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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달력 - 영감 부자를 만드는 하루 한 문장
정철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10월
평점 :
'달력인데 왜 책이냐고...'
책을 처음 받아보았을 때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하루 한 문장'이라는 단어만 보고 하루하루 넘겨보는 달력인 줄 알았다.
내년을 준비하는 다이어리와 달력이 쏟아져 나오는 요맘때라
오해는 확증편향을 동력 삼아 잘못된 결론으로 내달렸을지도 모른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은 띠지에는 age 35+ 라고 적혀있었다.
35세 이상에게 권하는 책. 20대는 숨어서 읽으라는 저자의 조언이 초반에 숨겨있다.
카피라이터 정철의 15년 발상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은,
과연 그저 하루를 넘겨보는 달력의 형태보다는 오히려, 책의 형태를 갖는 것이 맞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짧은 글을, 그것도 늘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하는
카피라이터의 작업을 15년이나 한 저자는
10년 동안 열 권 이상 책을 썼음에도 이 책은 용기가 필요했던 책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썼던 글들이 담긴 책을 모조리 꺼내서
펼치고, 살피고, 추려서
저자의 심미안을 통과하고 그 의미를 새록새록 새기고픈 글들을 건져내어
부수어 만지고 다듬은 글들은 별이나 유리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글을 읽어 질문을 받는 독자의 마음을 지금, 여기에 붙잡아 비춘다.
달력에 새겨진 수많은 '00의 날'을 그냥 흘려 버리지 않도록
그날에, 그달에, 그 계절에 걸맞는 글을 하나씩 주었고
저자의 생각을 질문이라는 방식을 통해 노회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두툼한 책이지만
각 페이지는 매우 짧은 글이 담겨 있다.
매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지만
어느새 쌓여 일주일, 한 달, 한 계절, 일년이 되듯이.
하루하루 정신없이 내달리고 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은 나에게,
가끔은 글씨가 아래 위로 오르락 내리락 거리기도 하고
(독자의 거북목을 염려하는 저자의 마음이란다 ㅎㅎㅎ)
이 세상에 뻔해 보이는 일들이 실상은 그렇게 뻔한 일이 아님을
문득 멈추어 새삼스레 생각해보게 하는 구절들이
보물찾기처럼 숨겨져 있어 일상의 선물을 찾게 할 것 같다.
글자 수는 적지만 묵직한 무게를 가진 글로
마음과 일상에 환기를 시키는
영감달력이 더없이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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