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퇴마사 1~3 세트 - 전3권
왕칭촨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다가오는 연휴, 두께만으로도 뿌듯-하고 표지에서 설레며

(정말 진부한 표현이지만 진짜로)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가 아쉬운

<당나라 퇴마사>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된 당나라 퇴마사는

중국 문학/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요소들이 총집합된

말 그대로 종합세트같은 책입니다.

여러분은 '중드'를 떠올리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전 1. 장편 (기본 20편은 넘어가는;;;)

2. 무협(과 강렬한 액션신)

3. 화려한 미술(아름다운 의상, 분장, 장소)

그리고 인연이 얽히고 설키며 끝내 가슴 절절한 러브/의리/브로맨스 라인이 펼쳐지는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

가 생각납니다.

제일 무서운 것이 '알고도 먹는 그 맛'이라고 어느 먹방에서 봤는데

이 <당나라 퇴마사>가 바로 그런 맛입니다.

일단 배경은 당나라.

문물과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던 그 시절.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운 왕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암투, 배신, 음모가

(그렇죠! 이것이 중드의 매력!!!) 펼쳐지는데,

<당나라 퇴마사>는 거기에 중국 특유의

황홀하고 판타지가 가득한 귀신/퇴마를 얹었습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성에서 괴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황실을 지키는 금오위의 관리 원회옥의 아들이며

도교의 대현원관의 수제자인 원승은 (남다른 스펙의 주인공 등장ㅎ)

도술과 지략을 모두 갖춘 엄친아입니다. 그런데 낮은 자존감;;;;

여기서 기존의 중드/ 중국 문학이랑은 조금 차이가 나요.

엄청난 긍정 마인드가 가득한 햇살같은 미남자거나,

내공이 깊지만 병약 지략가, 같은 캐릭터는 아니거든요.

온화한 성격에 조심스러운 태도가

조용히 사람들을 자기 곁으로 끌어당기는 그런 남자에요.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 권력(=황실)에 여기저기 연이 닿아있는 원승이

결국엔, 당나라 조정에서 운영하는 퇴마사의 수장이 안 될 수가 없지요.

여기만 보면 완전 판타지지만,

소설의 배경은 실제 당나라 현종이 복위하기까지의 시절을 따온 것이라

현실성이 가미되어 더 흥미진진한 팩션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끕니다.

모후의 위세로 폐위(!)되었다가

모후의 사망 후 간신히 황제에 자리에 오른 중종은,

위태로운 황제 자리를 위협하는 황족,

즉 자신의 가족들과 정치와 목숨을 오가는 정쟁을 벌여야 하는 모습은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 뿐이라는 사상,

황위를 위해서는 가족이고 혈연이고 정이고 다 소용없게 되는 비정함으로 이야기의 재미를 높여줍니다.

사건은 처음엔 항상 작은 것으로 시작됩니다.

공주의 보물을 훔친 용의자가 감옥에서 탈옥하고 그 사람을 쫓다보니

그림에서 요괴가 튀어나와 사람들을 죽이는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고,

주인공은 주화입마에 빠져, 마음 속의 악귀를 없애지 않으면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집니다.

하나의 사건은 다음 사건으로 연결되고,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더 큰 사건이 있음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독자를 끌고 달려나갑니다.



사람들의 탐욕, 질투, 원망, 분노 같은 짙은 색깔의 욕망은

악귀가 움트게 되는 씨앗이 된다는

책 속의 말은 현재에도 유효합니다.

한낱 감정 혹은 목표일 뿐이었던 욕망이,

점차 사람들을 잡아먹는 경우와

귀신이 사람들을 해치는 모습이 절묘하게 얽혀드는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한 동양의 판타지의 형태로

상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표현됩니다.

(개인적으로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부적이 진짜 영화화 되었을 때

어떤 CG로 선보일 지도 기대됩니다)



<당나라 퇴마사>는 중국 웨이보에서 주최한 웨이소설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요.

작가인 왕칭촨은 중국의 무협, 역사, 미스터리 분야 작가로 유명하다고 해요.

실제 역사와 인물을 소설에 녹여내어 독자를 몰입시키고,

묘사 하나하나가 섬세해서 글을 읽은 대로

그 모습이 머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비주얼로 떠올라요.

예전에 무협 장르를 본 다음,

장대함에 압도당해서 쉽사리 중드에 도전하지 못하다가,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서 추천한 작품을 달리기 시작했는데,

좀 더 많은 중국 배우를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상 캐스팅 놀이를 하며

더 재밌게 세계관을 상상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당연히 이 책도 '새로운 무협소설의 부활'이라는 평과 함께

독자와 평론가 모두에게 엄청난 인기를 끈 덕분에

판권이 팔려 영화 및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나오면 꼭 찾아볼거에요!

원승과 육충을 어느 배우가 맡을 지 너무너무 궁금해요!!! +ㅁ+



방대한 스토리가 예상되는 두툼한 두께에다 일

거리가 늘어나 신나게 달리지 못해 3권 완독에 시간이 좀 걸렸지만,

연휴에 다시 한번 읽어보려고 계획 중이에요. ^^

잘 모르는 도술, 중국의 역사를 1차 완독으로 어느 정도 익숙해졌으니

이제는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에 집중해서 읽어보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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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 -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권미주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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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결혼은 선택. 이라는 말이 그리 낯설지 않게 들리는 시대가 되었다.

여성들도 동등하게 교육받고, 직업을 구하며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는 문이 열리자,

'부부-아이 2명으로 구성된 가족' 이외의 모습을 가진

가족/가정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목에서 '비혼'이 강조되어 보이나,

독자 입장에서 궁금한 것은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에

더 초점이 맞춰서 읽게 되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비혼은 그렇게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잘 사는 것은 정말로 대단한 일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혼여성, 아무튼 잘 살고 있습니다>의 저자 권미주님은

'잘 사는 것'의 정의를 소제목으로 보여준다.

'같이는 아니지만 가치 있게 사는' 이 그것이다.

사람마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있을텐데,

개인심리상담가로 살아가는 40대의 작가는

어떤 가치로운 삶을 만들어가는지 알고 싶었다.

20대 중반에 독립을 하고,

30대부터 주로 여성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작가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자아가 공동체로부터 건강하게 분리되어

독립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우리나라의 모습과

그로 인해 상처받고, 문제가 생기게 되는 사람들의 면면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물론, 작가 자신이 40대 비혼 여성이며,

책을 쓸 때 자신의 에피소드를 주로 들어 이야기해서인지

싱글 여성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며 겪는

울퉁불퉁한 롤러코스터 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느낌이 강하다.



결혼이나 비혼이나, 결국 '관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맺은 관계에 얼마나 정성과 관심을 기울이며

끝까지 노력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리고 관계에서 자신이 바라는 바를 모조리-는 당연히 아니고

어쩌면 절반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언제쯤 수긍하고 보듬을 수 있는가.를

나의 가족, 친구, 반려동물(혹은 식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과의 건강한 관계맺음 방식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결혼과 비혼을 갈라 각 선택의 우세함을 자랑하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는 바보같음을

애써 탓하지도 않는 모습이 좋았다.

'자고로~'로 시작해서 '~ 다움'을 강요하고 '~해야 한다'로 결론짓는

우리 사회의 강고한 획일주의가

집, 직장, 수입, 인생의 타임라인,

자식 양육(과 교육과 자식의 취업과 결혼과.... 끝없는 인생의 개입),

노후자금, 보험 등등 평생의 계획에 너무너무 많은 간섭을 하게 되는

오지라퍼들을 양성한다는 것에 매우매우매우 공감했다.

다가올 추석도, 누군가에겐 고향에 내려가거나

친지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아~주 아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사랑과 관심, '남이면 이런 말 하니?' 로 선을 마구 넘나드는 과도한 참견이

개인적인 노력 혹은 자구책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를 좀 더 살기 편하게 만들겠다는 변화와 참여가 되면 좋을텐데.

또.... 정치적인 얘기를 하게 되면 늘(?!) 그렇듯,

명절의 끝자락 말싸움과 다툼으로 이어지겠지;;;;

(그래서 고스톱을 치거나 술 마시며 운동 경기나 보나.. 싶기도 하고;;)



그리고, 찾았다! 싶은 것.

사실 자기계발서나 열심히 찾아 읽게 되는 (=결심만큼 실천이 안 되는)

'미니멀리즘' 관련 책을 보아도 인생의 끝, 혹은 '죽음'을 생각해보라는

챕터를 거의 만나게 된다.

작가처럼 매년 신년 다짐을 하듯 유서를 쓰고

마음에 격랑이 일어날 때 다시 꺼내 보면

지금 아등바등하고 속을 끓이는 것이

내 인생 전반을 거쳐 본다면 그럴만한 일인가? 하며 돌아보게 될 것 같다.



작가는 각자의 삶에 대해, 적당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연대하고 지지하며 살자고 말한다.

결혼이든 비혼이든, 이혼이든 사별이든

삶의 형태가 겉보기에는 어떤 모습이든지간에

결국 자신의 삶은 나와 관계맺은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홀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가치있게 사는 삶이라는 것은

스스로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럽고,

따스하게 감싸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태도를

혼자 또, 더불어 배워가며 사는 것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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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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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으로 기대감을 주는 작가들이 있다.

나의 리스트엔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올라와 있다.


<개미>로 이 작가를 처음 알게 된 다음, 

그의 상상력이 닿을 다음 지점이 어디인지 궁금했고

엄청나게 치밀하게 쌓아가는 세계관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기대감을 주는 작가라고 해놓고서, 

읽은 작품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도 좀 우습긴 하지만 

'프랑스의 천재 작가'이며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초대되어

작가의 작품 말고 작가로서 더욱 노출이 되고난 다음의 기분이 약간.. 뭐랄까...

'너무 유명해지셨군요' 하는 어색함(?!)과 약간의 거리두기? ㅎㅎㅎ


그래서 베르베르가 희곡으로 두번째로 <심판>이라는 작품을 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이라는 첫번째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천국에 있는 법정이 배경이고 주인공은 폐암 수술 중 사망한 아나톨이다.

주인공이자 피고인이 된 아나톨, 

그를 변호해서 '다음 생'을 유리하게 이끌어 줄 변호사 카롤린

그렇게 쉽게는 안된다며, 삶을 탈탈 털어내는 검사 베르트랑

그리고 음.... 뭐지? 싶을 정도로 우왕좌왕인 재판장 가브리엘이

이 희곡의 등장인물이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심판>

제1막 : 천국 도착

제2막 : 지난 생의 대차 대조표

제3막: 다음 생을 위한 준비


**지금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서양인들에게 '내세'는 곧 천국으로 끝.

다음 생이라는 것, 즉 '환생'의 개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동양(혹은 불교)의 환생 개념을 적극적으로 끌고 오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영화 <신과 함께>가 생각나기도 한다.

(변호사/검사/판사의 느낌으로 망자의 죄를 다루는 법정 느낌이 난다는 점에서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의 여러 매력 중에서 가장 끌리는 것이

독특하고도 구체적이며 치밀하게 짜여진 색다른 세계관인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심판>은 신기함보다는 익숙함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그것을 메우는 작가의 힘은 바로,

유머러스하고 능청스럽게 현실을 소설 속에 옮겨두는 것.


네 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의 등장인물이 대사를 찰지게 주고 받는 것은

정말 이 책은 무대에서 배우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계를 위해 만들어진

'희곡'이라는 점을 곳곳에서 새삼스레 느끼게 한다.


지금은 피고인으로 심판을 받지만 사실 아나톨은 지상에서 '판사'였다.

아나톨을 두고 비아냥대기도 하며 감정적으로 격돌하는 변호사와 검사인

카롤린과 베르트랑은 전생에 부부였다.

그래서인지 그들의 대사에는 오롯이 아나톨만 있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아나톨은 마치, 슬램덩크의 '왼손은 거들 뿐' 처럼, 혹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그저 옆에 있을 뿐 -혹은 재료로 사용될 뿐- 전생에서부터 얽혀 온

카롤린과 베르트랑의 앙금과 소회가 담기게 되는데

그것이 또 절묘하게 프랑스 -혹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건드리게 된다.

교육, 결혼 제도, 남자와 여자로 삶을 살아가는 다른 무게감과 경험,

법조계나 의료계에서 사람이 사람처럼 존중받지 못하고 일거리로 전락하는 것,

의도와는 다르게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러나 속을 더 파보면

남이야 어떻든 자기의 편안함과 안위를 위해 모르는 척 했던 이기심 등등


천국의 법정에서 다루는 지극히 인간적인 문제들을 따라가다보면

점점 몰입하게 되어 재판장 가브리엘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지

흥미진진하게 기다리게 되고야 만다. 



여기서의 포인트는 가브리엘.

저자는 가브리엘의 입을 빌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운명과 삶, 자유의지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기도 한다.


천국의 심판을 받는 영혼이 환생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엄청난 임무를 맡고 있는 가브리엘은 <신과 함께>의 염라와는 

조금 다르고 많이 닮았다.


환생은 가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별로 그럴 케이스는 없다는 시니컬함을 품고 

지옥의 평안을 지키는 것과 법도에 맞는 판결을 중요하게 여기는 근엄한 염라와

피고인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그 입장을 고려하며 하나씩 죄의 경중을 따지며

판단하는 와중에도 '미안하지만'과 말줄임표, 작은 목소리를 사용하는

가브리엘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확실히 다르지만,

피고인으로 올라온 영혼에 대한 연민과 

더 좋은 기회가 있다면 달라진다는 희망과 긍정이 가득한 따뜻한(!) 저승의 존재다.

 


책을 읽으면서 현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천국의 시간에 대해 상상해보게 된다.

물론, 아무도 겪지 않아 어떤 일이 벌어질 지는 모르겠지만

'천국에서의 심판'이라는 상황을 무대에 올려 관객에게 보여줌으로써,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삶도 

자신이 주인공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연극과 다름이 아니며

주인공이 아닌 관객의 입장으로 한 발짝 떨어져 봤을 때,

나름의 이유로 덮어두고 넘어가고 소홀히 했던 삶의 반짝이는 조각들과

어떠한 경우라도 지켜야하는 가치를 흐리게 하는 인생의 비루함을 생각하게 만든다.


죄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그러나 천국의 재판장에서 다루어진 죄들에 대해.

우리는 뭐라고 자신을 변호할 수 있을 것인가?


유쾌하고 즐겁게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특히나 타성에 젖어 굴러가던 삶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 지

다양한 방식과 색깔로 계속 질문을 던지는 베르베르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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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리커버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8.0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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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림의 힘> 개정판이 나왔다.

2015년에 처음 본 <그림의 힘>은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나를

미술관을 종종 방문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놓았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생생한 이야기들을 음악과 움직임 속에 보길 좋아했는데

그림에도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책이 <그림의 힘>이었다.


그림의 힘을 믿는 저자 김선현님은 힘주어 말한다.

그림은 감상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최상의 리듬을 찾아주는 힘이 있다고.


아무런 말없이, 그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치유,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소통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힘이

그림에 있음을 책을 보고 처음으로 느꼈다.


20년 넘게 사람들의 마음을 미술로 치유하는 일을 해오고 있는 저자는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영역으로 아래와 같은 5가지를 꼽았다.


일-사람 관계-부와 재물-시간관리-나 자신


그래서 이 책도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일-사람 관계-부와 재물-시간관리-나 자신이라는 주제에 따라 

차근차근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아무 곳이나 마음 가는대로 펴서 그림을 봐도 좋다.


내 눈을 가장 잡아끄는 작품이 지금의 내 감정과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그림일 것이라는 작가의 이야기가 정말일지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재밌지 않나?

 


머리가 묵직하고 마음은 천갈래로 찢어져 있을 때는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 책은 글이 짧다.

명상앱을 틀었을 때 나오는 잔잔한 이끔- 같은 글이다.

오롯이 그림을 보면서 자기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그림을 통해 몽글몽글하게 잡히지만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만질 수 있게도 한다.


나만의 도슨트가 내 감정에 꼭 어울리는 그림 앞으로 부드럽게 나를 인도한 뒤,

조근조근 그림에 얽힌 사연과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 그림을 좋아했던 다른 관람객들은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 해요- 라고

슬쩍~ 말을 얹는 기분이 들었다.



미술관에 직접 가서 그림을 감상하기 어려운 지금,

이 책으로 다양한 그림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참 행복하다.


책에 실린 그림들은 유화컴퍼니의 프린트디렉션 과정을 거쳐

리뉴얼된 이미지 데이터이지만, e-book보다는 종이책으로 보길 권한다.

반들반들한 전자기기의 화면을 통해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도톰한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책장을 넘길 때 나는 소리를 듣는 시간은

즐겁기도 하거니와 마음을 가라앉히거나 설레게 만드는 시각과 촉각,

그리고 상상력의 콜라보가 일어나는 보물같은 순간이기 때문이다.  



인물이 있는 그림, 풍경이 있는 그림.

색이나 빛이 느껴지는 그림. 역동감, 시간, 바람이 느껴지는 그림들이

336페이지에 걸쳐 모습을 드러낸다.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것을 해석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그 사람을 그렸을 화가의 마음도 짐작해본다.

생각이 생각을 불러올 때는, 그저 가만히 본다.

감정을 짐작하는 것이 위로가 될 때가 있지만 오히려 기운을 빼앗기도 하기에,

저자의 '가이드'가 되는 글 중에는 그림의 요소 중 '색'에 집중하길 권하는 것이 많다. 



개정판을 내며 사이즈를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고 하지만 ^^;

여전히 이 책은 두껍다. 그리고 무겁다.

얄팍한 종이로는 붓칠과 물감의 그 느낌을 살릴 수 없었을 거라 생각하기에

기꺼이 이 무게감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림을 통해, 모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잠시 탈출해서

세계의 곳곳을 가보기도 하고, 

집콕 중에 어느덧 서늘하게 느껴지는 계절의 변화를 놓치는 아쉬움을

빛이 닿는 순간까지 재현해놓은 화가의 열정으로 달래기도 해본다.



칸딘스키가 이런 작품도 그렸는지 몰랐다. (미알못 탈출은 어렵다)

처음엔 어린 아이가 삐뚤빼뚤 그린 것 같은 이 그림이 형식을 부수고

바다인지 하늘인지 우주인지 모를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이라 좋았다.

칸딘스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보니, 각각의 존재들이 모빌처럼 보였다.


아예 따로 떨어져나와 움직이진 않지만 어디쯤에선가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도

각자의 공간에서는 둥둥 매달려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즐거움, 독립성,

그러면서도 묘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는 안정감까지 느껴진다.


'다들 이 그림을 좋아합니다' 라는 작가의 말에 '다들'이 누굴까 궁금하기도 하다.ㅎ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그림이 주는 힘을 담뿍 느끼겠지.

몸과 마음이 지쳐 에너지가 필요할 때,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그림이 책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하루의 끝에 보면 마음이 다독여지고,

하루의 시작에 보면 다짐이 자라난다. 

내 책상 위 미술관 겸 심리치료실 <그림의 힘>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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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클래식 - 하루의 끝에 차분히 듣는 아름다운 고전음악 한 곡 Collect 2
김태용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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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말도 안되지만, 2020년도 이제 3달 남았다.

가을의 큰 연휴, 추석도 정부의 간곡한 호소에 예전같은 기분이 안 나고.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 취소되는 공연,

영업 시간을 줄이는 카페와 바,

여름 밤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분수와 물줄기에 어울리게 나오던 클래식이

과연 있었던 일인가 꿈인가 싶다.


코로나 블루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이럴 때일 수록 예술의 힘을 빌려 암울한 현실을 조금 밝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펼친 책이 <90일 밤의 클래식>


클래식은 잘 모르겠다. 어렵다. 고급져서 나의 음악은 아닌 것 같다. 지루하다.

사람들의 생각은 사실 근거가 있다.

그동안 클래식은 너무 '그들의 음악'이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클래식'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을 적셔준 고전이며

좋아하는 팬덤이 튼튼한 음악의 한 장르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만 좋아하기 싫은 덕후들은 영업을 한다.

이 책의 저자 김태용님도 이력을 읽어보니 음악계에서 화려한 스탯을 찍으셨다.


스스로도 관현악 연주자이며 여러 필하모닉과 협연도 한 음악인인 저자는

서양음악사 저술가 겸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클래식 전문 공연장의 공연을 기획하고, 클래식 입문자를 위한 강연을 하며

자기가 좋아하는 클래식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영업하기 위해 

이 책을 내며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90곡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것.

2. 난해한 음악 이론을 가급적 적용하지 않을 것

3.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할 것.


이 3단계를 통과한 90여 작품들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겠다.

그래서 책에 소개되는 작품은 곡의 이름이 먼저 나오지 않고 

곡의 '주제'가 먼저 나온다. 

독자의 90일 밤을, 독자의 마음과 사연에 따라 채워줄 수 있는 클래식을

마음대로 꺼내먹을 수 있게 정리해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난해한 음악이론을 적용하진 않겠다고 했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역시 많다;;; 클래식. 만만한 녀석이 아니다)

저자가 재미있게 풀어놓은 음악사적 이야기에 진정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ㅎ



고리타분하게 곡을 소개하지 않는 브랜딩!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으로 상상하고, 이야기로 기대감이 부풀거나 호기심이 생기면

감상팁을 만나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감상팁을 읽지 않고 바로 찾아 들었다. 

그저 막귀로 듣는 작품은 어떤 감상을 가져다 주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


요즘 대세인 QR 코드는 자칫, 유투브에 곡명을 치다가 다른 곳으로 홀릴 수 있는 

마음 약한 독자들을 클래식의 세계로 (길을 잃지 않도록) 잘 이끌어준다. ㅎㅎㅎ



두번째로 듣거나, 추천 음반으로 소개된 연주로 작품을 다시 들을 때

감상 팁을 읽었다. 

역시, 전문가는 괜히 전문가가 아니다.

그냥 들었을 때와 어떤 부분에 힘을 주고 들어야 할 지 알고 들었을 때의 차이를

비교하며 듣는 것도 재미있고,

팁을 읽지 않고 들었을 때의 느낌이나 감상이 

전문가의 감상팁과 얼추 맞아들어가면 왠지 뿌듯-해지기도 한다.



코로나로 공연이 많이 취소되어 아쉽긴 하지만,

또 비싼 티켓(!)과 어려운 마음으로 잘 찾기 어려운 우리나라 공연장이나

과연 언제쯤 가볼 수 있으려나- 막막한 생각이 드는 세계 유수의 공연장의

공연 실황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혜택을 누릴 수도 있는 요즘이다.


CF나 영화에서 많이 노출되어 익숙한 클래식부터,

내가 좋아한 노래가 여기 있었네?! 하는 반가운 -그러나 이름을 몰랐던- 작품까지.

90일의 밤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클래식들을 하나하나 듣다보면

이, 모두가 처음 겪는 2020년도 부드럽게 지나가려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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