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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 전3권 - 파페포포 시리즈 200만부 돌파 기념 한정판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어렸을 적 왕자님과 공주님이 나오던 동화책을 양팔에 그득안고 행복해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내게는 짧은 두 다리로 걸어갈 수 있을만큼의 좁은 세상과...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끝없이 펼쳐지던 동화속 세상이 존재했었다. 동화속 세상에서는 나쁜짓만 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었기에 막연히,,, 내가 살아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역시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하지만 내 키가 한 뼘 한뼘 자라남에 따라 동화 속 세계와는 작별하고.. 오로지 내가 속해 있는 이 현실의 세상에 안주하게 된 나는... 나쁘지 않아도.. 잘못한 게 없어도 가끔씩 시련과 고통이 우리를 찾아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길어진 다리로 걸어다닐수 있을만치 넓어진 세상의 거리만큼이나 무서움과 두려움도 함께 부쩍부쩍 자라나게 되었다. 그렇게 동화 속 세상을 불신하고 힘겨운 현실이 고통스러울 때... 파페포포를 만났었다.
땡그란 눈이 어쩐지 정겨운 파스텔톤의 그림들..
그 속에는 완벽한 행복만 존재하던 동화속 세상과는 다른 현실세계의 슬픔이 존재했다. 굳이, 누군가가 잘못하지 않아도 남에게 상처주고 상처받는 그러한 슬픔이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 책에서 따스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어른이 되어서야만 알수 있는 깊은 슬픔속에서 그것을 당당히 마주할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더 크고 더 깊은 기쁨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보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매순간을.. 투정부리며, 울며, 때로는 누군가를 원망하기도 하며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그리 멋져 보이는 삶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당당히 세상을 마주보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작은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따뜻한 느낌의 책이다.
어느 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에 시달린다는 느낌이 든다.
또 어느 때는 목이 타도록 사람이 그립다.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는 건 항상 숙제다.
세상은 내게 아직도 배울것이 많다고 한다.
-파페포포 메모리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