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취미가 절실해서 - 퇴근하고 낭만생활
채반석 지음 / 꿈꾸는인생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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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이라는 말은 남에게는 쉬울 지언정 나에게는 그렇지 않은,

없어도 죽지는 않겠지만 두고두고 생각나고 아쉬울 존재와 참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는 표지부터 출판사의 이름(꿈꾸는 인생)까지

그야말로 낭만과 나 다움이 가득 찬 에세이다.


저자 채반석님이 자신을 소개하는 말도 낭만과 재치가 넘친다.

"너는 몇 살인데 아직도 장난감을 갖고 놀아?"에서 '너'를 맡고 있다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그는, 사회생활 직장인 8년차에 수집 생활 7년차인 사람이다.

취미는 장난감 조립이며 특기는 시간 낭비라고도 하는 그의 말에는

장난감, 보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플라스틱 조립 로봇/프라모델을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과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은 열정과 뚝심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일이 하루 차이여서 명절 안부를 오래도록 주고 받은 친구에게 아이가 생겨

축하의 인사를 건네면서 들은 '너도 장난감 그만 가지고 놀고' 라는 말에

장난감을 가지고 놀 아이를 둔 친구와 여전히 장난감에 진심인 자신의 차이를

새삼스레 극적으로 느끼면서도 

어렸을 때는 남(주로 부모님)의 시혜를 졸라서 누릴 수 있었던 즐거움을

사회인이 되어 당당히 번 돈으로 '돈쭐'을 낼 수 있게 성장한 것을

멋지고 대단하게 생각하는 마음에 공감했다.



현실에 매이지 않는 낭만을 추구하는 삶은,

쓸모와 효율을 따지는 현대 사회로부터 눈치를 받게 되고

무용함을 기꺼이 끌어안는 마음의 끌림을 더 중요하게 선택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진심을 인정받고 결국엔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며 겪어야 하는 다채롭고 소소한 고단함과 외로움이나

나이가 들어 몸과 마음이 달라지며 좋아하는 것이 좋아했던 것으로 바뀌게 될 때에도

무언가를 열렬하게 좋아하는 마음이 담긴 취미는

그 돈이면, 이라는 말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여유를 선물해준다.


이 책에 담긴 로봇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노력이나

로봇 때문에 이렇게 까지/이런 일까지 해본 경험들을 눈으로 짚어갈 때

시원하게 웃으며 마음 한 켠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책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 나름대로 공력을 쌓았다고 생각했던 내가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의 표지를 보고 

사진, 책, 여행, 뜨개, 테니스, 기타, 식물 그리고 프라모델 '등'에 관련된 

다양한 취미 생활이 시전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오로지 프라모델/로봇에 대한 이야기만 지치지 않고 신나게 하는 내용을

맞닥뜨리게 된 것도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소소한 즐거움 중에 하나다.


덕업일치가 왜 끔찍한 일이 될 수 있는지

덕후의 순정을 이용해먹는 악의 무리에게 정의의 심판을 어떻게 내릴 수 있는지도

깔깔거리며 과몰입하고 읽었던 부분이다.



나 좋자고 시작했지만,

나를 지탱해주고 구성하는 한 부분이 된 취미가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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