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레르 플라워 클래스 - 플로리스트 메이의 사계절을 담은 리스 & 갈란드, 공간 장식
김예진 지음 / 시대인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봐도 피곤해서 뾰족했던 마음이 누그러진다.

진.선.미.는 통한다고 하던데, 진짜다.


아름다운 꽃과 동화같은 포즈가 파스텔톤 표지 위에 말갛게 올라와 있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며 얼른 예쁜 꽃들을 구경하고 싶어진다.


플로리스트 메이가 리스, 갈란드, 공간 장식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우리의 일상으로 초대하는 방법을 책으로 펴냈다.


<메이플레르 플라워 클래스>는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봄의 들판과도 같은 느낌의 책일 것 같다.

꽃 하나하나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살려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장식법을 만날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를 두드려볼까? 하는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을

꽃을 고르는 방법, 구입하기 좋은 날, 꽃을 다룰 때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들 부터

꽃꽂이를 좀 배워봐서 다양한 기법을 알고 있는 경험자들이

'튜닝의 끝은 순정' 같은 ^^ 마음으로 배워볼 수 있는 

내추럴한 스타일링과 색감 배치팁, 큰 작품을 만들고 남은 꽃들을 활용하는 법까지

부드러운 바람처럼 무겁지 않게, 향기롭게 실려 있다.




이 책이 인상깊었던 점은, '플로리스트의 QnA' 였다.

사람들이 플로리스트에 대해 갖는 막연한 상상과 환상(?)에 대해서

작가 역시 취미로 꽃을 배웠던 시절을 거쳐 꽃 주문 제작, 기업 출강, 공간 스타일링 및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전문 플로리스트가 되었기 때문인지

아름다운 꽃들을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기까지의 노동과 고통(!), 부상의 위험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링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노력까지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진솔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특정 업계마다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사이더'의 정보 공유는

그 업계와 분야를 보다 현실적이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플로리스트를 꿈꾸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공방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꽃의 형태에 따라 폼플라워, 매스플라워, 필러플라워, 라인플라워, 그린플라워로 

리스, 갈란드, 부케, 다발 등을 만들 때 쓰일 공간과 용도를 정하는 방법과

가장 어려운 색감의 배치공식을 알려주어 코로나19로 클래스 수강을 잘 못해도

이 책을 보며 하나하나 따라하다 보면,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겠다는 

(착각일까?) 용기가 생기고 도전의식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기본이 되는 리스틀 만들기, 스파이럴 기법으로 꽃다발 만들기를

단계별로 하나하나 큰 사진을 통해 알려주는 친절한 플라워 클래스 책.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서 선생님의 지도-와 손길-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집에 와서 다시 만들려면 "이 다음에 뭐였지?" 하고 아리송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의 친절함에 새삼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에는 자연스러움을 한껏 살린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화려하고 강렬한 원색의 꽃들보다는 초록색이 싱그러운 식물과

한 종류의 꽃만으로도 충만함을 보여주는 리스, 갈란드가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요즘 유행하는 다른 수공예 작품과 원래 하나인 듯 잘 어우러지는 

때와 장소, 모임의 성격에 맞는 작품들이 화사한 색감으로 실려 있어

책을 넘길 때마다 감탄이 나오고 행복감이 차오른다.



특히, 벽에 직접 꽃을 배치하고 설치해서 집의 공간이

미술관이나 전시관 처럼 변신하는 공간 장식 파트는 

하우스 파티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조촐한 집 안에서의 모임을

잊지 못할 아름답고 환상적인 기억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플라워 스타일링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멋진 기획이었다.  




생화 뿐 아니라 작품을 하고 남은 자투리꽃, 드라이플라워, 다른 생활 소품을 활용한

스페셜 아이템을 만드는 방법은 화관, 크리스마스 장식, 플라워 장식으로 

일상 속에 꽃을 초대하여 향기롭고 생생한 에너지를 원할 때마다 즐길 수 있는 

심플하고 파워풀한 팁이 된다. 




물론, 금손인 메이님처럼 작품을 뚝딱뚝딱 만들진 못하겠지만

책에 나온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 꽃 시장에 방문하고 싶어진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리 도구의 세계 -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
이용재 지음, 정이용 그림 / 반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렇게 많은 조리도구가 있는지도 몰랐고,

그것을 이렇게 -집요할 정도로?ㅎ- 잘 정리를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몰랐다.


요즘은 '덕후'들이 자기의 덕력을 뽐내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취미생활'이나 '취향'을 넘어 '전문가의 포스'까지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막 이 세계에 눈을 뜬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행운이다.


돈과 시간을 많이 쓰지 않고도 (즉 실패를 조금 덜 하면서)^^, 

나보다 앞서서 공들여 세계를 구축해 온 저자의 '조리 도구'에 들인 노력과 경험을

<조리 도구의 세계>를 통해 만나보자.


'행복하고 효율적인 요리 생활을 위한 콤팩트 가이드'라는 말은

책을 펴기 전까지는 '좀, 과장이 심한 거 아냐?' 싶었다.


285 페이지에 달하는 책이 방대하게 뿜는 지식은 어마어마하며,

밥 숟가락 하나로 양념도 덜고, 밥도 비벼 먹으며 설거지거리를 최소화하는 사람은

"뭘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비효율적이게" 라고 충분히 말할 수도 있겠지만,

책을 들여다보면 그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책의 저자 이용재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한 사람이다.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정갈하게 구조화하는 건축을 공부한 사람의 느낌이

책 곳곳에서 묻어나는 것은 그래서 너무 당연하다.

책에서 요리로 관심이 옮겨간 그는 15년 동안 요리의 도구를 사들이고

그 쓸모와 활용법을 정리하며 서랍과 찬장을 차곡차곡 채워왔다.


그냥 허기를 면하는 음식을 재빠르게 만들 수도 있지만

나를 좀 더 대접해주는 행복한 음식을 맛있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요리를 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도구들을 소개하고

그 중에서도 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꼭 필요한 조리도구를 고르는 요령,

조리도구의 작동 원리와 유지 및 관리방법을 잘 익혀두어서

내 손에 오래동안 길들이며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까지 

집이나 간단한 음식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리도구 대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시작은 '손'이다.

음식을 하는 손.

모든 조리 도구는 이 손의 연장이라는 저자의 한 마디가 굉장히 설득력있다.


요리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열, 단단함, 섬세함, 자극적인 식재료 등 때문에 

손의 사용이 한정적일 때, 초능력자처럼 필요한 요소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인간의 지혜와 경험으로 만들어낸 것이 '조리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던 조리도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는 정이용님의 일러스트.

정갈한 푸른색은 깔끔함과 유명 브랜드의 브로셔같은 느낌을 준다.


흔히 보고 방금도 사용했던 조리도구가 어디까지 그 쓰임새를 확장할 수 있을 지,

그리고 비슷비슷하다고 생각해서 구별없이 사용하는 것이 왜 '비효율'적인지

꼭 갖추어 두기를 권장하는 비슷한 조리 도구의 갯수까지

'상품평'처럼 이미 써본 사람들의 생활력 묻어나는 조언은 

'콤팩트 가이드'라는 말을 무색하지 않게 한다. 




종류 뿐만 아니라, 그 '항목' 중에서도 추천하는 브랜드를 깨알같이 수록해 둔 점도,

-막상 검색해보면 그 가격에 놀랄 지언정- 초보자에서 전문가로 넘어가는 단계인

독자들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여주며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없거나, 여러 개의 조리도구를 갖춰 놓기 어려운 경우

대체하거나 두루두루 쓸 수 있는 조리 도구를 골라주는 섬세함은 고맙기까지하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하나만 고르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

조금씩 차이를 두고 있는 조리 도구 각각의 장단점과 그 도구를 사용한 결과물,

-즉 식재료가 그 도구를 거치면 어떤 모양과 상태가 되는지를- 매우 자세히 알려주고,

조리 도구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과 그 이유를 초보자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며,

한 가지 조리 도구를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훌륭한 노하우도 아낌없이 방출한다.

 

 





손에 익고 정이 가게 된 조리 도구를 오래오래 아끼면서 길들이는 

최애템을 다루는 사람의 '사랑과 관심'까지 느껴지는 <조리 도구의 세계>

장비병에 걸린 사람들은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욕구가 대리 충족될 정도로

-아닌가, 하나하나 지워가며 이 도구들을 다 사들이게 되려나;;- 

멋지고 스마트하며 아름다운 조리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거의없다(백재욱)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보고 반가웠다.

즐겨 보는 영화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종종 만났던 그 '거의없다'님의 책이구나! ^^

영화를 보러갈 때는 영화 예고편도 긴 것은 피하고, 

좋아하는 영화 잡지에서도 '특집'으로 다룬 부분은 영화 보기 전에는 스킵할 정도로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영화관 가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유투브 영화채널은 잘 보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없다'님의 개인사에 대해서도 책을 읽기 전에는 잘 몰랐었다.


대학에서 법 공부를 하고 고시 공부까지 했지만 결국 '이 길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영화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 뒤

'거의없다'로 영화유투브를 시작한 저자는

<영화걸작선>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도 본인은 정말 쓰기 싫지만 출판사의 요청에 억지로 썼다고 한다. 성격 나온다. ㅋ-



인생을 달래주고, 지루함을 없애주고, 볼 수록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는 영화를

자기의 시각으로 마련하고 다듬어서 전달하는 그가 '거의없다'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알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책과 유투브 전반에 걸쳐 감지되는

-그리고 스스로도 말하는- 삐딱함과 거침없음, 시니컬함까지 

출판사도 저자의 '입담'을 살려내기 위해서 표현을 고대로 살려 책을 내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데 '거의없다'님의 목소리가 자동재생되는 착각이 든다. (재밌다!)

총 9장에서 19개에 해당하는 영화가 에세이 형식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각 장에서 조금씩 감질나게 카메오처럼 출연하는 영화까지 합하면

왜 저자의 유투브가 인기가 있는지는 바로 알 수 있다.

영화를 좋아하고, 대사와 상황을 고대로 암기하기까지 몇 번이고 돌려 본 

내공과 공력에서 나오는 영화-영화의 연결고리 찾기나, 숨은 의미 찾기는

같은 영화를 본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해와 해석의 폭과 양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나의 기억 속에 있는 다른 영화까지 소환해서 훨씬 더 풍부하게 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주제와 소재에 따라 영화들을 엮어 내는 솜씨도 훌륭하지만

GV 진행 및 부국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 영화관련 행사 진행을 맡는

전문가이자 관계자(!?)급의 노하우와 배경지식 뿐만 아니라

영화팬이 가지고 있는 영화배우, 감독, 시대별 영화의 감성에 대한 애정과 애잔함까지

<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책 속 글에서 숨김없이 표현된다.


또한 영화 속에 포함되어 있는 그 시대를 바라보는 가치관, 자본, 산업의 흐름에서

시대와 사회의 담론을 담겨 있음을 배우, 주제, 소품, 미술 등의 영역을 통해 이야기 한다.

댓글로 정치색을 보이지 말라는 말을 들으며 내적 비명을 지를 지언정,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의 모습과 감독/배우/스태프가 표현하고 싶은 의미를

'상업'영화라는 큰 색깔로 덮어버리고 밋밋하게 만들지 말자고 한다.

완전 공감하고 동의하는 바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걸작선>으로 망한 영화를 리뷰할 정도로 

영화 좀 볼 줄 알고 취향과 근성이 확실히 있는 동네 친구랑 

각자 먹을 것을 옆에 끼고 앉아서 영화를 보며 이러니- 저러니- 자기 의견을 얘기하기도 하고

서로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말라!'며 침 튀기며 내 영화를 옹호하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이 사람은 그 영화를 저렇게 봤구나- 하고 새삼 새로움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무한한 매력을 새삼 느끼며

이 책에서 소개된 영화들을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이 들 확률도 상당히 높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늘 보던 영화 속에서 새로움을 찾기도 하고

영화 속 인물의 상황과 마음에 나를 대입하여 함께 위로받고 성장하기도 하며

힘들었던 하루의 끝에 아무 생각없이 즐겁게 2시간 동안 현실도피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랑하는 영화들.

코로나19로 영화관에 가본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고, 책을 읽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새 영화들이 극장에 선 보이게 될 때, 영화를 보고 나서 '거의없다'유투브를 방문하게 될 것 같다.

이 사람은 그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궁금해지는 랜선친구 하나가 더 생긴 기분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의 차 - 중국차가 처음인 당신에게,
조은아 지음 / 솜씨컴퍼니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어른들의 음료수가 궁금했다.

우유, 탄산음료, 과일쥬스의 달콤함을 누리는 어린 아이의 시야에서

황금색의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고 솜사탕이 위에 얹혀 있는 맥주는,

꽤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상이었고,

짠- 하며 잔을 부딪히고 즐겁게 마시는 어른들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아이들이 생애 최초로 물에 씻지 않은 김치를 먹으며 얼굴이 빨개지는 것이

귀엽고도 재미있는 경험이자 웃음어린 추억이 되듯,

친척 어른들은 호기심에 가득 찬 나에게 기꺼이 -즐기며 ㅋ- 맥주 한 모금을 허했다.


그 때 느꼈던 배신감이란....

이런 걸 왜 먹는지 -_-;;;;;;

보기에 좋은 것이 꼭 맛있는 것은 아니라는 뼈아픈 사실을 몸에 새겼다.


조금 더 커서 청소년이 되었을 때는 선배들이 마시는 커피가 너무 궁금했다.

살짝 달달한 맛이 나는 믹스커피가 아니라, 아메리카노.

한약처럼 까만 모습을 자랑하는 저 커피가 뭐가 그렇게 맛있다고 큰 컵을 홀짝이는지

진짜 저 커피를 마시면 잠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는지 궁금궁금!

또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새겨진 로고가 예쁘기도 했고.

그래서 떡볶이에 순대까지 먹을 수 있는 돈을 투자해서, 

게다가 어디서 보고 들은 것은 있어서 샷까지 추가해서 마셨던 커피.


아..... 

믹스 커피는 싸고도 맛있는데, 밥 한끼에 버금가는 금액의 브랜드 커피는

탄 맛과 쓴 맛으로 또 배신감을 주었다.

아까워서 다 마셨다. -_-.....  다들 아까워서 억지로 마시겠지... 하면서. ㅋㅋ


커피와 맥주의 맛을 알아버린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도 '차'는 어렵다.

차를 좋아하는 지인의 초대로 집에서 차를 대접 받는 일이 종종 있는데

풀 맛 말고는 느껴지지 않는 둔한 나에게, 엄청 비싼 차를 아낌없이 주셔서

오히려 몸둘 바를 모르고 감사히 받아 마셨고, 좀 궁금해졌다.


'차'의 맛은 무엇일까? 

이렇게 궁금해하는 차알못 독자들을 위한 전문가의 도움 +1 <오늘의 차>




'차'를 티백으로 마시면 왠지 제대로 즐기는 것 같지 않고

보이차니, 철관음이니, 몇 g에 얼마~ 하는 것들은 덥썩- 사기도 어렵고

차를 우려내는 다기나 다구는 꽤 비싸고. 그러다 보면 점점 차는 남의 세계가 되는데

<오늘의 차> 저자인 조은아님은 그런 부담감을 가볍게 내려준다.


본인 스스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중국차의 매력에 빠져서 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 조은아는 국제 다예사와 감별사 자격을 취득하고 중국 대사관을 비롯하여(!)

정부, 기업, 대학 등 여러 곳에서 차와 비즈니스를 접목한 '차 문화'를 알리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고픈 마음으로

<차 마시는 여자>라는 책을 냈으며 9년만에 그 개정판을 진행하면서

달라지는 삶과 생활 속에서 늘 함께 해왔던 차에 대한 지식 뿐 아니라

차를 준비하고 마시는 과정에서 느끼는 편안한 분위기와 위로에 집중하게 된 저자는

독자들도 혼자 차를 마시며 평정심과 본인의 감정을 들여다 볼 시간을 갖고

가족, 친구들과 차를 나누며 깊은 대화를 주고 받는 소중한 경험을 하길 원한다.


Intro에서 간단하게(!) 중국차 용어와 차구 용어, 차의 분류와 효능을 정리해준다.


 

예쁘고 멋졌던 다기와 다구들 각각의 쓰임새와 의미를 알게 되고 

차의 세계에 처음 들어온 초보자가 어떻게 차를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팁도 대방출!

(하지만 역시, 차알못은 쏟아지는 정보를 얼마나 수용할지 잘 모르겠.....)


총 5가지의 주제를 가진 챕터로 차를 분류하고

아침에 몸을 깨우는 상쾌한 모닝 티, 

향이나 눈, 혀를 만족시키는 차들, 그리고 몸을 다스리는 것을 도와주는 차들을

어떻게 고르고 우리고 마시는 지에 대해 정갈한 사진과 함께 차분하게 소개한다.



다기가 예쁘다고 사모으고 차를 마실 때마다 느낌따라 그냥 고르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찻잎이 펼쳐지는 모양, 향이 머무는 시간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

자신의 상황에 맞는 차를 고르고, 각각의 찻잎에 맞추어 다기를 고르는 법을 배웠다.


무조건 비싼 차가 좋은 차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잘 모르는 초보일 때는 티백도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과

시간을 들여 차를 마시면서 음미하고 차에 대해 배워가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을 때

그 때 비싸고 좋은 차를 골라도 늦지 않는다는 점도. ^^


그리고 오랜 전통의 '중국차'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는

전래동화를 듣는 것마냥 흥미로웠고, 그런 차를 곁에 두고 즐겨 마시는

중국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삶의 방식에 대해 알아가는 인문학적 재미도 있었다. 


찻잎을 활용하여 퓨전 음료나 디저트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어렵고, 예법을 따라야 하며 그래서 접하기 어려운 차가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편안하게 차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도

차를 막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기운을 북돋워주는 정보다.



 


같은 찻잎으로도 얼마든지 다른 향과 맛을 내는, 그래서 '예술'이라고 하는 차의 세계.

차를 좋아하고 숙련된 전문가가 알려주는 레시피대로 차를 우려내어 마신다면

어른의 맛. 이라고 배신감을 느꼈었던 그 떱떠름함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우아 吾友我 : 나는 나를 벗 삼는다 - 애쓰다 지친 나를 일으키는 고전 마음공부 오우아 吾友我
박수밀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쩜 좋지?

이 책, 완전 마음에 든다.

사실 출판사 이름을 보았을 때는 관심이 싸악....


또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그래서 별로 재미는 없을- 책인건가, 선입견이 들었지만

일단 책 제목이 재미있었다. <오우아>

한자를 함께 곁눈질 하지 않았더라면 <어우야>나 <오우야>로 -_- 잘 못 외웠을

특이한 제목 <오우아> (다시 한번 출판사의 이름을 상기하게 되는; 역시 안 맞아;;)


<오우아>는 이 책 속에도 자주 나오는, 조선의 책덕후 이덕무님의 호에서 따왔다.

이덕무는 뛰어난 지성에도 불구하고 서자 출신이라는 이유로

조정에서 중히 쓰이지 못한 조선시대 후기 실학자이자 시인이다.

추위와 배고픔, 가난 같은 일차원적인 괴로움 뿐 아니라

능력보다 태생이 앞서는 세상이 충분히 원망스럽고 서러울 텐데도

책을 읽으며, 현실의 나가 본래의 나를 다독이며 위로해주어 

외로운 날을 넉넉하게 이겨나갈 것이라 말하며 자신의 호를 '오우아거사'라 지었다.


이렇게 고전이 주는 깊이감, 맛, 그리고 오래도록 감동이 일어나는 에너지를

'옛사람의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월간 '샘터'에 연재하던 저자 박수밀이

고전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선별하여 독자에게 펼쳐보인다.



4차 산업시대, 속도와 기술이 인간의 인지와 능력을 앞서 나가는 지금,

뜻밖의 팬데믹 질병으로 모두의 마음이 힘이 빠졌을 때

시대를 넘나들며 인간 본연의 마음 힘을 고민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세운 

옛 사람들의 글이 큰 위로와 힘이 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만큼 삶을 치열하게 살았고, 아팠고 좌절했으며 

남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기도 했던 치기 어린 시절과 우쭐했던 전성기,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다 지나고 난 다음 현인으로 남게 된 진솔한 깨달음이

아름답고 정갈하게 다듬은 문장 속에서 은은하게 존재감을 보이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는 사회가 원하는 욕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마침내 찾아간

옛 지식인들의 '마음'에 관한 글이다.

그들의 업적이나 성공담, 실패를 극복한 영웅적 모습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성공'이라고 말하는 것, '행복의 조건'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에서 벗어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갈고 닦으며 '나답게 사는 법'을 끝내 고민했던 글이라

현재의 독자에게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마음의 문제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음을 차분하게 혹은 생동감있게 만들어 주는 사진과 멋진 글귀도 등장한다. 

(진짜, 배경화면이나 명상-혹은 멍때리기를 위한 응시용-으로 쓰기에도 좋다!)



익숙한 제목을 달아 '고전 인용문'이라는 지루함/칙칙함을 밝히고, 

낯선 옛 고전의 말들을 현대의 말로 착착 달라붙게 풀어 써놓은 고전학자인 

저자 박수밀의 내공과 솜씨, 그리고 깊고 맑은 해석으로

길지 않은 글을 독자에게 내어놓아 부담없이, 손에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붙든다.


사람의 삶이란 멀리서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보면 비슷비슷한 걸까?

위대한 학자로 후손에게 기억되는 천년 전 현인들의 문장 속에서

내가 삶에서 흔들릴 때, 손을 잡아주고 공감해주며 지혜의 말을 해주는 인생 선배가 

생생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점이 이 책이 너무 좋은 이유이다.


일상에서 일희일비하고, 엄청 들뜨거나 무한히 가라앉을 때

조용히 꺼내어 읽어보고 곱씹으며 나를 다독이게 만드는 고마운 문장들!



처음 읽을 때는 이덕무, 박제가, 박지원, 이규보, 유몽인, 장혼, 홍대용, 정약용 등

당대의 학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글을 읽고 해독하는 데에 시간을 들였다면

두 번째 읽을 때는 그것에 얹은 작가의 경험, 삶, 고전학자로서의 해석에 흥미를 얻고

그 중에도 내 마음에 깊이 와 닿은 글들을 골라 왜 이 글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 즈음의 나의 상황과 마음, 태도와 기분을 떠올려 보며 필사를 하며 읽었다.


공부하려고 읽는 책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일단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소개된 학자들의 이름과 책 제목에 발목 안 잡히고

내용에 깊이 몰입하다 보면, 조금씩 옛 사람들의 마음이 스며 들어온다.


ps: 비 오는 저녁에 혼자 앉아 읽으면 조금 애잔하고 쓸쓸한 마음이 들 수도 있다. 

    그 마음도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