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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레르 플라워 클래스 - 플로리스트 메이의 사계절을 담은 리스 & 갈란드, 공간 장식
김예진 지음 / 시대인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봐도 피곤해서 뾰족했던 마음이 누그러진다.
진.선.미.는 통한다고 하던데, 진짜다.
아름다운 꽃과 동화같은 포즈가 파스텔톤 표지 위에 말갛게 올라와 있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며 얼른 예쁜 꽃들을 구경하고 싶어진다.
플로리스트 메이가 리스, 갈란드, 공간 장식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우리의 일상으로 초대하는 방법을 책으로 펴냈다.
<메이플레르 플라워 클래스>는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핀 봄의 들판과도 같은 느낌의 책일 것 같다.
꽃 하나하나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살려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장식법을 만날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를 두드려볼까? 하는 초보자가 알아두면 좋을
꽃을 고르는 방법, 구입하기 좋은 날, 꽃을 다룰 때 필요한 기본적인 도구들 부터
꽃꽂이를 좀 배워봐서 다양한 기법을 알고 있는 경험자들이
'튜닝의 끝은 순정' 같은 ^^ 마음으로 배워볼 수 있는
내추럴한 스타일링과 색감 배치팁, 큰 작품을 만들고 남은 꽃들을 활용하는 법까지
부드러운 바람처럼 무겁지 않게, 향기롭게 실려 있다.



이 책이 인상깊었던 점은, '플로리스트의 QnA' 였다.
사람들이 플로리스트에 대해 갖는 막연한 상상과 환상(?)에 대해서
작가 역시 취미로 꽃을 배웠던 시절을 거쳐 꽃 주문 제작, 기업 출강, 공간 스타일링 및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전문 플로리스트가 되었기 때문인지
아름다운 꽃들을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내기까지의 노동과 고통(!), 부상의 위험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링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노력까지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진솔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특정 업계마다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인사이더'의 정보 공유는
그 업계와 분야를 보다 현실적이고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플로리스트를 꿈꾸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공방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부분이었다.
꽃의 형태에 따라 폼플라워, 매스플라워, 필러플라워, 라인플라워, 그린플라워로
리스, 갈란드, 부케, 다발 등을 만들 때 쓰일 공간과 용도를 정하는 방법과
가장 어려운 색감의 배치공식을 알려주어 코로나19로 클래스 수강을 잘 못해도
이 책을 보며 하나하나 따라하다 보면,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겠다는
(착각일까?) 용기가 생기고 도전의식이 마구마구 샘솟는다.
기본이 되는 리스틀 만들기, 스파이럴 기법으로 꽃다발 만들기를
단계별로 하나하나 큰 사진을 통해 알려주는 친절한 플라워 클래스 책.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해서 선생님의 지도-와 손길-로 작품을 만들어보고
집에 와서 다시 만들려면 "이 다음에 뭐였지?" 하고 아리송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의 친절함에 새삼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책에는 자연스러움을 한껏 살린 작품들이 많이 나온다.
화려하고 강렬한 원색의 꽃들보다는 초록색이 싱그러운 식물과
한 종류의 꽃만으로도 충만함을 보여주는 리스, 갈란드가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고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요즘 유행하는 다른 수공예 작품과 원래 하나인 듯 잘 어우러지는
때와 장소, 모임의 성격에 맞는 작품들이 화사한 색감으로 실려 있어
책을 넘길 때마다 감탄이 나오고 행복감이 차오른다.

특히, 벽에 직접 꽃을 배치하고 설치해서 집의 공간이
미술관이나 전시관 처럼 변신하는 공간 장식 파트는
하우스 파티나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 조촐한 집 안에서의 모임을
잊지 못할 아름답고 환상적인 기억이 되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플라워 스타일링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멋진 기획이었다.

생화 뿐 아니라 작품을 하고 남은 자투리꽃, 드라이플라워, 다른 생활 소품을 활용한
스페셜 아이템을 만드는 방법은 화관, 크리스마스 장식, 플라워 장식으로
일상 속에 꽃을 초대하여 향기롭고 생생한 에너지를 원할 때마다 즐길 수 있는
심플하고 파워풀한 팁이 된다.

물론, 금손인 메이님처럼 작품을 뚝딱뚝딱 만들진 못하겠지만
책에 나온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 꽃 시장에 방문하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