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 밀레니얼이 어려운 X세대를 위한 코칭 수업
김현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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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채팅창에서 보는 글 같은 제목에

먼저 웃음이 풋- 하고 나왔다.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는

꼰대와 밀레니얼이 공존하는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

꼰대 대열에 들어가게 된

(드디어! 그들도 한때 파릇파릇한 신입이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름 신세대이었고,

결코 기성세대와 같아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X세대와

그런 사정은 안물안궁 상태이며,

사무실에서 각자 자기 일은 알아서 하자는 밀레니얼들이

왜 그렇게 성장하고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를 넓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저자의 이력에서도 이 책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는데,

저자 김현정님은 리더십 개발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

(라고 책에서 소개한다.)로,

국내 유명 대기업 리더십 개발센터에 입사한 뒤

20년 동안 현업 리더들의 교육, 상담, 코칭, 컨설팅을 했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이력이다.

경영학(조직과 리더십 전공)과 상담심리학에서

석박사를 미국에서 획득한 저자는,

그래서인지 한국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지만,

'숲 밖'에서 숲을 보는 시선을 제안한다.

얇지만 핵심적이고, 근거를 든 이유와 분석은 독자를 충분히 납득시킨다.

"도대체, 그들은 뭐야?!" 가 궁금하다면 Part 2부터 먼저 읽기를 권한다.





대개의 경우, 사회가 변화하고 경제 규모가 달라지며

부모의 역할, 가정의 형태가 달라져서- 라고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이유를 하나하나 파헤치고 명료하게 분석하여

왜 그들이 그렇게 성장했고, 판단하고 행동하는지 이해되게 만든다.

특히 '대형사고'를 목록에 넣은 것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하나의 세대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그 세대의 행동양식 혹은 무의식적 사고패턴을 만들어간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되었다.

이래서 공통의 경험, 기억이 중요한 것이구나.

어쩔 수 없는 사고와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고 치유하고 함께 나아가는가-

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그 세대가 갖게 되는

(나와 다른 것, 새로운 것에 대한) 여유와 사고의 폭을 정하는 것 같다.




자기의 것은 엄청나게 챙기고,

남 일(혹은 조직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거나

소수의 공동체에 대한 충성도가 열정적으로 높아,

다른 공동체에게 적대감과 혐오, 불링으로 대하는 모습이

교육제도의 변화에서 왔다는 해석도 신선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단순히 학교 공부나 친구 관계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예비 사회를 경험하고 기존 세대인 부모와의 갈등을 관리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말하나보다.

개개인이 경쟁하니 비밀이 많고,

남을 아우르고 도와주는 것은 손해가 되며

대입으로 인생의 사다리가 결정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대입을 도와주는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

즉 '수저'의 색깔이 인생의 색깔을 결정짓는다는 경험을

진하게 한 밀레니얼들이 명확한 판정/결과, 나의 역할과 한계에

더 집중하게 된다는 분석은

'이기적'이라는 말로 밀레니얼들을 비난조로 표현할 수 없겠다는

생각을 부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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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 끝내주는 실전 캘리그라피
김상돈.김정숙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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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기운이 한 풀 가시고, 하늘이 너무너무 아름다워 밖으로 나가고 싶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밖에 나갈 일이 있어도 후다닥- 볼 일만 보고 들어오게 되니

마음도 기분도, 차분하게 만들기 쉽지 않다.


캘리그라피는 이제 신기할 것 없는 취미가 되었다.

컴퓨터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현대에 오히려 손글씨 매력에 사람들이 빠져드는 것도,

정형화 되어 개성이 없어지고 다소 서투름에서 오는 귀여움? 인간다움?이 사라져

정 없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내가 힘 주는 대로 글씨가 굵어지고, 공간 배치도 재밌게 되는 

캘리그라피는 준비물도 많이 필요없고, 생각날 때 언제든 즐길 수 있는 재미다.


캘리를 배우는 방법은 많이 있겠지만 (원데이클래스, 유투브, 문화센터 등등)

배우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습이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꿀팁도, 결국 자기 손과 힘으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그런 의미에서 <15일에 끝내주는 실전 캘리그라피>는 따라쓰기 교재가 있어

배운 것을 꾸준히, 그리고 '연습'이 생각난 그 자리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어 좋다. 


캘리를 처음 배우려는 사람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부터 충실히 수록한 이 책은

캘리그라피를 오래도록 교육한 저자, 김상돈(청목체)와 제자 김정숙(초담체)님이

함께 만든 자습서/참고서/문제집 개념의 책이다.


꼭 알아두어야 하는 핵심내용만 추렸다고 하지만

(캘리의 세계에서 꼭 알아둘 내용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먹, 종이, 붓, 필기도구 등의 특징에 대한 설명이 참 좋다.


초보들은 이 취미가 언제까지 계속 될 지 모르니까 ^^;;

시작할 때 이것저것 사 모으는 것이 좀 망설여지는 마음을 잘 읽어주신 것 같다. 

먹이나 벼루로 먹물을 가는 것은 정말정말 오래 전의 일인 것 같은데

설명을 듣고 나니 요즘 먹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ㅎㅎ


캘리를 시작했다가 종이와 붓을 어딘가에 잘 쟁여둔 사람들도 

나처럼, 이 책을 읽으면 다시 캘리를 시작하고 싶어질 것 같다.




책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조향미를 바로 느낄 수 있고,

각각의 선을 꼼꼼히 따져보며 빠른/거친/둥글린/을 더한 결과물을 볼 수 있어 좋다.


동영상처럼 실제 글씨를 쓰는 순간을 볼 수 없지만

오히려 옆에 펼쳐두고 따라하기에는 순간적으로 지나가지 않는 책이 도움이 된다.


한글과 한자, 영문의 글씨도 청목체와 초담체로 예시가 나와 있어

15일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임에도 필요한 것들을 쏙쏙- 배울 수 있다.





책에 나온 작품을 그대로 연습해 볼 수 있는 따라쓰기 교재!

뒤에 번지는 것을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빳빳한 종이로 만들어져있다.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면 ^^; 화선지를 사서 연습해보아도 좋겠지만 말이다.


수채화에다 자기가 쓴 캘리그라피로 엽서를 만들어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전해 안부를 묻고 싶다. 

가을 타나보다. ㅎㅎ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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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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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운전할 때 종종 듣는 친절한 이 말은, 흠칫- 나를 놀라게 한다.

이미 경로 변경이 어려운 차선에 진입하여 긴가민가-하며 

혹시 지도를 제대로 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깔끔하게 없애준다.

그것도 이미 그 길에 접어 들었을 때.


책 제목이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김연정이라는 이름보다 코붱이라는 닉네임을 먼저 소개한 저자는

첫 회사 3년 10개월, 두 번째 회사 1년, 세 번째 회사 3개월, 마지막 회사 9개월의

화려한 '퇴사러'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백수라이터' 이다.


회사에 몸과 영혼을 갈아바치고도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자리를 떠나게 되고

결혼과 출국으로 소위 '경단'의 시간 후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도 했으나

결국 내린 결론은 "그동안 많이 힘들었으니 쉰다" 이다. 



목차만 봐도, 건강을 해치고 자존감까지 갉아먹은 회사에서 탈출해서

브런치 플랫폼과 '부엉이 상담소'를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일(글쓰기)을 하며

책을 낸 저자의 우여곡절이 전체경로로 보인다.


이쯤에서 '그동안 힘들었으니 쉰다'라는 퇴사의 이유는

'모아둔 돈이 있었나', '경제적으로 도움받을 여유가 있나', '자아실현?' 같은

부러움과 의문을 스르르- 녹여버린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자와 비슷한 직장이라는 세계관을 공유했을 것 같다.

대기업/중소기업/외국계기업/유망분야 등등 남들이 보기에 어떤지 몰라도, 

어디가 되었든 그곳에 취직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 (대입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광탈, 2차 심사 탈락, 면접 탈락, 계약직 후 전환 같은 냉정한 평가를 겪으면서

그동안은 몰랐던 나라는 사람의 '경제적 가치'나 사회적 지위가 매겨지는 경험은

씁쓸하게 남고 더더욱 회사와 직장만이 살 곳이라는 강한 공포를 심어준다.



매년 나이 들어감에 따라 착실하게 학년이 올라가는 학창시절과는 달리,

사회생활은 때론, 제자리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진땀이 날 만큼 힘들다.

힘들게 얻은 자리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리해서 일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 위해 무리해서 감정 노동을 하고,

남들의 평가와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자신의 삶은 '나중에'라고 미뤄놓는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괴로워하지만 결코 내려올 수 없는 트랙 위에서

저자는 경로를 이탈하여 고유한 길을 찾아 나섰다.


앞서 지나간 사람들이 밟아놓아 평탄하지도 않고,

때론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로등도 없이!) 컴컴해서 두렵지만

자기의 인생을 곰곰히 들여다보고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불안감을 떠안는 선택을 하는 삶.


아무나 따라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해야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회사만 바라보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것을 고스란히 내어주다가

더이상 회사에서 쓸모가 없는 -그런데 연차가 높아 돈은 많이 나가는-

그런 존재가 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미리미리 뚝심을 키우며 꿈을 목표로 바꾸어 현실로 만들어간다면

경로를 이탈했다는 경고를 떨지않고 받아들이며

자기만의 속도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도 생긴다는 것을

저자 코붱님은 자신의 경험을 기꺼이 나누며 독자들에게 얘기해준다.


나이, 경력, 자산. 

숫자가 말해주고 숫자로 인해 제약받는 것도 있지만

그것만이 내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님을 늘 잊지 말아야겠다.

현재 직장인이든, 자영업을 하든, 소속이 없는 백수든, 

24시간을 똑같이 받아 사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에게 계속 물어야하는 질문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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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지갑 열지 마 - 첫 월급부터 시작하는 2030 재테크
권종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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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작고 귀여워 요정같은 월급이 들어오면 (원래 요정은 현실에는 없는 존재)

기다렸다는 듯, 카드회사에서 돈을 인출해간다. 사이버 머니가 따로 없다.

나에게 카드가 이렇게 많았던가.

내가 이 카드를 이정도로 썼던가.


믿을 수 없는 심정으로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드앱으로 사용내역을 훑어보면

분명히 내가 다 입고, 먹고, 쓴 것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밖에 나갈 일은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의 물류시스템은 새벽에도 문 앞에 싱싱한 식자재를 가져다 줄 정도로

지나치게 발달되어 있어, 돈의 씀씀이는 줄어들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집콕으로 심란한 마음은 SNS를 더 자주 들여다보게 만들고

누군가가 산 아이템들은 그 신박함에 없었던 욕구를 끌어오르게 한다.


결재는 또 얼마나 쉬운가?

손가락만 몇 번 갖다대면 이 책의 제목이 우습게 지갑을 열지 않고도 물건을 살 수 있다.

내가 뭘 샀는지 잊어버릴 때쯤, 집 앞에 도착한 택배상자를 열면

그때는 너무나도 갖고 싶었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배송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는다!) 그것이

왠지 반짝임을 잃은 느낌이다.

언박싱의 즐거움도, 가끔이다.

박스가 쌓이면 재활용 쓰레기도 쌓이는 것이다.


돈을 버는데, 돈이 없다.

그런 사람들을 구해주기 위해 저자 권종영은 부탁한다.

<제발 지갑 열지마>


당신은 다음 테스트에서 몇 개의 문항에 체크하였는가?


남 일같지 않다.

돈은 벌고 싶은데, 겁은 많고.

그래서 남들은 뭐 하는지 살펴보다가 아무런 준비와 공부없이 덜컥- 돈을 넣었다가 날리고.

어차피 서울에서 집 사는 것은 영끌해도 다음 생에- 니까

지금의 나(의 서러움과 갑갑함, 그리고 무기력함)를 달래줄 소소한 행복을 위한 소비를 하게 된다.



이 책은 큰 돈을 벌게 해준다고 큰소리 치는 재테크책이 아니다.

취업이라는 힘든 관문을 뚫은 사회초년생이나, 이제 막 재테크를 해볼까- 하는 2030에게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습관을 쌓고,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초지식을 얻게 해주는

월급관리 참고서 같은 책이다.


책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선순환'이다.

1. 무의식적인 소비 욕구 줄이기 (외부 자극이나 즉흥에 따라 자주, 적은 돈을 소비하지 않기)

2. 소비보다 저축이나 투자에 관심과 노력 기울이기

3. 목적을 설정하고 포트폴리오 구성하기

4. 목돈 모으기

5. 투자실행

6. 수익실현

7. 재투자 및 재설계


외부의 자극(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보다는

자기 의지로 재테크에 입문하는 동기부여를 더욱 강조하며,

우선 성취감과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월급 재분배를 해야한다.


그 작은 목표가 천만원이다.


티끌을 모으면 티끌이지만.

10원이 20원 되는 것보다, 투자만 제대로 한다면 100만원이 200만원 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돈이 크면 클 수록 포트폴리오와 투자처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아지고,

하나에서 실패를 거두더라도, 다른 바구니에 담아놓은 것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1장과 2장은 재테크의 시작점을 잡는 것이다.

그래서 내용은 매우 익숙하지만 '왜' 그래야하는지 실감하지 못한 2030에게

합리적인 근거를 대며,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을 요청한다.


1. 고정비용과 소비패턴 파악하기

2. 목돈과 비상자금을 분리하여 만들어 두기 (목돈을 깨야하는 상황은 항상 발생한다.)

3. 신용카드 자르고 체크카드나 현금사용하기

4.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재테크앱, 정부 정책/혜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5. 주거래은행으로 신용점수 쌓기. 은행의 이율은 미미하지만, 신용점수는 크게 쓰인다.


'3장 두가지만 알면 기초자산이 내 손에' 에서는 은행과 보험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

'4장 스마트한 투자는 욜로보다 짜릿하다'에서는 주식, 부동산, 펀드 같은 투자에 관한 지식과

 연말정산, 부동산계약하기, 세테크에 관련된 구체적인 예시를 제시하며

 실제로 필요한 상황에 써먹을 수 있는 팁과 주의해야 할 점을 알려준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다는 위협감이 고조되고

전세계가 팬데믹으로 멈춰있을때, 고정적인 월수입이 있다는 것은 충분한 장점이다.


아무리 작은 월급이어도, 없는 것보다 낫다.

평균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평생 직장이 없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부터 하나하나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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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책 생각
Team BLACK 지음 / 책과강연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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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금은 콘텐츠의 시대다.

자본이 없어도, 자신의 경험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짜서 글을 쓸 수 있다면

누구나 책을 내는 작가가 될 수 있다.

심지어 바로 종이책으로 내지 않고 블로그, 플랫폼을 활용해서 한 편씩 연재한 뒤,

독자층과 응원층이 생기고 한 권으로 묶어 달라는 그들의 요구로 책이 나오기도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로의 취미생활이 어려워졌을 때, 

TV, 스트리밍서비스, SNS도 있지만 또, 종이책이 주는 즐거움을 알아가는 독자층도

늘어갈 수 있는 시점을 만났고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책내기 열풍이 불고 있어

어느 정도 책도 읽고 글쓰는 능력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책 한번 내 볼까? 하고 도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막상 책을 내려고 생각하면 막연한 것이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책은 술술 써내려간 것 같은데, 뭔가 의식하기 시작하면 글이 나오는 것도 막히고

무엇보다 이 책을 누가 보고 싶기나 할까? 괜히 종이 낭비하는 것은 아닐까?

나무에게 미안한 것은 아닌가- 까지 생각이 치달으면 책 내기는 영영 나의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기획자의 책 생각>의 팁은 매우 유용하다.


 (너무 절망적이거나 혹은 너무 희망적으로 보아서;) 나의 책을 도저히 객관적으로 볼 수 없을 때,

출판사의 입장에서 셀링포인트나 콘텐츠의 매력도를 따져보는 기준을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출판사는 기획이 참신한 원고를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1인 출판사를 포함한 소규모 출판사가 늘고 있어, 계약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저자가 대중의 욕구를 찾아서 선명한 인식의 차원으로 문제를 끌어내고

그 주제에 따라 책이 갈 길이 정해지고, 그 길에서 만날 핵심독자들을 예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판사의 기획자가 하는 역할이다.



참신한 기획이나 콘텐츠라는 것은 때론, 절절한 자기 경험/체험에서 나온다.

자신의 경험을 직시하고 다듬어 세상에 드러내기로 결심하는 것은 작가의 몫이라면

실패의 경험과 인내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본 기획자는 '쓰기'와 '제작' 과정을 알고 있고

책을 기획하고 쓰는 크리에이터(저자)로서 개인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펀딩이나, 네트워크의 적절한 사용, 

혹은 이 책의 출판사 책과 강연에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연구생들이

각자의 책을 집필하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공동저서프로젝트' 같은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연결'이  <기획자의 책 생각>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개념이다.


'기획자는 어떻게 쓸까?' 부분은 말 그대로 기획자의 관점에서 책을 쓸 때 염두에 두는 생각부터

작업환경을 만들고, 작업 스타일을 구축하고, 제목과 주제를 정하고, 

어떤 타이틀과 목차로 독자의 관심을 끌고 유지할 지에 대해 적절한 예시와 함께 설명해준다.

 


<기획자의 책 생각>을 읽고 가장 마음에 다가온 것은 업계의 현실이다.


초보 저자의 경우 8%~10% 수준에서 인세가 결정된다고 한다. 

온/오프라인 서점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정가의 35~40%가 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책 제작비가 30%, 저자 인세가 10%, 출판사의 수익은 20% 정도가 된다고 한다.

핫한 출판 플랫폼이 브런치, 텀블벅 말고도 부크크, 퍼블리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이렇게나 많은 (그래서 막 쏟아져나올) 예비 작가들의 멋진 콘텐츠들과

늘 어렵다는 출판업계의 사정을 비교적 소상히 적어놓은 이유는

책을 낸다고 무형의 지식/경험으로 돈을 확- 벌어들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자의 시점)

출판사를 운영하며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기획한다고 해도 인건비나 사무실 임대료 같은

현실적인 (돈)문제도 생각해보아야 성공에의 객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다.


책 하나로 인생역전을 꿈꾸기는 어렵지만, (특히 경제적 부나 사회적 명예같은 것이라면)

자기의 콘텐츠를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과 자기계발 욕구,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켜주는 출판 기획자의 기획이 성공했다는 만족감을 함께 누리기 위해서

출간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돌발상황과 주의할 구간, 그리고 효율적인 길 안내까지 도와줄 

훌륭한 네비게이션이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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