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어휘의 신 - 학종.면접.수능 합격을 위한 실전 배경지식
김송은 지음 / 공명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대입어휘의 신>은 학종과 면접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에게 가장 쓸모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흥미가 있는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은 중고등 학생 및

아이의 진로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이 읽어도

무척 도움이 될 책이다.


중고등학습서로 분류되지만, 일종의 '상식 사전'같은 기능을 하는 이 책은

표지의 설명처럼 수능 합격을 위한 실전 배경지식이 될지는 다소 회의적이지만

-언어영역의 비문학 부분을 풀기에 도움을 줄 순 있겠다-

그보다는, 대입 중 수시전형 모집에 지원하기 위해 

학교 활동과 자기소개서를 꾸려갈 방향을 고민하는 학생들이나

면접이나 발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효용이 클 것 같다.



책의 저자 김송은은 학습 전문가로 교육특구에서 오랜 시간 학생과 함께 한 사람이다.

본인의 이력을 살려 공부법, 공부 스타일에 대한 책을 다수 출판하기도 했다.

신작  <대입 어휘의 신>은 친절한 구성이 돋보인다.

전공분야를 크게 9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해당계열 학과를 소개한다.

해당 분야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얼마나 잘 맞는지를 간단한 체크리스트로 테스트하고

전공분야별 실전 필수 어휘,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개념, 최근의 이슈들을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실어두어 독자들의 부담감을 많이 줄여주었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는 대학기출면접과 논술문항을 실어 

읽은 것을 활용할 수 있는 연습의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여러모로 답답하고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는 학생들과

독서를 강조하지만 정작 어떤 책을 권해야할 지 모르겠는 학부모들에게

<대입 어휘의 신>은 시간이 다소 여유로울 지금 읽기에 딱 좋은 책이다.


단, 책에서 소개되는 모든 어휘를 다 암기하겠다는 접근보다는

자신의 관심분야나 목차에서 흥미를 끄는 부분부터 먼저 읽기를 권한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읽다보면 의외로 '자신은 00계열이다 '라고 미리 선을 그었던

진로 진학 계획을 조금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수도 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아는 만큼 보이고

많이 알아야 선택도 가능하며,

자신이 선택한 전공 분야에 일관성 있게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을 지속한 것 만큼이나

융합형 인재,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열린 사고의 인재를 요구하는

고등학교 및 대학 졸업 이후의 사회에 좀 더 준비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도 자기가 일하거나 접하는 분야의 지식이 어떻게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는지

한발짝 떨어져서 알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선택받지 못한 전공 이외의 다른 영역에 대해

꼭 알아두어야 하는 기초적 상식과 소양을 닦을 수 있는 '지식 사전'이 될 수도 있겠다.


특히,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면

앞으로 수험생인 자녀가 거쳐 가야할 길을 막연히 응원하고 지원하기 보다는

명확한 지식을 함께 습득하고, 모의 면접/논술을 함께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책이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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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급경영의 실전 - 바로 사용 가능한 학급경영 자료집
이유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추억의 칠판과 칠판 위 태극기가 있는 책 표지를 보고 배시시- 웃음이 났다.

태극기 옆에 주로 붙어 있는 교훈이나 급훈 대신에 적혀 있는

"선생님 힘들지 마세요. 당신의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란 문구와

부록은 의례 -책의 성격과 타켓층을 고려해보면-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림이라고 생각했던 책꽂이의 과목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니 

놀랍기만 하다.

초등학교에서 이걸 다 배운다고?

과목의 숫자도 놀랍지만 그 아래에 있는 '가치관'이나 '활동'등도 놀랍다.


왜 엄마들이 초등학교 아이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순간이 오는지

책의 겉장만 봐도 이해가 갔다.

이렇게나 엄청난 것을, 집중력이 오래가지 않는 아이들이 배우게 하려면

교사는 얼마나 준비해야하는걸까?

<초등학급경영의 실전>이라는 말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펼친 목차를 보면 개학은 3월이지만 -물론 지금은 그것도 불투명한 시국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의 시작은 2월 말에 모두 끝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치원을 보내도 그날 그날의 활동 사진이 홈페이지에 올라오는데

-물론 이것도 보육교사들의 엄청난 시간과 수고, 노동력을 갈아 만든 서비스다.-

학생들이 1년 동안 지낼 교실 환경을 준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 해의 일정을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 줄 자료를

초등학교의 특성상 저학년과 고학년 용으로 따로 만들어 준비한다는 것을 알았다.

지나다니면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이나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만 봤지

교실 안에서 어떤 공부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나 많은 활동을 하는지도 몰랐고, 

그 활동을 위한 지도자료를 풍부하게 만들어낸다는 것도,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고 해결하는 과정, 사회화 과정을 교육과정 속에 녹여낸다는 것도

이 책이 아니면 그저 피상적으로만 알았을 것 같다.


이제서야 이 책의 진짜 이유이자 표지 속 칠판에 적힌 말이 실감났다.


"기록은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시행착오를 줄이게 만든다.

그리고 그 노하우를 축적하게 함으로써

선배들의 실천을 누군가가 뛰어넘게 만든다"

- <교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중에서 -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해서 실무에 뛰어든 사람은

언젠가 한번쯤은 꼭 느꼈을,

"지금까지 배운 것들이 모두 쓸모 없구나,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니!"

의 순간이 있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면 알게 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모두 쓸모 없는 것이 아니었고

지식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의 생활과 활동을 통해 

일머리, 배려, 사람과의 관계성을 배운 시간들이이

소위 '사회생활'을 미리 연습해 본 것이었음을-


책을 읽어보니, 초등학교 교사들은 가히 엄청난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실 안의 유일한 어른으로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고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며

학습적 측면과 정서적 측면, 신체적 측면으로 열심히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기 위해 때로는 쓴소리와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한 교실에 있다보니 벌어지는 여러 일들 및

아이와 그 뒤에 있는 학부모의 감정에 차분하게 응대하며

다음 해에 만나서 형성하게 될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본인의 멘탈 관리도 잘 해야 한다.


교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성급한 일반화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성실한 학습태도로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인정받던 모범생이었을텐데

자신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멘붕상태에서 부여잡고 탈출할 수 있는

곧바로 사용가능한 실무팁들이 -초등학교 교사들이 집필한 덕에-

매우 현실적이고 친절하며 꼼꼼하게 수록되어 있다.


교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이나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궁금한 학부모,

그리고 신규로 임용된 초등교사들 모두에게 

당장 활용가능한 꿀팁들을 모아놓은 유용한 책 이면서도

자기의 입장에서 막연하게 생각했던 '초등 교사'라는 직업군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책이다.


+ 초등학교 학생들이 배우는 내용이라고 무시할 수 없을 -몇몇은 꽤 어렵다;- , 

정확히 몰랐던 여러 과목의 상식들도 배우게 된다는 점에서 인문교양책이기도 하다. ^^


ps. 코로나로 개학이 미뤄지고 있어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기에 막막한 부모님들은

이 책에 수록된 활동지나 수업자료를 참고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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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러스 발리
김수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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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앓는 소리가 나온다.

맛있는 음식을 입 안에 넣었을 때, 정말 멋진 풍광이 눈 앞에 펼쳐질 때

나도 모르게 온 몸으로 내는 그 소리가!


화보인지, 여행 에세이인지, 여행가이드북인지

정체성이 불분명한 이 예쁜 책!

책 어디를 펼쳐도 곧장 -이 시국과 이 와중에-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고프게 만드는 책!

호모 포토그라피쿠스인 '찍는' 인류를 위해

4년 차 발리니스이면서 모델, 기자, 마케터의 이력을 100% 살려

발리의 여유와 즐거움, 고즈넉함과 힙함을

별스타그램처럼 담은 책!


<글래머러스 발리>


차례가 이렇게 예쁘기야? 응??

oh               oh

발리

oh              oh


저자 김수민, 아니 김발리(a.k.a.발리댁)은

단순한 관광지로서의 발리의 매력도 충실히 담았지만

4년차의 내공을 살려, '한달 살기'로 발리의 진수를 듬뿍 느낄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정보를 모아 잡지처럼 예쁜 책을 만들었다.



사실 여행 정보를 오로지 여행가이드북에서만 구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인터넷, 와이파이, 유투브로 '종이책' 말고도 얼마든지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 보다,

실제로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경험하고 리스트업한 멋진 곳들을

눈을 즐겁게 하고 마음을 들뜨게 하는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아

이 책을 펼친 곳이 내 방이든, 카페든, 퇴근길의 지하철이든

잠시나마 그곳에 있는 것 같은 환상적인 착각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가볍고, 예쁘고, 손끝에 닿는 종이의 느낌마저 좋은 이 책은 엄지척!!


여행자 및 한달 살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발리'라는 지역에 대한 정보와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문화, 간단한 인사말을 소개하며

발리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는 김발리씨. ^^



이 책을 펼쳤다는 것은,

발리에 가고 싶다는 뜻이겠지만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지 재미있는 Check list로 알아보는 재미!


특히 맨 마지막 문항인 "뜻밖의 상황도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짧은 시간, 리조트와 해변 혹은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여행객의 마인드보다는

현지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 다소 당황스러운 경험이나 낯선 상황도

넉넉하게 품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함을 은근히 힌트 주는

살아본 사람의 바이브가 느껴진다.



여행객을 위한 리조트, 핫플레이스, 비치클럽의 소개도 있고



장기체류자에게 적합한 숙소, 시장이나 발리에서 배우면 좋을 요가, 서핑, 요리, 예술 클래스까지



발리의 젊은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공간과 놀이법을

4년 차 발리니스가 엄선하여 소개하는 <글래머러스 발리>

마음 단단히 먹고 책을 펼치시길.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석양,

이국적인 옷차림과 sns에 올리고픈 멋진 카페, 식당들,

액티비티와 여유, 낭만을 즐기는 여행의 즐거움을

당장이라도 맛보고 싶어 안달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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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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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좋은 것은 알지만 쉽사리 손이 가지는 않는다.

영어보다 한자를 더 모르기 때문에 -마법 천자문이 좀 더 일찍 나왔다면 달라졌을까?-

당연히 한문이 가득한 원문으로 읽을 생각은 애초에 하지도 않았고,

'사자성어 정도나 좀 알면 되지 않을까?' 와 '지금 시대와는 맞지 않는 고리타분한 내용일거야' 

사이에서 좀처럼 읽을 생각을 못하고 지금까지 오다가 이 책을 만났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래서 제목을 잘 지어야 한다.

무조건 고전을 들이밀지 않고, '하루에 한 문장'이라는 부담감 제로의 분량에다

남에게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는 터라

호기심과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의 저자도 한문은 전혀 관심 있던 분야가 아니라고 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미술 잡지 기자로 일하던 중 우연히 접한 한학의 매력에 빠져

진로까지 바꾼 저자 임자헌은 고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옛글들이 그 외투가 낡았을 뿐 내용은 얼마든지 오늘과 소통할 수 있는 생기발랄한 것" 이라고.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은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와 맹자도

그들이 활약하던 시대에는 혼란스럽고 비참한 상황 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신의 사상으로 세상을 조금이라도 낫게 만들고자 애썼지만

여기저기 떠돌아 다닐 수 밖에 없었던 사상가이자 변혁을 꿈꾸던 드리머였다.



지금은 그들이 살았던 시대에 비해, 표면적으로나마 인권이 보장되고 시스템이 갖춰진 것 같지만

여전히 삶을 살아가는 것은 녹록치 않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를 도와줄 지혜와 통찰을 구하며

위로와 힐링, 격려와 방향성을 줄 수 있는 '스승'을 찾는다는 점에서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저자는 책을 크게 5장으로 나누어, 처방전처럼 독자가 가장 필요한 부분부터 골라 읽을 수 있게 했다.

<일성록> 번역을 시작으로 <조선왕조실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번역가 답게,

저자는 고전의 원문을 읽기 쉽게 풀어서 소개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매끄럽게 접목시켜 '오래된 미래'라는 고전의 깊이와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정조를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종종 다뤄지는 <중용>의 구절을 만나는 즐거움이나,


소제목과 도입 부분을 보면 도대체 무슨 내용이 나오려고 이러지?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읽을수록 재미와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책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 책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아마도 미래에도 결코 정답을 구할 수 없는

'사람이란 무엇인가'와 '괜찮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고전과 현대를 넘나들며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다.


사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리뷰를 하면 좋겠지만 이 책은 그렇게 하기 싫었다.

내용을 빨리, 성급하게 알아버리는 것보다

골라 읽은 부분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느낌을 적어내리는 시간이 좋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고전이라 몰랐던 말이나 사상들도 있었고 -물론 그걸 몰라도 읽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알았던 말과 단어라도 그것들이 품고 있는 우주같은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 천년의 지혜를 하이패스처럼 통과해버릴 수는 없지 않을까? ^^


각자의 취향껏 책을 읽겠지만 욕심껏 와르르- 책장을 넘기는 것 보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혹은 마무리할 때 쯤 하루에 한 문장을 천천히 곱씹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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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짓바람 아빠들이 온다 - 1등을 만드는 작은 관심의 차이
SBS스페셜 제작팀 지음 / 망고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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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이 미뤄지긴 했지만, 그래도 신학기다.

새로운 각오와 마음으로 새출발을 해줬으면 좋겠는 마음에, 

여기저기에서 물어온 정보를 바탕으로 나름 빵빵한 라인업과 버거운 스케쥴로 

방학에 특강, 학원, 과외 등등의 사교육의 기운을 듬뿍 불어넣어주는 것이 

부모가 아닐까?


대부분, 한 명의 자녀만 두고 두 명의 부모라는 어른이 인생 '성공'의 

절반이 넘는 포션만큼을 아이의 '성공'과 동일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거쳐왔고 누구나 경험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모르는 '교육'은,

탄탄한 자본, 권력,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 누리는 '성공'으로 가는 

그나마 가능성있는 영역.

그래서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사실 우리나라는 '태교'의 시기도 있다. 맙소사...)

'교육'은 한 가정의 얼티밋 태스크가 되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의 '성공'과 '교육'은 동음이의어이다. 

아이의 성공과 교육의 성공은 바로 입시의 성공을 의미하고,

입시의 성공은 sky의 최정점에 서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구조 아래에서는 소수의 몇 명만이 성공의 자리를 거머쥐게 되는 것이고

나머지는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는 아쉽지만 

-혹은 더 노오력!을 했었어야지 하고 책망하며-

그저 솜사탕처럼 돈을 빨래해버린 어리둥절한 상태로 남은 너구리가 될  수 밖에.


이런 희망고문이 자행되면서 한 때 이런 말도 돌았었다.

아이의 성공의 3요인은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그리고 아버지의 무관심.


정말일까?

과연 이대로 맞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바짓바람 아빠들이 온다>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아빠가 나가서 돈 벌기도 바쁘고, 

말 그대로 전쟁터같은 직장에서 생존하는 것에도 힘든데

자녀들의 '교육'까지 아빠인 내가 신경을 써야하는가?

아빠인 내가 좀 더 잘났으면, 좀 더 돈이 많거나 좀 더 떵떵거리는 사람이었으면

우리 아이의 생기부와 자소서를 빵빵하게 만들어주고 

대학도 쉽게 붙여줄 수 있을텐데. 하며 자괴감과 죄책감이 들다가도, 

버럭- 화가 치밀며 교육을 제대로 담당하지 못한 부인이나

뼈골 빠지게 돈을 쏟아부어줘도 성적을 원만큼 올리지 못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책의 처음은 상당히 도덕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이 말이 맞다.

진짜 성공이 '대입'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어른 세대는 

다시 정신을 차려보자는 말이다.

남자 아이이든, 여자 아이이든, 부모가 줄 수 있는 '아빠 효과'와 '엄마 효과'는 있다.

이 효과 중 한 쪽의 역할만이 비대하게 쏠려버리면 

과부하가 생기고 그러면 꼭 탈이 난다.

부모가 파트너가 되어, 

자기의 분야에 기운을 쏟거나 역할 분담을 하거나 교대를 하면서

초등6년 중등 6년, 도합 12년의 제도권 교육 시기 뿐 아니라

나의 아이가 태어나서 법적인 성인으로 성장하는 20년의 기간동안 

어른으로서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을 함께 해주어야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입시'라는 큰 벽에 가로막혀 보지 못하고,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없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목차만 쭉- 훑어 봐도 느껴지는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함께'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 뿐 아니라 함께 공동의 목표를 가진 팀으로서 

오랜 시간 유지해야 하는

'자발적' '믿음' '평범하지만 비범한' '행복' '지지와 응원' '규칙' '조심' '철학'.

이 실제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고민의 단계까지 오랜 기간 유지하며

혼자의 생각이나 경험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꽉- 막혀 있지 않기를 스스로 조심하는 

아빠들의 고군분투, 업무과정, 그리고 그 성과 나눔이 소개되어 있다.



만약 이 책에서 딱 한 꼭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p202-p.212 부분을 고르겠다.

4장 내 아이가 저절로 공부하게 만드는 아빠의 교육철학 중

<아빠 교육의 장점은 무엇일까?> 이다.


자녀의 교육을 엄마의 책임, 자식의 도리로 은연중에 생각하고 있는 

사고의 구조를 완전히 바꾼다.

아빠가 자녀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은,

정보를 물어오고 학원을 보내거나 셔틀로 기능하고, 

문제집을 검사하고 책을 사다주는 것이 아니다.

그건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빠가 교육에 참여하려면 우선 자기의 자녀를 알아야 한다.

내 자녀를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녀가 가진 장점을 살려준다는 마음으로

교육의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

아이에게 자신의 꿈이나 소원을 투영하지 말고, '돈값'을 하라고 닥달하지 않고

아이가 실제 공부하고 있는 학교에 참관수업도 가보고, 운영에도 참여하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직장인들이라면 등굣길이라도 함께 해보려는 노력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와 느낌으로 전해지는지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아빠들이 학교와 학원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면서 

막연히 불신했던 공교육이나 '그렇게까지 해야해?'하고 배척했던 사교육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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