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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ful 트립풀 제주 - 우도, 비양도, 마라도, 가파도 ㅣ 트립풀 Tripful 18
이지앤북스 편집부 지음 / 이지앤북스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트립풀-> 시리즈를 좋아한다.
유럽인들처럼 휴가를 한 달씩이나 길게 낼 수 없는 처지에,
시간만큼이나 얄팍한 지갑의 사정도 생각해줘가며
어떻게 하면 '잘 놀았다'고 뽐낼 수 있을만한 사진도 찍어놔야 했던
여행에 대한 개념을 바꾸는 책이 <트립풀-> 시리즈의 매력이다.
그래서 '제주'에 대한 트립풀의 책이 나왔다고 했을 때 무척 반가웠다.
'낭만'이라는 연관검색어가 함께 올라올 것 같은 땅, 제주.
육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어 '한달 살기' 열풍이 불었던 그곳.
어느새 넘치는 관광객과 높은 물가, 개발일지 파괴일지 모를 변화의 폭풍이 치는,
그래서 '그 돈이면 외국가지', '텃세가 심하대' 같은 말들이 포스트잇처럼 붙은
좋은데, 가까워서 언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못 갔던 제주.
트립풀이 소개한 제주의 모습 중 내 마음에 확- 들어온 첫 모습은 바로 이것.

북적이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너무너무 좋은 제주.
이런 곳을 가고 싶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일러스트처럼 '갬성'이 과하지 않게 담겨 있고
무엇보다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 가득인 <트립풀 제주>는
제주에 사는 사람들,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 사람들이 지키고픈 제주 모습과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시도가 잘 어울려 있다.


여행책의 본분을 잊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잘 담아놓은데다가
원하는 '주제'와 '스타일'에 따라 자신만의 여행 루트를 짤 수 있도록 팁을 준다.
제주의 대표적인 스팟들을 귀여운 일러스트로 담아두어,
어디부터 고를지 즐거운 고민을 하게 만드는 <트립풀 제주> 다.



자연이 오롯이 남아있는 섬, 제주.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바다파'와 '산파' 모두의 마음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곳.
사라져가는 비자림에 대한 안타까움과 제주의 자연을 오래도록 지키기 위해
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잠시 다녀가는 사람들 모두의 노력과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굳이 말로 더하지 않아도,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여행에서 풍광 다음으로 먹을 것이 빠지면 섭섭하지-
해산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페이지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을까?
푸짐하게 담겨있는 각양각색의 해산물! 아름답고 영롱한 음식들!!! +ㅁ+
아.. 정말 평일 밤에 펼쳤다가 너무너무 후회했다.
당장 제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곳에서만 오롯이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와 제주 현지에서 (로컬;이라는 영어를... 꼭 써야할까 싶지만;;) 추천하는
맛집들의 페이지가 상당 부분 계속 펼쳐진다. (밤에 보면 정말 괴롭 ㅠㅠㅠ)


음식 뿐 아니라 분위기 있고 당연히 맛있을 것 같은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카페에다

이거지! 여행을 마무리하는 밤에 더위로 익은 몸과 하루종일 분주했던 마음을 적셔줄
시원한 맥주, 술!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귤향이 가득한 술의 맛이 궁금하다.
알콜 도수도 친절히 적혀있다. ㅎㅎㅎ

이쯤되면 제주행 티켓 가격을 검색하는 창도 슬슬 켜진다. ^^
그래서 마지막을 장식하는 페이지는 그 결심을 굳혀주는 'Place to Stay'
잠만 자고 다시 일어나 온 여행지를 쏘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보단
한적한 곳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한가롭게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주를 여러 번 여행해서 새로운 기분을 안겨줄 숙소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엄청 도움이 될 제안을 해준다.

이러면 곤란하지-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하는 <트립풀> 시리즈의 재주가 통했다.
이번엔 제주였다.
다음은 우리나라의 어떤 도시가 될까?
좀 더 국내 여행지를 다뤄줬으면 하는 욕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