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X 18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성전>, <동경 바빌론>, <클로버>, <클램프 학원 탐정단>, <20면상에게 물어봐>, <공룡렉스이야기> 등 클램프의 작품은 수도 많고 장르도 다양하다. 당연 등장인물도 장난 아니게 많은데, 아무래도 클램프 작가진은 기껏 만들어낸 인물군단을 일회용으로 써먹고 버려야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듯 특별난 캐릭터들을 선별해 한 작품에 뭉떵그리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X'(1999년 노스트라다무스 지구멸망예언에 발맞춰 기획된 이 만화는 2000년도 벌써 4년째인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이다.

선한 캐릭터들은 '천룡'이라는 지구수호집단, 사악한 캐릭터들은 '지룡'이라는 지구파괴집단으로 분류되어 대결을 벌인다. X고유의 캐릭터로는 주인공인 카무이와 그 연인 고도리 등 여러 명이 나오지만, 글쎄 나는 스카웃된 기존 캐릭터들에서 더 친근함과 애착을 느꼈다.

가장 관심을 가졌던 건 단연 <동경 바빌론>의 두 주인공-세이시로와 스바루의 대결! 복수를 다짐하며 그 귀엽던 성품이 완전히 변해버린 스바루와 쿨하게 떠나간 냉혹한 남자 세이시로의 재회를, 나말고도 얼마나 많은 동경 바빌론 팬들이 요구했었던가 말이다. X에서 천룡과 지룡으로 만나 대결에 돌입하는 두 사람. 그러나 여전히 속내를 알 수 없게 굴던 세이시로는, 스바루와의 최후의 결전에서 내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진심을 드러내보였다. 스바루가 진정 바라던 것의 실체 또한 밝혀진다. 그러나, 동경바빌론의 안개같이 모호한 맥락을 살리고자 함인지 '직접적으로' 밝혀지지는 않는다. 오직 '이랬을거야!'라는 독자의 울부짖음(ㅜㅜ;)만 남을 뿐.

<클램프 학원 탐정단>에서 초등학생이었던 학생회 멤버들이 어른으로 성장한 모습 또한 볼거리였다. 개그물이었던 전작에서와 달리 시종일관 무게를 잡아서 약간 위화감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히트는 클램프 학원의 배경이던 웃기던 장소가 X에선 사악한 무리 침범 불가의 성소로 뜻밖의 본모습(?)을 드러냈단 것! 전작의 여파가 강하다면 진지한 장면에서 무심코 폭소를 터뜨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클램프 유명 작품들의 '모듬잔치'인 X는 그 전개구조에 있어서도 어째 익숙하다. 반복되는 예언과 정해진 인물간의 대결-결코 딴 상대와는 대결하지 않는-구도는 클램프의 초기히트작 <성전>의 바로 그것이 아닌가. 정말이지 '클램프의, 클램프 독자를 위한' 작품이다, X는. 물론 X하나만 본 독자라도 어느정도의 재미는 느낄 수 있겠지만 클램프가 깔아놓은 모든 웃음의 요소와 흥미거리를 제대로 즐기려면 아무래도 골수독자인 쪽이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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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희망 2004-03-10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골수 독자는 아니시군요.... 클램프에는 뚜렷한 선악이 없죠...머 그게 매력이니까^^
반갑네요..좋아하는 만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램프의바바 2004-03-15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램프의 골수팬은 아니지만 그 작품을 거의 다 읽긴 한답니다. ^^;
음..저 위의 본문에서 천룡을 선, 지룡을 악으로 나눈 것은 보편적 관점에서 한 것이지만 말씀처럼 자세히 파헤치면 선악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삶을 유지하고픈 인간(대부분의 인간)의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을 없애려는 지룡은 악한 집단이지요. 하지만 인간세상이 망해버리길 바라거나, 환경오염 및 동물보호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지룡이야말로 선한 집단이겠지요.
지룡 중 파괴와 살육을 즐기지 않음에도 목적을 위해 건물을 파괴하는 씁쓸한 웃음의 덩치 큰 아저씨가 있었죠. 그 아저씨가 분명 지구의 환경과 인간 외의 생명체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확실히 그 아저씨를 지룡-악당!이라고 하기는 무리지요.
말씀 고맙습니다. ^^ 덕택에 아직 안 읽으신 분들이 오해할지도 모르는 부분에 보충설명이 덧붙여진 것 같아요.