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소설 10억뷰, 누적 500만부 베스트셀러, 메이위저의 장편소설 <제왕업> 하
2020년 중국 최대 화제의 드라마이자 장쯔이가 주연으로 캐스팅 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는
<강산고인>의 원작이다.
<제왕업> 상에서는 왕현과 소기가 만나고 헤어지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졌다면, 하편은 제대로 <제왕업>이라는 이름값을 하는 패업의 길을 보여준다.
결혼 첫날 밤에 헤어졌다가 3년 만에 재회하게 된 왕현과 소기 부부.
그들이 궁궐로 들어왔을 때의 상황은 그야말로 첫 장의 말이 정확히 표현한다.
다만 예전의 그 아름답던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나와 그들 사이에는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골이 생길 따름이었다.
이제 아버지는 나를 자신의 품 안에서 지켜줘야 할 응석받이 딸로 여기지 않을 테고
다시는 예전처럼 귀애하지도, 감싸주지도 않을 것이다.
아버지에게 지금의 나는 왕씨 가문의 여식이기 이전에
소기의 아내이자 태황태후와 함께 수렴청정을 하고 있는,
진정으로 황궁을 틀어쥔 여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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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현은 자신을 돌봐주었던 어른의 세대가 저물어가는 것을 느낀다.
이제 힘의 축이 젊은 세대에게 옮겨간 것이다.
황제와 황후가 죽고 아버지는 관직에서 물러나 버리고
송회은은 옥수와 혼인하여 시매부가 되고, 오라비의 시첩은 사내아이를 낳았다.
어린 황상이 옹알이를 시작하며 '고모'라고 부르며 왕현에게 안긴다.
이런 평화가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것이고,
소기와 왕현은 '패업'으로 향하는 길에 때로는 서로의 패를 이용하며 상처를 주지만
결국엔 동료와 동반자로서, 천하를 손에 쥐는 또 하나의 전쟁터에 서게 된다.

특히, 시대적 한계로 지략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왕현은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없어
자신의 꿈을 함께 이뤄나갈 남편인 '소기'가 가능성이자 예측불가능한 존재가 된다.
과거의 연이 있던 자담이 황제로 오르고, 변방은 조용하지 못하고
정국은 모반과 위협, 암투로 바람 잘 날이 없게 된다.
왕현은 총명하고 발랄하며 사랑받던 여인, 왕씨가문의 고귀한 딸에서 성장하여
스스로 패업을 쥘 수 없다면, 천하에 뜻을 품은 소기를 통해 패업을 얻고자 하는 여자가 된다.
안온하고 즐거운 세월을 누리던 궁궐이, 웃음 띈 얼굴로 칼을 휘두르는 전장이 되었고
그 한복판에서 생사를 위해 친족의 공격을 막아내고, 가족의 버림도 감수하며
생존과 패업을 이루기 위해 가혹한 운명을 기꺼이 맞아들인다.

배신, 음모, 암투, 희생과 덧없음, 인생의 참 의미를 회상하는 것은
정치 드라마의 클리셰이고, <제왕업> 하에서도 치열한 싸움만큼 시적인 감흥도 펼쳐진다.
주인공들의 심경을 묘사하는 시들은, 드라마에서 어찌 구현될 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왕현을 맡은 장쯔이의 캐릭터가 그녀의 이전 작인 <야연>과는 얼마나 다를지도 기대된다.
글자로 보며 영상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는 책 <제왕업>
책->드라마->책으로 주행하면 원소스 멀티유즈의 맛을 제대로 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