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동시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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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을 즐기는 이유와 방법은 다양할테다.

종이위에 프린트된 활자가 생명력을 가지며 상상의 세계에서 뛰노는 모습을 즐기다,

동일한 책을 읽은 나의 상상과 다른 이의 상상이 비슷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글자로 묘사된 인물, 장소, 감정, 상황이 그림이나 영화로 형태를 달리하면

(혹은 2차 창작되면) 어떤 맛과 매력이 느껴질지 궁금해서 안달이 나는 단계를 지나

대체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에 이르게 될 즈음이면

이 책이 소개하는 '문학 기행'에 흥미와 관심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의 저자 동시영은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이다.

문학과 기호학에 관한 책과 다수의 시집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사유와 감정과 철학을 정제하고 섬세하게 골라낸 단어에 담은 그가

문학 속에서 '내가 되는 것'을 발견하는 여정이라는 주제로 문학 기행 책을 냈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서 조금 떨어져 나와,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는 경험을 주는

책읽기와 세계 여행을 접목시킨 시도는 늘 흥미롭다.

더구나 이 책이 브론테 패밀리의 하워스를 시작으로 잡았다는 점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페이지를 넘기게 하기에 충분했다. 



고전은 고전이라서, 청소년기에 '권장도서'의 형태로 첫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시간이 지나 n회를 읽을 수록 예전엔 몰랐던 주인공들의 감정과 생각이,

새삼스레 새롭게 다가왔었는데, 영화화된 작품을 만나고서 또 새로웠다.


환경과 날씨, 생김새와 옷차림 등을 지나칠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는 

그들의 문학적 특징을 그저 글로 읽을 때는 상상력에만 의존해야해서 버거웠으나

<폭풍의 언덕>의 삭막하게 휘몰아치는 바람과 돌무더기가 가득한 비탈,

그리고 언제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덩그러니 놓여있는 '워더링 하이츠'를

영상으로 (그리고 절절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배우들로) 만났을 때,

왜 주인공이 그토록 거칠고 불안하며 파괴적인 사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는지

아무런 부연설명 필요없이 바로 스며들었다.


이런 글을 써내려갔던 작가들을 -시공간을 뛰어넘어- 만나러 

영국,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루마니아, 러시아, 타히티, 모로코, 중국, 일본 등 

세계 곳곳을 누빈 작가가 너무 부러웠다.

그들이 생활했던 공간, 지역, 그곳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며 

-혹은 복원하며- 관광객들을 불어들이는 그들의 노력 또한 부러웠다.

 


여행의 설렘 속에서 좋아하는 문학 작품의 장면과 구절을 떠올리며

다음 여행지로 떠나는 저자는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들의 탄생 배경과 문학적 지식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며 '고전'으로 박제되어 있는 이야기에

현대의 생생함을 더해주고, 그 작품이 탄생한 '개연성'까지 확실하게 전달해준다.



이 책에서 알게 된 혹은 만나게 된 새로운 사실을 작품 속에서 찾기 위해

다시 예전 그 '고전'들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고픈 강한 동기를 부여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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