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1 - 시간을 넘어온 손님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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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오래된 신세계>는 중국소설이다.

일단, 장대한 스케일을 예상하고 표지를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무협과 황실이 얽히는 것은 중국소설 대부분의 디폴트값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여년: 오래된 신세계>은 거기에 현대와 과거의 시공간을 섞는다.

사실 이것도 그렇게 신선한 설정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된 중국 드라마 <보보경심:려>와 비슷한 설정이다.

현대에 살던 주인공이 어떠한 계기로 과거의 '자신'의 몸에 들어가게 된 뒤,

현대의 감정과 지식을 가지고 과거의 사람과 상황 속에서 좌충우돌하다가

사랑하고, 의리를 쌓고, 배신을 당하고, 결국 정의를 세우는 것은

어찌보면 독자들에게는 익숙하고 다소 식상한 설정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작가는 묘니다.

중국 1위 장르소설 작가이며 중국의 대표 장편소설 작가 김용 이후

그 능력을 인정받은 작가며, 작품 대부분이 드라마로 제작되어 

(아무리 중국이라지만) 80억뷰를 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그의 소설은 탄탄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고 그들의 인연과 그에 따른 정리는

복잡하게 얽히고설키지만 굵직하게 가로지르는 큰 스토리로 모여들어

결국 독자들까지 어느새 몰입하고 빨려들어 그 끝이 기대되는 강처럼 흘러간다.





가상의 세계 경국은 이 이야기가 펼쳐지는 주무대이다.

북벌전쟁으로 북제를 와해시킨 황제의 강한 통치 아래 가장 강한 세력을 갖고 있다.

그곳에는 몇 백년에 한번 씩 천맥자라는 존재가 태어난다.

흔적도 없이 왔다가 사라지는 하늘의 핏줄인 천맥자가 책의 주인공 판션(판시엔)이다.



현대의 그의 몸은 죽었지만 그의 영혼은 

경국의 백작 판씨의 사생아 판시엔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다.

판씨 가문의 권력투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하고, 

전생(?)이라고 해야할까, 현대의 기억을 가지고 어린아이의 몸으로 살며

새로 맞이한 시대에도 적응해야한다.


판시엔을 조력하는 우쥬와 스승 페이지에로부터 독약에 대해 배우며

자신의 모친인 예칭메이도 판시엔과 마찬가지로 

신비한 존재로 어느 날 불쑥 나타나 부와 권력을 축적했고,

현재의 경국 권력과도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신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어느 날 뚝- 떨어진 주인공이

누구를 믿을 수 있고, 누구를 경계해야 하는지 잔뜩 긴장하며 

미스테리한 숙명에 휘말려가는 과정이 1권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앞으로 판시엔이 어떤 동료를 만나고 무슨 모험을 하게 될 지

상중하 각 2권씩 출간될 총 6권에 걸쳐 펼쳐질 것이다.

책의 번역은 저자 묘니의 친구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역자 이기용이 맡고 있다.


모쪼록 작품과 저자에 대한 애정과 '문화'에 대한 열정으로

남은 작품들도 끝까지 잘 번역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앞으로의 출간 일정이 책날개에 나와 있어 반가웠는데,

경여년 상 2권은 2020년 11월 예정이라고 한다.

중 1권은 12월이고, 2권은 2020년 1월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2021년의 오타겠지;;)

하 1,2권도 모두 (오타가 맞다면) 2021년 2월에 완간될 예정이니 

그때까지 기쁘게 기다려보련다! 




#중국소설 #경여년오래된신세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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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순간은 영화 같아서
이미화 지음 / 인디고(글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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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필통 구경하기가 재미있었다.

다이어리나 수첩처럼 내밀하고 개인적인 것들은 '혼자만의 것으로 넣어둬-' 지만

똑같은 수업을 들어도 필기구가 달라지면 기억도, 경험도, 지식도 달라지는 기분. ^^


조금 커서는 in my bag 시리즈로 갈아탔다.

학교에서 벗어나 각자의 일터에서 시간을 보내니, 필통을 대신할 것이 등장한 것이다.

가방 속에 매일 함께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을 보면서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애착, 일상, 노고(?)를 짐작할 수 있었다.


노동요로 쓰기 좋은 노래를 추천해달라고 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거나 나쁘거나, 뭐라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할 때

어떤 영화나 책, 음식을 곁에 두는지도 궁금했다.



따라쟁이는 아니지만, 

나와 비슷한 것들을 비슷한 감정을 겪을 때 곁에 두었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괜히 반갑고 내적 친밀감이 +1만큼 올라가곤 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들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생각이 들어

목록처럼 만들어두고, 그 감정이 찾아오면 '드디어! 이 상자를 열 때인가!' 하며

새로운, 그러나 왠지 익숙할 세계로 다이빙하기 위해 숨을 고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 이미화는 이런 평범함을 인생 영화의 한꼭지로 풀어내는 사람이다.

물론 영화 뿐만 아니라, 책이나 음악이나 이런저런 문화'상품'들로

대중들에게 공개된 것들은 너무나도 많지만,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각자의 마음 속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며 나무로 자라는

'인생작'을 만나고 가꾸어 나가는 것은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이 책에 소개된 영화는, 보편적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저자가 풀어놓는 사연은 색의 농도와 채도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레이어가 조금씩 겹쳐지는 경험은 책을 읽는 도중에 불쑥 보편적으로 떠오른다.



한편으로, 쉬이 흘러가 버릴 수도 있는 그런 감정과 생각들을

역시나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작품과 연결시켜 깊고 진하게 숙성시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섬세한 작가의 면모를 드러낸다.


책을 읽다보면 글자가 말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적당히 무심하게, 적당히 내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말하는 

종이 너머의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감정을 증폭시키지 않아도 스며들게 하는 글을 편안하게 읽는 기분이 좋았다.



+글만큼 인상적인 일러스트.

몽환적이다, 환상적이다, 동화책같다,라는 말로 밖에 표현이 안되는 일러스트가

때로는 글보다 더 오래도록 눈을 머무르게 했다. 


평일 저녁에 읽어두고, 주말에 추천작을 몰아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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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 번역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노경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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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번 쯤 생각해보는 출판분야의 직업이 많겠지만

새로운 책을 먼저 접하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타국의 언어와 문화, 감각을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주는 번역 작업은 외국어 + 문학에 대한 고수들의 일 같아

선망하게 된다.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는 우리나라와 이웃한 

중국과 일본의 도서 작품을 번역하는 5명의 번역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번역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1. 책을 좋아한다.

2. 좋아하는/잘하는 언어가 있다.


회사를 다니다가, 결혼과 출산, 육아의 경단길을 걷다가,

번역에 관심있어 아카데미를 다니다가, 해당 언어 국가에서 어린 시절 살아서. 등등

번역을 시작하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게 된 이유는 겹치는 듯 다채롭다.


하지만 5명의 번역가는 맨 땅에 헤딩하듯 시작하고 경험으로 일궈낸

번역가가 되는 방법, 번역가가 '왜' 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기,

번역가로서 일을 얻고, 스케줄을 관리하고, 공부를 하며, 자신을 성장시키는 

노하우를 '번역'의 세계를 궁금해하고, '번역가'가 될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애초에 책 제목이 <도서번역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대부분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고, 번역한 권수가 1300원 가량 되는 베테랑도 계시고,

만화, 전문서적, 라이트 노벨, 영상번역, 시리즈(인데 텀이 긴) 번역 등

번역을 하시는 종류도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어 읽는 내내 흥미롭고 신기했다.



학교 다닐 때, 영어책 한 단원 번역하는 것도 어려웠는데

3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떡- 허니 번역해내는 분들의 능력이란!!!

(물론 이 책에 등장하는 번역가는 일본어와 중국어 분야이지만)

외국어 능력은 당연히(!) 갖추어야 하지만 

그 외국어 단어(와 거기에 깔려 있는 문화적 기저, 은유, 상징 등)를

딱- 맞게 표현하는 우리말과 페어링하는 것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도

절절한 에피소드를 통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의성어와 의태어... 

그냥 번역된 책만 읽었을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번역가님들! +ㅁ+ 


디지털 노마드처럼 햇살 가득한 카페 창가에 앉아 

보기만 해도 있어빌러티 가득한 원서들을 옆에 두고

타닥타닥- 자판을 두드리며 멋지게 번역하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거슨 아니고-! 라고 단호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이 다섯분의 이야기에 앞으로는 책을 고를 때, 더욱 번역과 감수를

어느 분이 하셨는지 찾아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하게 번역을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꿀팁같은 정보와 현실적인 조언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자영업이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나 먹고사니즘 때문에 하는 것이어도

일을 하는 사람들의 노력과 고충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된 후 갖게 되는

동료의식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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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1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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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나란히 걸을 친구를 이렇게 쉽게 만나도 될까? 싶은 책을 만났다.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


띠지에 소개된 책은 4권이지만 띠지를 조심스레 벗기면 

표지에 깨알같이 적혀있는 책 제목만 40권 가량 된다.

이 책의 페이지는 300여 페이지. 

폰트가 특별히 작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편안한 미색의 종이에 또렷하게 박혀 있는 평범한 크기의 폰트와 

옹졸하지 않은 편집이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이 책은 종이로만든 명작 스트리밍 서비스같다.

차례는 마치 독자의 취향껏 모아봤어요~ 하듯 비슷한 주제의 명작들을 골라 

아래와 같이 4개의 장으로 묶어두었다.




그 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내키는 작품을 고르면 된다.

혹은 마음에 드는 작품과 비슷한 다음 작품이 연관검색어처럼 따라나오는 기분이다.

책의 뒤표지에서 '잠들기 전 10분 독서로 완벽 마스터하는 세계고전문학"이라는

카피를 썼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잠들기 전' '10분 독서'는 맞고, '완벽' '마스터'는 -당연하게도- 틀리다.


이 책은 키워드로 독자를 유혹하고,

작가의 삶을 먼저 풀어두어 독자로 하여금 예상하도록 유도하고,

명작 비하인드를 바로 이어붙여 여기까지 왔는데 더 읽지 않을 것이냐고 

부드럽지만 매우 강력한 힘으로 독자를 잡아 끈다.

그리고 정작 명작을 소개하는 것은 4~5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다.



정말이지, 딱-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몽실몽실 올라올 때

호기심에 불을 붙여 기어코 예매 버튼을 클릭하게 만드는 

30초짜리 영화 예고편처럼, 딱- 끊어버린다.

이미 이 명작의 맛을 본(!) 저자 송정림의 내밀하고도 개인적인 감상평과 함께!



정말 제대로 된 영업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아침에 읽는다면 소개된 작품의 디테일이 궁금하다가

곧 일상의 쏟아지는 업무에 생각이 그저 흘러가버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하루의 이런저런 고단함과 잡념의 찌꺼기가 잔뜩 묻은 뇌가

인간의 희노애락을 우아하고도 처절하게 담은 명작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나도 알고 너도 아는 것 같지만

정작 그 속은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유명 작품의 모습 중 

'치임 포인트'를 정확하게 치고 빠지는 저자의 영업력이 빛을 발한다.

게다가 '밤'과 만나면.. 그 효과는 은은하게 지속된다. 

뒷 이야기가 더 궁금하고, 왜 이런 감상평을 남겼는지 알고 싶어진다.

'명작'이라는 무겁고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지는 호칭에 눌리고

학창시절 의무감과 입시-_-로 꾸역꾸역 줄거리만 파악해두었던

정말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싶은 책들을 기어코 장바구니에 담고 

심지어 결재까지 누르게도 될 수 있다. 


아니면 책장에 꽂혀 책등만 내내 보던 책이 침대 옆 협탁에 올라와 있을 수도 있고.^^


명작의 플래터를 맛보고 싶다면 더없이 알찬 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에 약한 편이라면 주의요망(!)한 책이 될 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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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은 여자가 필요해 - 268년 된 남자 학교를 바꾼 최초 여학생들
앤 가디너 퍼킨스 지음, 김진원 옮김 / 항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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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있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곤란하다.

예전보다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물론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 편향적 정보 습득 및 의견 공유로

편협을 넘어 몰이해와 혐오로 끝맺는 경우도 있다.


어떤 이는 "또 여성학이야?" 하고 지겨워할 수도 있겠지만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를 읽으며 '여자'라는 키워드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소위 '질서'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모래 위에 위태롭게 쌓인 벽인지,

일단 그 벽에 구멍과 틈이 생기면 그 뒤의 세상이 완전히 다른 신세계가 되는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1969년 여름에 미국의 한 대학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에게 집중해서, 

철옹성처럼 보이는 관습과 체제라는 벽이 시원하게 허물어지고

그것이 곧 지평을 넓히며 다른 영역의 자유와 번영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무려 268년 동안, 남성들만의 영역이었던 예일대.

남성 지도자를 매해 1000명씩 사회로 배출하는 자랑스러운 명문대.

물론, 예일대 뿐만 아니라 1968년 당시 명문대학들은 

(미국 대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전통의 명문대학들!)

'자매대학'을 세워 여학생을 '가까이' 두었지만  

결코 남학생이 다니는 교정에 여학생을 받지 않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이들 마음속에 '남학생만 받는' 교육은 곧 '일류'교육이란 의미였다"

-에듀케이셔널 레코드 인용 p.25


예일-까지 갈 것도 없다.

우리나라도 사학은 여전히 남/녀가 분리된 학교이고,

공립의 대부분의 학교가 공학이 되기 전까지는

사춘기의 여성과 남성을 한 공간 안에(그것이 학교라도) 공존하게 한다는 것은

효율성도 떨어지며 (근거가 무엇일까, 비교대상이 없었는데)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역시, 각 성별이 다른 별에 거주하는 것도 아니면서)

무엇보다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어 성별을 가른 학교들이 당연한 듯 존재했다.



변화에는 반발과 갈등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것은 가능성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일단은 경계를 받는다.

미국 전역에 걸쳐, 크고 작은 도시나 소위 깡시골에서 온

사회적, 경제적, 인종적 특성이 모두 다르지만 유일한 공통점 '똑똑함'으로

남성들의 예일대를 모두의 예일대로 만든 여학생들이

동물원의 동물처럼 구경거리가 되거나, 

교묘한 형태의 (여학생 당사자가 만들기도 했던) 억압과 이미지에 갖히거나

'최초'라는 타이틀에서 부여된 책임감과 압박감으로 허덕이는 모습들을 

책의 곳곳에서 만날 때마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났다.



-너희에게 할당된 몫은 여기에 있어.

-너희는 이런 일을 훨씬 더 잘하지.

-너희는 저런 경우에서 보호받아야 할 귀한 존재야. (그러니 하지 마.)


너희에 누구를 넣어도 기회와 경험을 한정짓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여성이어서, 남성이어서, 00지역 출신이어서, 0인종이어서, 

00 구역에 살아서, 신체적/정신적으로 '완벽'하지 않아서, 

나이가 어려서 혹은 많아서, 경력이 없어서 혹은 많아서... 

각종 이유를 대면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해놓은 덕분에(!)

사회적, 산업적으로 특정 영역의 가치가 매겨지고 그것이 계층적 사다리를 만드는 일.


현대에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부당함을 마침내 깨닫고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억압과 탄압에 맞서 연구하고 연대하고 목소리를 낸 

앞선 세대의 선구자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전세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오늘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순식간에 세상으로 퍼지는 

첨단의 끝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기존의 질서와 달라지는 그 순간에, 

어떤 판단을 해야 뒤쳐지지 않을까- 의 수준에서 벗어나

어떤 관점을 가져야 자신의 세계관을 파괴가 아닌 발전으로 넓힐 수 있을까-

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만든 책이었다.


인문학과 사회학이 별건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대해 역사적인 흐름을 놓지 않으며.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불의함을 세심하게 깨닫고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앎을 실천하는 일이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학적 견해/지식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가 가진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기있는 사람과 

공동체와 개인을 위해 비전을 가지고 추구하는 드리머들이 

비록 시작은 완벽하지 못한 미약한 움직임이더라도 

끝내 변화를 일구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예일은여자가필요해  #사회학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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