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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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10억뷰, 누적 500만부 베스트셀러, 메이위저의 장편소설 <제왕업> 하

2020년 중국 최대 화제의 드라마이자 장쯔이가 주연으로 캐스팅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

<강산고인>의 원작이다.


<제왕업> 상에서는 왕현과 소기가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졌다면, 하편은 제대로 <제왕업>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패업의 길을 보여준다.


결혼 첫날 밤에 헤어졌다가 3년 만에 재회하게 된 왕현과 소기 부부.

그들이 궁궐로 들어왔을 때의 상황은 그야말로 첫 장의 말이 정확히 표현한다.


다만 예전의 그 아름답던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나와 그들 사이에는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골이 생길 따름이었다.

이제 아버지는 나를 자신의 품 안에서 지켜줘야 할 응석받이 딸로 여기지 않을 테고

다시는 예전처럼 귀애하지도, 감싸주지도 않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지금의 나는 왕씨 가문의 여식이기 이전에

소기의 아내이자 태황태후와 함께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진정으로 황궁을 틀어쥔 여인이었다.

p.11


왕현은 자신을 돌봐주었던 어른의 세대가 저물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제 힘의 축이 젊은 세대에게 옮겨간 것이다. 

황제와 황후가 죽고 아버지는 관직에서 물러나 버리고

송회은은 옥수와 혼인하여 시매부가 되고, 오라비의 시첩은 사내아이를 낳았다.

어린 황상이 옹알이를 시작하며 '고모'라고 부르며 왕현에게 안긴다.

이런 평화가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것이고, 

소기와 왕현은 '패업'으로 향하는 길에 때로는 서로의 패를 이용하며 상처를 주지만

결국엔 동료와 동반자로서, 천하를 손에 쥐는 또 하나의 전쟁터에 서게 된다.


특히, 시대적 한계로 지략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왕현은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없어

자신의 꿈을 함께 이뤄나갈 남편인 '소기'가 가능성이자 예측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과거의 연이 있던 자담이 황제로 오르고, 변방은 조용하지 못하고

정국은 모반과 위협, 암투로 바람 잘 날이 없게 된다.


왕현은 총명하고 발랄하며 사랑받던 여인, 왕씨가문의 고귀한 딸에서 성장하여

스스로 패업을 쥘 수 없다면, 천하에 뜻을 품은 소기를 통해 패업을 얻고자 하는 여자가 된다.

안온하고 즐거운 세월을 누리던 궁궐이, 웃음 띈 얼굴로 칼을 휘두르는 전장이 되었고

그 한복판에서 생사를 위해 친족의 공격을 막아내고, 가족의 버림도 감수하며

생존과 패업을 이루기 위해 가혹한 운명을 기꺼이 맞아들인다.

 


배신, 음모, 암투, 희생과 덧없음, 인생의 참 의미를 회상하는 것은

정치 드라마의 클리셰이고, <제왕업> 하에서도 치열한 싸움만큼 시적인 감흥도 펼쳐진다.

주인공들의 심경을 묘사하는 시들은, 드라마에서 어찌 구현될 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왕현을 맡은 장쯔이의 캐릭터가 그녀의 이전 작인 <야연>과는 얼마나 다를지도 기대된다.

글자로 보며 영상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책 <제왕업>

책->드라마->책으로 주행하면 원소스 멀티유즈의 맛을 제대로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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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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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중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드라마 <강산고인>의 원작이자

역사와 소설에 관심이 많은 작가가 웹게시판에 올린 글이 큰 화제와 인기를 얻은 글,

금방이라도 말을 걸 것 같은 매력적인 주인공 왕현의 모습을 표지로 한 <제왕업>


온라인 조회수 10억뷰 (중국의 인구를 생각해봐도 대단한 숫자다!)를 자랑하는 

메이위저의 대표작 <제왕업>은 탄탄한 스토리, 호쾌한 스타일, 매력적인 캐릭터로

독자들을 중국의 낭야왕씨 가문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아름답고 사나운 칼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치트키를 쓴 것마냥 좋은 가문, 당찬 성격, 아름다운 외모, 뛰어난 지략을 갖춘 왕현은

황제와 황후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고, 사람들의 흠모의 대상이다.

갖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왕현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 것은

성년식인 계례 때, 당연히 혼인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랑하는 연인이자 황자 자담과의 이별.

아버지는 가문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평민 출신으로 승전보를 거듭해 예장왕 칭호까지 받은

소기 장군과의 혼인을 추진한다.


자신의 편이라고 믿었던 왕실의 사람들도 침묵을 지키고

사랑하는 자담은 이 생에서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다음 생을 기약하며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더구나 혼인이 이뤄진 날 밤, 변방의 폭동을 제압하고자 소기는 전쟁터로 떠나게 되고

소기로 인해 왕현은 적에게 납치되어, 두 사람은 정략결혼-첫 날밤 이별-3년간 생이별 라인을...


중국소설 특유의 무협, 지략, 궁궐, 암투 등이 넘실넘실 거리고

고색창연하기도 한 단어에 잠시 길을 잃을 수는 있겠지만

인연이 이어지고 얽히면서 드러나는 사람들의 지략, 애끓는 감정선은 

알고도 먹는 맛있는 그 맛이자, 초반 읽기의 고단함을 씻어내려준다.

 

특히, 왕현은 변화하는 여성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사족의 배신자이자 가족의 수호자

황실을 무너뜨린 대역죄인이자 군주를 성공시킨 여인이라는 칭호가 딱 들어맞게

그녀는 스스로의 힘과 지략, 판단과 결심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간다.

그녀의 생동하는 에너지가 파장이 같은 소기를 만나 더 큰 소용돌이를 만들어내고

상권의 마지막에 이 두 사람은 황제와 황후가 죽어 자리가 비어버린 궁궐로 돌아온다.


하권에서는 본격적으로 패업을 쥐기 위해, 아니 서로를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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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글쓰기 - 혐오와 소외의 시대에 자신의 언어를 찾는 일에 관하여
이고은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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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일은 쉽지 않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글로 담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그렇게 추상적인 것을 넘어서서, 

글쓰는 물리적인 시간과 여유를 갖는다는 것이

누구에게는 사치 혹은 투쟁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에 비난과 무시, 조롱이 따른다면

더더욱 글쓰기는 생존을 위한 숨쉬기, 존재가 인지되기 위한 목소리가 되어버린다.


<여성의 글쓰기>는 요즘 나오는 페미니즘의 한 가닥이라고 폄하되기엔 

많은 것들을 담고, 묻고, 생각하게 하고 있다.

직업이 기자. 그것도 유명 일간지의 사회부와 정치부에서 경력을 쌓은 신문기자가

결혼했다는 이유로 그의 글쓰기가 멈춰져야 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

남성/여성을 나눌 것이 아니라, 고작 결혼을 이유로 누군가의 글쓰기가 제동을 받으면

부당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임신, 출산, 육아의 단계에 접어든 여성 기자라면 

-그것도 두 명의 아이를 키우는-  

"아이를 키우면서 정치부와 사회부는 좀 어렵지 않아?"

"아이를 잘 키우는 것도 의미있고 훌륭한 일이야" 라는 말이 

아까만큼 부당하게 느껴질까?


이 책은 스스로를 '글쓰기 노동자'로 살았다고 말한 저자 이고은이

누구도 자신을 찾지 않고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에서, 

지워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기 위해

화폐로 환산되지 못하며 온전한 밥벌이로 기능하지 못하는, 

성실하게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실존의 노동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글쓰기'를 그래도 놓치 못한 이유와 '자신의 글쓰기'를 어떻게 발견했는지에 대해서 쓴 것이다.




시험이나 학위, 생계를 위한 글쓰기가 아니고

남에게 보여주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하거나 형식과 틀에 얽매인 글쓰기가 아닌

자신으로부터 출발해서 스스로가 변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글쓰기를 공유하고자

저자는 사회에 맞추어 자신의 기본값을 설정하여 다른 이의 언어로 살아온 역사를 돌아본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혹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처럼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고 살아남기 위해 배우고 사용했던 용어들이 가지고 있는

배척과 차별, 우월과 카르텔적 규칙, 위협과 무시들에 대해

언론에 몸 담았고 그 논법과 언어 속에서 13년의 기자 생활로 쌓은 사유와 고민을 풀어낸 

2장은 글쓰기 뿐만 아니라 저널리즘에 대해서 새로운 시선과 관점을 들이대어 신선했다.

 


특히 마지막 장의 '사회, 연대, 글쓰기'는 개인의 존재를 넘어서서 사회적 존재로서

우리가 글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고 개척해야 하는 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중심부에서 보고 누렸던 것이 있던 사람이라 비주류, 소수자, 주변인의 상황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 되었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어떤 과정과 연대가 필요한 지에 대해 

작가의 오랜 고민과 경험으로 얻은 다짐을 실천하는 모습까지 읽다보면

매우 당연하게 여겼지만 막상 내가 필요할 때 그 미약함에 힘이 빠질 

의사표현의 자유와 성별, 나이, 출신, 종교, 재산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서로를 촘촘하게 엮어주는 연대의 사슬로 

간신히 지켜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동료가 새벽같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지런하다"라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작가의 '나가는 말'을 읽고 내가 경험해보니

그것은 단지 개인이 '부지런'해서 그럴 수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오롯이 나로 존재해도 좋은 시간, 하루 중 얼마 안되는 그 짧은 시간 동안의

'나'로 살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졸린 눈을 부비고 포근한 이불에서 빠져나와

스산한 한기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마 지은이 이고은은 지금 이 순간도 

책을 낸 작가로 우아하게 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매일매일 해도 티가 나지 않는 것들을 계속하며 여전히 새벽같이 일어날 것이다.

마른 걸레를 짜 내듯, 하루가 24시간인지 의심하며 자투리 시간을 모아모아

글을 계속 써나갈 것이다.

자신의 언어를 이미 찾은 사람이 더 이상 침묵 속에 머물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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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 - 헬싱키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에서 찾은 소비와 환경의 의미
박현선 지음 / 헤이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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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 

단어만 봐도 느껴지는 깔끔함과 소박함. 

자연을 품어낸 정갈한 디자인과 손때가 묻어 정감가는 물건들이 떠오른다.

사람들의 욕심이나 허영이 덕지덕지 쌓여있는 과도한 장식도 없고

왠지 어린 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귀엽고도 향수어린 생활용품들이 

소위 말하는 '스칸디나비아' / 북유럽 스타일이다.


오래 써도 싫증나지 않는 제품.

시간과 그에 따른 이야기가 더해질 수록 귀하게 여겨지는 제품.

"이건 말이야. 우리 할아버지가 우리 할머니를 처음 만났을 때~ " 같은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없으면 아쉬울 것 같은 제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비결은 뭘까?


그것은 가성비, 빠름, 트렌드, 편리함, 유행, 얼리 어답터 같은 말이 어색하지 않은 나라와

비싼 공산품, 쉼, 인건비, 유지비, 다소 불친절한 고객 서비스가 어색하지 않은 나라의 

차이를 인식하게 되는 순간 명확해진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서울과 비교했을 때, 인구밀도가 낮은 작은 수도이다.

도심 구석구석에 숲이 존재하며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공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닷가와 접해있어 자연과 마주치는 기회와 시간이 훨씬 많다.


에어컨으로 습도와 온도가 조절되는 실내에 앉아서 "와- 아름답다!"하고 감상하거나

잠시 자연 속에 머물러 있을 지언정 문명의 이기(톱밥을 덮어야 하는 화장실이라니!!!)를

고스란히 즐길 수 있어야 '힐링'이 되는 나에게

이국적인 낭만을 걷어낸 핀란드는 다소, 의외였다.


그런 자연의 불편함과 자발적 고립을 기꺼이 즐기는 나라이기 때문에

마냥 편안하고 새 것을 누리다 질리면 버리는 사치를 비정상으로 여기게 된 것이 아닐까?

자연의 (너무나 당연한) 불편함까지도 소중히 생각하는 핀란드의 정신은

인간의 소비를 되돌아보게 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오래도록 튼튼하게 쓸 수 있는 물건, 싫증이 쉽게 나지 않는 물건,

인간이 자연의 일부임을 잊지 않게 만드는 물건을 만들고, 사용하고, 소비하는 

그들의 생활에는 고민과 철학이 담겨있고, 행동과 실천으로 생명력을 갖는다.



물론 핀란드 사람이라고 모두가 중고 문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중고'에 대한 생각과는 결이 다른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의 중고가 '힙'하거나 '앤틱'한 가치를 소비하는 층과 

'저렴하게 -그래서 좋은 것을 사기 전까지 쓰고 말- 물건을 얻는' 층으로 거칠게 나눈다면

핀란드의 중고는 시간을 뒤죽박죽 섞어서 자기를 표현하는 개성과 취향을 소비하고

인건비가 비싸 애초에 물건에 수선이 필요 없거나 최소한만 들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고

언제든 벼룩시장을 열어 주민이나 시민이 주체가 되어 일종의 축제처럼 만나는 '장'이 된다.

집 정리를 위해 판매에 참여하여 아이들이 자라거나, 생활의 패턴이 바뀌어

나에게는 쓸모없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제품들을 취향에 맞는 사람들끼리 사고파는

일종의 '동호회'같은 느낌이랄까?



그저 필요한 물건을 값싸게 획득할 수 있는 곳으로서의 중고상점이 아니라

누군가가 애정하였던 물건, 현재까지 있는 브랜드의 오래된 디자인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얻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중고 상점에서 패스트-트렌드로 망가지는 환경을 보호하며

유럽의 새로운 이슈인 난민을 돕거나 혹은 난민이 그 사회에 뿌리를 내리며 자립하는 계기,

혹은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이 지역과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기회가 되는

중고 장터 행사로까지 뻗어나가는 필란드의 중고 가게/행사/시장에 대해 읽다보니

뭉클한 감정까지 든다. 


그저 트렌드로 소비되는 북유럽 스타일이 아닌 철학과 가치를 가진 소비를 지향하는 문화가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은, 사실 우리나라도 오래도록 그런 문화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을 소중히 아껴쓰고 보관하며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그에 얽힌 이야기와 가치를 전달해주는 문화.

친척이나 동네 이웃끼리 아이들의 작아진 옷,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 책을

명절이나 때마다 바리바리 싸와서 나누어 가지던 문화.

함부로 버리면 죄 된다, 하며 수리하고 고쳐쓰고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닦던 모습들은

북유럽의 그네들만 가지고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북유럽 스타일의 물건을 잔뜩- 볼 수 있겠지! 하는 기대로 펼쳤다가

제품과 물건을 보는 즐거움에 더해, 곰곰히 생각하고 내 주변을 돌아보게까지 만드는

단순하고 간단한 질문을 던지는 책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당신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소비를 할 것인가?

당신의 소비로 어떤 가치를 세상에 전달할 것인가?

지금 당장,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 해를 맞이하는 준비에 바쁜 이 때,

쉼표처럼 다가오고 느낌표를 남기고 떠나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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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 상처만 주는 가짜 자존감 나를 지키는 진짜 자존감
전미경 지음 / 지와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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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아서~, 자존감이 높아서~, 

어렸을 때의 경험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자존감과 이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등등의 이유로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과연 자존감은 무엇일까?

포털에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자존감: 자신에 대한 존엄성이 타인들의 외적인 인정이나 칭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 내부의 성숙된 사고와 가치에 의해 얻어지는 개인의 의식을 말한다.


자존심: 남에게 굽힘이 없이 자기 스스로 높은 품위를 지키는 마음이다. 즉 자신의 가치, 능력, 적성 등의 자기평가가 긍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심은 자기의 능력에 대한 자신 또는 소속집단으로부터의 승인을 기초로 발생한다.


사실 어떤 단어를 쓸 때,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쓰는 경우가 드물다보니
가짜 자존감에 휘둘려서 스스로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그것을 사실이라 믿으며
계속 그 영향력 안에 자신을 가두는 경우가 있다.
정말, 누구를 탓할 수도 없이 본인이 만든 감옥에서 언제든 문만 열면 자유인 상황임에도
발목에 찬 족쇄를 만지작거리는 것과 다름 없다.




그래서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의 저자 전미경 원장은
자존감 문제를 부정적 감정, 과거의 상처를 다루는 것으로 사용하지 말고
인간이 살면서 가져야 할 중요한 능력, 자율성과 연대감의 차원에서 새롭게 설명한다.

전미경 원장이 운영하는 정신과 의원은 지방 도시에 위치한, 
지역에 대학교가 5개나 있는 곳이라 환자 중 80퍼센트가 대학생과 직장인으로 구성되었다.
성인으로 자신의 의지와 판단, 결정이 중요해지는 시점의 사람들을 많이 상담하고
소수자들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활동하는 이력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에피소드와 심리적 문제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자존감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일을 다음과 같은 6가지로 정리해보기도 하고,


1. 트라우마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말자.

2. 개인의 의지와 책임을 중시하자.

3. 여기저기 현실 무대에서 구르자.

4. 타인 존중도 꼭 필요하다. 돌고 돌아 나의 자존을 높인다.

5. 멘토의 존재도 꼭 필요하다.

6. 성취와 몰입의 경험도 자존감을 올린다.


개인에게 다양한 역할에서 골고루 높은 성취와 결과를 요구하는 사회에 맞춰 가려다보면

너무나도 당연하게 어느 한 군데에서는 실수나 오류, 실패를 겪을 수 있다.

혹은 내가 미처 예상하지도 못하는 곳에서 인생의 시련을 만나 넘어져 버릴 수 있다.

자존감은 행복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순간을 만났을 때 씨앗이 뿌려지는 것이다.

회복탄력성이라고도 불리고, 이 책에서는 '시그니처'라고도 얘기하는

내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좋은 것'을 만들어가고 발현하는 과정이

자존감을 갖고 인생을 사는 것이라는 저자의 이야기가 "괜찮아, 괜찮을거야" 보다

훨씬 위로가 되고 도움이 되며 공허함을 채워준다.

합리적인 정보를 갖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지만

인생에서 오로지 직접 경험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자기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는 존재로서의 나.

끊임없이 성장하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나의 모습을 

내년부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부터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픈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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