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왕 1
김연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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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연주님의 <Fly>, <성도체스터학원 살인사건>, 이슈(윙크였던가?-_-a)에 발표 중인 여러 단편들을 보면 알겠지만, 이 분의 작품은 굉장히 그림체가 아름답고 또 서정적인 면이 강하다. 특히 소년과 소녀의 손에 잡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사랑을 노래하는 데는 가히 천재음유시인이라 할 만하다. 정말이지 사람의 애간장을 녹이신달까. 서양풍-특히 영국-으로도, 동양풍으로도 정말 궁극에 달하신 미적인 화풍을 보여주시는 분. 특히 판타지의 장르가 되면 그 오묘한 복식에는 찬탄을 금할 수밖에 없다. 나풀거리는 장치마와 저고리, 비녀가 나오는가 하면 동시에 세련된 감각의 바지와 티가 나오고- 망토나 치마의 선은 날아갈 듯 맵시있는 마치 한복의 그것같지만 캐주얼복장이다. 아무튼 이렇게 이색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작품을 보여주시는 김연주님이 이번에 간간이 드러나던 개그를 극대화한 작품을 내놓으셨으니, 그것이 바로 <소녀왕>이다.

쥰 나르시크, 좌충우돌 사고뭉치로 어떻게 신의 간택을 받아 여왕후보가 되었는지 이해가 어려운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의 소꿉친구이자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인 누군가를 위해 여왕이 되기로 결심한다. 마족, 마왕, 신관같은 흔한 판타지의 소재가 뭔지 모를 감각으로 새로워진다. 그리고,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한 컷들은- 웃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특히 에반게리온 패러디는 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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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 1
이빈 지음 / 시공사(만화)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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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무다리에도 언제나 미니스커트만을 고집하는 람바다. 테이프파는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거리에서 춤을 춰대는 화정. 알지도 못하는 외국그룹의 내한사인회에서 대뜸 키스해달라고 말하는 평소에는 내성적인 무라이. 고상한 척 우아한 척 전학 첫날 파티드레스를 입고 올 정도지만 고기를 무지하게 밝히는 왕공주. 깐깐하게 그녀들에게 학교의 규칙을 말하는 꼬마반장. 우아한 포즈를 위해 긴다리에도 불구하고 100미터를 23초에 뛰는 여학교의 스타, 보이쉬걸.걸즈에는 수많은 형태의 여고생이 등장한다. 화정, 람바다, 무라이의 3인방이 주축이지만 다른 소녀들도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그녀들 모두가 어우러져 걸즈를 구성한다. 여고시절은 되돌아보면 약간의 광기가 어려있었다. 집에선 안 그러면서도 또래의 여자애들이 뭉쳐있는 학교에선 이상한 열기에 휩싸여 버린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그것을 표출하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누구나 열기를 품었다는 것만은 진실.걸즈를 보여주신 이빈님과 걸즈에 등장하는 모든 소녀들에게 경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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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이 1
이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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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빈님의 작품이라면 거의 다 본 편이다. 초기의 가늘고 날카로운 그림체와 진지함이 잔뜩 묻어나는 작품들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one부터 시작된-내 분류는 그렇다-굵은 펜선과 둥글고 커다란 눈 및 좀 가벼운 작품들도 좋아한다. <개똥이>는 물론 후자에 속하는 작품스타일로, 최신작이니 당연한 일이랄까. 아무튼 현대적인 감각과 패션센스가 물씬 풍겨나는 메탈같은 만화라고 평한다. 청소년성매춘-구 원조교제-과 짧고 꽉 끼는 교복 등 학교생활의 면에선 지극히 현대적이고, 등장인물들의 옷차림도 패션잡지의 한 면을 방불케한다. 이런 면면이, 부잣집 식모신세라는 구태의연한 신파적 개똥이의 처지에서 느껴지는 무거움(?)을 상쇄시킨다고 본다. 만약 8,90년대적인 학교와 사회로 배경이 잡혔다면, 개똥이가 살아가는 억척스런 삶에 지금처럼 별로 안 분노하진 않았을지도. 아마 속터져했겠지. 계화류라는 잘난척쟁이 친구가 개똥이를 이따금 변신시켜주는 것도 그런 요소라고 본다. 아무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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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향기 1
하병무 지음 / 밝은세상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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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때 한참 애들 사이에서 떠돌았던 책이, 바로 남자의 향기다. 책을 안 읽던 내 짝마저도 심취해서 읽기에 나는 제목이 무척이나 맘에 안 들었음에도 한 번 읽어보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내린 결론, '고전 신파'. 이 한마디보다 더 잘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까. 예쁘고 착하고 순종적인 그리고 온갖 남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여자와 강하고 잘생기고 의리있고 멋지지만 그래서 손해를 보게되는 한 남자. 은혜와 혁수. 이 두 사람의 어릴 때부터 싹 튼 사랑이 나중에 끼어든 부잣집 남자에 의해 어떻게 이간질되느냐-는 이야기랄까. 아니, 여기까지는 편의상 나누어 볼 때 1부고, 그 뒤는 은혜와 그 부잣집 남자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자기 분야-일면 조직-의 일을 하다가 여자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또다시 그녀를 위해 나서다가 대신 사형당하는 게 2부다. 어떤가? 전형적인 주인공 설정에, 삼각관계에, 거기다 조직이라는 뒷세계 가미와 모래시계류의 사형. 이것에 참신하다 이런 감동적이고 눈물이 흐르는 책은 읽은 적이 없다-라는 평가를 나는 도저히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주위에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정말 기가 막혔더랬다. 뭐 어쨌든 대중들에게 잘 먹혀들어가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동시대의 작품인 <아버지>니, 근래 상종가를 달린 <국화꽃 향기>가 그랬듯이. 하지만 나로서는 이런 소위 잘나가는 베스트셀러가 절대로 좋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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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이방인 2 - 하츠 아키코 걸작선 02
하츠 아키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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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 아키코라면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의 작가로 잘 알려져있다. 그리고 단편집도 몇 권 냈다. 사실 나는 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보단 그녀의 단편집들을 더 재밌게 보았는데, 다양한 인생사가 잘 녹아들어 있으면서도 그녀 특유의 담담함과 약간의 허무가 맛깔났기 때문이다.

<정원의 비밀>은 그녀가 발표한 단편집들과 같은 분위기다. 아니, 그냥 같은 부류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거의 전형화되다시피 한 준수한 외모의 남주인공, 그리고 역시나 아름답고 단정한 느낌의 여주인공, 때로는 일본적으로 때로는 서양적으로 그도 아니면 일본과 서양이 혼합된 사건의 배경들. 늘 같아보이면서도 이상하게 확연히 다름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이야기들.

이렇다 할 만한 사건도, 똑 부러지는 특색을 가진 인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정원의 비밀>은 역시 하츠 아키코의 작품이로군-하는 복잡한 한 마디를 나오게 한다. 변함이 없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이마 이치코가 그녀 특유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색깔과 느낌의 작품들을 내놓는 것과 달리 하츠 아키코는 늘 동일한 색채의 수채화를 내놓는 느낌이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걸 보면, 그녀의 그런 방침이 실패는 아니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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