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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함의 비용 - 막말 사회에 더 빛나는 정중함의 힘
크리스틴 포래스 지음, 정태영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4월
평점 :

제목을 읽자마자 떠오르는 유명인들의 얼굴이 있다.
삼남매가 골고루 무례함의 비용을 제대로 치러야 할 모재벌가.
사람들은 그네들의 언행에 눈쌀을 찌푸리고 분노를 토로하는 것을 넘어,
청와대에 청원까지 넣어가며 사회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듯, 무례함과 막말은 개인의 정신 세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회사에서의 시스템과 실적에도 영향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사회 전반적으로도 화와 분노, 멸시 및 혐오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팽배시킨다.
<무례함의 비용>은 엘리트 운동선수 출신인 저자 크리스틴 포레스가
대학을 졸업하고 들어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에 입사한 뒤
'생산성 향상'과 '긴장감 형성'이라는 이름 아래 겪게 된
막말과 무례함이 인간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쓴 글이다.

위에서 예로 든 무례를 넘어서 '포악함'에 이르는 사례가 워낙에 강렬해서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며 책을 읽다가 멈칫했다.
직원 250명의 이름을 전부 대야만 연말 보너스 중 20%를 받을 수 있다는,
덧붙여 한 명이라도 모든 직원의 이름을 대지 못하면
누구도 보너스를 받을 수 없다는 미국 투자전문회사의 조건.
나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가?
물론 나와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몇몇 사무실을 건너갈 수록 점차 이름과 얼굴을 매치하기 어려워졌다.
'정중함은 기본부터 챙긴다'는 소제목이 무척 무겁게 다가왔다.
내가 정신이상에 가까운 막말과 무례함에 익숙해지고 둔감해진 나머지
기본조차 못 지키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렇듯, 정중함은 감수성이다.
민감하리만큼,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
무심코-몰라서-친하니까-의례-바빠서 의 이유를 물리치고
어느 상황에서나 기본을 지키는 정중함의 매너를 갖추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래의 테스트는 몇 페이지에 걸쳐 있다.
내가 무례한 인간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해본 적은 별로 없는데
벌써 첫페이지에서 덜컥 한 개가 걸려버렸다.

스피드와 효율성, 경쟁이 만연한 조직문화 탓을 해본다.
무례함이란 전염병처럼 퍼지며, 그로 인해 우리 내면에 독성을 심어준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했고,
따라서, 정중함이라는 예방주사를 다같이 맞아 무례함의 속도만큼
정중함을 퍼뜨려야 한다는 주장에 마음이 갔다.
그 방법은 어렵지 않지만 꽤 도전적이다.
경청하기, 미소 짓기, 말 끊지 않기. 같은 '사소한' 일들이 그것이다.
의외로 기본적인 예의에 대한 생각도 제각각이므로
구성원이 정중함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나누고
일상적인 무례한 행동의 사례를 공유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요령을 배우며
감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중하게 행동하도록 실습하는 기회 (p.260)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리처드 브랜슨의
'주위 사람들을 존중과 품위로 대하자. 풍요롭게 성장할 것이다.
무례하게 대하지 말자. 시들어 바스라질 것이다'라는 말에서 보이듯
무례함이 주는 위험신호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CEO는
채용, 코칭, 평가, 점검과 실행의 4가지 단계를 통해
회사에 친절과 존중이 빛나는 조직 문화의 이로움을 퍼뜨릴 수 있다.
CEO가 아니더라도, 변화의 시작은 바로 나라는 생각으로
개인의 성장과 자기계발을 위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실질적인 포인트를 짚어준 실용적인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