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박티팔 지음 / 웨일북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자마자 '티팔이 뭐지?' 궁금했다.

본명은 아니겠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다 버리지는 못했다-

무슨 뜻인지 호기심이 잔뜩 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로 책 읽을 물리적인 시간은 많아졌지만,

글자보다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책을 손에 잡기가 쉽지는 않은데, 이 전략(?)은 효과적으로 보였다. ㅎㅎㅎ


그런데, 막상 책을 열고 보니 저자 박티팔씨는 그렇게 전략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자기소개를 이렇게 재밌게 하는 사람이라면 엄청난 핵인싸가 아닐까?


필명 '티팔'은 사회성이 부족하고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

스키조티팔 퍼스널리티 디스오더 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정신분열형 성격장애)에서 따온 정신과 은어라고 한다.

독자들도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티팔씨와 비슷한 부류인지 알아볼 수 있다.

참고로 이 테스트는 온라인 서점의 해당 책 소개에서 업어온 이미지라는 출처를 밝힌다.

자신의 결과 해석이 궁금한 사람은 온라인 서점에서 이 책을 검색해보면 되시겠다.



처음엔 제목과 작가 소개를 보고 정신과 임상 심리사로서 

많은 환자와 케이스를 통해 지식+경험으로 습득하고 정리한

대인관계기술을 배울 수 있으려나, 싶었다.

타인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 불화를 잘 해결하는 방법,

각종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공동체와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당사자로 그 상황에 엮였을 때 슬기롭게 빠져나가는 성숙한 방법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책의 목차가 얘기하는 것은 조금 달랐다. 



책에 나온 케이스는 심리학자의 윤리 규정을 준수하여 

환자 및 독자들의 인권감수성에 저해되지 않도록 인적 사항을 변경하고 각색했고,

환자의 이야기를 한 발짝 떨어져서 다루거나, 

임상심리사로서 어떤 상담을 하고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말하기 보다

그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박티팔씨 스스로가 느끼고 변하고 이해한 것을 기술했다.


직장인으로, 정신과의 임상심리사로, 정신과를 다니는 사람으로

직장 내 동료와 상사와 어울리며 겪는 성격/성향에서 비롯된 일이나

사랑과 애증의 미묘한 경계 속에서 매끄러운 불균질이라는 모순을 품고 있는

가족들과의 관계 (배우자, 자녀, 부모님, 배우자의 부모님과 가족 등),

학교생활, 사회생활, 세상을 살아가며 알게 되는 친구, 지인과의 일화 등

본인의 감정과 행동 패턴을 어색해 하지 않고 들여다보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며 자기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남들의 요구나 사회적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금 더 편안하고 스스로가 성장(?)하기 위해 소통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나를 관찰하고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진솔하게 본인의 '특이점'과 '엉뚱함'을 드러내어 그런지

한번 책을 펼치면 웃음을 터뜨리며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매력이 있다.


어른이라고 모두 성숙한 것은 아니다.

남들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짐작하여 원활하게 사회생활을 하려는 노력 중에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가?


저자 박티팔씨처럼, 나는 나의 삶과 일상, 내가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대해

이렇게 오랫동안 기록하고 관찰해 본 적이 있나? 싶었다.

내가 박티팔씨처럼 살 수는 없지만

남을 부러워 하거나 남의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에너지만큼

남도 나를 이해하고 나에게 맞추도록 '나 다움'의 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


요즘처럼 웃을 일이 별로 없을 때, 재밌게 읽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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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어휘의 신 - 학종.면접.수능 합격을 위한 실전 배경지식
김송은 지음 / 공명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대입어휘의 신>은 학종과 면접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에게 가장 쓸모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흥미가 있는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은 중고등 학생 및

아이의 진로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이 읽어도

무척 도움이 될 책이다.


중고등학습서로 분류되지만, 일종의 '상식 사전'같은 기능을 하는 이 책은

표지의 설명처럼 수능 합격을 위한 실전 배경지식이 될지는 다소 회의적이지만

-언어영역의 비문학 부분을 풀기에 도움을 줄 순 있겠다-

그보다는, 대입 중 수시전형 모집에 지원하기 위해 

학교 활동과 자기소개서를 꾸려갈 방향을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면접이나 발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효용이 클 것 같다.



책의 저자 김송은은 학습 전문가로 교육특구에서 오랜 시간 학생과 함께 한 사람이다.

본인의 이력을 살려 공부법, 공부 스타일에 대한 책을 다수 출판하기도 했다.

신작  <대입 어휘의 신>은 친절한 구성이 돋보인다.

전공분야를 크게 9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해당계열 학과를 소개한다.

해당 분야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간단한 체크리스트로 테스트하고

전공분야별 실전 필수 어휘,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개념, 최근의 이슈들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실어두어 독자들의 부담감을 많이 줄여주었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대학기출면접과 논술문항을 실어 

읽은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연습의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여러모로 답답하고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학생들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정작 어떤 책을 권해야할 지 모르겠는 학부모들에게

<대입 어휘의 신>은 시간이 다소 여유로울 지금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단, 책에서 소개되는 모든 어휘를 다 암기하겠다는 접근보다는

자신의 관심분야나 목차에서 흥미를 끄는 부분부터 먼저 읽기를 권한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다보면 의외로 '자신은 00계열이다 '라고 미리 선을 그었던

진로 진학 계획을 조금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아는 만큼 보이고

많이 알아야 선택도 가능하며,

자신이 선택한 전공 분야에 일관성 있게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을 지속한 것 만큼이나

융합형 인재,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열린 사고의 인재를 요구하는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 이후의 사회에 좀 더 준비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도 자기가 일하거나 접하는 분야의 지식이 어떻게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지

한발짝 떨어져서 알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선택받지 못한 전공 이외의 다른 영역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 하는 기초적 상식과 소양을 닦을 수 있는 '지식 사전'이 될 수도 있겠다.


특히,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면

앞으로 수험생인 자녀가 거쳐 가야할 길을 막연히 응원하고 지원하기 보다는

명확한 지식을 함께 습득하고, 모의 면접/논술을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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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급경영의 실전 - 바로 사용 가능한 학급경영 자료집
이유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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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추억의 칠판과 칠판 위 태극기가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배시시- 웃음이 났다.

태극기 옆에 주로 붙어 있는 교훈이나 급훈 대신에 적혀 있는

"선생님 힘들지 마세요. 당신의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란 문구와

부록은 의례 -책의 성격과 타켓층을 고려해보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책꽂이의 과목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에서 이걸 다 배운다고?

과목의 숫자도 놀랍지만 그 아래에 있는 '가치관'이나 '활동'등도 놀랍다.


왜 엄마들이 초등학교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순간이 오는지

책의 겉장만 봐도 이해가 갔다.

이렇게나 엄청난 것을, 집중력이 오래가지 않는 아이들이 배우게 하려면

교사는 얼마나 준비해야하는걸까?

<초등학급경영의 실전>이라는 말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펼친 목차를 보면 개학은 3월이지만 -물론 지금은 그것도 불투명한 시국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의 시작은 2월 말에 모두 끝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치원을 보내도 그날 그날의 활동 사진이 홈페이지에 올라오는데

-물론 이것도 보육교사들의 엄청난 시간과 수고, 노동력을 갈아 만든 서비스다.-

학생들이 1년 동안 지낼 교실 환경을 준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 해의 일정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 줄 자료를

초등학교의 특성상 저학년과 고학년 용으로 따로 만들어 준비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나다니면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이나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만 봤지

교실 안에서 어떤 공부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나 많은 활동을 하는지도 몰랐고, 

그 활동을 위한 지도자료를 풍부하게 만들어낸다는 것도,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고 해결하는 과정, 사회화 과정을 교육과정 속에 녹여낸다는 것도

이 책이 아니면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았을 것 같다.


이제서야 이 책의 진짜 이유이자 표지 속 칠판에 적힌 말이 실감났다.


"기록은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행착오를 줄이게 만든다.

그리고 그 노하우를 축적하게 함으로써

선배들의 실천을 누군가가 뛰어넘게 만든다"

- <교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중에서 -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해서 실무에 뛰어든 사람은

언젠가 한번쯤은 꼭 느꼈을,

"지금까지 배운 것들이 모두 쓸모 없구나,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니!"

의 순간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면 알게 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모두 쓸모 없는 것이 아니었고

지식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의 생활과 활동을 통해 

일머리, 배려, 사람과의 관계성을 배운 시간들이이

소위 '사회생활'을 미리 연습해 본 것이었음을-


책을 읽어보니, 초등학교 교사들은 가히 엄청난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실 안의 유일한 어른으로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며

학습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 신체적 측면으로 열심히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때로는 쓴소리와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 교실에 있다보니 벌어지는 여러 일들 및

아이와 그 뒤에 있는 학부모의 감정에 차분하게 응대하며

다음 해에 만나서 형성하게 될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본인의 멘탈 관리도 잘 해야 한다.


교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성실한 학습태도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인정받던 모범생이었을텐데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멘붕상태에서 부여잡고 탈출할 수 있는

곧바로 사용가능한 실무팁들이 -초등학교 교사들이 집필한 덕에-

매우 현실적이고 친절하며 꼼꼼하게 수록되어 있다.


교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이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한 학부모,

그리고 신규로 임용된 초등교사들 모두에게 

당장 활용가능한 꿀팁들을 모아놓은 유용한 책 이면서도

자기의 입장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초등 교사'라는 직업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책이다.


+ 초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라고 무시할 수 없을 -몇몇은 꽤 어렵다;- , 

정확히 몰랐던 여러 과목의 상식들도 배우게 된다는 점에서 인문교양책이기도 하다. ^^


ps. 코로나로 개학이 미뤄지고 있어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기에 막막한 부모님들은

이 책에 수록된 활동지나 수업자료를 참고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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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러스 발리
김수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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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앓는 소리가 나온다.

맛있는 음식을 입 안에 넣었을 때, 정말 멋진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질 때

나도 모르게 온 몸으로 내는 그 소리가!


화보인지, 여행 에세이인지, 여행가이드북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이 예쁜 책!

책 어디를 펼쳐도 곧장 -이 시국과 이 와중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고프게 만드는 책!

호모 포토그라피쿠스인 '찍는' 인류를 위해

4년 차 발리니스이면서 모델, 기자, 마케터의 이력을 100% 살려

발리의 여유와 즐거움, 고즈넉함과 힙함을

별스타그램처럼 담은 책!


<글래머러스 발리>


차례가 이렇게 예쁘기야? 응??

oh               oh

발리

oh              oh


저자 김수민, 아니 김발리(a.k.a.발리댁)은

단순한 관광지로서의 발리의 매력도 충실히 담았지만

4년차의 내공을 살려, '한달 살기'로 발리의 진수를 듬뿍 느낄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정보를 모아 잡지처럼 예쁜 책을 만들었다.



사실 여행 정보를 오로지 여행가이드북에서만 구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인터넷, 와이파이, 유투브로 '종이책' 말고도 얼마든지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보다,

실제로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경험하고 리스트업한 멋진 곳들을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들뜨게 하는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아

이 책을 펼친 곳이 내 방이든, 카페든, 퇴근길의 지하철이든

잠시나마 그곳에 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착각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가볍고, 예쁘고, 손끝에 닿는 종이의 느낌마저 좋은 이 책은 엄지척!!


여행자 및 한달 살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발리'라는 지역에 대한 정보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문화, 간단한 인사말을 소개하며

발리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는 김발리씨. ^^



이 책을 펼쳤다는 것은,

발리에 가고 싶다는 뜻이겠지만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지 재미있는 Check list로 알아보는 재미!


특히 맨 마지막 문항인 "뜻밖의 상황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짧은 시간, 리조트와 해변 혹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여행객의 마인드보다는

현지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 다소 당황스러운 경험이나 낯선 상황도

넉넉하게 품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함을 은근히 힌트 주는

살아본 사람의 바이브가 느껴진다.



여행객을 위한 리조트, 핫플레이스, 비치클럽의 소개도 있고



장기체류자에게 적합한 숙소, 시장이나 발리에서 배우면 좋을 요가, 서핑, 요리, 예술 클래스까지



발리의 젊은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공간과 놀이법을

4년 차 발리니스가 엄선하여 소개하는 <글래머러스 발리>

마음 단단히 먹고 책을 펼치시길.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석양,

이국적인 옷차림과 sns에 올리고픈 멋진 카페, 식당들,

액티비티와 여유, 낭만을 즐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당장이라도 맛보고 싶어 안달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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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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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좋은 것은 알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는 않는다.

영어보다 한자를 더 모르기 때문에 -마법 천자문이 좀 더 일찍 나왔다면 달라졌을까?-

당연히 한문이 가득한 원문으로 읽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고,

'사자성어 정도나 좀 알면 되지 않을까?' 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 내용일거야' 

사이에서 좀처럼 읽을 생각을 못하고 지금까지 오다가 이 책을 만났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래서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

무조건 고전을 들이밀지 않고, '하루에 한 문장'이라는 부담감 제로의 분량에다

남에게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는 터라

호기심과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의 저자도 한문은 전혀 관심 있던 분야가 아니라고 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미술 잡지 기자로 일하던 중 우연히 접한 한학의 매력에 빠져

진로까지 바꾼 저자 임자헌은 고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옛글들이 그 외투가 낡았을 뿐 내용은 얼마든지 오늘과 소통할 수 있는 생기발랄한 것" 이라고.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은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와 맹자도

그들이 활약하던 시대에는 혼란스럽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신의 사상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고자 애썼지만

여기저기 떠돌아 다닐 수 밖에 없었던 사상가이자 변혁을 꿈꾸던 드리머였다.



지금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비해, 표면적으로나마 인권이 보장되고 시스템이 갖춰진 것 같지만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것은 녹록치 않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를 도와줄 지혜와 통찰을 구하며

위로와 힐링, 격려와 방향성을 줄 수 있는 '스승'을 찾는다는 점에서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저자는 책을 크게 5장으로 나누어, 처방전처럼 독자가 가장 필요한 부분부터 골라 읽을 수 있게 했다.

<일성록> 번역을 시작으로 <조선왕조실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번역가 답게,

저자는 고전의 원문을 읽기 쉽게 풀어서 소개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매끄럽게 접목시켜 '오래된 미래'라는 고전의 깊이와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정조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종종 다뤄지는 <중용>의 구절을 만나는 즐거움이나,


소제목과 도입 부분을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이 나오려고 이러지?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읽을수록 재미와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책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 책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도 결코 정답을 구할 수 없는

'사람이란 무엇인가'와 '괜찮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다.


사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리뷰를 하면 좋겠지만 이 책은 그렇게 하기 싫었다.

내용을 빨리, 성급하게 알아버리는 것보다

골라 읽은 부분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느낌을 적어내리는 시간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고전이라 몰랐던 말이나 사상들도 있었고 -물론 그걸 몰라도 읽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알았던 말과 단어라도 그것들이 품고 있는 우주같은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 천년의 지혜를 하이패스처럼 통과해버릴 수는 없지 않을까? ^^


각자의 취향껏 책을 읽겠지만 욕심껏 와르르- 책장을 넘기는 것 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혹은 마무리할 때 쯤 하루에 한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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