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연휴, 두께만으로도 뿌듯-하고 표지에서 설레며
(정말 진부한 표현이지만 진짜로)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가 아쉬운
<당나라 퇴마사>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된 당나라 퇴마사는
중국 문학/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요소들이 총집합된
말 그대로 종합세트같은 책입니다.
여러분은 '중드'를 떠올리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전 1. 장편 (기본 20편은 넘어가는;;;)
2. 무협(과 강렬한 액션신)
3. 화려한 미술(아름다운 의상, 분장, 장소)
그리고 인연이 얽히고 설키며 끝내 가슴 절절한 러브/의리/브로맨스 라인이 펼쳐지는 몰입감 넘치는 이야기.
가 생각납니다.
제일 무서운 것이 '알고도 먹는 그 맛'이라고 어느 먹방에서 봤는데
이 <당나라 퇴마사>가 바로 그런 맛입니다.
일단 배경은 당나라.
문물과 사람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던 그 시절.
화려한 문화의 꽃을 피운 왕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암투, 배신, 음모가
(그렇죠! 이것이 중드의 매력!!!) 펼쳐지는데,
<당나라 퇴마사>는 거기에 중국 특유의
황홀하고 판타지가 가득한 귀신/퇴마를 얹었습니다.
당나라의 수도 장안성에서 괴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황실을 지키는 금오위의 관리 원회옥의 아들이며
도교의 대현원관의 수제자인 원승은 (남다른 스펙의 주인공 등장ㅎ)
도술과 지략을 모두 갖춘 엄친아입니다. 그런데 낮은 자존감;;;;
여기서 기존의 중드/ 중국 문학이랑은 조금 차이가 나요.
엄청난 긍정 마인드가 가득한 햇살같은 미남자거나,
내공이 깊지만 병약 지략가, 같은 캐릭터는 아니거든요.
온화한 성격에 조심스러운 태도가
조용히 사람들을 자기 곁으로 끌어당기는 그런 남자에요.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 권력(=황실)에 여기저기 연이 닿아있는 원승이
결국엔, 당나라 조정에서 운영하는 퇴마사의 수장이 안 될 수가 없지요.
여기만 보면 완전 판타지지만,
소설의 배경은 실제 당나라 현종이 복위하기까지의 시절을 따온 것이라
현실성이 가미되어 더 흥미진진한 팩션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끕니다.
모후의 위세로 폐위(!)되었다가
모후의 사망 후 간신히 황제에 자리에 오른 중종은,
위태로운 황제 자리를 위협하는 황족,
즉 자신의 가족들과 정치와 목숨을 오가는 정쟁을 벌여야 하는 모습은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 뿐이라는 사상,
황위를 위해서는 가족이고 혈연이고 정이고 다 소용없게 되는 비정함으로 이야기의 재미를 높여줍니다.
사건은 처음엔 항상 작은 것으로 시작됩니다.
공주의 보물을 훔친 용의자가 감옥에서 탈옥하고 그 사람을 쫓다보니
그림에서 요괴가 튀어나와 사람들을 죽이는 사건과 맞닥뜨리게 되고,
주인공은 주화입마에 빠져, 마음 속의 악귀를 없애지 않으면
현실과 꿈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지경에 빠집니다.
하나의 사건은 다음 사건으로 연결되고,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더 큰 사건이 있음을 암시하며
이야기는 말 그대로, 독자를 끌고 달려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