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으로도 왠지 뭉클- 한다.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허유정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아마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에 관심있어 한번은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의외로 만만치 않음을 알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편집 순서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제로웨이스트 단계를 체크해볼까?



장바구니와 텀블러, 비닐봉지를 쓰지 않는 것은 캠페인도 많이 하고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환경보호'를 위한 실천양식이지만

비닐봉지를 아예 끊고 살기는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직접 마트에서 장보기가 조심스러워지고

택배로 필요한 물건을 배달/배송 시키다보면

우리나라 고객들의 높은 '요구'에 만족시키느라 정성을 다해 포장하여

빠르게 집 문 앞까지 놓여지기까지 수많은 포장지와 에너지, 노동력이 쓰인다는 것을

애써 눈감고 싶기도 하다.


이렇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세상에 무해한 인간으로 사는 것은

결심도 어렵지만 꾸준한 실천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사람들의 선의가 그 온기를 잃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는

즐거움과 (남 뿐 아니라 나에게도!) 만족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쓴 허유정님의 프롤로그는 

'환경운동'이라는 거창함을 무너뜨리고, 같이 한번 해보자! 하며 맑게 손을 내민다.


대단한 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는 일을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을 소소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해내면 변화가 생기는 것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지구에 미치는 효과이니까. ^^


책은 아래와 같이 총 3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다.



잘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자취생일때의 '무해한 삶'과 

가정을 이루고 생활감이 묻어나는 일상을 살면서의 '무해한 삶'은 꽤 차이가 있음을

작가는 자신의 실패담(?)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성장기를 에세이로 보여주어 독자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를 통해 제로웨이스트에 마음은 있지만 아직 실천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생활 속의 사용자들에게 죄책감을 누그러뜨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작지만 소중한 '같이' 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무해하다. ^^ 



쓰레기 없는 살림, 쓰레기 없는 바깥 생활은 솔직히, 좀 고단하다.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관심은 있지만 시간과 상황이 허락하지 않아, 편리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혹은 그것만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등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른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플라스틱통에 담긴 세제, 샴푸, 섬유 유연제 등을 쓰고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들어진 일회용품을 (비상상황을 위해) 모아놓고

분리수거/재활용과 종량제를 구분하기 어려워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한다.

( 참고로, 이 책에는 헷갈리기 쉬운 분리수거/종량제 방법도 실려있다. 

자취/살림을 하면서 쓰레기 처리에 관해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해답이 알차다.) 


저자가 보여주는 환경보존을 위한 실천 방법은 

궁상스럽지 않고 말끔하고 예쁘기도 하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체제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

다소간의 불편감은 있을지언정,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주는 것들이다.

이미 사용해 본 사람이 (그리고 이것저것 시도해 본 사람이) 추천해주는 것들이라

신뢰도 가고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붙는다. 



욕심껏, 한번에 대단한 것으로 하려고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실천하던 저자가 그 과정에서 깨달은

개인의 취향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내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그래서 우리 모두가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우리 다음에 올 세대도 잘 살기 위해서

지금, 자기 자리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얻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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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이런 것도 모르고 살 뻔했다 - 보험료는 싸게, 보상은 든든하게
이동신 지음 / SISO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하마터면 이런 것도 모르고 살 뻔했다>는 뭐랄까, 가정 상비약 같은 책이었다.

예측불허한 사건, 사고, 질병에 대비한 '보험' 

그러나 착실히 보험비를 내고도 정작 보험료나 보상이 필요할 때는

이런저런 조건 때문에 보험료 지급이 거부되거나, 혹은 그동안 낸 돈이 아까운 금액을 받는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새로운 법이 생기면서 그것에 상응하는 상품처럼 보험이 마구 생기기도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인을 통해 가입하고 계속 갱신하는 보험도 있고

자동차를 갖고 운행하기 시작하며 당연히 들어야 하는 보험이나 추가적으로 더 드는 보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병, 질환, 삶의 스타일이 변화해서 드는 보험들이 종류가 많기도 하다.

특히, 혜택은 중복되거나 꼭 필요한 것들은 빠져있는 경우들을 막기 위해서 

보험에 가입할 때 설명을 잘 듣거나 약관을 꼼꼼하게 읽으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말이 맞는것인지, 나의 지식수준이 이렇게 처참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ㅁ-;;;;

한글인데 그래서 읽을 수는 있는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거나

혹은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보험사는 그게 아니라고 상황이 발생한 뒤 입장차이를 보여

분통과 '속았다! 이 나쁜 보험**!!!' 하지 않으려면 역시 나에게 필요한 지식은 확보해둬야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책을 폈는데 프롤로그를 보고 약간, 댕- 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든 나의 손해를 덜 보려는 마음에 책을 읽으려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원치 않았던 상황 속에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보험과 보상에 대한 정보를 주는 이 책의 저자는

27년 동안 삼성화재에서 보상업무를 했던 경력이 있는 이동신씨다.

손해사정사, 도로교통사고감정사, 보험조사분석사 등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보험과 관련된 신문(이 있는지도 이제 알았다. 업계의 소식지가 아닐까 ^^;)에 칼럼도 쓴다.


회사에서 나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인 보험과 책쓰기를 결합시켜

'보험작가'라는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낸 저자는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자동차보험 가이드를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험과 관련된  Part 1과

보상과 관련된  Part 2다.



보험을 드는 필요성은 이미 충분히 '상식' 적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사람과 그 사람에 속해있는 가정 및 사회가 

꽤나 오랜시간 동안 회복을 위해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생하는 기간을 견뎌야 하고

혹은 그렇게 시간이 지난다고 회복이 되지 않는 비극적인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본인의 경험을 녹여 내어 사례를 소개하며 정보를 제공할 때,

보험에 대해, 그리고 보험료를 꼬박꼬박 낼 지언정 그것을 사용할 일이 없다는 것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다. 



튼튼해 보이고 시야 확보가 잘 되는 것 같아서 다음 차는 SUV로 할까- 하다가

이런 보험적용사례들을 보면 다시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

위험요소들을 모으고 분석한 결과로 보험료가 책정되고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의 종류와 내용이 다르게 만들기 때문에

나에게 필요한 보험을 어떻게 골라서 조합을 이뤄야 하나 팁을 얻고 싶은 마음으로 

정보를 탐색하며 읽기에 좋았다. 



그리고 사고를 유발하게 하는 일상적인 불법들 (불법주차, 위험요소가 제거되지 않은 공간)

에 대해 항상 경계하고 사회적 시스템으로 이런 요소들을 제거해나가도록 요구할 필요성,

사고를 방지하는 방어적인 습관, 사고에 대처하는 요령, 합의법, 

자동차 보험만으로 커버가 되지 않는 영역을 보완할 생활 보험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기본적인 지식을 얻고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읽는다면 지식인처럼 활용할 수 있는 

'백과사전'같은 책이라는 인상을 얻었다.



제일 접근이 쉽고 활용도가 높은, 

보험을 싸게 가입하는 방법, 보험료 비교하는 사이트 활용이나



실제 교통사고 현장을 시뮬레이션해서 

단계별, 상황별, 조건별로 필요한 대처법을 알려주는 것은 무척 도움이 된다.

절대 이런 상황이 생기길 원하지 않지만 정말 어마어마한 케이스를 읽다보면 

사건과 사고는 무엇이라도 하나가 삐끗-하는 순간에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것이라는 

경각심과 함께, 어떻게 대처하고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 통찰도 할 수 있게 한다. 


규칙을 다같이 지키고

서로를 위해서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며

무엇보다 나의 안전과 생명, 평온한 삶을 위해 조심하는 태도와 실천하는 방법 이외에도

최후의 순간 조금이라도 그 충격을 완화해줄 수 있는 에어백같은 보험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와 팁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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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 음악과 미술, 문학과 건축을 좇아 유럽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 기행
이석원 지음 / 책밥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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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언제 가볼 수 있을까?

#stay home으로 지구의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묶인 요즘,

여행책들을 보면 대리만족과 아쉬움이라는 감정이 함께 생긴다.

(솔직히 말하면, 오바같지만, 좀 슬프기도 하다.)


여행책은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해 사전지식 및 상상을 가능하게 하고,

내가 다녀왔던 곳에 대해 그리움과 그 시간에 있었던 나 (혹은 함께 한 사람)에 대한 

되새김을 할 수 있게 하는 마법이 있는 책이다.


그래서인지, 빠듯하게 낸 휴가를 하나도 아깝지 않게 보내기 위해 하나라도 놓칠새라 

정보를 모으려고 읽는 여행책이 아닌

음악, 미술, 문학, 건축 등 주제가 있는 여행지를 발로 걸으며 얻게 된 느낌을

담담하게 풀어놓은 여행'기'가 담긴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 책을 읽는 것은

어쩌면 방 안에서 세상을 탐험할 수 있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즐거움을 누리게 해준다.


'유럽의 25개 도시로 떠나는 예술기행'이라는 부제에 맞추어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익숙한 나라의 이름도 보이고, 언제 한번 가보려나- 싶은 나라도 있다.

유럽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은 영국의 런던, 벨기에의 브뤼셀, 이탈리아의 로마 처럼

잘 알려진 지역 속에서 잘 알려진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보는 경험을 스케줄 안에 넣을 수도,

유럽 여행을 많이 가본 사람들은 '다음 번에는 이곳에 가야지' 하고 마음에 드는 주제를 골라

행복하게 계획을 짜볼 수도 있겠다.




유럽을 다녀오지 않아서, 약간의 환상같은 것이 있는 나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을 보면 '이 사람들은 동화 속에서 사는 기분이겠다' 하는

여행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낭만적인 상상을 한다.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출/퇴근길에 늘 지나치는 건물일 수도 있겠지.-


각각의 지역의 랜드마크를 사진으로 만나보며 (심지어 사진도 굉장히 분위기 있다!)

그곳에 얽힌 셀럽(!)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여행가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올라온다.

두근거리고 들뜨는 마음을 조금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저자의 차분한 말투가 느껴지는 '걷기' 기행 부분이다.



여행 좀 다녀본 지인이 옆에서 함께 걸으며 

"여긴 ~인 곳인데 ~로 잘 알려져 있지. 이 모퉁이를 돌면 ~가 보이기도 해. 여긴 말이야~" 하며

자분자분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특히 들어본 미술 작품들이 언급되면 사진이 없더라도 -혹은 빠른 검색으로-

작품을 보면서 '아ㅡ 이 작품엔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 그래서 이름이 그랬군!' 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


가장 큰 장점은(!) 실제로 여행을 가서 동행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대충 본인은 다 안다는;;-

한다면 말소리 자체에 지칠 때가 올 수 있는데 (그러나 싸움이 날 수도 ㅎㅎㅎ)

이것은 책이니까, 내 취향과 상황에 맞추어서 적절하게 거를 수도 있고

놓치지 않고 나중에 보는 것으로 '킵' 해둘 수도 있다는 점! 





정말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

저 의자에 앉아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 

그들의 시야를 살짝 가리면서도 추억과 감동의 조각을 가져가고파 사진을 찍는 사람, ^^

무언가 설명을 하는, 아니면 이제 그만 보고 다음 작품으로 가자고 말하는 것 같은 사람도

내가 사는 이곳에서도 익숙한 풍경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미디어 아트로 모네의 전시가 열렸을 때의 경험이 떠오른다.

이 미술관을 재현해 놓은 공간에 들어갔을 때, 탄성이 절로 나왔었다.


실제 모네가 살았던 지베르니의 정원을 걸은 뒤 미술관에서 진짜 작품을 만나면

어떤 기분이 들까? ^^


묘지를 터부시하는 우리와는 달리,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유럽의 문화.

어찌보면 유명한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 

번잡스런 여행지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히 산책하며 삶, 생명,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철학적인 생각을 하는 정서적 경험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유럽 여행을 처음 가는 사람들은 목록에 넣기 어려운 곳이라 

책에 소개된 몇몇 묘지들은, 그래서 신기하고 오래도록 읽게 된 부분이다. 


바쁘게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가만가만 생각을 다듬을 수 있는 이런 여행. ^^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것의 범위를 마구마구 넓혀주는 특별함이 아닐까? 



보기만 해도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풍광의 사진들은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마음에 부채질을 더한다.

아.... 여행가고 싶다.

<예술과 함께 유럽의 도시를 걷다>에서 읽은 내용을 함께 떠난 사람에게 슬쩍- 흘려가며 ^^

여기서 소개된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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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고 매혹적인 고대 이집트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3
캠벨 프라이스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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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다렸던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가 나왔다.

"품위있고 매혹적인"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고대 이집트' 편이다.


리버풀 대학교 이집트학 박사 학위를 받고 맨체스터박물관의 이집트와 

수단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캠벨 프라이스의 책을 

<문명의 보물 고대 그리스>,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대담하고 역동적인 바이킹>으로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를 모두를 번역한

김지선 번역가가 작업했다.

그래서 인지 이 시리즈 전반의 글에 익숙해졌고 번역이 매끄럽다고 느껴진다.


고대 이집트 예술에서는 '품위'라는 개념이 중요했다고 한다.

엄청난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던 장인들이 '품위'라는 가치를 작품 속에 담아내기위해

동일한 시각적 언어에 의지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즉, 이집트 초기에 규칙들을 만들고, 

이후 3000년간은 수많은 모티프의 표현방식이 고착되었으며

더 이전의 작품을 복제하거나, 거기에서 영감을 얻는 특징을 가진 이집트 예술은

나중에 로마제국에 이르기까지 콘셉트와 심상의 지속성을 확보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집트'를 머리속에 떠올리면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금, 은, 보석들을 아낌없이 사용한 아름다운 장신구,

로마신화를 바탕으로 동물의 형상으로 표현되는 신비로운 조각상,

드넓은 사막 위에 우뚝 솟은 피라미드와 피라미드를 장식한 스핑크스,

피라미드 안에서 발견된 매혹적인 투구,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이라 등등


 

이 책은 고대 이집트 유물을 연대에 따라 무려 일곱 장으로 나누었다.

이집트의 가정에서 이용한 물품이나 장식물, 국가 및 파라오에 관계된 유물,

종교적 실천과 관련된 유물, 죽음 및 사후에 관련된 유물로 테마를 정해

200점에 이르는 유물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특히 기록(상형문자!)과 유물이 함께 남아서 이집트의 생활을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역사를 좋아하고 고고학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집트'가 

늘 탐구하고 싶고 알아가고 싶은 존재가 되게 만드는 것 같다.

 



<손바닥 박물관>은 박물관에서 유물을 보지 못하는 약점을

'손바닥'의 크기와 유물의 크기를 비교하는 그림을 매 유물에 첨부함으로써 극복하고,

박물관에서 큐레이터의 설명(혹은 오디오 가이드) 없이도 수록된 모든 유물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 (이름, 출처, 크기, 시대, 현 소장지 등)와 함께

그 유물에 대한 설명과 유물을 복원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지식까지 곁들여

집 안에서 세계 곳곳에 수록된 멋진 유물들을 자세히, 편하게, 언제나 볼 수 있게 하는

엄청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의 벽화나 파피루스 같은 문서에서 나오는 상형문자들이 곳곳에 새겨진 

누가 보아도 '이집트'의 인장이 강하게 박힌 유물들이 물론 눈길을 끌지만,

개인적으로 책의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신기함을 가지고 더 오래도록 보았던 부분은

그 오랜 시간을 견뎌내고 현대에도 꽤 훌륭한 보존 상태를 보이는

천과 종이로 된 유물들이었다.


엄청나게 더운 이집트의 기후와, 까마득한 시간을 

낡고 삭기 쉬운 연약한 조직들이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는

이집트인들의 놀라운 '매장' 기술 덕분이다.

시신의 부패를 최소화하는 미이라를 만들어 낸 그들의 기술과 지식의 배경에는

탄산나트륨과 염화나트륨이 자연적으로 이루는 혼합물인 천연 탄산소다라는 물질의

덕이 크고, 이집트 인들이 3000여년 전에 그런 물질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파라오의 시신을 방부처리할 때, 그 과정에서 나온 모든 폐기물을 보존하게 했던

이집트의 문화와 예술의 규칙과 지속성의 추구 때문이었다.



무덤->미이라->이집트->저주(!)로 이어지는 '도굴'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웠다.

이집트의 장례 '산업'은 사실 가장 부유한 이들, 그리고 권력을 가진 이들을 위해

희생된 노예 및 하층민의 피와 땀의 결과였다.

성경에 나오는 모세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박물관의 소장품은 이집트 사회의 죽은자와 가장 부유했던 자들에

크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지고 그것으로 이집트를 과잉대표하고 있다고 

학문적 지식과 연구에 바탕을 둔 통찰을 보여준다.


어마어마한 저주에도 불구하고 도굴꾼(특히 유럽인들-ㅁ-+ 진짜 남의 나라를 탈탈 

털어먹으면서 자기네 나라의 박물관을 꽉꽉 채웠던 몰염치의 사람들이

식민주의 시대가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의 약탈과 유물의 파괴에서도, 아이러니하게 박물관에 보존되어 살아남은 유물은

이집트 사람들이 내세를 생각하며 현실을 견디는 의미에서 시작된 피라미드가

페르시아나 로마, 그리스 인들 같은 외부 세력들의 이집트 침입에 맞서

이집트의 민족주의를 보여주는 공동의 상징으로 남게 된 현대의 해석을 만나며

한 왕조, 거대하고 매혹적인 문명이 끝을 맞이하게 되는 아스라함을 낳는다.



집에서 탐험하는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

대중에게 많이 노출되어 익숙한 유물부터, 우리에게 아직 덜 알려진 유물을 만나며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상상하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룰 문명은 어디가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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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법칙 - 십 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
손병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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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와 싸우지 않고 소통하는 기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감정의 법칙>은

중2병, 사춘기, 반항, 학교폭력 등등 말만 들어도 무서운 단어들을 피하고만 싶은

어른들이 (특히 부모님)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자녀교육의 정답은 없고, 대개의 경우 부모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최대를 사용해서

자신의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 에너지와 시간, 노력이 올바른 방향과 방식이나 적절한 때를 갖춰 

아이에게 닿지 않는다면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멀어져간다.


<감정의 법칙>은 부모들을 다그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부모에게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주고 싶고, 가능한 자기 아이가 상처받지 않길 원하는 

부모들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당신이 뭘 알아?" 라고 하기엔 저자의 공력이 만만치 않다.

저자는 그 무섭다는 중학생과 30년 동안 동고동락해 온 중학교 교사이다.

저자도 아들과 딸을 키우며 생각과 이론, (남의 아이에겐 먹혔던!) 경험대로

적용한다고 해도 결과가 예상과 영 다르게 나오는 경험을 실제로 한 부모이기도 하다.


체육 교사이며 학생들에게나 학생들끼리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최전선에 있는

생활지도부서에 오래도록 근무한 저자는 다양한 아이들의 어려움과 갈등을 만났고

갈등/문제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그것이 결국 터져 나올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감정'의 문제와 꼭 캐치해야 하는 '메세지'를 읽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개인적으로 요즘 흥미롭게 보고 있는 아이의 문제행동을 다룬 프로그램에서

아이의 요구, 감정을 '어른'의 평가와 관점으로 보아서는 안되며

조절/해결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부모가 섣불리 개입/간섭하면

혹은 자신의 아이에게 '흠'이 생길 새라 재빠른 해결만을 원한다면

아이의 억눌리고 잘못 표현된 감정과 마음은 동일한 문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제거되지 못한 위험요소로 아이와 함께 자란다는 것을 느꼈는데,

<감정의 법칙>을 보아도 그런 경우들이 많이 나온다.


저자는 청소년 심리학자들의 이론과, 갈등 및 치유에 관련된 도서를 충분히 읽고

지식적인 정보를 (출처와 함께) 제공하며

부모의 지식이나 가르침, 자녀교육의 방식이 어떤 모양과 색깔, 온도를 가져야 할 지

읽기만 해도 마음이 갑갑해지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하며 알려준다.




사랑스러웠던 아이의 '변신'으로 마음 고생하는 부모들에 대한 위로도 있다.

그러나 그저 "힘들죠, 힘내요" 같이 얄팍하고 하나마나한 위로가 아니라

부모 본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 왜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는지

설득적으로 예를 들어 알려주어, "나 때문에" 라는 죄책감에 포기하지 말도록

기운을 북돋아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십대.

하지만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아이들로 인해 자녀교육에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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