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사람 곁에서 무너지지 않게 도움 주는 법 - 가족이나 친구가 기분장애를 겪고 있을 때 해줄 수 있는 말, 피해야 할 말, 해야 할 행동
수전 J. 누난 지음, 문희경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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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으로 몸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우울증이나 기분장애로 

마음과 영혼에 고통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우울감이나 무기력감, 번아웃, 공황장애 등 다양한 증상에 따라 

붙는 이름은 다채롭지만 결국 자신의 기분을 자신의 통제하에 두지 못할 때

기분장애를 겪는다고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 수전 J. 누난은 의사이자 상담가, 작가이며 오랫동안 우울증을 겪어온 당사자로

자신의 경험과 공감을 바탕으로 타인을 돕는 활동을 하는 피어 스페셜리스트이다.

이 책도 우울증, 양극성장애 같은 기분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상태를 살펴보고 병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려는 목적에서 낸 것이다.


메사추세츠 병원의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자가 쓴 추천사에서도

우울증 환자의 가족과 친구들이 적절한 소통법, 개입 시기와 도움을 주는 방법같이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이고 유용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물론 정신과 의학의 영역은 제대로 훈련받은 상담가나 의사조차도

다양한 사례와 환자의 특이성/개별성을 오랜 시간 관찰하며

진단 및 치료의 경과를 유심히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책의 정보는 일종의 지식 창고의 역할을 할 뿐이다.

실제 기분장애를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전문가에게 진단 및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삶의 여러 분야에 변화가 생기면서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마음과 상태에 일희일비하고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중이라

이 책에서 얻은 우울증의 징후와 진단 부분을 꼼꼼하게 읽었다.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는 우울증이지만 푹 쉬며 주사. 약 정도로 나아질 수도 있고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합병증이 생긴다면 병을 앓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가져야 할 습관을 하나씩 실천하면서도

우울감을 겪는 사람 혹은 자신에 대한 감정과 태도를 어떻게 가져야 할 지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얻게 되었다.




생각과 기분이 섞이다보면 별로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때도 많기에

기분기록지를 작성하면서 좁은 틀에 갇혀버리지 않도록 하는 방법도 권장할 만 하다.

식생활, 운동, 수면 등 생활 전반에 걸친 훈련자료 목록은 하나씩 늘려가며 실천하기에 좋다.




기분장애를 겪는 환자 뿐만 아니라 그 환자를 도와주고 돌보는 

보호자들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과

우울한 사람들에게 무슨 말과 행동으로 다가가야 할 지 조심스럽다면

유용하게 참고할 만한 예시를 제공하는 챕터 15는 읽는 이에게 

위안과 안심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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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 - 사회생활이 만만해지는 갑력 충전 처방전
염혜진 지음 / 넥서스BOOKS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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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나는 갑으로 삽니다>라는 제목부터 시작해서

'사회생활이 만만해지는 갑력 충전 처방전'이라는 부제에

표지에 등장한 여유있는 웃음으로 약을 조제하고 있는 약사의 모습까지,

이 책의 어느 하나 허투루 쓰인 말이 없다. 




저자 엄혜진님은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18년차 직장인으로

식품영양학과 학사, 석사를 마치고 식품회사 마케터로 근무하다가

다시 공부해서 약학대학을 졸업 한 뒤 취직한 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라는 바람직한(!) 코스를 밟으며 다양한 맛의 직장생활을 한 분이다.


남들은 선망하는 학력, 경력,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비정규/계약직의 서러움도 겪고

팀 내에서 혹은 윗선과의 갈등도 남부럽지 않을 만큼(!) 경험했고

'또라이 보존의 법칙'에 따라 본인도 또라이가 된 적이 있지 않을까?- 까지도 

생각해 본 갑을병정을 다 거쳐 스스로 '갑'으로 살길 결정한 저자의 에피소드들은

사회 초년생부터 경력직, 중간직을 지나 책임자(이지만 권한은 별로 없는)로

성장과 후퇴를 파도처럼 반복하는 직장생활을 고스란히 담아두어

독자와 많은 부분에서 접점을 만들어낸다.

몸도 상하고 마음도 상하고 인간관계에서도 회의감을 느꼈던 회사 생활.

이미 가본 길에 대한 안내서를 쓴 저자의 공유 글쓰기 덕분에

독자는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예시와 전략을 얻게 된다.




내가 열심히 하면 결과를 분기마다 확인할 수 있는 학교 생활과는 달리

-그리고 나를 도와줄 어른들이 존재했던 청소년기와는 당연히 다르게-

상냥하게 웃으면서 언제 어디서 날아올 지 모르는 뒷통수 치기의 얼얼함을

맵게 맛볼 수 있는 직장생활은 한국인의 삶에서 물리적이나 정신적으로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을 

'갑'으로 살기 위해 마음과 몸을 다질 필요가 있다.


나만 이런 억울한 경우를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만으로도 자기비하가 줄어들며 위로가 되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어디선가는 목소리를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작지만 소중한 용기를 내어볼 수도 있게 된다.

내 문제에 빠져 있다보면 살피기 어려운 주변의 모습들을 

이 책을 통해서 접해보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나를 조금 더 어른스럽게 만들고 '갑력'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된다.


영양제를 먹었을 때와 먹지 않았을 때의 차이점을 

이제야 제대로 느끼게 된 -흑... 청춘은 모르겠지.... 그럴거야...- 연차에

약사로서 전문성을 살린 '인생약사의 올바른 약정보'는 

이 책의 사이사이에 끼어있는 비타민같은 존재다.




주말동안 마음을 먹고 추슬러도 당장 월요일부터 다시 마주하게 될

일과 사람, 관계와 상황들에 슬퍼지고 조금 한숨도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만의 갑력은 따로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야할 일을 차근차근 해내며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는 것.

회사에서 갑으로 살 수 없어도 내 인생에서는 갑으로 살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부터 갑'으로 사는 방법일 것이다.




#오늘부터나는갑으로삽니다 #엄혜진 #넥서스 #사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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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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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은 한글 제목이다.

원래의 제목은 <What I wish people knew about dementia>.

번역하면 "사람들이 치매에 대해 알았으면 하는 것" 으로 한글 제목과는 뉘앙스가 조금 다르다.

왜 굳이 '거의'라는 말을 넣었을까? 제목부터 궁금해지며 책을 펼쳤다.


수명이 길어지고 과학과 의술이 발달하지만 여전히 암은 정복하지 못하고 있고

치매와 노화에 따른 질환은 누구나 대비, 혹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 되고 있다.

치매나 치매 환자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그 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치료하는 의료진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저자 웬디 미첼은 영국국민의료보험에서 20년 동안 비임상팀 팀장으로 일했고

그러던 와중에 58세에 조기 발병 치매를 진단받은 치매 환자가 되었다.

스스로 치매환자가 되고 난 다음, 사회나 병원, 가정/가족들 중

치매 환자의 삶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2014년 7월에 치매를 진단받고, 

2019년에 치매 연구에 대한 기여를 인정받아 

브래드포드대학교에서 건강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현재에도 알츠하이머병협회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하루하루 자신을 잃어가는 병, 혹은 가장 기본적인 본능만이 남는 병,

돌아서면 잊어버리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지 못하며 현재보다 과거에 사는 병.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은 대개 이렇다.


건강을 잃고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질환이 무섭지만, 

스스로의 마음과 몸, 정신을 제어할 수 없게 되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마저 기억하지 못하거나 그들에게 짐이 되는 병은 두렵다.


웬디 미첼은 2021년 3월, 

<내가 알던 그 사람>이라는 -베스트셀러가 된- 회고록에 이어 두번째 책인 이 책을 썼다. 

2022년에 출간될 예정이라는 말에 '그때쯤이면 여기에 있을 것 같지 않아"라고

말을 했다는 저자에게 공동 저자는 2018년 첫 번째 책을 낼 때도 그 말을 했다는 것을

'부드럽게 일깨워주었'고, 저자는 상상했던 치매와 자신이 살아내고 있는 치매 환자의 삶이

상당히 다르다는 경험을 사람들에게 공유하겠다는 점을 확실히 한다.





진행설 질환이지만 치매도 인생의 한 조각이다.

인생을 살면서 멍하거나, 기분이 좋거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할 때가 있는 것과 같이 치매도 그러하다.

진단을 받는 그 순간부터 절망과 비탄에 빠져 있기에는 이후의 삶이 아깝다.


기억력 뿐만 아니라 감각, 감정, 의사소통의 변화가 일어나는 치매의 특성에 맞추어

외부와 내부 환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매 환자가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총 6장에 걸쳐 자신의 경험과 다른 치매 환자의 케이스를 들어

상세하게 묘사하고 정보를 제공한다.




간병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치매 환자이지만 혼자 생활이 가능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리고 치매에 친화적은 환경을 만들어 변화하는 자신을 잘 돌보고 

그에 맞추어 삶의 스타일과 타이밍을 바꾸는 실질적인 팁이 있는 2,3,4장은

비단 '치매'라는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고령화와 노인 질환을 필연적으로 맞이할

우리 모두의 마음 속에 드리워져있는 불안과 공포를 덜어주는데 무척 도움이 된다.





흔히 감정이나 감각이 무뎌진다고 단정짓고

치매를 앓는 '사람'이 아니라 치매를 앓아 돌봐야 할 '환자'(혹은 장애인)으로 

대우하거나 다루게 되는 간병 가족들의 힘들고 답답한 마음에는

5장과 6장에서 다루는 '지금 이 순간'에 몰두하는 감정과 태도 부분이 

환자를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여유를 갖게 해 줄 것이다.





간병가족이 안타까워하고 신경을 쓰는 만큼이나

환자들도 가족들의 반응과 말,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받고 신경을 쓰고 있으며

그럼으로 환자와 간병인 모두 각자 고요히 있을 휴식의 시간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치매는 한 사람이나 가정의 몫으로 떨어진 불행이 아니라

사회와 의료체계, 국가가 시스템적으로 지원해야하는 공동체의 질환이라는 것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치매의거의모든기록 #치매환자가들려주는치매이야기 #웬디미첼 #아나와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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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게 뭔데 - 잡학다식 에디터의 편식 없는 취향 털이
김정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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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운 게 뭔데> 

제목부터 드라마가 펼쳐진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이건 너 답지 않아." "너 답지 않게 왜 이래" 의 대사 뒤에

자동완성 글귀처럼 따라 나오던 말이었다. "나 다운 게 뭔데."


이것을 제목으로 하여 책을 낸 저자 김정현님은 콘텐츠 에디터(역시~)다.

익산에서 나고 자라며 서울을 동경하던 청소년은,

대학을 회기에서 다니며 홍대를 제 집처럼 드나들고

자신의 취향, 남들의 취향, 세상의 취향을 포획해온 다음,

새로운 것에 호기심과 흥미는 있지만 

시간/여력/감각/직업/활동 반경/습관 등의 이유로 탐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기에 만족스럽고 마음이 동하도록 다듬어 내어놓는 

뮤직&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의 에디터, 디지털 미디어의 객원 필자,

오프라인 공간 기반의 브랜드를 가꾸는 크리에이터로 살고 있다.




도시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나고 자란 익산에서의 완전히 다른 생활도 잃지 않고

흥미로운 것은 일단 해 본 다음 (당연하게도) 다음 흥미거리를 찾아 떠난다 해도

커피와 춤만은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는 순정을 지닌 복잡하고 다면적인 저자.



맛깔나는 말/글솜씨는 말할 것도 없고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인지 재미난 타이밍에 방향을 전환하고

넓은 플로어를 자유롭게 쏘다니다가 결국에는 처음 시작한 근원(공간이든 개념이든)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는 흐름이 유쾌하고 매력적이다.


호모 목록쿠스, 취향 수집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우리가 돈이 없지, 취향이 없니?" 라고 말하면서 동경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노래, 술, 춤, 커피, 피자, 소비, 고양이, 스케이트보드, 버거, 아지트, 영상, 모자 등등

누구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주제를 제목으로 걸고

아무도 그렇게까지는 해보지 않았을 '나다운'에 갇히지 않은 '나다움'으로 펼쳐진다.


'취향이 뭐에요?'라는 질문에 그럴듯하게 '보여주기' 식으로 생각이 들다가도

문득, 지금까지 나의 삶을 살아오면서 정작 내가 무엇에 좋아 죽는지,

가장 깊게 혹은 오래 열변을 토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준 대상이 무엇인지,

그 대상들의 변천사는 어떻고, 그렇게 된 까닭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인 마이 백' 시리즈처럼

남들은 도대체 뭘 하면서 재미있게 사나, 싶어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고서도, 혹은 그 흐름에 몸을 자연스럽게 맡기면서도

나만의 리듬감과 깊이를 가질 수 있는 것이 '취향'임을 또 한번 깨닫는다.


300페이지가 좀 안 되는 분량에다 본인의 변덕과 허세가 

결국 자기만의 관심사와 안목을 만들어 낸 과정을 신이 나서 서술하는 것을 읽자니

출판을 위해 덜어내 버린 많은 원고가 있을 것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고

그 나머지 원고도 보고 싶은 궁금증도 생긴다.


책을 읽으며 '어머, 나도!'하는 랜선 친밀감이 생기는 것은 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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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스페셜 에디션) - 서시 시 그림이 되다 2
윤동주 지음, 곽수진 그림 / 언제나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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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시인 윤동주.

그 중에서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시 속에 시인의 삶과 성정까지 스며들어

읽을 때마다 뭉클함이 어김없이 찾아오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배울 때도 시험에 나올 요소들을 짚어내는 삭막함 속에서도

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그가 '괴로워했다'고 말했는지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난 다음 비로소 실감나는 

험악하고 야만적이며 차별, 불의, 폭력, 혐오를 내세워 한국인을 억압했던

일제 강점기 시대에 짓눌리는 고통에도 무뎌지지 않음을 선택한 시인의 결개에 감동했고


영화 <동주>를 보고 나서는그렇게 결의에 찬 시인이 

무척이나 젊은 청춘이었다는 것에 더욱 눈물이 났다.

섬세한 영혼과 청년의 몸에 쏟아지는 부당하고 비인간적인 행태에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그저 스러져갈 수 밖에 없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영화 동주 스틸컷>

<영화 동주 스틸컷>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시대와 체제에 절망하고 순응해버리는 유혹에 지지 않고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다짐하는 용기.


이것이 사람들이 윤동주라는 사람과 그의 정수가 담긴 시를 사랑하는 이유일테다.


그리고 이미 여러 번 읽어 익히 아는 내용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다양한 버전(초판본, 시화집, 특별 에디션 등)으로 나와도 

여전히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어떤 문화적 콘텐츠와 만나도 각각의 특별한 시너지를 내며 마음을 울리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곽수진님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만나

별이 뜨는 밤 하늘, 밤과 낮의 시간 속에 있는 생물들, 

계절이 변화하고 또 돌아옴에 따라 함께 달라지는 나와 내 마음을

오롯이 담아내어 잔잔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글과 그림이 만나, 독자의 머리 속에는 그것에 기반한 스토리가 펼쳐지고

다시 그림 속에 있는 인물에게 마음을 주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실린 곽수진 작가의 글로 같은 독자로서의 감상도 공유할 수 있다.)


머리 속에만 혹은 마음 속에만 있는 생각과 감정을

눈에 보이게 표현하고 뜻을 전달하는 두 예술가의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운 협업을

나의 서재로 초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윤동주 #곽수진 #하늘과바람과별과시 #언제나북스 #그림책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서평이벤트 #일러스트레이션 #시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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