서 그 일을 직접 하는 사람/시스템/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깨우쳐 가고 있다.

그래서 <쓰지 못한 단 하나의 오프닝>은 미디어 콘텐츠 분야를 즐길 뿐만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꼭 보아야 하는 책이다.

우리나라 감독이 헐리우드와 협업을 하며 한국 영화판의 '열정'과 '예술혼'이
냉정하기까지한 미국의 '계약' 문화를 만났을 때 삐걱거리던 현장에 대해 쓴 
영화 잡지의 기사를 읽었을 때 느꼈던 감정이 다시 슬금슬금 올라왔다.

비교하면 헛웃음이 나는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멋진 작품을 완성시키기까지
열정과 혼신의 밤샘촬영과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갈아넣는 작업들이 있다는 것과
'예술'을 하는 스태프들은 노동자로서의 기본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는 내부자이자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다.

최저시급에도 훨씬 못 미치는 돈을 시혜처럼 주면서
네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이 정도의 어려움도 견딜 생각이 없다면 
너의 사랑과 열정은 '돈' 앞에 사그라지는 헛된 것이며 
그런 정신머리로 일하려면 그만 두라는 윽박지름과, 
흡혈귀처럼 열정을 빨아먹고 다음 희생자를 기다리며 연명하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일들이 성공신화의 땔감으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 <쓰지 못한 단 하나의 오프닝>을 읽으며 내내 들었다.



이제 우유 하나를 마셔도 계란 하나를 골라도 
그 기업의 '가치'와 먹거리나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의 공정함을 확인하고  
나아가 생태계와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며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어났고 그 영향력도 업계가 인식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성비' 좋게 공급받는 것에서 만족하는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함께 이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이자 같은 노동자로서 연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극히 미약할 뿐인 개인의 힘을 거대한 기업과 높았던 시스템이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내가 즐기는 콘텐츠,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 나의 '인생00'로 남는 작품들도
그것들을 만드는 사람들과 과정, 신념이 얼마나 올바르고 정당한지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예술과 방송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당연하게 부당함을 참아야 한다는 말이나 생각.
시대착오적이며 불법적인 행태는 단순히 그 업계 안의 문제가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의 성장과 우리 사회의 공정을 막는 폭력이다.

개혁과 변화는 쉽게 오지 않는다.
꾸준한 지지와 연대가 필요한 이유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쓰지못한단하나의오프닝 #이은혜 #꿈꾸는인생 #방송가 #노동 #불공정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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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자의 서재 - 더 넓고 깊은 사유를 위한 전공 외 독서
박정애 외 지음 / 담앤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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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가 읽은 책이 맞던가?˝ 갸우뚱 하게 만드는 짜릿한 매력이 넘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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