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레지나
조안나 린지 지음 / 영언문화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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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런던 사교계의 귀족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가. 그것이 궁금하다면 그 시대를 바탕으로 한 연애소설 몇 권만 읽어보면 훤하게 알 수 있다. 은밀하게 바람을 피우는 것은 세련된 것이지만 막상 스캔들화되면 사교계에서 매장되는 '연애'와, 주로 가문과 이익을 따져하는 정략적인 결혼. 그래서 결혼 후에도 각자 바람을 피우는 것이 성행하는, 그러나 이것 역시 스캔들화되면 곤란한. 그런 점잖음과 타락적 방탕이 공존하는 눈 가리고 아웅의 사교계에 갓 뛰어든 귀족처녀 레지나는 악명높은 바람둥이 니콜라스와 사랑에 빠진다.

웃긴 것이, 이 니콜라스 역시 레지나를 좋아는 하되 또 섹스는 하고싶어하되 결혼하기는 싫어한다. 레지나가 임신하기전까진 그리도 자상하고 재밌는 연인이던 그가 임신소식을 알자마자 돌변하는 꼴하곤!! 레지나의 집안은 말로리가인데, 그 집안 남자들은 하나같이 다 니콜라스처럼 매력적 바랑둥이인 주제에-즉, 여자를 막 대하는 주제에- 막상 레지나가 그렇게 당하자 분개한다. 그리고는 억지로 니콜라스와 레지나를 결혼시키고, 이에 꼬인 니콜라스는 레지나에게 차갑게 대한다.

이 작품이 좀 특이한 것은, 연애까지의 일이 중심이 아니고 일단 결혼이 이루어지고 나서 그 결혼이 원만해지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는 점이다. 레지나의 타고난 매력과 말로리가의 못말리는 남자들 중 해적삼촌으로 인해 결국 니콜라스는 항복하고 만다. ^^유쾌하다면 유쾌한 이야기! 말로리가 시리즈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다. 다른 말로리가 이야기에서 이들의 이후생활이 좀 나오는데, 니콜라스는 아주 레지나에게 쥐여산다. 그렇게 못되게 굴었으니 당연한 벌(?)인가. ^^ 암튼, 로맨스소설의 정석과도 같은 책이며 남녀의 밀고당기기가 아주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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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국기 1
오노 후유미 지음, 김소형 옮김 / 조은세상(북두)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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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판타지/무협을 보면 그 주인공들의 마음은 인간이 아닌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이다가도 판타지세계로 가면 아무렇지않게 몬스터며 사람을 막 죽인다. 껄껄껄.. 그것은 능력 이전에 도덕관과 사고방식, 이제껏의 마음 문제다. 나는 바퀴벌레 한 마리를 죽이는 것도 살생이기에 떨리고 꺼려진다. 안 죽이면 알을 까서 바퀴천지가 됨을 알기에 억지로 죽이지만, 그 죽이는 느낌이 끔찍해서 끝내고 나면 어느샌가 눈물이 흐르고 있다. 십이국기 1부의 주인공 요코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정상적인 심리상태를 가진, 정말 보통사람같은 주인공이다.

학교에서 자신을 덮치는 괴물새를 난도질해죽이는 것에 극도로 혐오감을 느끼고 흐느끼며 패닉에 빠진다. 손바닥만한 바퀴 한 마리나 주먹만한 쥐를 죽여도 그 살생의 느낌이 끔찍한데 5미터를 육박하는 생물을 죽이면 과연 어떠할까. 국내 때려부수기 판타지에 찌든 사람이라면 요코의 심리를 이해를 못하고 답답하게 여길 것이다. 자기를 지키기위해선데 그깟거 왜 못 죽이냐고. 그녀가 다른 세상에 가서 자기를 감옥에 끌고가려는 사람을 죽이느니 차라리 잡혀가겠다고 선택할 때도 그렇다. 고작 그런 사람 한 명 왜 못죽이느냐고, 수십수백 아무렇잖게 죽이는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은 말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자기 옆에 있는 낯선 사람이 갑자기 시비를 걸며 위협을 가한다고 그를 죽일 수 있겠는가, 당신? 실제라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어지간한 정신상태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요코라는 주인공은, 이처럼 정말 실제세계 소녀같아서 마음에 들어버렸다. 엄한 집에서 자라 패기도 없고 얌전하기만 한 그녀가 생명의 위협과 세상인간들의 험한 인심을 겪으며 거듭나는 과정은 읽을수록 정말 흥미진진하다. 중국과 일본을 적당히 섞은 듯한 배경도 나름대로 참신하고, 짧은 단문장의 문체도 맘에 든다. 십이국기, 열 두 나라 이야기란 뜻이겠지만 요코의 나라 얘기가 앞으로 더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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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아직도 톤 붙이니?
서정은 지음 / 서울문화사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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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정만화잡지에서 몇 페이지씩 책홍보차 연재되는 걸 보고, 우와~ 정말 대단한데! 라고 생각해서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포토샵 사용법 등 컴그래픽기술과 만화적 지식을 실제적으로 잘 조합해서 차근차근 따라하면 쉽게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책이다. 단점이라면 뭐랄까, 시범(?)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내 취향이 아니게 생겼다는 것.ㅡ_ㅡ;; 그러나 전문만화가도 아닌데 그런 부분까지 바란다면 좀 심한 것이겠지. 캐릭터들의 얼굴생김이 많이 촌스러워서 그게 좀 거슬리지만 아무튼 컴기술만은 대단히 차근차근 잘 가르쳐주고 있다. 만화가 지망생이고, 컴을 이용할 생각이라면 꼭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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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샌드위치 - CASA Cooking Calendar 5 CASA Cooking Calendar 5
시공사 편집부 엮음 / 시공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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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가 시공사라 그런지 제본상태가 아주 좋다. 종이질이라든가 요리컬러사진의 선명도와 적절한 크기 같은 것들 말이다. 책이 일단 예쁘면 그 안에 실린 요리설명이 더 맛깔나게 다가오는 것 같다.

맛있는 샌드위치란 제목답게, 다른 요리를 잡다하게 다루지 않고 샌드위치를 집중조명해서 다루었다. 이렇게 샌드위치의 종류가 다양했나 싶어서 놀랐다. 내가 아는 것이라곤 학교 가정실습 때 배운 것과 엄마의 샌드위치, 친구네 집 샌드위치, 편의점 샌드위치가 다였기 때문이다.-ㅅ-;;

이름이 다 너무 서양틱(?)하긴 하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것이겠고(샌드위치부터가 서양음식 아닌가;) 샌드위치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무럭무럭 치솟는 책이다. 설명도 비교적 쉽게 되어있고(뭐, 여타의 요리책들처럼 약간 어정쩡한 부분도 있지만, 그건 요리책의 특성아니겠는가;;) 정말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만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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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로 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미컴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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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혁님의 소설 중에서 (내가 읽기론) 현실을 다룬 유일한 작품이다. 현실세계의 비리와 부정부패, 그를 척결하고자 뭉친 약간은 미친 3명의 남자들. 각자의 전공을 살려 엄청난 테러들을 자행한다. 특히 그 중 공학도가 하나 있는데 이우혁님이 공학도인 전적이 있어서 그런지 엄청 실감나게 그리고 전문적으로 폭탄제조방법 등이 묘사된다.

뭔가 때려부수는 시원함보다는, 테러를 계속함에 따라 망가져가는 주인공들의 고뇌와 회의 같은 것들이 가슴을 친 작품이다. 3권에서는 드디어 3명 간에도 서로 불화가 일어나서 갈들이 엄청나지는데 그 순간에서 딱 끊긴 채 몇 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이우혁님이 다시 파이로 매니악에 손을 대주시면 좋겠다. 궁금하게 만들면 어떡하냔 말예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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